중동 항공전 (Airwar over middle East)
(The hunt for Soviet fighters)
This document was updated at 2000. 4. 13
6일전쟁이 끝난 후 이스라엘과 아랍의 사이는 더욱 악화되어 매우 불안한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 같았다. 이 시기에 양측이 서로 대포사격을 해대거나, 전투기끼리 영공침범을 하고 공중전을 벌이거나 하는 일이 매우 흔했는데 이를 소모전 기간이라고 한다.결국 73년 대규모 전쟁인 욤키프루 전쟁이 일어나게 되면서 이 소모전은 마감이 되게 되지만, 이스라엘과 이집트간의 소모전 중에는 재미있는 일이 있었다. 그것은 교관으로서 이집트공군을 훈련 시켜오던 소련공군 조종사들과 이스라엘 공군과의 전투였다.
6일전쟁이후 군비증강을 위한 아랍측의 요청으로 소련의 지원은 1970년 4월에 들어서 더욱 증폭되었다. 특히 이집트에 대한 소련의 지원은 더욱 강화되었다. 새로 개수된 신형 미그21을 다수제공하고 SA-2유도탄기지를 늘리는가 하면 신형 SA-3지대공유도탄을 제공하여 이것을 소련인들이 직접 조작하기도 하였다. 특히 아랍의 형편없는 공중전 실력을 개선시키기 위해서 많은 수의 소련 조종사들이 직접 파견되어 이들에 대한 훈련을 실시하는 한편, 이집트군의 전투기 편대에 섞여서 실전 비행에 나서기도 했다. 이러던중 이스라엘의 정보기관 모사드는 소련이 직접 개입되어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는데, 이것은 얼마 안가서 이스라엘군 정보부가 러시아어가 섞인 이집트군의 무선을 도청하여 증명이 되었다.
한편, 이집트군과 국경근처에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던 이스라엘 조종사들은 나일델타지역에서 소련군으로 보이는 조종사가 조종하는 미그21과 마주쳤다는 사실을 보고했으며, 4월17일에는 이스라엘공군기들이 이집트공군과 교전도중 실제 소련인조종사들이 있음을 확인하고 전투를 중단하고 귀환하였다. 이스라엘 사령부는 소련을 자극하기를 원치 않았으므로 가능한 소련전투기들과의 교전은 피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1970년 7월달에 접어들면서 국경근처를 초계비행하던 이스라엘기들에 대해 SA-3유도탄이 많이 발사되어 이에 의한 피해가 증가했고, 7월25일에는 소련조종사가 조종하는 것으로 보이는 미그21에 의하여 스카이호크 1기가 명중탄을 맞고 간신히 귀환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때 이집트의 지상관제 레이더기지에 서 발신된 무전에는 소련인 여성으로 보이는 관제사의 러시아어가 뚜렸하게 도청되었다. 이집트군내에서 활동중인 소련인들의 수가 점점 늘고, 이들이 본격적으로 전투에 참여하고 있음이 틀림없음을 나타내는 징후였다.
사태가 이에 이르자 이스라엘 공군은 소련에게 본때를 보여주기로 결정했다. 유인책으로 소련조종사들을 하늘로 끌어내어 이들의 큰코를 납작하게 해주기로 마음먹고 작전을 결정, 실행하게 된다.
5일후 드디어 작전이 시작되었다. 이스라엘공군의 A-4E 스카이호크 4기로 이루어진 소편대가 이전에 소련조종사들이 출몰했던 나일협곡지역을 낮게 날며, 이집트의 방공망을 자극했다. 이들은 국경을 건너서 수에즈 운하를 저공으로 건넜다가, SAM사이트를 교묘하게 돌아들면서 공격적인 비행을 계속했다. 이들의 역할은 미끼로서, 요격을 위해 발진하는 소련군조종사들의 출현을 기다리고 있었다. 소련의 레이더 관제사가 이들을 탐지하면서 이들의 유인작전은 성공했다. 레이더 관제를 받은 1개대대의 미그21이 이들을 추격하여 긴급발진했다. 미그21의 편대가 모습을 나타내자, 스카이호크 편대는 급히 기수를 이스라엘로 돌리고 작전이 성공한 것을 암시하는 구조무전을 쳤다. 이때 출격한 소련인의 미그21은 미그21MF형이었다. 이는 이집트에 공급된 것(PF형)보다 최신의 것으로 새로운 화기관제장치와 전천후레이더, 그리고 기내에 Gsh-23형의 기관포를 장착하고 있었다.
이 추격전이 수에즈시의 남쪽에 이르렀을 때 이스라엘 공군의 미라쥬 IIIC 4기가 응원을 나왔다. 그러나 이들 역시 적극적인 교전을 하지는 않았으며, 스카이호크를 무사히 귀환하도록 한 후 미그21과의 교전을 형식적으로 하고 다시 기수를 돌려 도주하였다. 이에 자극된 소련조종사들은 더욱 맹렬하게 이들을 추격하였으며 아톨 미사일 3발이 발사되었으나 미라지는 이들을 모두 희피하고 계속 전속으로 도주했다. 이 쫒고 쫒기는 추격전이 이스라엘-이집트간의 국경근처에 이르자 미라쥬들은 모두 상공으로 급상승하였다. 미그21들도 역시 급상승하였는데 ..
그들이 치솟아 오른 상공에는 F-4E 팬텀의 덫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스라엘의 팬텀 3개 편대가 소련의 미그21편대 16대를 에워쌌고 미라지IIIC 4대도 반전하여 공중전으로 복귀하였다. F-4E는 2기씩 짝을 이루어 공격을 해오다가 미그-21기들을 스쳐지나가도록 하면서 즉시 뒤로 돌아들었다. 전투는 곧 선회근접전의 양상으로 바뀌었고 하늘에는 양군의 전투기들이 공중전을 위해서 투하한 연료탱크들이 꽉 차게 되었다. 이스라엘의 한 조종사는 이 연료통에 충돌할 뻔하여 아찔했다고 회상할 정도였다.
수적우위 및 지상관제의 이점이 상실되자 소련조종사들은 당황했다. 이런 본격적인 공중전은 그들에게도 처음이었던 것이다. 수많은 전투기들이 서로 뒤엉켰고, 하늘에는 비산하는 미사일의 연기와 기관포탄의 불빛이 난무했다.
최초의 격추는 F-4E에 의해서 달성되었다. 이스라엘이 개발한 샤프릴 미사일에 의한 것이었다. 곧 다른 이스라엘 팬텀 한대가 미그21을 포착하여 M-61 기관포로 미그21한대를 추가 격추하였다. 그러나 소련조종사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는데, 미라쥬 IIIC 1기가 미그21의 Gsh-23기관포의 명중탄을 날개에 맞아 간신히 귀환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미 전투의 양상은 이스라엘 편대에게 우세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소련기들은 이스라엘기들에게 점점 몰리게 되었다. 다시 팬텀이 발사한 샤프릴에 의하여 미그21한대가 공중에서 폭발했다. 소련조종사들은 전의를 상실하였고, 이스라엘 조종사들의 현란한 공중 기동술에 압도당하였다. 또다른 미그21한대가 미라쥬IIIC에게 쫓기면서 편대에서 이탈하여 결국 팬텀에서 발사된 샤프릴에 명중되어 추락했다.
이미 4기의 동료를 잃은 소련기들에게 퇴각의 명령이 떨어지고 이들은 격추된 4기의 우군기를 뒤로하고 기수를 돌려 전속으로 도주했다. 이미 목표를 달성한 이스라엘의 조종사들은 더 이상의 전투를 계속하지는 않았으며 팬텀 한대가 도주중인 미그21의 무리를 향하여 스패로우2발을 위협사격으로 발사했는데 한발이 편대의 가운데서 폭발하여 미그21 2기가 파편을 맞고 피탄 되었으나 간신히 추락은 면하였다. 결국 이스라엘 공군은 계획대로 소련인들의 코를 납작하게 하는데 성공하였고 더이상의 소련조종사들의 출몰은 없었다.
한편 이집트조종사들을 용기가 없으며 또한 과감하지 못하여 소련식의 강인한 공중전술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고 이집트군을 비난하던 소련조종사들은 이집트군 조종사들에게 비웃음거리가 되었다. 결과적으로 이날은 16대의 미그21과 12대의 팬텀,4대의 미라지IIIC가 대결을 하여 이스라엘공군은 한대의 피해도 없이 소련기 4대를 격추하고 2기에 큰 손해를 입히면서 소련조종사들을 몰아내는 대승을 하였고, 다시한번 전세계에 이스라엘 공군의 명성을 떨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