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항공전사

Sundin13님의 베트남 항공전사

◇ 2회. 라오스 저지작전 ◇

- 예정된 결말을 향해 나아가다 -

This document was updated at 2003. 12. 29

sundin13님의 베트남 항공전사가 계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연말이라 바쁘신 와중에도 방대한 자료와 원고를 계속 보내주시는 sundin13님께 다시한번 감사드리며 2회를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원고가 길어서 편집하는데도 한참 걸렸습니다. (^.^ ;;;; ) 이번회가 불타는 하늘의 2003년 마지막 업데이트가 될 것 같습니다. 이 연재를 기다리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은데요. 좋은 연말 선물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라오스 저지작전-예정된 결말을 향해 나아가다.

1) 64년 최초의 라오스작전인 “OPERATION yankee team"이 개시되면서 미군의 라오스 영내 진입이 시작되었다.

(물론 이미 CIA는 군사고문을 파견하여 라오스 내 산악부족을 훈련시키는 일에 관여해왔지만 말이다.)

앞서 롤링선더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양키팀 정찰작전 개시 후 64년 그해 6월 6,7일에 걸쳐 미 해군의 정찰기와 호위기가 격추되면서 급기야 라오스에 대한 미군최초의 공습이 6월 9일 파텟라오 게릴라의 본거지 데쟈르 평원에서 실시되었다. 이후 라오스에서의 작전은 공식적으로는 없으나 비공식적으로는 계속되는 기이한 형태로 75년 인도차이나 전체가 공산화 될 때까지 이어진다. 이번 편에서는 이 중 68년 10월31일 공식 종료이후 71년 12월 26일 확전 조치단계로서 수행되는 “OP. proud deep alpha"이전까지의 라오스에서 수행된 작전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2) 라오스에서의 작전하면 아마 “강철호랑이”라는 걸 들어보신 분들도 계실 것이다. 이것은 라오스에서의 대표적인 작전인 “OP. steel tiger 와 OP. barrel roll" 중 전자를 번역한 것이다.

라오스 작전의 연표로 들어가기 전에 둘의 성격을 간단히 언급하자면 스틸타이거는 목표가 호치민 루트 저지라면 배럴롤은 라오스정부군에 대한 항공지원이다. 스틸타이거의 목적에 대해서는 여러분도 잘 아실 것이고 후자는 국토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월맹군의 지원을 받는 파텟라오 공산게릴라를 소탕하는 라오스 정부군을 지원하는 것이다. 따라서 스틸타이거가 라오스 남동부 접경이 무대인데 비해 배럴롤은 파텟라오의 본거지이면서 CIA의 비밀작전 주무대인 북부 데쟈르 평원에서 이루어졌다

이제 본격적인 라오스 작전에 대해 들어가고자 한다.

라오스 작전(여기서는 스틸타이거를 주로 언급할 예정임)은 롤링선더의 종료이후 북폭이 소강상태에 들어간 시점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물론 이전에도 미군은 비밀리에 작전을 계속해 왔지만 북폭의 중단으로 남아도는 타일랜드 주둔 공군력의 가세로 규모는 더욱 커졌다 (통킹 만의 양키스테이션도 마찬가지). 사실 초기 라오스는 미 해 공군에게 천국이나 다름없었다. 아직은 월맹의 막강한 대공망이 북쪽에 있어 사실상 미군 기를 위협할 만한 위력적인 84mm나 107mm등의 레이더 조준 대공포, SAM등은 없고 기껏해야 37mm가 전부였다. 이는 미군들에게 안도감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나태함도 함께 제공하였다. 미군의 로테이션방침은 경험 많은 선임자를 사라지게 하였고 그 결과 북폭 과정에서 맹렬한 대공포에 단련된 백전노장들은 햇병아리 조종사로 대체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점점 두드러져 미 공군 조종사 스스로도 미그기와 만날 경우 자신이 없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심각해졌다. 이는 훗날 희대의 코미디를 연출하게되었다.

한편 미군 당국은 68년을 정점으로 철수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고 이는 타일랜드 주둔군에도 마찬가지였다.

68년 6월 “big eye"라고 불리며 미군 전력의 눈과 귀 역할을 하던 조기경보기 파견대가 타일랜드를 떠났다.

이어 북폭의 주역이었던 F-105의 수명이 결정되었다. 생산라인의 폐쇄가 결정된 것이다. 따라서 손실보충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사실 “서드(F-105의 애칭)”의 경우 그 우수한 고속기동력은 비교적 평온한 라오스에서는 의미가 없었고, 신예 팬텀이 폭장능력, 생존능력, 업그레이드가능성에서 이미 능가하고 있었던 점도 한몫 했다. 64년에 태국의 각 기지에 분산배치 되었던 서드는 운영효율을 위해 타킬리 기지로 집중되었고 훗날 (70년 10월) 동남아의 서드 주도의 폭격작전은 종료되었고 남은 대대 중 3개 대대는 태평양의 다른 국가나 미 본토로 철수했고 나머지 1개 대대는 해체되었다.

이렇듯 평온해 보였던 라오스 작전에도 70년 초 서서히 격랑이 일기 시작했다. 1월 28일 대공포에 추락한 “와일드 위즐”기를 구출하기 위해 월맹으로 진입대기 중이던 미군 CSAR(COMBAT SEARCH & RESCUE) 팀의 HH-53헬기가 국경을 넘어온 미그기의 미사일 공격으로 격추되었다. 라오스 영내에서 자신감을 보이던 미군은 상대적으로 헬기보호에 소홀히 했고 미그기가 그 틈을 파고든 것이다. 당시 미그기는 초 저공으로 비행해 미군레이더를 피했고 이는 앞으로 미군에게 심각한 약점이 되었다. 3달 후인 3월 28일에도 미그기의 라오스 침입은 계속되었고 이번에는 정찰기를 호위하던 미 해군 팬텀이 이를 격추시켰다. 이렇듯 미그기의 라오스 준동이 계속된 것은 라오스 국경부근에 월맹군기지가 건설되었고 또 공군력 증강을 위해 몇 개 전투기연대를 추가 창설한 월맹의 도전의 일환이었다. 호치민 루트에 대한 미군의 공습이 한층 강화되자 월맹군 수뇌부는 국경 밖 라오스에서의 방어력 강화의 필요성을 느낀 것이다.

당시 월맹군의 동향은.......

1968년 10.31일 북폭이 중지되었음에도 SR-71, "FIRE BEE"같은 정찰기의 활동은 여전히 계속되었다.

북베트남은 이 기간을 이용하여 전투기의 수리와 도입에 힘을 썼는데 특히 중국제 카피판인 “센양”이 상당수 도입되었다. 뿐만 아니라 월맹은 기존의 비행장을 수리하고 호치민루트 방어를 위해 라오스인접지역에 비행장을 건설하는 등에도 박차를 가했다. 인력보충 역시 꾸준히 이루어져 제925비행연대가 창설 되었다. 이 시점에 라오스에서 미군의 작전기는 건쉽, B-52.기타 게릴라전기 등 저속기가 위주로 이들에 대한 모의 방어 훈련이 꾸준히 실시되었고 실제 라오스에서의 작전에서도 미군기에 상당한 위협으로 작용하였다(이에 대해서는 본편에서 다루기 위해 생략).

[ 미그기의 공중전 상상화. 당시 미그기 조종사들은 동구권에서 훈련을 받고 롤링선더의 격전에 단련된 정예였다. 이에 비해 미공군은 로테이션제로 경험이나 능력면에서 열세였다. 이 기간 미해군이 탑건을 세워 우수한 조종사로 다가올 라인배커를 대비한 것과는 딴판이다. 참고로 당시에는 북한 조종사들도 대거 의용군으로 참가하여 라오스에서는 미군의 선더치프를 격추하기도 했다. ]

이시점에서의 월맹공군의 활약에 보면 특이한 것이 나오는데 이른바 무인정찰기와의 공중전이다.

미군은 당시 최신 기술로 “파이어 비”라는 무인 정찰기를 투입하였는데 원래 이것은 무인 표적기를 개조한 것이었다. 소형이라 발견하기도 힘든 이것의 격추에 월맹군은 열심히 였고 1969년 923연대는 2기를 격추하였고 70년에는 70소티 출격에서 6회 조우하여 3회를 공격하였으나 격추에는 실패했다는 기록이 있다. 71년에는 6회의 출격에서 단지 1명의 조종사가 출격했으나 격추는 못했다. 이처럼 무인 정찰기가 격추하기 힘든건 속도도 속도지만 크기가 작아 식별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너무 접근한 경우 비극적인 종말을 맞기도 했다. 71.3.9923연대의 “루엉 둑 트루엉“이라는 조종사는 요격도중 너무 가까이 접근하여 격추는 했으나 무인기 파편에 맞아 전사하는 일이 있었다. 미군은 상대적으로 위험부담이 적은 이 ”파이어 비“를 이용해 정찰활동은 물론이오 심지어 일부로 샘에 피격시켜 샘의 레이더 주파수를 알아내기도 했다. 이러한 무인 정찰기은 주로 라오스 상공에 떠 있는 C-130을 개조한 지휘기에서 이루어졌다.

70년 11월 3일, 북베트남의 남쪽 라오스 접경(3대 패스인접지역)에서 SAM이 발견되었다. 샘이 남하한 이상 미군부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당장 철수했던 서드 중 “와일드 위즐”G형이 동남아로 재 파견되었다.

하지만 서드의 전성시대만큼은 아니어서 와일드 위즐로 편성된 제6010전술전투비행대(코라트 주둔)에 한정되었다. 71년 새해가 들어서자 공중전에 서서히 변화가 일어났다. 71년 3월22일 동호이를 정찰하던 미군 기가 샘에 격추되어 68년 2월 이후 첫 번째 샘 손실을 기록했다. 라오스에서는 폭격을 유도하던 전선 통제기 O-2가 샘에 격추되었다(라오스 영내 샘에 의한 첫 희생).

71년 여름 미군 정보국은 북 베트남 군의 남쪽접경지대에 대규모 물자 집적소와 병영이 세워짐을 알았다. 이는 주간 정찰비행에 나선 조종사들에 의해 확인되었고 과거 존슨행정부처럼 까다로운 교전규칙을 부여하지 않은 닉슨 정부의 방침에 의거 미군 기들은 적의 공격에 대응 공습이 가능해졌다. 이로서 사실상 북 폭 중지는 의미가 퇴색되었다. 미군의 이러한 작전에 대해 월맹은 라오스로의 투입강화로 맞받아 쳤다. 지대공 미사일 SAM이 라오스 영내로 이동하였고, 71년 10월에서 12월 사이 48발의 미사일이 라오스 영내와 인접 월맹지역에서 발사되었다. 미군에게 있어서 라오스는 더 이상 손쉬운 지역이 아니었다.

이 와중에 미군에게 있어 훈련상태의 열악함을 보여주는 사건이 일어난다. 71년 12월 13일 샘을 피하던 팬텀기 1기가 회피에는 성공했으나 그만 통제력을 잃고 추락한다. 조종사는 탈출하였지만 미사일회피기동이 공중전 전술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미 공군의 훈련상태가 얼마나 형편없는 지를 보여준 사례이다. (이기간 미 해군은 탑건을 설립하여 71년에 이미 2기생을 배출한데 비하면 정말 한심한 작태라 아니할 수 없다. 이뿐만 아니라 미 공군은 전쟁 내내 미 해군 항공대에 비하여 모든 면에서 기량이 처짐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는 단순히 조종사의 훈련강도만이 아니라 장비의 관리 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편 미군의 롤링선더 종료로 여유를 가지게 된 월맹공군은 더 많은 수의 미그기를 라오스로 투입하였다. 이는 남부 바이투옹에 비행장을 건설하면서 가능해졌고 이기지 소속 미그기들은 끊임없이 라오스 내 미군기의 활동을 방해하였다. 당시 라오스에서 작전중인 미군 기들은 호치민 루트와 같은 구불구불한 정글통로공격에 적합한 저속기체가 대부분이었다. 예를 들면 B-52나 건쉽, 기타 T-28, A-1같은 소형 프롭 기가 주류였다.

이들이 호위 없이 미그기와 만날 경우 어떻게 될지는 자명한 일이다. 앞서 70. 1. 28일에도 미군헬기가 격추된 사실을 언급한바가 있다. 71. 10. 4 이번에는 월맹의 미그기가 B-52를 공격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당시 미군 기는 라오스 남부 호치민 루트를 공습하던 중이었다. 3대가 1편대로 구성된 B-52의 “CELL"에 10마일 이내로 접근한 미그기는 미사일을 발사하고 그대로 국경을 향해 내뺀 것이다. 다행히 빗나갔지만 미군은 후환을 없에는 차원에서 남부의 미그기지 중 하나인 쾅랑을 대대적으로 폭격하였다. 하지만 롤링선더에서 확인한 것처럼 월맹은 손쉽게 복구해버려 그다지 효과는 없었다. 이후에도 11일,12일,13일 계속해서 미그기는 라오스로 넘어왔고 드디어 20일에는 B-52가 격추될 뻔한 사태가 벌어졌다. 라오스남부의 호치민 루트를 폭격하던 폭격기에 미그기의 공격이 이루어 진 것이다. 앞서 미사일만 쏘고 국경 너머로 도주한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본격적이었다. 공격을 감지한 B-52가 재빨리 목표로부터 이탈했지만 미그기를 떨어뜨리는 데는 실패했고 이내 미그기에 후미를 잡혔다. 미그기는 3번 폭격기를 간단히 지나쳐서 2번 기 후미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재앙이 현실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2번 폭격기는 절묘한 타이밍으로 플레어를 발사했고 운이 따라 미사일은 빗나갔다. 이 사건으로 미 수뇌부는 충격에 빠졌다. 미그기에 대비해 태국의 레이더 기지나 통킹 만의 순양함 레이더가 운용 중이었지만 마지막 순간에야 미그기를 감지 할 수 있었다. 이는 미그기가 미군 레이더의 약점인 초저공으로 날아 목표상공에서 급상승 공격하기 때문이었다. 당장 개선책을 마련하기 위해 다낭과 우돈 기지에 5분 대기 조가 편성되었고 철수하였던 조기 경보기 파견대가 태국의 코라트 기지로 재 파견되어 라오스 순찰을 개시하였다.

71년 11월말에서 12월에 걸쳐 라오스 남부에서 미군을 괴롭히던 미그기는 작전 지역을 라오스 북부로 서서히 이동시켰다. 기존의 “스틸 타이거”방해작전이 이제는 “배럴 롤”로 옮겨가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북부 데쟈르 평원은 미군의 지원을 받는 라오스 정부군과 월맹의 지원을 받는 파텟라오 게릴라의 치열한 전쟁터였다.

미국은 미 공군과 에어 아메리카를 동원하여 주야 가릴 것 없이 비밀작전을 펼쳤고 미그기의 간섭은 없었다.

[ 전형적인 게릴라전투. 게릴라 전 공중전 자체도 게릴라식이어서 조종사도 때론 소총을 들고 싸워야 했다. ]

이것을 이용하기 위해 미그기가 동원된 것이다. 이는 라오스 남부의 대공망이 한층 강화되어 여유가 생긴 점도 한몫을 했으리라고 본다. 이제부터는 북부도 미군에게 있어 안전지대가 될 수 없었다. 하지만 이기간에 남부 라오스에서처럼 격전이 벌어진 기록은 보이지 않는다. 대신 미그기는 주로 출현하는 것만으로 위협을 주는 전술을 썼다고 한다. 저속 기체에 있어 미그기는 사신과 같은 존재이므로 보이는 즉시 철수하기 바빴고 미그기는 이점을 이용할 걸로 보인다(당시 월맹공군의 상부 역시 다가올 결전에 대비해 전력을 보존하는데 주안점을 두고있었다) .

71년 12월초 미군의 해묵은 숙제에 약간의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종래 조기경보기를 투입했음에도 미군기의 사각은 여전했고 미그기는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이에 미군은 "APX-81 COMBAT TREE"라는 피아 식별장비를 탑재한 F-4D 8기를 태국에 파견하였다. 이로 인해 적의 추적확인 능력은 향상되었으나 이것이 미군 조종사들에게 항상 이롭지는 않았다. 이 장비의 도입은 피아 식별을 더욱 엄격히 하여 발사시간이 종래 보다 확연히 길어지게 만들었고 이는 전투 중 연료소모량의 증가로 이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시스템의 안정성도 문제가 발생하여 비극적인 사태를 불러오고 말았다. 12월 12일 북부 라오스에서 CIA 작전 팀 (통칭 RT, 정찰 팀을 말한다) 의 철수 지원요청이 떨어졌다. 신형장비를 탑재한 우돈 기지의 팬텀이 출격하였으나 시스템의 오류로 미그기의 출현 경고는 수신했지만 미그기를 확인 할 수 없었다. 일순간 팬텀이 후미에서 불을 뿜으며 추락했고 후일 미그기의 미사일에 당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비극은 계속되는데 추락한 조종사 구출 팀과 함께 엄호를 나선 팬텀에게 또다시 미그기의 출현이 확인되었고 반격에 나서자 미그기는 국경 너머로 도주하였다. 애프터버너를 최대로 가동하며 추격하던 팬텀 2기는 연료부족으로 철수 길에 올랐으나 다른 그룹의 미그기가 다시 출격해왔고 교전이 벌어졌다. 연료부족으로 불리함을 인식한 팬텀 들은 태국으로 철수를 시도하였으나 연료 부족으로 편대는 갈라졌고 도중에 샘 공격까지 받은 1기는 가까스로 라오스로 넘어왔으나 연료부족을 추락하였고 나머지 기체는 연료부족으로 결국 태국으로의 철수를 포기하고 통킹 만으로 향하던 도중 추락하였다. 전자의 조종사는 구조되었으나 후자는 결국 구조되지 못했다. 이렇듯 지지부진한 전황과 남부 국경으로 집결하는 심상치 않은 월맹군의 행동에 우려를 금치 못하던 미군은 26일 드디어 확전의 전 단계인 "0P. proud deep alpha"를 대대적으로 개시하게 된다.

지금까지 68년 “롤링선더” 종료이후 71년12월 “프라우드 딥 알파”까지의 간단한 스토리를 소개한데 이어서 관련되는 작은 이야기들을 조금씩 다루어 보고자 한다. 오늘의 이야기는 신 개념 무기 “건쉽”과 프레데터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파이어비”에 관한 것이다.

3) 죽음을 부르는 총탄의 비- 호치민 루트의 건쉽

해가 지면 라오스 동부의 하늘에는 총알비가 쏟아진다...... 64년 라오스에 최초의 공습이 시작된 이래, 미군의 호치민 루트, 즉 동부 라오스에 꾸준히 공습을 가해왔다.

이번에 다루는 “죽음의 총탄 비” 건쉽은 65년 아이디어 채택이후 필요에 의해 그해 10월 실전에 투입되었고 바로 호치민 루트 공습에 참가했다. 난생 처음 보는 죽음의 총알 비는 월맹군에게 엄청난 충격이었고 효과에 만족한 미군은 대대적으로 투입하게 된다. 초반 1라운드의 성공적이어서 66년 남 베트남군의 모도크 기지방어에서 적에게 200여명의 사상자를 내게 하였고 캄보디아 영내에서의 1주일 작전에서 180여대의 북 베트남 군 트럭을 파괴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전과를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탄약을 필요로 해서 1년에 4천만 발, 1달에 백만 발, 하루 10만발을 썼다는 기록이 나올 정도였다. 그리고 호치민 루트에 사활을 건 북 베트남 군 역시 쉽게 포기하지는 않았다. 그들은 본격적인 대공 망은 아니지만 저공을 나는 저속 기에 매우 효과적인 'DShK' 중기관총과 'SPU-4' 4연장기관총, 그리고 37MM 대공포를 장비 하여 반격에 나섰다. 당시 미군의 건쉽은 지금과 같은 C-130계열이 아닌 DC-3 여객기의 군용 판인 AC-47이 주력이었다. 그래서 대공포사격에 쉽게 화재가 발생하였고 그게 손실의 주된 원인이었다. 활약이 있었던 66년에도 2대의 건쉽을 잃었다. 당장 AC-47의 호치민 루트 운행이 중지되었고 최신형 수송기인 C-130 계열의 AC-130으로 대체되었다.

[ AC-119... 역시 수송기를 개조한 것으로 스펙터와 AC-47의 중간모델. 한국전 당시에는 평양 공수작전과 오퍼레이션“킬러”에서 미군 병력의 공중투하에 사용되었다. ]

이 기체들이 업그레이드를 거쳐 지금까지도 사용되는 AC-130 시리즈이다. 시리즈이므로 각각이 차이는 있지만 대략 적을 탐지하기 위한 센서나 적 제압을 위해 40MM, 105MM 등의 중화기로 꾸준히 업그레이드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기체 방어를 위한 장갑이나 채프나 플레어 등의 유인무기 등도 기존의 AC-47에서와는 현격히 다른 점이다. 참고로 건쉽은 이외에도 중간과정의 모델이라 할 수 있는 AC-119모델이 존재하였으나 C-130에 비해 존재 감이 떨어져서 그다지 언급할건 아니라고 본다. 이 모델의 원형기의 투입시대도 주로 한국전이 많아 중간적인 기체이다.

예상 보다 강한 적에 대비해 투입된 AC-130은 그야말로 북 베트남 군 수송대에 엄청난 공포를 안겨주었다. 주로 대공포 제압을 위해 팬텀과 동행한 스펙터(AC-130의 별명)는 조명탄을 밝히고 야간에 루트를 달리는 적의 수송대를 공격했는데 70년 1월의 기록에는 스펙터 5기가 310대의 트럭수송대중 240대를 파괴하는 엄청난 전과를 올렸다. 이 스펙터의 활약이 얼마나 컸던지 월맹군은 손실을 줄이기 위해 트럭 수송대를 구간별로 나누어 달리게 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렇게 함에도 불구하고 60대 분의 군수품이 무사히 도착하려면 100대를 투입해야 할 정도로 스펙터의 위력은 대단했다.

이렇게 되자 북 베트남은 롤링선더 종료를 기점으로 대규모 중화기를 라오스로 남하시켰고 그 결과 69년 5월, 70년 4월에 스펙터가 격추되는 일이 발생하였다. 또 72년 6월 18일에는 라오스 국경부근에서 대공미사일에 격추되었다. 72년의 이 격추는 휴대용 미사일 SAM-7에 의한 것으로, 이미 남 베트남의 안락 상공에서 스펙터가 휴대용 대공 미사일에 피격된 이후 스펙터를 비롯한 모든 건쉽 들은 고고도 에서만 작전하라는 지침이 내려졌다. 북부의 후에 시 남서쪽 라오스 접경을 날던 이 날의 스펙터도 규정에 따라 고고도에서 작전을 했으나 월맹군은 산 위에서 발사하는 고단 수를 선보이며 격추시킨 것이었다. 후방 경계를 맡은 하사관이 미사일을 보고했으나 피하는데는 실패했고 최초 발견한 하사관외 2명이 생존하여 구조되었다. 이렇듯 손실이 적지않음에도 비용대비 효과가 매우 큰 까닭에 스펙터는 여전히 각종 업그레이드를 통해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

스펙터에 관한 짤막한 에피소드- 스펙터 "KILL" 마크를 그리다!

애시당초 기수의 옆면에 붙은 기관총으로는 제대로 된 공중전은 불가능하다. 물론 헬기로 AN-2와 벌인 리마사이트의 공중전이 있기는 하지만 이 건쉽으로 적기를 격추한 사례가 있다고 해서 간단히 언급하고자 한다.

[ 라오스 상공..... 불을 뿜는 스펙터 ]

롤링선더가 종료된 69년 5월 8일 DMZ 상공을 날던 스펙터는 우연히 북 베트남 군의 헬기를 발견하게 되고 이때부터 장장 20분이 넘는 공중전이 벌어졌다. 북 베트남의 헬기는 필사적으로 도망쳤고 이를 뒤쫓는 스펙터는 어렵게 사정권 내로 목표를 밀어 넣었고 다음에는 뭘 했을 지는 말 안 해도 아시리라 믿는다. 이것은 스펙터의 처음이자 마지막 격추로 기록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4) 신기원을 보여준 무인기의 도래- 파이어 비

[ 기체 명 No. L-174, S/N 69-6082인 이 기체는 북 베트남의 SAM에 피격되어 통킹 만에 떨어진 것으로 미 해군 전함에 의해 회수되었다. 하지만 소금물에 손상까지 입어 수리해서 사용하기보다는 이렇게 전시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

“The AQM-34L reconnaissance drone”..... 속칭 “파이어비”라고 불리는 무인기의 정식 명칭이다. 원래 “BQM-34A”라는 훈련용 초음속 표적기에서 출발한 이 기체는 베트남전이 발발하면서 필요에 의해 군의 요구사양에 따라 개조후 대량으로 생산되었다. 수송기 허큘리스를 개조한 DC-130에서 공중 발사된 이 기체는 저공을 날아 사진 촬영을 한 후 안전지대에서 낙하산을 펼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었다. 그러면 헬기로 공중에서 접수하여 필름을 현상하는 것이다.

[ 파이어 비의 공중회수 모습.. 대개 태국접경이나 통킹 만에서 회수하였으며 태국의 경우 헬기로 통킹만은 전함이 회수를 담당했다. ]

참고로 이 기체는 “M.R. Ling”이라고 불렸는데 이는 이 기체를 작전에 처음 동원하는데 관여한 Lt. Col. Edwin G. Emerling의 이름을 딴 것이다(물론 5번의 작전 투입이후에야 이런 별명을 붙인 거라고 한다). 파이어비는 전쟁 중에는 상당한 양이 사진촬영 및 SAM의 주파수 확인을 위한 희생양으로 사용되었지만 극비에 붙여졌고 예산 배정을 위해 의회의원정도에게만 홍보용 영상을 보여줄 정도였다. 하지만 “토사구팽“이라고 했던가.. 전쟁 중 목숨을 걸고 정찰을 해야했던 지역에 대신 투입되었던 파이어비는 전쟁이 끝나자 유인기 조종사들의 기득권에 밀려 잠시 대전차 미사일 발사실험 등에 사용되다가 기억에서 희미해져갔다. 하지만 그 유용성은 뇌리에 남아 지금은 프레데터나 글로벌호크 같은 최신 무인정찰기로 계속되고 있다. 미 군부는 장차 무인전투기까지 기대한다지만 글쎄..... 유인 조종사의 기득권을 누를 수 있을지 의문이다.

[ 우측은....파이어 비의 원조인 BQM-34A이다. 앞서도 언급한 것처럼 원래 연습용 표적기 이다. 베트남전의 확전이 이들에게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한 셈이다. ]

5) 참고사진.........

이제부터 본문에서 사용하고 싶었지만 지면상 삽입이 힘들었던 관련된 좋은 사진들을 주석과 함께 제공하는 코너를 열고자 합니다. 이번 편의 성격상 라오스 작전과 관련된 것들이죠.

[ R-40A는 차륜장갑차에 ZPU-2쌍열 기관총을 탑재한 것으로 소련이 제공하였는데 호치민 루트에 일부 배치되었다고 하며 구체적인 성과에 대해서는 알려진바 없다. ]

[ 좌측은 SPU-4 자주 대공기관총. 앞서 ZPU-2와 같은 14.55MM로 4열 식이 특징이다. 역시 이동성이 좋게 차량에 탑재하였다. 월맹군의 필름을 보면 전자인 BTR계열보다는 아래 SPU가 많이 보인다. 4기의 총열에서 구성하는 화 망은 엄청났던 것으로 보인다. 내가본 필름에서는 저공비행 하던 크루세이더가 산산조각 나는 장면도 있었다. 우측은...대공 기관총이 아닌 대공포이다. 크기로 봐서 84이나 107급의 대형은 아니고 37MM나 57급으로 보인다. 물론 라오스 사진은 아니고 북폭 기간에 정찰기가 찍은 것이다. 위의 그림자로 볼 때 아마 RF-101부두로 추측된다. ]

[ 64년 “양키팀”작전 당시 모습. 라오스 정찰작전인 양키팀에서 의외의 손실이 계속되자 팬텀에 의한 호위가 이루어졌다. 위 기체는 나중에 랜디커밍햄의 부대로 유명한 VF-96의 최초 전투항해사진이다. 양키팀이 65년 4월경이므로 이때가 첫 실전이다. ]

[ 라오스상공의 팬텀편대.....앞선 급유기는 지금도 사용하는 KC-135 계열이다. ]

[ 라오스에서 급유 중인 팬텀.. 미 공군의 급유기 코스가 모두 라오스 상공인 까닭에 대부분의 급유는 라오스에서 이루어졌다. (해군은 통킹 만...) 참고로 미 해군과 공군의 급유 방식이 달라서 공군 팬텀은 해군으로부터 급유를 받을 수 없었다. ]

[ 라오스 상공의 스펙터 AC-130E. 기존의 7.62외에 40MM 보포스 포를 기수하부에 장착하였다. 후일 105MM를 장착한 모델도 투입된다. ]

[ 점차 만만치 않게 변하는 라오스의 대공망. 저속의 건쉽은 대공망에 취약하였고 위 사진은 중구경포에 직격된 모습이다. 왼쪽의 가려진 엔진도 오른쪽처럼 박살이 났으며 이 스펙터는 한쪽 날개의 엔진 2기만으로 기적적으로 귀환하였다. 이건 최소한 57MM 이상의 짓이다. ]

[ 최선의 방책은 직접보는 것.....원시적이나 효과는 만점이었다. 하지만 월맹군도 만만치 않아서 거리를 좁히려고 견착식 SA-7을 산꼭대기에서 쏴서 건쉽을 떨어 뜨렸다고 한다. ]

[ 스펙터의 화려한 화기들.......개틀링 포(20MM)가 다수 보이며 기체 하 면에는 40MM 보포스와 각종 센서도 장비 되어있다. ]

이제부터는 배럴롤과 관련된 사진입니다.

[ 어디서 많이 본 듯...... 바로 멜깁슨 주연의 에어아메리카에 나오는 장면의 실제사진입니다. 에어아메리카의 승무원이 식량을 공중 낙하하는 장면입니다. ]

[ 에어 아메리카의 주영업 무대인 리마사이트라고 불리는 활주로중 하나입니다. 활주로 상의 경비행기는 필라투스라고 CIA가 라오스에서 많이 사용한 기종이고 또 다른 T-28은 라오스 공군 소속기 입니다 (형식상...). ]

[ 작전중인 호치민 루트 상공의 모습, 붉게 나오는 것으로 봐서 야간 적외선 사진일지도... ]

[ 북부의 데쟈르 평원입니다. 가운데 보이는 건 미군의 공격으로 파괴된 월맹군의 T-34죠. ]

[ 역시 미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PT-76 ]

[ 데쟈르 평원에서 불시착한 미군 조종사.애칭이 “BAD NEWS"인 이 기체는 역시 이름 그대로 불시착하였다. 사진은 구조 팀이 도착한 직후의 모습. 이후 기체는 태국으로 견인.]

[ 치열했던 흔적 .............라오스에도 37MM는 비교적 흔한 편이라 이런 피해는 다반사였다. 하지만 스카이레이더는 특유의 강점으로 무사히 귀환하였다. 반면에 섬세한 제트기는 이 정도 손실로도 추락하는 경우가 상당했다. ]

[ 과거로의 회귀.....한국전의 인베이더도 호치민 루트와 데쟈르 평원에서는 매우 유용했다. 역할은 대지공격..... 사진은 태국의 비행장에서 ]

[ 배럴롤에 참가한 미군 조종사....확전과 함께 T-28은 라오스 공군 지원에 상당수 투입되었고 형식적으로는 라오스 공군이 담당했으나 고문관으로 미군 조종사가 참가하기도 했다. ]

[ 오리지날 라오스 공군 조종사.......앞서의 미군조종사나 뒤에 나올 태국 조종사가 아닌 라오스 인 조종사입니다(옆의 미국인은 미군 고문관 정확히는 에어 아메리카의 고문관이죠 ). 옆의 사진은 라오스 내 비행장......]

[ 라오스 공군의 패치....라오스 공군의 기체는 그림처럼 T-28이 거의 유일했습니다. 오른쪽의 코끼리는 라오스의 국가문장입니다. (라오스는 상징에 코끼리를 쓸 정도로 코끼리가 많았으나 미군과 월맹군의 전쟁으로 상당수가 사라졌다고 하죠.) ]

[ 사실상 "PAPER AIR FORCE"나 다름없는 라오스 공군의 실체를 보여주는 사진. 라오스 공군은 기체를 모두 미군이 제공하고 조종사는 소수의 자국인 이외에 태국인 미군 고문관이 직접 작전을 수행하였다. 엄밀히 말하면 불법이기에 이들의 존재는 공식적이지 못했다. 라오스 공군기 역시도 미군이 라오스 마크만 붙이고 작전한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

[ 라오스 정부군 지원에 참가한 미군 조종사. 스틸타이거가 비교적 최신 기종이라면 배럴롤은 여전히 T-28등의 구식 기체로 수행되었다. 베트남에서의 T-28은 기체 균열로 65년 이전에 거의 A-1으로 교체되었다. ]

다음 편에서는 라오스 작전의 숨은 일면인 비밀작전도 항공전과 관련된 부분을 엄선하여 다룰 예정입니다. 대략 리마사이트의 함락사건과 테일윈드 그리고 기타 이야기에 관한 겁니다. 끝으로 이번 기고에서 해병항공단을 함께 연재할 예정이었으나 그보다는 라오스 작전에 걸맞게 건쉽을 다루려고 합니다. 해병항공단은 다음 편으로 미룸을 양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