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항공전사

Sundin13님의 베트남 항공전사

◇ 3회. 72년 라인베커 ◇

- 북베트남의 도박에 대한 강력한 태클 -

This document was updated at 2004. 7. 1

sundin13님의 베트남 항공전사가 오랜만에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사실 원고를 받은지는 2주일이 넘었는데 홈지기의 개인 사정으로 이제야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방대한 양의 자료와 원고를 계속 보내주시는 sundin13님께 죄송한 맘을 금할 수 없네요... 좋은 내용에 항상 감사드립니다.

북베트남의 도박에 대한 강력한 태클........72년 라인배커

홈지기 님의 컴백으로 오랜만에 연재를 계속하게 되었습니다. 라인배커를 연재하기로 하고 라오스 편부터 연재 중이었으나 그 동안의 기간을 고려해 라인배커로 바로 들어가는 방향으로 선회하였습니다. 물론 라오스 편도 라인배커 편과 함께 동시 연재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1972년의 라인배커를 보면 이름이 절묘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미식축구의 라인배커는 수비수 뒤에 위치해 강력한 태클로 돌진하는 상대 공격수를 저지하는 이른바 비장의 무기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미식축구의 라인배커는 힘센 거구들이 많다고 한다. 72년 봄의 심상치 않은 북 베트남의 조짐과 뒤이은 대공세를 저지하면서 미국의 외교적 목적인 명예로운 철수를 위해 위기의 순간에 강력한 힘을 발휘하려는 작전.... 가히 이름대로 라인배커라 하겠다.

[ 캄보디아 영내에서 작전 중인 미군...물론 선봉은 월남군이 맡았으나 이들의 부실함을 아는지라 중요한 군수 및 항공지원은 미군이 맡았다. 사이공 서쪽 흔히 낚시바늘 지역처럼 생긴 부분에서부터 시작한 작전은 국경을 넘어까지 계속되었고 애시당초 닉슨의 참모들은 유령처럼 이동하는 북베트남군의 남부사령부에 대해서는 언급을 말렸으나 닉슨은 언론에 대하여 성급하게 대처한 결과 결과적으로 전투는 승리했으나 언론과 국민에게 의심만을 살 뿐 이었다. ]

라인배커의 연유는 이전 연재의 1968년 이후 상황에서 기인한다고 하겠다. 68년 선거승리로 집권한 닉슨 정부는 약속대로 종전을 준비해야 했다. 그 일환으로 미군은 베트남을 떠나고 베트남을 베트남인에게 맡기는 베트남화 계획이 실시되었다. 다량의 장비와 대대적인 군대재편이 이루어졌고 남 베트남군의 규모는 급격히 커졌다. 그 결과 남베트남 영토 상당부분이 안정화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북 베트남군에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닉슨이 취임한 이후 임명된 키신저 보좌관의 안전보장회의에서 조차 남 베트남의 자립은 불가능하다고 보고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북 베트남의 평화협상은 시작되었고 불리한 입장의 미국은 압박용으로 캄보디아, 라오스 침공을 실시하였으나 역효과가 나는 등 별다른 진전은 없었다. 그 와중에 꾸준한 지원 덕에 전력을 상당부분 회복한 북 베트남은 병력과 장비의 전진배치를 서둘렀고 그것이 미군 정찰기에 포착되었다. 68년 이후 미국의 북 베트남에 대한 공격은 사라졌으나 여전히 정찰은 계속되고 있었던 것이다.

[ 노획물을 살피는 미군...캄보디아 영내에는 상당량의 북베트남군 물자 저장소가 있었으나 북베트남군은 저항보다는 포기를 택했다. 어차피 지역사령부를 통째로 소탕 못하는 이상 닉슨의 정치적 패배는 자명하였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 그들은 그걸 노리고 있었다. 또한가지 씁쓸한 점은 미군을 등에 업은 월남군의 부패였다.그들은 승리의 대가인 군사장비 보다는 사치품인 벤츠 따위에 관심이 더많아 미군들을 실망시켰다. ]

[ 월남군의 라오스 작전은 호치민루트의 핵심 체폰에 있었다. 북베트남군의 전략 요충지를 공격하기 위해 월남군은 고지대에 이 사진과 같은 포대를 건설하며 서서히 체폰을 조여갔다. ]

이를 대대적인 공세를 위한 사전준비로 인식한 미국은 68년 롤링선더 종식이후 3년만에 대대적인 폭격을 감행하였다. 이것이 지난번에 간단히 언급한 “프라우드 딥 알파” 작전이다. 북베트남 남쪽의 보급로를 공격하므로서 공세를 위한 물자를 파괴하고 보급을 방해한다는 목적을 가진 이 작전은 71년 12월 26일부터 30일까지 5일간 비교적 짧게 실시되었으나 1,025회의 소티 횟수가 보여주듯 매우 치열한 공격이었다. 공격의 목표 달성면에서 본다면 효과는 거의 없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크리스마스를 전후한 시기는 베트남의 우기다. 동시기에 실시되었던 72년의 라인배커2가 극도로 불량한 일기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71년의 “프라우드 딥 알파” 역시 불량한 일기로 고생을 하였으며 미군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구름 위에서 폭격을 실시하였다. 이는 매우 위험한 것으로 폭격 시 기체의 위치가 노출되고 무엇보다 유도화기인 SAM의 육안식별이 어렵다는 점이다. 결국 상당한 위험을 감수한 것이다. 실제로 상당한 손실이 있었던 걸로 안다.

[ 이사진의 설명그대로 미군은 비전투인력이라 할수 있는 항공병력을 지원했으나 이제 미군의 헬기 작전에 익숙한 북베트남군은 라오스의 고지대를 이용 100대가 넘는 미군 헬기를 격추시켰다. 이것이 작전 승패의 핵심이 되었다. 헬기가 부족해진 미군은 수송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는 북베트남군의 반격시간을 벌어주었다. ]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미군의 정찰은 72년 1월 18일 또다시 충돌로 이어졌다. 68년 이후 계속된 미군의 정찰비행에는 한가지 예외적인 지침이 딸려 있었다. 미군기가 공격을 받으면 대응차원의 공격은 롤링선더 종료에도 불구하고 가능하다는 것이다. 닉슨 행정부는 이럴 경우 조종사의 대응수위에 크게 제한을 두지 않는 분위기였고 그 결과 개별적인 상황에 따른 보복 공습이 이루어져 왔다.

[ 미해군 정찰기 RA-5C 비질란테... 원래 공격기로 계획한 것이나 정찰기로 전용되었다. 이 사진처럼 롤링선더 이후에도 꾸준히 정찰은 계속되었고 이들의 사진을 통해 공세의 징후를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

그러나 72년 1월 18일의 충돌은 다분히 계획적인 공습으로 진행되었다. 공습의 잠정적인 대상이자 당일 정찰의 목표는 북베트남 남부의 공군 비행장 “쾅랑”이었다. 이 비행장은 미군의 숙적 미그21이 배치된 곳으로 이곳의 미그기들은 미군이 롤링선더를 종료하고 라오스 작전에 전념한 이래 끊임없이 미군에 도전해 왔고 미국은 그 중심지를 쾅랑으로 지목하고 있었다. (북베트남 공군은 라오스에서 미군 B-52에 미사일 공격을 가하고 미군 헬기를 격추시키는 등 도전수위를 높여왔다.)

[ 참담한 결말... 병력지원에 어려움을 겪은 월남군은 선전에도 불구하고 북베트남군의 홈그라운드에서 버틸 재간이 없었다. 몇 개 부대가 전멸하고 결국 월남군은 철수를 택했다. 사진처럼 비참함 그 자체였다. ]

통킹만의 항모“컨스텔레이션”의 RA-5정찰기의 이날의 정찰임무에는 종래와는 사뭇 다른 대규모 호위가 붙었다. A-6, A-7, F-4J를 포함 총 35기의 전폭기가 동원된 것이다. 이날의 정찰은 기만적인 것으로 통킹만에서 북 베트남으로 바로 침투하는 경로가 아닌 라오스를 거쳐서 다시 북 베트남으로 향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목표인 “쾅랑” 비행장 상공에 접근하자 지상으로부터 대규모의 화력이 쏟아졌다. 이에 따라 화근을 제거하기로 작정한 공격편대들은 비행장과 인접대공진지를 폭격하였다.

[ 짧았지만 승리의 한순간... 라오스에 침입한 월남군은 북베트남군의 PT-76전차를 노획하였다. 이 전차는 케산전투 당시 랑베이의 특수부대 캠프를 습격 미군에 커다란 충격을 주기도 했다. ]

이날의 공습에는 훗날 미해군의 에이스가 된 커닝햄, 드리스콜 콤비도 호위편대에 참가하였다. “쇼타임 112”에 탑승한 커닝햄 일행은 이날의 전투를 SAM이 18발이나 날아올 정도로 치열했다고 전한다. 치열한 공습도중 저공으로 북방으로 도주하는 미그기를 발견한 그들은 즉시 접근하여 선도기에 “사이드와인더”를 발사하였다. 그러나 미사일은 빗나갔고 양측의 교전이 시작되었다. 한차례 “정면패스”후 미그기가 좌로 선회할 때 커닝햄의 2번째 미사일이 발사되었고 제대로 유도되어 미그기의 꼬리를 날려 버렸다.

[ 격추후 함에 귀환하는 모습... 72년들어 미군의 첫 격추로 다른 조종사들에게 자극이 되었다. 하지만 커닝햄 개인적으로는 승리의 빅토리롤을 허가받지 못해 아쉬웠다고 한다. ]

이것이 커닝햄의 첫 번째 격추이자 72년 들어서 미군의 첫 격추가 되었다.

[ 공중전 당일의 커닝햄 콤비... 격추가 있기 바로전 사진이다. 날짜는 1월18일 (베트남 시각으론 1월 19일이다) ]

미공군의 전과는 이보다 늦은 72년 2월 21일 “트리플니켈”이란 별명으로 유명한 555 TFS의 로지 소령에 의해 이루어졌다. 야간에 북동부 라오스 상공을 초계 중이던 로지 소령과 화기관제사 로커 대위는 통킹만의 광대역레이더 순양함(통칭 “레드크라운”으로 불린다. 미공군은 통칭 “빅아이”라는 정찰기를 라오스 상공에서 사용)으로부터 지역내에 미그기 출현정보를 받았다. 초저공으로 이동하는 미그기를 인지한 로지소령은 “스패로”를 발사하여 격추하는데 성공하였다. 하지만 인근에는 2대의 미그기가 더 있었고 로지 소령은 연료가 부족해진 상황에서 이들의 추격을 받았으나 그럭저럭 따돌리는데 성공하였다.

[ 로지소령과 로커대위 콤비의 모습...출발은 커닝햄과 비슷했으나 운이 나쁘다고 밖에 할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그런거 치고는 로커대위는 운이 좋다고도 하겠다. 하노이 힐튼 신세를지지 않았으니..(후일담이지만 로지 소령 역시 촉망받는 미그 킬러로 2기의 미그기를 격추하며 에이스 차기후보였으나 라인배커 작전 도중 미그19의 공격을 받아 격추되어 전사하였다. 그의 죽음에 관해서는 구구한 억측도 많다. 많은 고급정보를 가진 로지 소령 스스로가 탈출을 거부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함께 탑승하였다가 탈출하여 구조된 로커대위의 별다른 언급이 없는 것으로 보아 단순히 탈출에 실패하였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실제로 격추 직후 상공의 동료기 들은 낙하산을 보지 못했다고 할 정도로 순식간에 추락한 걸로 보인다). ]

미공군 로지 소령의 2월 21일 격추이후 겉으로는 평온하지만 수면 밑으로 무엇인가 준비중이었던 북베트남의 본의도가 드러났다. 3월29일자로 북베트남군의 부활절 공세가 개시되었다. 진행중인 평화회담에 잔뜩 기대하던 닉슨 행정부는 북쪽의 행동에 분노했고 이 공세를 저지하지 못하는 한 회담의 주도권을 회복하기 힘들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결국 공군력의 대규모 증파가 결정되었다. 닉슨으로는 공군력이 그가 가진 유일한 카드였다. (미군 지상병력은 심지어 공세 중에도 철수가 이어졌다).

한편 북베트남의 부활절 공세에 동남아 주둔 공군의 잔여병력은 즉각적인 저지에 나섰다. 북쪽의 공세 이튿날인 3월 30일, 미공군 대위 “옴스테드”에 의해 미그21격추가 있었다. 야간에 북베트남 남부에서 작전중이던 AC-130 건쉽을 호위중 이를 요격하려는 미그기와 충돌이 일어난 것이다. 양측간에 정면 공격이 이루어졌고 옴스테드는 스패로우 두발을 연이어 발사했다. 미그기는 한발은 피했으나 연이은 두 번째에 명중된후 화염에 휩싸여 추락했다. ( 옴스테드는 이후 4월 16일에도 격추를 기록했다. 이날은 폭격대의 호위임무였는데 교전수칙에 의거 육안 식별을 한 후에야 비로소 적기 뒤로 돌입 스패로우 2발을 발사할 수 있었고 미그기는 6시 방향이 잡힌 채 도주 중 명중하여 격추되었다. )

미 공군전력의 동남아 이동은 단계적으로 이루어졌다. 우선 급한 불을 끄기 위해 한국주둔 제 3 전술전투 비행단 예하 대대들이 다낭과 우봉으로 긴급배치되었고 작전명 “콘스탄트 가드”로 3차례에 걸쳐 태국내 공군기지에 미공군 전술전력이 증파되었다. 한편 전략공군은 별도로 “불릿샷”이라는 작전하에 B-52전력이 우타파오와 괌에 증파되었다.

전술 전력의 경우 신예 F-4E대대가 본토에서 대거 증파 되었다 (이중에는 동부 플로리다나 남부 뉴멕시코 주둔 병력까지 포함되었을 정도로 미군의 공세저지 의지는 강했다). 전략 공군도 B-52를 우타파오에 53대, 괌에 117대에 파견함으로서 공세전력 강화에 힘썼다. 4월말에서 5월말까지 이어진 증파로 동남아 미군의 공군전력은 다시 1000대에 육박하게 되었다.

[ 급파된 항모 코랄시의 함재기들이 작전 하는 모습이다. 앞의 기체가 111대대 선다우너스, 뒤에 희미한 것이 독수리 마킹로 유명한 52스크리밍이글스다. ]

한편 해군은 77기동함대에 항모 코랄시와 행콕을 급파하고 4월3일 키티호크, 8일 컨스텔레이션에 귀환명령을 내렸다. 이어 미드웨이와 사라토가에도 증파명령이 떨어졌다. 이로서 양키스테이션도 다시 전성기 전력을 회복하였다. 미군의 대규모 해공군 전력 증파로 본격적인 양측의 충돌이 초읽기에 들어가게 되었다.

한편 북베트남 군은 미군의 대응에 대비하기 위해 68년 롤링선더 종료후 비무장지대와 라오스에 이동배치 하였던 대공부대를 대거 공세병력에 투입하는 조치를 취하였다. 그 결과 비무장지대 인근은 72년 들어 위험지역이 되었다. 심지어 3월29일 부활절 공세 이전인 72년 2월 17일에도 81발의 SAM이 발사되어 팬텀기 3대가 격추되기도 했다.

부활절 공세가 시작되자 월맹군 침공병력에 포함된 이들 대공부대가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들 대공부대에는 소련에서 도입한 신무기인 휴대용 대공미사일 SA-7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적외선유도방식의 이 미사일은 저공으로 나는 헬기와 각종 관측기에 엄청난 피해를 주었다. (후일 다시 언급하겠지만 작전 중이던 AC-130 건쉽 1대도 이 미사일에 격추되어 승무원이 사망했다).

한편 남베트남의 상황은.....

1972년 미국이 부활절을 즐기던 무렵, 3월 29일 북 베트남 군의 전면적인 공세가 시작되었다. 이것이 이른바 “부활절 공세”로 불리는 것이다. 북 베트남 군은 두 갈래로 나뉘어 1진은 DMZ를 넘어 전면적으로 남하하고 호치민 루트에 대기한 2진은 캄보디아 국경을 넘어 사이공으로 진격해 들어왔다. 북베트남 정규사단 15개중 13사단이 투입된 (나머지 2개는 북베트남과 호치민 루트 경비에 투입) 이 공세는 북 베트남이 사활을 걸고 준비한 것으로 처음으로 전차까지 동원한 대규모였다. 평화회담 진행과 베트남화에 따라 전력이 줄어든 미국으로서는 허를 찔린 상태였고 그렇다고 다시 대규모 병력을 증파하기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어 정치적으로 무리였다. 월맹은 이를 노린 것이었다.

[ 미군의 코브라는 북베트남의 기계화부대를 저지하는데 공헌을 하였다. 이들은 이동하는 전차대의 70%에 가까운 수를 파괴하는 전과를 세웠고 그결과 북베트남군의 전면공세는 물거품이 되었다. ]

비무장지대를 넘어온 월맹군 1진의 공격은 베트남화 계획으로 현대화된 남 베트남 군으로서도 역부족인 감은 있었으나 극심한 손실에도 간신히 북부국경도시 “쾅트리” 북쪽에서 저지할 수 있었다. 전열을 재정비한 월남군은 4월 14일 소규모 반격을 개시하였지만, 당시 계절이 악천후를 동반한 “북동몬순”기여서 제대로 항공지원을 받을 수 없었다. 27일 악천후를 틈타 월맹군의 공세가 다시 시작되었고 월남군은 “쾅트리”시 까지 철수하기로 했다. 그러나 후퇴도중 월남군 부대 특유의 도덕적 해이로 철수행렬이 무너져 패닉상태에 빠졌고 결국 쾅트리 시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 전선은 훨씬 남부인 “후에”시 북방에 와서야 멈추었다.

[ 공세중인 북베트남군... 북쪽과 서쪽에서의 공세는 미국의 예상밖이었다. 게다가 몬순기후의 악천후는 미군이 자랑하는 항공지원의 효과를 감소시켰다. ]

하지만 결정적인 승리를 단기간에 획득하는데 실패한 그들은 기후가 바뀌어 미군의 공세가 강화되자 큰 손실을 입었다. 게다가 대선의 해라 대대적인 미국의 반격을 예상하지 못한 실수도 있었다.

[ 안락상공의 AC-30건쉽. 이들 기체의 활약으로 안락은 함락을 면했다. ]

한편 호치민루트에 대기했던 월맹군 2진의 공격은 중부국경의 콘툼과 안락에 집중되었다. 먼저 콘툼과 플레이쿠가 공격을 받았다. 시 외곽 방어진지를 함락한 월맹군으로 인해 콘툼은 포위되었고 공중지원만으로 연명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다음 목표인 “안락”은 70년 캄보디아 침공시의 주요루트이기도 하고 13번 고속도로가 접하는 요충이었다. 이번에도 여지없이 포위전술이 동원되었고 사이공에 가까운 타이닌이 적의 수중에 넘어가자 안락의 월남 정부군 주력은 안락에서 철수하였고 안락역시 포위되어 공수지원을 받아야했다. 안락의 잔존부대에 대한 공수는 C-130과 헬기에 의해 이루어 졌는데 SA-7견착식 미사일까지 갖춘 월맹군의 강화된 대공화기에 상당수의 헬기가 격추되었다.

[안락에서 불타는 북베트남 전차들... ]

한편 4월말에 이르러도 남 베트남군의 상황은 나아지지 못했다. 북 베트남군의 공세는 전반적으로 성공적이었고 남 베트남은 그럭저럭 버티고는 있었으나 재앙을 피할 수 없어 보였다. 그러나 그 동안 미군을 괴롭히던 북동몬순계절이 끝나고 남서몬순계절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 기후는 북동몬순에 비해 비행작전에 유리하다고 한다). 그 결과 미군의 장기인 화력투사가 가능해졌다. 더구나 북 베트남의 이런 대공세는 필연적으로 대규모 병력을 개활지에 노출시키는 것으로 이는 미군이 그토록 원하던 바이기도 했다. 이로서 미군은 보다 쉽게 적을 제거할 수 있는 상황을 맞았다. 하지만 미군 역시 그 동안의 철수로 가용전력이 약화된바 준비에 시간이 걸렸고 그 갭은 남 베트남 공군의 활약으로 메꿀 수밖에 없었다.

4월 2일 태국 코라트 기지 소속의 미군 전자전기 EB-66이 DMZ 근처 남베트남 지역에서 SAM에 격추되었다. 이 기체의 유일한 생존자인 햄블턴 중령은 북베트남 군의 진격로 한가운데 떨어졌다. (이 사람의 구조스토리가 유명한 BAT21로서 후일 영화화되기도 하였다.) 고급정보 소유자인 중령을 구출하기 위해 미국은 이후 11일 동안 백여 차례의 공습을 실시하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었으나, 대규모 대공병력을 보유한 월맹군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구조작전도중 관측기와 헬기를 포함 5대가 격추되고 11명이 사망하였다. 특히 구조전문헬기인 HH-53 “졸리그린 6-75”가 대공화기에 격추 승무원전원이 전사하자 미국은 구조방법을 바꾸었다. 결국 월남군 특수부대와 미군 SEAL팀의 합동작전으로 지상 구조되었다 (이 작전에 투입된 월남인 특전대원과 미군 1명은 훈장을 받았다 ). 영화와 일반적인 기록은 이것으로 끝이나 실상은 더 비참했다. 햄블턴 중령을 구조하기 위해 설치된 폭격금지구역은 월맹군의 주요침공루트였다. 이 지역을 방어하던 월남군 제3사단은 이 조치로 제대로 된 화력지원을 받지 못했고 그 결과 그 어느 부대보다도 처절한 전투를 치뤄야 했다 (훗날 이 조치는 미군중령 1명과 월남군 1개 사단을 맞바꾼 조치로서 미군의 처사에 대해 논란을 제공하였다).

[밀려오는 북베트남군을 저지하기 위해 미군은 북쪽의 보급로 공격에 집중하였다. 좌측은 커닝햄의 초기 2기 격추의 주역인 쇼타임 112이고 우측은 하루에 3대를 격추하여 유명해진 쇼타임100이다. 물론 좌측이 커닝햄의 진짜 기체고 100은 비행대장의 기체이다. ]

4월 5일 닉슨 대통령은 공세저지를 위해 대규모 공습, 오퍼레이션“ 프리덤 트레인(4/5~5/10) ”을 개시하였다. 비록 작전구역이 북위 18도선 이남으로 제한적이긴 하나 구역 내 월맹군 보급기지에 대한 무제한의 공습이 허용되었다. 이후 작전 구역은 점차적으로 확대되었다 (8일에는 19도선, 후일 20도선으로 증가).

[ 프리덤 트레인을 위해 긴급히 투입한 B-52. 워낙 급한지라 준비도 덜된 상태이다. (필요한 재도색은 현지에서 직접했다고 한다) ]

4월8일 B-52가 처음으로 SA-2에 피격되었다. 월맹은 격추를 주장하였으나 손상된 채 다낭 비행장에 비상착륙 하였다. 이는 닉슨의 의지에 의한 것으로 북쪽에 대해 자신의 결연한 의지를 알리는 방편으로 북베트남 공역에 대한 B-52활동을 승인한데서 기인한 것이었다. 전쟁양상이 격화되면서 작전영역이 점차 북으로 확장되었고 마침내 공군은 4월 16일 오퍼레이션 “프리덤 포취 브라보”작전 (프리덤 트레인 작전 중 하이퐁 공습만을 명명한 것) 에 따라 307전략폭격비행단의 폭격기를 동원 하이퐁 유류저장소 공습을 실시하였다.

새벽에 개시된 작전은 A-6 15기가 하이퐁 시의 SAM사이트를 공격했고 공군의 팬텀은 폭격기를 위해 채프를 살포하였다. 미공군과 해군의 합동작전 하에 17기의 B-52 폭격기가 하이퐁 유류저장소를 폭격하였다. 이날의 공습은 1차 하이퐁 저장소 폭격후 2 , 3차가 연이어 하노이/하이퐁 지역의 그 외 10가지 목표(주로 유류 저장소가 목표였다)를 공습하였다. 공습이 다시 강화되자 월맹공군도 필사적으로 저지에 나서 총250여 발의 SAM과 대공포, 미그기가 동원되었으나 효과는 미미하였다. 오히려 우돈 기지에서 출격한 공군 팬텀에 미그-21 3대가 격추되는 손실을 입었다. 미군도 2기가 격추 2명의 조종사를 잃었다(조종사 2명은 앨런 마타야 대위와 어빈 존스 대위로 하이퐁 항구 공습당시 F-105G로 SAM저지 임무중 하이퐁 항구에 추락하였다. 이 둘은 현재까지 MIA 상태다.) .

1차 하이퐁 공습 후 새삼 하이퐁 항구의 중요성을 인식한 미 군부는 특단의 조치를 하기로 맘먹었다. 항구에 기뢰를 부설하기로 한 것이다. 이런 시도는 롤링선더 당시에도 있었으나 실천에 나서지는 못했다. 당시에는 중립국으로 분류된 동구권의 군수지원 화물선이 피해 입을 경우 정치적으로 민감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행정부가 바뀌고 패러다임이 달라진 지금 기뢰 부설이 실제로 이루어진 것이다.

하이퐁 항 기뢰부설이 목적인 오퍼레이션“ 포켓머니(5/8~10/23) ”작전은 5월 9일에 이루어졌다. 항모 코랄시의 함재기 들이 항구 인근해역에서 기뢰를 공중 투하한 것이다.

[ 이것이 하이퐁항구 모습이다. 미해군이 68년에 찍은 것으로 공산권 선박이 중립이라는 이름하에 상당수 있었다. 롤링선더 당시에는 중립아닌 중립국선박에 대해 미군 조종사의 공격이 있어 미국이 사과하는 국제분쟁이 있기도 했다. 하지만 하이퐁항의 중립국(?)선박은 추락한 조종사를 건져 북베트남에 넘기는 경우도 있어 중립이라곤 말하기 힘들다. 커닝햄의 후일담에 의하면 작전 당시 하이퐁항에 추락한 조종사를 구출하기 위해 중립국선박을 미사일로 위협한 적이 있다고 한다. ]

이날의 작전은 아침 일찍 기뢰 투하작전 지원을 위해 EC-121이 다낭을 출격하면서 시작되었다. 바로 뒤 항모 “키티호크”의 남딘의 철도에 대한 공습이 시작되었다. 이 공습은 적을 혼란시키기 위한 기만전술로 계획된 것이었다. 그러나 날씨가 나빠지자 공격대를 나누어 2차 목표인 “탄”과 “푸쿠이”에 8시 40분과 45분 각각 공습을 개시하였다.

이 무렵 작전의 주력인 항모 코랄시에서는 기뢰를 탑재한 3대의 A-6와 7대의 A-7가 지원기인 EKA-3B 1기와 출격하였다. A-6 편대는 하이퐁의 "내수로"를 A-7은 "수로외부"를 맡았다. 첫 번째 기뢰는 8시59분에 투하되었고 9시1분에 마지막이 투하되었고 총 36개였다 (내수로 12, 수로외부 24).

투하된 모든 기뢰는 “72시간유예” 세팅이 되어 있었고 이는 하이퐁 항에 있는 중립국 선박의 철수를 위해 고려된 것이었다. 닉슨 대통령의 경고연설이 작전 개시와 함께 있었으므로 곧 중립국 선박의 철수러시가 이어질 상황이었다. 그리고 이날의 기뢰투하는 이후 8달 동안 투하될 11,108개의 기뢰 중 시작에 불과했다.

한편 이 날은 비교적 풍성한(?) 격추기록이 있었다. 미해군과 공군에 의해 이루어진 하노이 인근 손타이의 트럭정류장에 대한 공습 중 미해군의 커닝햄 대위와 미공군의 로지 소령이 각각 미그기 1대씩을 격추하였다. 정보기관의 사전 조사에 의해 400대 이상의 군용트럭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던 이곳은 예상대로 적기의 만만치 않은 반격이 있었고 이들이 격추기록의 희생자가 되었다. 또한 하이퐁 항 외곽에 있었던 순양함 시카고도 해안으로 접근하는 물체에 탈로스 미사일을 발사하여 격추시켰다. 이것이 68년 순양함 롱비치가 세운 2기의 미그기 격추기록 이후 세 번째 미그기 격추기록이 되었다 (책에 따라 전쟁기간 총 7대의 미그기가 함대공 미사일에 격추되었다고 하나, 내가 본 미국 정부자료는 68년 롱비치가 2건, 72년 시카고가 1건 도합 3건이다).

[ 미그기를 격추한 순양함 시카고가 미사일을 발사한 흔적이다. ]

[ 미그기를 격추한 기록이다. 실제 시카고의 스코어는 1기인데 왜이렇게 많이 그렸는지...]

[ 동급의 순양함이 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 시카고의 실전발사는 사진이 없는 관계로 이 사진을 참고했다. ]

5월 11일 항모 코랄시, 미드웨이, 키티호크, 컨스텔레이션의 함재기는 남아있던 월맹의 주요 항구인 “탄호아, 동호이, 빈, 홍게이, 쾅케, 캄파에 추가로 기뢰가 설치되었다. 하지만 봉쇄에 자신을 가지지 못한 미국은 ”쿠아솥, 뮈론과 그 하구, 쿠아다이, 쿠아락장, 동손 남쪽, 하이퐁 항구단지“에 추가로 기뢰를 설치하였다. 이들 역시 72시간의 유예세팅을 하였다. 한편 하이퐁의 중립국선박들 중 9척은 유예기간에 철수하였다. 그러나 27척은 그대로 남았다. 또한 하이퐁을 향하던 소련과 친소련계 선박들은 기뢰투하 소식에 방향을 돌렸다.

11,108개에 달하는 미군의 기뢰는 월맹군의 보급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였고 결국 평화회담의 테이블로 나오게 만들었다. 하지만 평화회담의 결과는 미국으로 하여금 자기가 뿌린 기뢰를 스스로 처리하게 하였으니 후일의 이야기지만 참으로 아이러니라 하겠다. 아무튼 5월9일의 봉쇄로 월맹과 미국은 사활을 건 한판을 피할 수 없게되었고 5월10일부터는 “프리덤 트레인”작전이 라인배커1로 재명명 되었다. 바야흐로 치열했던 라인배커가 시작되는 것이다 (참고로 최초 개명은 롤링선더 알파였으나 당일 바로 라인배커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