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Rolling Thunder

◇ Act 13. 미그의 역습 ◇

(MiG strikes back)

       This document was updated at 2000. 10. 1

오퍼레이션 볼로이후 미공군과 해군의 공중우세가 확고해지면서 1967년 6월에서 7월에 걸쳐 미그기들의 모습은 거의 찾아볼수가 없게 되었다. 따라서 미항공전력의 상대는 이제 대공포와 지대공유도탄뿐인것으로 보였다. 미국측이 항공우세를 통하여 북베트남에 대한 폭격을 강화하면서 점차로 그 목표가 월맹의 수도인 하노이쪽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하지만 월맹공군이 완전히 꼬리를 내린 것은 아니었다. 이때까지 전력의 열세를 통감한 월맹공군은 다시 전력보충을 위해서 출격을 삼가고 있었으며 중국국경지대의 안전지대에서 소련과 중국 군사고문의 도움으로 다시 맹렬한 요격훈련을 시행 하였다. 약 두달간의 맹훈을 통해서 어느정도 실력을 갖춘 미그요격기 부대는 다시 회복하는 기미를 보였으며 7월말에 이르러 드디어 다시 미그가 출몰하게 되었다. 항모 본 홈 리차드 호에서 발진한 VF-24소속의 F-8 크루세이더 전투기 편대가 7월 21일 드디어 월맹의 미그-17 편대와 조우한 것이다. 이날 F-8E 전투기들은 미그-17의 편대를 맞아 공중전을 전개하여 기관포과 사이드와인더로 각 1대씩의 미그를 격추시켰다.

[ 비상 출격의 경보를 받고 자신의 기체로 뛰어가는 월맹 조종사들, 얼마안되는 훈련을 받고 미군기들과 싸우기위해 날아오른 용사들이다. ]

1967년 8월이 되자 월맹공군의 세력은 수적으로는 오퍼레이션 볼로 이전보다 우세해졌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미그의 요격이 시작되었다. 대거 전선에 복귀한 미그-17과 21은 이전과 비슷한 미공군과 해군의 호위 전투기 부대의 약점을 노리는 전술을 사용하였다. 우선 북베트남의 미그-21은 이전의 전술을 보다 집요하게 구사하기 시작했다. 우선 초저공으로 목표 공역까지 비행하여 미공군의 EC-121 레이더 감시기나 F-4C의 공중초계(CAP)으로부터 레이더 탐지를 피하였다. 지형지물과 저고도를 이용하여 성공적으로 침투한 미그-21기들은 미군의 공격부대가 침투해오는 경로에 매복하고있다가 지상관제요원의 지시에 따라서 미군기들의 후방에서 특유의 급상승능력을 이용하여 튀어 올랐다. 이 전술이 제대로 구사된 경우에는 미그-21들이 구름위로 상승했을때 미군기들은 후방경계가 제대로 되지 않는 상태였으므로 단숨에 미군기들의 6시라는 절호의 공격위치를 확보할 수가 있었다.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전술에 걸린 미군전투기나 공격기들은 몰래 후방에서 전속으로 다가온 미그-21이 아톨 미사일이나 기관포를 난사하며 공격해올때까지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미그-21의 상승속도는 해면고도에서 3만피트까지 상승하는데 단 1분이면 가능하였으므로 EC-121 레이더 경보기의 레이더에도 공격이 임박한 시점에서 십여초전에서야 비로소 탐지가 몇차례 되었을 뿐이었다. 또한 레이더에 탐지가 되어 미그 접근의 경보가 발령된다 해도 미그-21은 소형인데다가 특히 정면에서의 노출 면적이 작아 미군조종사들이 육안으로 이를 확인하기는 매우 어려웠다. 특히 후방시계가 불량한 팬텀을 비롯한 미군의 대부분의 전투기, 공격기들은 후방에 갑자기 돌출한 이 미그를 탐지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던 것이다. 특히 이 미그-21의 공격전술은 이러한 유리한 상황에서도 단 한차례의 기습적 공격 패스후에는 다시 공중전에 복귀하지 않고 전속 급강하 이탈을 하는 히트앤드런 작전을 구사하고 있었으므로 미 호위 전투기들의 반격은 거의 불가능했다.

[ 은빛 도장의 미그-21PF, 주익에 살짝 가린 동체의 국적마크는 월맹공군의 것으로 보인다. 실은 미국의 한 박물관에서 전시를 위해 도색해 놓은 것이다. ]

8월 23일의 비엔 조차장 공습작전에서 미공군이 이러한 전술에 최초로 노출되었다. 돌연 2대의 미그-21이 저공에서 갑자기 고도 7600미터의 구름위로 튀어나왔으며 MiG CAP (전투초계비행)을 실시중이었던 팬텀편대에게 기습적으로 아톨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이 미그-21기들은 북베트남 공군의 에이스였던 누엥 방콕 대위가 지휘하는 편대 소속이었다. 이 당시의 공중전 상황에 대해서는 베트남 참전 조종사들이 전후에 발행한 '노란별의 에이스들'이라는 책에 피격당시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

"그 미그기들은 빠른 속도와 운동에너지를 이용하여 우리의 후방에서 강하하며 공격해왔다. 북베트남의 지상관제요원은 우리의 정보를 끊임없이 그 미그들에게 전송하는 것이 분명했다. 미그들이 저공에서 갑자기 튀어 올라왔을때 이미 그들은 우리의 후방을 완벽하게 차지했으며 우리편대의 4기의 F-4D는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미그의 공격을 눈치챘다고 생각하는 시점에서 이미 미그-21은 우리를 완전하게 조준하고 있었다. 곧 2발의 아톨 공대공 미사일이 선두기와 4번기를 향해 날아왔으며 4번기는 엔진에 명중탄을 맞고 공중폭발해 버렸다. 선두기도 날개가 화염에 쌓여 비행이 불가능해 졌으며 조종사들은 탈출을 해야만 했다. 정신을 차리고 반격을 위해 선회할무렵에는 이미 미그-21들이 모두 구름 아래로 사라져버리고 없었다."

월맹측의 기록에 따르면 이날 미그가 발사한 2발의 아톨 공대공 미사일은 미군기들이 공격을 탐지하기전에 이미 이들을 록온하고 있었으며 이날 공격의 주역이었던 2대의 블루 밴디트들은 나머지 팬텀들이 반응 하기도 전에 지상으로 사라져 버렸다. 기습공격에 어리둥절하고 당황한 팬텀편대는 4기중 2기를 서전에 잃었으나 공격기편대들이 작전을 계속 수행하기로 하였으므로 전우들을 잃은 분노속에서도 미그-21을 계속 추적하지 못하고 계속 공격기들을 엄호해야 하였다. 그러나 이날 미그의 습격은 여기서 그친 것이 아니었다. 이 공격기편대가 목표상공인 비엔 철도 조차장의 상공에 이르자 이번에는 미그-17 3기가 날아올랐다. 또한 공격기들의 상공에서 1기의 미그-21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팬텀의 호위편대가 미그-21에게 신경을 쓰는 사이에 다른 방향에서 접근해오는 미그-17의 요격을 알아챈 공격기 편대의 F-105 썬더치프편대의 일부가 공격을 포기하고 폭탄을 버린후 20 mm 기관포를 이용하여 미그와 공중전으로 돌입하였다. 하늘은 미그-17, 21, F-4, F-105들이 섞여서 혼전을 벌이는 일대 혼란의 전쟁터가 되었다. 먼저 F-4 팬텀이 원거리에서 미그-17을 포착하고 먼저 2발의 스패로우 공대공 미사일로 선제 공격을 시작했다.

[ 새로 인수받은 미그-21을 점검하는 월맹 조종사, 아톨 미사일과 결함한 미그-21의 존재는 미국으로써는 참으로 골치아픈 것이었다. ]

그러나 이 미사일들은 미그가 아닌 동료 팬텀을 추적하고 있었다. 놀란 조종사가 후방석의 RIO에게 록온을 풀라고 소리쳤다. 다행히 이 미사일들은 록온을 풀어 버리자 지상으로 사라져 버렸다. 이러는 동안에 폭탄투하 코스에 접어든 F-105의 후미에 미그-17이 2기 따라 붙었다. 계속적인 기총사격에 의해서 F-105 1기가 기체에 여러발의 명중탄을 맞았으나 피격은 모면하고 귀환 코스로 도주했다.

이사이에 다른 F-105가 우군기를 쫒는 미그-17에게 반격을 시도했다. 이 썬더치프의 조종사는 데이빗 월드롭 중위로 폭격을 끝내는 순간 아군의 F-105가 미그에게 꼬리를 물리자 즉시 애프터버너를 점화하며 미그의 후방으로 달려들었다. 그후 F-105를 조준하는데 정신이 팔린 미그-17을 완벽하게 포착한 월드롭 중위의 썬더치프에서 20mm기관포탄이 불화살처럼 날아가 미그-17에게 명중했다. 미그의 날개에서 불꽃이 뿜어져 나왔으며 날개가 부러지면서 미그는 지상으로 곤두박질쳤다. 이 교전을 보고있던 팬텀 조종사는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그것은 정말로 멋진 장면이었다. 미그-17은 테일파이프에서 화염을 뿜으며 지상으로 격돌해버렸다. 그 후방에는 보기좋고 큼직한 써드(F-105)가 기수에서 불을 토하며 미그를 추격하고 있었다. 마치 백상어가 큰 아가리를 벌리고 먹이를 공격해오는 장면 같았다."

[ 월드롭 중위의 건카메라에 잡힌 이날의 전투장면, F-105를 추격하는 미그-17을 조준하고 있다. 잠시후 미그-17은 20mm 기관포탄 세례를 받고 격추되었다. ]

이후 이 과감한 F-105의 조종사 월드롭중위는 또 다른 미그-17 2기의 배후로 돌격해 들어가면서 85도 정도의 후미 약 100미터의 거리에서 기관포를 발사하여 한 대를 명중시켰다. 그러나 피탄된 미그가 급히 격추를 모면하기 위해 구름속으로 도주하자 그는 다시 그의 써드를 역방향으로 횡전시켜 미그를 재차 포착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급격한 기동에 의해서 써드의 자이로가 혼선을 일으켜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월드롭중위는 마비된 조준경을 사용하지 않고 육안조준으로 편차를 잡아 기관포를 다시 퍼부어댔다. 결국 구멍투성이가 된 미그-17은 공중 폭발해 버렸다.

이렇게 되자 더이상의 공중전을 없었으며 나머지 남은 미그기들은 사라졌고, 결국 공격에 실패한 미군기들도 귀환 코스에 올랐다. 이날의 월맹측의 전과를 살펴보면 초전에 기습에 성공한 미그-21의 수훈으로 미군의 팬텀 2기가 격추되었으며 1대의 F-105D가 미그-17의 사격으로 큰 손상을 입었으나 무사히 귀환하였다. 반면 미그-17 2기가 피격되는 손실이 있었다. 미군측의 전과는 팬텀이 아닌 써드가 기록하였으며 용맹과감한 조종사의 수훈으로 미그-17 2기가 피격되고 1기가 손상을 입었다. 스코어상은 비슷했으나 사실상 이날의 전투는 미군의 공격이 실패하고 팬텀 2기를 포함한 손실까지 큰 판정패였다. 특히 아톨 공대공 미사일이 후방에서 강하하면서 후방에서 발사되는 경우 매우 위험한 무기라는 사실이 새로 인식된 것이다. 결국 이 시점에서 미그의 요격전술이 매우 효과적임이 입증되었고 이러한 미그의 역습에 미군은 효과적인 대응방법을 찾아 다시 당황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