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olitle

Part 1: Rolling Thunder

(inside of war)

This document was updated at 2000. 10. 29

1968년이 얼마 남지않은 베트남, 상공에서는 미군기들과 월맹공군기들의 전투가 치열해지는 양상으로 가고 있었다. 하지만 본 연재는 어디까지나 항공전에 국한해서 진행하고 있으며 이글로 인해서 마치 베트남전의 주체가 항공전이었다고 생각해서는 안될 것이다. 베트남전은 근본적으로 지상전이었으며, 하늘에서의 승패가 어땠었던가에 관계없이 지상에서는 끝없는 수렁에 빠져드는 듯한 전황속에 미육군은 환멸을 느껴가고 있었다.

[ 전투에 투입되는 미보병대, 베트남의 정글에서 이러한 헬기는 보병의 발과 같았다. 정글로 이루어진 베트남의 전장은 이처럼 보병으로 보병을 제압해야 하는 것이었으며, 따라서 미군의 전사자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결과가 나타나게 되었다. ]

정글에서 벌어지고 있었던 전선없는 전쟁, 이른바 수색섬멸전이라고 하는 소대단위의 작전이 월남전의 전형을 이루고 있었으며, 덥고 끈적끈적한 월남의 정글속에서 작전을 위해 출동한 미군병사들은 적을 만나기전에 지뢰, 부비트랩, 각종 독충과 독사, 참을수 없는 습한 더위와 싸워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미군의 막강 화력과 최신 무기에도 불구하고 사상자의 수가 견딜수 없을 정도로 늘어가고 있었다. 게다가 도무지 싸움의 끝이 언제인가는 참으로 멀기만 해보였다. 미군은 자신들이 빠져든 전쟁이 그동안 역사상 가장 미군이 개입한 전쟁중 가장 긴 전쟁이 되어가고 있는 것에 놀라고 있었다. 이것이 베트남전의 진면목이었으며, 미군은 장성부터 전선의 사병까지 이 전쟁에서 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편, 1968년에 들어와 벌어졌던 최초의 공중전은 참으로 특이한 상황이었다. 이것은 리마사이트85 라고 불리웠던 라오스영내의 한 지상레이더 기지의 상공에서 벌어진 미군의 헬기 1대와 북베트남 AN-2 프로펠러 복엽기 3대간에 벌어진 공중전 상황이었다. 이 레이더기지는 미군이 B-52편대의 공격을 유도하는데 사용하거나 다른 공격기부대의 유도를 위해 설치되었으므로 월맹군은 이 기지를 파괴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공격을 감행해왔다. 보병을 태운 AN-2 3기가 리마사이트를 점령하기 위해 내습해 왔는데, 이때 한대의 미군 헬기가 즉각 응전에 나섰다. 양측 모두 공중전을 위한 고정무장이 없는 상태였으므로 탑승원들이 소지한 총기류에 의한 교전이 벌어지게 되었다. 교전이 시작되자마자 AN-2 1대가 엔진에 총탄을 맞고 추락했으며, 이틈에 폭격을 감행하려던 AN-2기가 다시 추격해온 헬기에 의해서 격추되었다. 이어 남은 AN-2기 1대가 추가로 손상을 입고 도주하던 중 약 30km지점에서 결국 추락했으며 공격은 실패로 끝났다. 단 한대의 헬기가 3대의 AN-2기의 공중공격을 막아냄으로서 리마사이트85는 위기를 넘겼다. 월맹측에 있어서는 참으로 한심한 결과였고 미군측에게는 참으로 다행한 결과였다. 이날의 치욕적인 실패에 더욱 열받은 월맹군은 그후 수차례의 기습을 감행했으나 번번히 실패하고 말았으며 약 2달이 지난 3월경에서야 격렬한 지상공격을 감행하여 이 리마사이트를 점령하는데 성공했다.

[ 정글의 바다위에 살포되는 고엽제, 방해가 되는 정글을 말려죽여서 없애 버리겠다는 다분히 미국적인 발상의 산물이었다. 물론 효과는 거의 없었고, 이 약에 노출된 많은 사병들이 전후에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

하지만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베트남전쟁의 주체는 지상전이었다. 무장헬기와 항공기의 근접지원은 베트남전에서 대단한 위력을 발휘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사실 그 효과는 전장의 특성상 대단히 감소되고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었다. 미군의 항공전력이 최대의 위력을 나타내는 탁트인 공간에는 절대 월맹군이나 베트콩이 모습을 나타내려 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지상전투는 정글속에서 벌어졌으며, 이러한 정글에서의 월맹군의 활동은 공중감시로는 아무리 정교한 장치를 동원해도 파악하기 힘들었다. 지상전에서의 고통을 덜어보고자 미군은 이른바 고엽제라 불리워진 노란색의 화학약품을 북베트남군이 활동할것이라 예측되는 밀림에 뿌려대기 시작했다. 정글을 황폐화 시켜서 지상전투를 쉽게하고 항공지원의 효과를 배가시킨다는 발상하에 시행된 이 고엽제 살포는 너무나 비인간적인것이었으며, 훗날 수많은 기형동식물을 발생시켰고 이 고엽제의 후유증으로 수많은 병사들이 전후 수십년동안 신경마비 및 각종 질병으로 고생을 하게되었다. 물론 이 고엽제의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스러웠다.

[ 호치민 루트에 융단폭격을 감행하고 있는 B-52, 이런 호된 폭격에도 불구하고 호치민 루트는 끝가지 유지되어 월맹군의 보급선 역할을 했다. ]

한편, 월맹군은 '일명 호치민 루트'라고 불리던 라오스나 캄보디아를 통하는 작은 오솔길과 같은 보급로로 사람과 자전거, 말등을 동원하여 전쟁물자를 최전선으로 실어날랐으며 이 보급부대야 말로 미군이 가장 골머리를 썩는 존재였던 것이다. 이러한 보급로의 차단을 위하여 미군은 특별히 설계된 새로운 항공기들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AC-130 스펙터 건쉽과 AH-1 코브라공격헬기등이 이러한 보급부대와 물자를 포착하여 공격하기위해서 활동을 시작했으며 이들 항공기에 부착된 야간 저광량전자 광학 센서와 적외선 추적장치들의 위력으로 야간에도 남쪽으로 향하는 월맹 보급부대를 강타할수 있었다.

특히 가장 주요했던 보급로였던 '무 지아 고개'와 같은 지역에 대해서는 B-52까지 동원한 무자비한 폭격이 매일 가해졌다. 이러한 보급로에 대한 미군의 집착은 대단하여 북폭이 중단된 기간에도 예외적으로 끊임없이 폭격이 실시되었다. 1968년 월남의 최대 명절이던 테트 (우리 나라에서는 설날이죠...)에 월맹군과 베트콩들이 조직적으로 출현하여 베트남 전역에서 최대의 공세를 시작했다. 이른바 테트대공세라고 불리운 이 작전에서 월맹군의 기습에 가까운 공격과 사방팔방에서 출몰하여 공격을 해온 베트콩들로 인하여 미군과 남베트남군은 상당히 혼란에 빠졌다. 하지만 이러한 전면전은 오히려 미군이 더 원하던 바와 같아서, 밀집된 월맹군이나 베트콩부대에 대해 미군의 항공전력이 막강한 화력을 과시하고 육군의 중화기들도 그 위력을 발휘하였다.

[ 전장을 돌진하는 월맹군 병사들, 테트공세중의 한 컷이다. 전면적인 시가전이 남베트남의 거의 모든 도시에서 동시에 벌어졌다. ]

실제 이날의 공세는 양측에 막대한 희생자를 가져왔고 물론 공격측이었던 월맹군이 더욱 격심한 피해를 입었다. (작전에 투입된 월맹 정규군, 베트콩들의 과반수가 전사했음.) 피해를 견디다 못한 월맹군이 공격에 실패하고 철수함에 따라서 이날의 참상은 끝이 났다. 월맹이 의도했던 전면적인 남베트남의 붕괴는 일어나지 않았고 일선의 정예부대들이 막대한 타격을 받아 한동안 다시 전력을 회복할 기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월맹의 보구엔 지압장군은 다음과 같은 말로서 테트공세에 의미를 두었다.

'우리는 우리의 목표중 하나만 달성했을뿐 나머지는 모두 실패했다. 그러나 우리가 이룬 하나의 성과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 적은 이른 바 심리적으로 대단한 상처를 입었을 것이다.'

[ 월남을 구원하기 위해 따이한이 왔다! 1965년 미국의 집요한 요구로 인해서 월남 파병이 결정된 한국군 맹호부대 장병들이 행진하고 있다. ]

( foxmouse생각 : 얼마전 한겨레신문사에서 돈받고 싸운 용병들 이라느니 하는 헛소리를 써대서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으신 분들이 많다던데... 조국과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위해서 젊은 청춘을 전장에 바친 분들에게 그게 무슨 짓일까요? 베트남전에서 한국군 전사자는 5000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분들에게 진정으로 고마워해야 합니다. )

테트공세후 전장의 변화는 그의 말대로 되가고 있었다. 이 테트공세는 월맹측으로서는 큰 손실을 입고 실패한 것처럼 생각될 수도 있으나 미국측에 큰 충격을 주게 되었고 미군이 이 전쟁을 더 이상 지속하는 것에 큰 부담을 주었다. 지겹도록 덤벼드는 월맹과 베트콩의 전의에 밀린 미군은 이제 베트남전의 수렁에서 벗어나고자 하였다. 차차로 최일선에서 미군의 수를 줄이고 각 전투부대의 남베트남인화를 시행하였으며 화기와 기타장비는 미군이 제공하되, 전투에서는 남베트남이 책임을 지는 쪽으로 일선 부대가 개편되가고 있었다.

이것은 미지상군이 베트남에서 철수하는 것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했다. 따라서 베트남 항공전의 1부에 해당하는 '롤링썬더 작전'은 미군 지상부대의 철수가 점차로 임박함에 따라서 역시 막바지를 향해서 나아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