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document was updated at 2000. 2. 17
ACT 9. 임멜만 기동 (Immelman maneuver)
전술의 아버지라 불리운 오스발트 뵐케와 함께 전쟁초반의 쌍두마차였던 막스 임멜만은 적기와 마주쳤을 때에 대응하는 효과적인 기동술의 발전에 많은 업적을 남긴 인물이었다. 같은 부대내에서 항상 뵐케의 그늘에 가려 있던 임멜만은 1915년 7월 30일 소위로 진급하면서 수령한 포커 아인데커 III기를 인수하면서 새로운 전설의 시작을 알렸다.
[라일의 독수리,
막스 임멜만]
1915년 8월 1일의 도우(Doui)에 주둔하고 있던 제 62비행대의 상공에 이른 아침의 여명속에서 영국공군의 BE2C 폭격기 10대가 기습해왔다. 요란한 엔진음과 폭발음에 놀라 선잠을 깬 임멜만이 막사를 뛰어나와 하늘을 쳐다보니 영국기들이 폭격을 끝내고 돌아가려는 모습이 보였다. 이때 옆에서있던 뵐케가 격분하여 내복바람으로 아인데커기에 올라 시동을 거는 모습을 본, 임멜만은 처음 비행해보는 아인데커기로 뛰어올랐다. 이들 두명의 조종사가 최고속도로 영국기들을 추격하기 시작하면서 거리는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때 오스발트 뵐케는 자신의 기관총이 고장나 있음을 발견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안 뵐케는 임멜만에게 돌아가겠다는 신호를 하고는 귀환길에 올랐다.
그러나 임멜만은 끝까지 추격을 포기하지 않고 홀로 맨 뒤에 처져있던 BE2기를 사정권에 넣고는 기총사격을 가했다. 결국 60여발정도가 발사되었을 때 그의 기총역시 고장이 났다. 그러나 여러발의 명중탄을 맞은 BE2기는 스핀에 빠져 추락해 가고 있었다. 그러나 최후의 순간에 이 BE2의 조종사였던 영국의 레이드 소위는 간신히 동체착륙을 성공시켰으나 그의 팔이 부려져 버렸다. 그때 그의 뒤쪽에 착륙한 임멜만이 다가왔다. 레이드는 임멜만에게 악수를 청하며 "당신같은 사람은 처음 보았습니다. 정말로 굉장한 사격솜씨로군요." 라며 적을 칭찬했다. 그는 임멜만의 첫 번째 제물이 된 것이었다.
이 전공에 의해서 1급 철십자 훈장을 받은 임멜만은 8월 26일 두 번째 격추를 올렸으며, 그 다음날에도 전과를 올렸다. 그와 뵐케는 포커의 징벌을 선도하는 하늘의 사신이 되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임멜만 턴- Immelman Turn
: 적기의 상공에서 강하하여 적기의 상면을 강타한후 이 속도를 이용하여 상공으로
급상승후 방향을 돌려 적기들이 반응하기 전에 귀환하거나 다시 공격의 주도권을
쥘수 있었던 아인데커의 효용을 극대화 시킨 기동술로서 현대의 임멜만 턴과는 약간
다른 개념이다.]
이 우세한 시기에 임멜만은 전투기동술에 대한 연구에 전념했다. 결국 전방사격이 가능한 아인데커를 최대한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유명한 기동술을 창안했다. 적기보다 약간 높은 고도에서 공격적인 강하와 함께 사격을 퍼붓고는 절반루프를 시행하여 적기가 따라올 수 없는 고도와 방향을 미리 선점하여 다시 공격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이 기동술은 이후 '임멜만 기동'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싱크로나이즈 기어의 비밀이 적에게 노출될 것을 두려워하여, 소극적인 공격작전을 명했던 상부에 대해, 그는 이 포커아인데커가 공격적인 무기가 될 수 있음을 주장했고 적극적인 초계비행과 연합군 항공기에 대한 공격적인 접근방법을 개발했다. 결국 그와 뵐케에 의해서 포커 아인데커는 '포커의 징벌'이라는 신화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1915년 10월에 임멜만은 5대째의 격추를 기록해 에이스가 뒤었다. 이무렵 뵐케와 임멜만은 서로 다른 부대에 배속되었으며 이후 이들 둘은 가장 강력한 경쟁자이자 동료로 독일전역에 명성을 떨치고 있었다. 1916년 1월 이 두 에이스는 나란히 8기의 격추를 기록하여 독일공군내에서 최초로 '오든 퍼르 메릿' (Orden Pour le Merite, 블루 맥스-The Blue Max 라고 더 알려졌던 최고의 무공훈장)을 동시에 받았다.
[Blue Max :
Orden Pour le Merite - 1740년 프러시아의 프리드리히 황제가 제정했던 최고의 훈장으로
전시에 최고의 용기와 전공을 세운 군인들에게 수여되었다. 이후 3번째의 Blue Max는
만프레드 폰 리히토펜이 수상하였으며, 1차대전중에 총 81명의 에이스들이 이 훈장을
수상했다.]
이후 1916년 6월에 이르러 솜므강 일대에서는 연합군기들이 수적 우세를 이용한 공세에 나서 치열한 공중전이 벌어졌다. 그러나 연합군 조종사들은 그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아인데커의 이점이 매우 크다는 것을 통감했다. 한 순간의 선택으로 결판이 나는 공중전에서 편리한 싱크로나이즈 기어는 최대의 무기가 되었던 것이다. 이후 임멜만은 15대의 적기를 격추시켜 뵐케와 함께 공중을 지배하는 에이스로 적진에서까지 '라일의 독수리'라는 별명과 함께 명성을 높였다. 단지 이들 두 사람에 의해서 연합군기 40여대가 격추되어 버렸다. 그러나 포커 아인데커의 공중우세는 새로운 연합군기들의 도전을 받게되었다.
1916년 6월 18일 임멜만이 이끄는 아인데커 4기 편대가 영국공군 제 25비행대대의 FE2C기 7대를 만났다. 렌즈근처의 공역을 초계중이던 임멜만은 즉시 공격을 명령했고 하늘은 양군의 기체들이 섞에 치열한 혼전에 빠져들었다. 공중전이 한창 가열되면서 급박한 상황이 계속 벌어졌다. 그런데 갑자기 임멜만의 기체가 균형을 잃고 수직으로 떨어져가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동료기들이 애타게 쳐다보는 가운데 독일공군의 영웅이 지상에 격돌해 한줄기 연기가 되어 버렸다.
임멜만의 죽음에 대해서는 독일측과 영국측의 보고서가 달랐다. 독일군에서는 임멜만의 싱크로나이즈 기어가 고장을 일으켜 프로펠러가 총알에 맞아 부러져 버려 추락했다고 발표했으며, 영국측은 당시 전투에 참가했던 윌러 하사의 기총사격에 맞아 격추되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어쨌든간에 임멜만의 죽음은 아인데커의 우세했던 시기가 끝나가고 있음을 의미했고, 얼마뒤 그의 뒤를 이어 뵐케도 전사하게 되어 전 독일군의 사기는 크게 저하되었다. 그리고 연합군의 반격이 시작되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