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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11. 영국의 호커 (British Hawker)
1차대전초 공중전이 한창 가열되어 가던 전선의 하늘에서, 독일에 뵐케가 있었다면, 영국에는 호커가 있었다. 사자의 용기와 영국 기사의 예절을 가진 영국 공군의 선구자였던 레이노 조지 호커는 1911년 공병장교로 임관한후 조종사 요원으로 선발되어 그의 재능을 발할 기회를 얻었다. 1915년 4월 BE2C기에 3발의 조악한 폭탄과 수류탄을 탑재하고 출격했던 호커는 독일군의 제펠린 비행선을 목격한 후 공격을 결심하고 추격을 시작했다. 적의 치열한 대공포화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접근에 성공한 호커는 고도 200피트에서 제펠린 비행선의 상면에 폭탄을 명중시켰다. 이 전공으로 호커는 DSO훈장을 수여받아 그의 화려한 에이스경력을 시작했다.
[영국공군
최초의 에이스이자 유능한 지휘관이었던 레이노 조지 호커]
1915년 초반에 영국의 비행대대는 1-2대의 단좌형 스카우트기를 전개했었는데 독일항공기가 전선에 침투를 계속하자 이 스카우트기들에도 소총등을 무장하여 전선에 투입되었다. 그러나 단좌항공기의 경우 한명의 조종사가 조종과 사격을 같이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이런 어려운 경험을 한 호커는 그의 스카우트에 프로펠러를 피할수 있도록 기관총을 고정했다. 사실 오른쪽 아래로만 공격을 할 수 있었지만 그는 이런 기술적 어려움에도 독일의 정찰기의 왼쪽위에서 침착하게 조준사격하여 최초의 적기를 격추시켰다.
후에 호커는 그의 브리스톨 스카우트 제 1611호의 윗날개위에 루이스 기관총을 눈으로 조준사격할 수 있도록 고정시켰다. 1915년 4월부터 벨기에의 이프루에서는 독일군과 연합군의 대규모 격전이 있었으며 곧 양측의 항공기들이 하늘에 대거 출격하여 서로를 공격했다. 7월 25일 호커는 그날의 첫출격에서 독일의 아비아틱 C 복좌 전투기 2기를 공격하여 차례로 격추시켰다. 그리고 오후에 재출격하여 독일의 알바트로스 복좌기를 만나게 되자 높은 고도에서 태양을 등지고 하강하며 공격했다. 알바트로스 후방석의 관측사가 맹렬한 기관총 사격을 해왔으나 그는 이에 아랑곳 하지도 않고 저돌적인 공격을 하여 엔진을 명중시켰다. 독일기는 스핀에 빠져 원을 그리며 떨어졌고 관측사는 기체밖으로 떨어져 버렸다. 이날 하루에만 3기의 격추를 기록한 호커는 영국의 공군의 영웅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날 호커가 격추시킨 3대의 전투기는 모두 후방석에 기총이 장착되어 후방 공격을 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었으며, 이 전공으로 그는 조종사로서는 처음으로 빅토리아 십자훈장을 수여받았다.
1915년 말부터 독일 아인데커들이 공중을 장악하여 연합군 전선에서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자, 영국 최초의 순수한 단좌 전투기인 DH2로 편성된 제 24비행대대의 지휘관으로 부임했다. 이때 그의 나이는 약관 25세였고 계급은 벌써 소령이었다. 1916년 4월부터 프랑스 북부의 격전지 솜므강 유역에서 독일의 아인데커기들과 영국의 DH2기들이 조우하는 일이 빈번하여 치열한 공중전이 전개되었으며, 영국의 DH2기들은 아인데커보다 우수한 비행성능으로 기대 이상의 능력을 발휘하며 분전하고 있었다. 그해 10월 독일의 영웅 오스왈드 뵐케의 야스타2가 호커의 제24비행대대와 조우하여 치열한 공중전이 벌어졌으며 이날의 전투에서 뵐케는 치명적인 충돌사고로 추락해 사망했다. 이날을 정점으로 제 24비행대대는 더욱 공격적인 전투를 전개하여 6-7월에 걸쳐 독일기 40여대를 격추하는 영국 최고의 비행대대가 되었다.
그러나 뵐케가 그랬듯이 이 젊은 영웅의 최후도 너무 빨리 찾아왔다. 독일은 이미 DH2를 확실히 능가하는 새로운 전투기 알바트로스 D I과 D II, 할버스태트 D형등을 전선에 배치하기 시작했고 영국 궁군에게 반격을 가한 것이다. 1916년 11월 23일 DH2 4기편대를 이끌고 솜므강유역을 초계중이던 호커는 독일의 알바트로스 D II기 5기의 편대를 만나게되어 공중전을 전개했는데 시대에 뒤떨어진 DH2로 알바트로스의 우수한 성능에 맞서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게다가 이 편대의 지휘관은 떠오르는 독일 최고의 에이스인 만프레드 폰 리히토펜이었던 것이다. 호커는 리히토펜과의 1:1 공중전 도중 장렬한 최후를 맞이하게 되었다. 그는 총 9기의 공인격추기록을 끝으로 생을 마감했으며, 리히토펜의 11번째 희생양이 되었다.
비록 격추기록으로는 9대에 불과하지만 영국공군의 초창기를 이끌었던 대표적인 에이스이자 능력있는 지휘관으로의 호커는 영국공군 최초의 영웅으로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