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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12. 알바트로스 쇼크 (Albatros Shock)
[ 새로운 독일의 전투기 할버스태트 D II, 알바트로스 D시리즈와 더불어 독일군에게 공중우세를 되찾아준 기체이다. ]
1916년 9월 여름이 끝나갈 무렵, 드디어 새로운 독일전투기들이 대거 날아올랐다. 연합군 조종사들은 전에 보지 못했던 독일의 신형전투기들을 보았으며 곧 이들의 성능이 매우 우수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것은 포커의 징벌 이후 연합군측으로 넘어왔던 짧은 우위의 기간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했다.
[ 전혀 새로운 전투기 - 알바트로스 D I, 본격적인 공중전에
대비해 새로이 설계된 기체로 시험비행에 참가했던 64비행대의 뮬저 대위가 사고로
목숨을 잃는등,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결국 공중전용 전투기로 태어났다. ]
이시기의 독일 전투기들은 할버스태트 DII와 알바트로스 D시리즈가 대표적이었으며, 그 선봉에는 마치 상어를 연상시키는 혁신적인 유선형의 동체와 날개를 편 독수리와 같은 아름다운 날개를 가진 알바트로스 D. I과 D.II기들이 있었다. 전쟁전에 설계가 시작되었던 이전의 항공기들과는 달리 개전후에 순수하게 공중전을 위해 설계가 시작되었던 알바트로스는 기존의 항공기들에 비해서 한 차원 높은 성능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D.II에 이르러서는 대폭 성능이 향상되어 대부분의 연합군 전투기들보다 빠르고 기동성이 좋았으며, 최초로 스팬다우 기관총 2정을 표준무장으로 갖추고 있었다. 이는 당시의 기준으로 볼 때 매우 강력한 중무장이었다. 포커 아인데커의 경우 개량형에서 기관총을 2정또는 3정까지 달았던 예가 있으나 늘어난 중량으로인한 기체의 성능저하로 매우 실망스런 결과를 보인적이 있었다.
[알바트로스 D II - D I을 더욱 개량한 기체로 더욱 우수한
성능을 자랑했다. 날렵한 유선형의 기체 디자인은 이전의 다른 기체들과는 격이 다른
우수한 설계를 한눈에 보여주고 있다.]
알바트로스기들이 본격적으로 보급되어 전선에 대거 투입되면서, 영국군이 맡았던 전선에서는 영국의 B.E.2나 D.H.2기들이 알바트로스 D.II를 앞세운 독일 야스타중대에게 무참하게 격추당했다. 비교적 신형인 솝위드 펍이나 뉴포트 17기들조차 선회성능을 제외한 다른 비행성능에서 알바트로스기들을 당해내지 못했다. 상승력과 속도에서 압도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결국 영국 전투기들은 다시 한번 독일전투기들의 먹이로 전락해 버린 셈이 되었다.
[알바트로스 전투기부대가 위세당당하게 도열해있다. 사진은
Jasta 12소속의 기체들]
영국군의 대표적인 에이스였던 레이노 호커 소령의 예가 이 기간의 전세를 가늠할수 있는 좋은 보기라 할수 있을 것이다. 1916년 11월 23일 호커는 D.H.2기들로 이루어진 편대기 4기를 거느리고 솜므강 상공에서 정찰비행을 하던중 독일의 2인승 정찰기를 발견하여 추격을 시작했다. 그때 아래쪽에서 접근해오는 5대의 알바트로스 D.II기들을 발견했다. 이 알바트로스기들의 편대는 다름아닌 뵐케의 후계자이면서 당대 최고의 독일조종사 리히토펜이 지휘하는 편대였다. 두려움을 몰랐던 호커가 지휘하는 D.H.2의 편대기들은 각각의 목표를 정하고 기총사격을 하며 돌격해 들어갔다. 이와 동시에 알바트로스기들이 편대를 풀고 산개하며 반격을 해왔다. 호커는 편대장으로 보이는 기체를 목표로 정했다. 이에 맞선 리히토펜은 1:1의 공중전을 전개했으며 나머지 알바트로스 4기는 순식간에 다른 D.H.2기들을 격추시키거나 전장에서 몰아내었다. 격추를 모면한 D.H.2기들은 연기를 끌며 반쯤 기울어진채로 기지를 향해 하강하며 도주했고 호커는 모든 동료기들과 떨어져 혼자가 되어버렸으나 공중전에 열중한 나머지 이 급박한 상황을 알지 못했다. 리히토펜과의 1:1 공중전에 빠져든 호커는 맞바람으로인해 기지로 귀환할 타이밍을 놓친채 계속 전투를 해야했다. 그러나 그는 조금도 주눅들거나 도주하려는 의사가 없었으며 어떻게든 리히토펜을 격추시키고자 했다. 힘이 좋은 알바트로스기와 기동성이 뛰어난 D.H.2기를 극한까지 조종하던 두 조종사는 날카로운 선회와 급격한 기동술을 펼치며 서로에게 조금의 양보도 없이 몇 발의 명중탄을 주고 받았다. 그러나 비행고도가 점점 낮아지면서 비행성능에서 떨어졌던 호커의 D.H.2기가 이리저리 방향을 틀면서 기지로 귀환하기 위해 저공으로 비행했다. 그러나 적의 용기와 솜씨에 감탄한 리히토펜도 이 맞수를 절대 놓치지 않으리라 결심했다. 우세한 속도와 비행성능으로 계속 호커의 기체를 압도하며 호커를 추격하면서 계속 기관총사격을 했다. 전선에서 불과 50야드를 남긴 지점에서 수백발의 탄환을 발사한 끝에 호커의 머리에 총탄이 명중했으며 그는 그 자리에서 사망했고 그의 기체는 지상에 격돌했다. 호커의 죽음은 리히토펜의 스승이었던 오스왈드 뵐케가 사망한지 3개월 뒤의 일이었고 그의 죽음후에 영국군이 겪게될 혹독한 시련의 시기였던 '피의 4월'을 예고하는 사건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