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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13. 피의 4월 (Bloody April)
개전후 3년째인1917년은 전투기들의 발달이 가장 비약적으로 이루어진 시기였다. 독일측에서 먼저 우수한 전투기들을 선보여 하늘을 장악하면 이내 연합군측이 또 새로운 전투기들을 다시 반격하는 치열한 전투기 개발경쟁도 이때 절정에 달했다.
1917년 2월, 알바트로스 D.II를 더욱 개량한 알바트로스 D.III기가 선을 보였다. 이 기체는 같은 시기의 연합군 전투기들에 비해서 속도와 비행성능이 더욱 월등하게 향상되어, 당대 최고의 전투기로서 손색이 없었다. 수많은 독일의 조종사들이 이 알바트로스기를 몰고 전선을 누볐으며 전쟁이 끝날때까지 알바트로스 D III를 구경할수 있을 정도로 이미 1차대전 전투기의 최대성능에 근접한 기종이었다.
[알바트로스 D III - 피의 4월을 주도하며 하늘을 휩쓸었던 당대 최고의 전투기였다.]
그리고 독일군의 야스타중대는 오스왈드 뵐케의 전투교범을 충실히 따르는 우수한 편대가 많았다. 결국 하늘에서의 전세는 급격하게 독일측으로 기울었다. 프랑스보다 영국전선의 피해가 심각했는데, 1917년 4월에는 영국조종사들이 역사상 어떤 전쟁에서도 찾아보기 힘들었던 대 참패를 거듭했다. 출격하는 비행기들의 반수가 돌아오지 못하거나 큰 손상을 입고 간신히 귀환했다. 영국의 전투기들은 대부분 알바트로스 D시리즈에 비해서 성능이 형편없이 떨어지고 있었으며, 기존에 보급된 DH2등의 전투기들이 아직도 일선에서 물러나지 않고 있었다. 결국 이들은 출격하는 족족 알바트로스의 먹이가 되었다.
[당대
최강의 위용을 자랑했던 알바트로스 D III는 화려한 색상을 도색했다. 독일의 에이스들은
개성있는 도색을 했으며, 이는 훗날 2차대전초의 유명에이스들에게도 전통으로 이어지게
된다. - 일러스트의 기체들은 야스타 11 소속의 기체들이다.]
영국측에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손실이 계속되었다. 단적으로 1917년 4월 한 달 사이에 120여대의 항공기들이 격추당했다.
이는 영국이 보유한 항공전력의 40%에 해당하는 엄청난 피해였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영국은 전사하거나 부상당한 조종사가 속출하여 보급된 비행기의 수에 비해서
조종사가 
모라라게 되었다. 결국 본국에서 전투비행교육을 제대로 마치지 못한
연습 조종사들까지 차출되어 전선에 배치되었다.
그러나 이들 중 대부분은 단지 몇 차례의 출격 후에 돌아오지 못했다. 살아돌아온 조종사들조차 하늘로 날아오르기를 두려워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도무지 그들에게 희망은 없는 것 같았던 것이다. 영국조종사들에게 1917년 4월은 '피의 4월'이라 불리웠고, 악몽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그들에게는 무엇보다 독일 전투기들에 맞설 수 있는 새로운 전투기가 필요했다.
[영국의 새로운 2인승 전투기 F.2b - 2인승임에도 뛰어난 기동성을 가진 기체였으며 카울링에 비커 기관총이, 후방석에는 2정의 루이스 기관총을 장비하고 있었다. 일반적인 2인승기보다는 단좌 전투기에 가까운 성능을 지녔으며, 독일 전투기들이 쉬운 먹이로 오인하고 후방에서 덤벼드는 경우 쓴 맛을 보는 경우가 많았다.]
드디어 연합군측도 이 위기를 통감하고 다급히 새로운 비행기들을 개발하는데 전력을 다했다. 결국 1917년 4월이 다 끝나갈 무렵에서야 이르러 알바트로스에 맞설 수 있는 신예 전투기들을 출격시킬 수 있었다. 이러한 새로운 전투기들 중에는 'Brisfit'이라는 약칭으로 알려진 F.2b 브리스톨기가 가장 먼저 선보였다.. 이 기체는 기관총을 3정이나 장착한 2인승기였는데 처음에는 승무원들이 기체에 적응하지 못하여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연합군의 조종사들의 경험이 쌓이면서 튼튼한 구조와 빠른 속도 및 후방을 방어할 수 있는 2인승기라 장점을 살려 독일군에게 큰 위협이 되었다.
[ SE5a - 솝위드 캐멀과 함께 전쟁 중 가장 우수한 영국 전투기로 평가받았던 기체로 뛰어난 안정성이 특징이었으며 따라서 조종하기가 쉬운 기체였다. 이외에 뛰어난 속도와 상승력과 알바트로스에 맞설 수 있는 기동성을 겸비한 기체였다. 엔진카울링에는 비커기관총을 장비했고, 날개위쪽에 루이스 기관총을 장비했다.]
1917년 5월에 이르러 기관총 2정을 장비하고 튼튼한 동체와 우수한 설계를 가진 영국의 S.E.5와 역시 우수한 비행성능을 자랑했던 솝위드 캐멀, 그리고 빠른 스피드와 기관총 2정을 가진 프랑스의 스패드 13기등이 등장했다. 이들 신형기들이 보급되면서 영국과 프랑스는 다시 독일군의 전투기들에게서 전선을 지켜낼 수 있었다. 성능이 대등해지면서 생산능력이 독일을 압도했던 연합군측은 계속적인 공급을 했으며 수적 우세가 점차로 연합군측으로 기울었다. 이렇게 되면서 전반적인 공중우세는 연합군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솝위드 캐멀 - 1917년 6월 선을 보인 기체로서 매우 가벼운 중량의 기체에 강력한 엔진을 부착하여 힘이 넘쳤다. 솝위드사가 야심차게 내놓은 걸작 기체였다.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었고 엔진 토크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상당히 불안정한 기체였으나, 이러한 불안정성을 이용할 줄 아는 경험많은 조종사가 다루는 경우 놀라운 선회성능을 과시했다. 초기형은 무장이 비커 기관총 1정으로 파일럿들의 불평을 샀으나 곧 2정으로 강화되게 되었다. ]
물론 독일도 연합군의 신예기를 제압하기 위하여 비슷한 시기에 독일군은 새로운 알바트로스 D.V를 보급했으나 알바트로스 D.III와는 큰 성능 차이가 없었다. 결국 항상 연합군기들보다 성능이 뛰어난 전투기의 개발을 해오던 독일측이 연합군에게 기술적인 면에서까지 따라잡힌 지경이 되었다. 알바트로스 D.V형에 큰 기대를 걸었던 독일 조종사들의 불평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이후에는 서로 상대를 능가하는 전투기를 개발하려는 경쟁이 점차 더 치열해지게 되었다. 결국 '피의 4월' 기간은 혹독한 패배의 기간이기는 했어도, 연합군에게 적어도 한가지 좋은 경험이 되었다. 그것은 고전 속에서 얻어낸 새로운 전술과 경험 많은 조종사들의 확보였으며, 이에 더해서 소모전이 되어가는 전쟁에 이기기 위해서는 우수한 비행기의 대량생산 능력이 승리를 결정 지을 요소라는 것이었다. 이제 양진영간에는 보다 새로운 전투기를 더 많이 생산해내고자 하는 경쟁이 시작되었다. 탄생한지 채 10년도 안되는 기간에 비행기는 전쟁을 통하여 엄청난 발전을 거듭하고 있었다.
결국 전투기들의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자, 양측간의 공중전은 점점 더 격렬하고 치열해 졌으며, 수 많은 전투기들이 엉켜 싸우는 대규모 공중전이 사방에서 벌어지게 되었고, 뛰어난 에이스들이 탄생했다. 하늘은 점점 더 강열하게 불타오르게 된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