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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document was updated at 2000. 3. 19

ACT 17. 검은 비행대 (The Black Flight)

[검은 비행대의 편대장 - 레이먼드 콜리쇼, 그가 이룩한 업적에 비해 그다지 유명세를 타지 못하던 인물이었다.]

1차 대전중에 독일군에서 가장 유명한 비행대가 리히토펜의 '플라잉 써커스'였다고 한다면, 연합군을 통털어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면서 유명한 비행대는 영국해군 항공대의 '검은 비행대'였을 것이다.

영국해군 항공대 제 10 비행중대가 바로 그들로서 이는 영연방소속으로 전쟁에 참전한 5명의 캐나다인 핵심 조종사들로서 이루어진 편대였다. 편대장 레이먼드 콜리쇼휘하에 엘리스 리드, 샤만, 나쉬, 알렉산더등의 20대 초반의 멤버로 이루어졌던 이 비행중대는 1917년 2월 1일 솝위드 펍기로 장비된후, 새로운 전투기 솝위드 삼엽기를 지급 받았다. 이 솝위드 삼엽기는 솝위드 펍의 성공으로 고무된 설계진들이 고기동성의 새로운 전투기 개발을 시작하여 얻은 결과물로서 3층의 날개를 갖추되 익폭을 줄이고 익면적을 증가시켜 기동성과 상승력을 동시에 강화할 수가 있었다. 1916년 6월 첫 시험비행에서 영국 해군의 조종사들은 이 삼엽기의 곡예에 가까운 기동능력과 상승력이 의외로 뛰어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이 기종 역시 솝위드 펍의 단점을 이어받아 엔진힘이 부족했고, 무장도 비커 기관총 1정으로 빈약했다. 1916년 가을부터 공중전이 가열되면서 대부분의 전투기들을 공군으로 인도한 영국해군은 삼엽기의 가능성을 인정하여 대체 전투기로 채용했고, 결국 해군 비행대에서만 주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레이먼드 콜리쇼의 검은 비행대가 이 기종으로 굉장한 성공을 올리고 있었다.

[레이먼드 콜리쇼의 기체 - Black Maria 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는 솝위드 삼엽기이다.]

특히 이 중대의 지휘관이었던 레이먼드 콜리쇼는 전쟁 전기간을 통해서 영국 에이스 서열 3위이자 영국 해군 제 1의 전공을 올린 우수한 조종사였다. 그는 1917년 플란더즈 해안을 방어하는 항공대 제 10비행대대의 B편대를 맡게되자, 4명의 편대원을 스스로 선발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솝위드 삼엽기를 온통 검은색으로 도색하고 각자의 기체에 이름을 붙였다. 가장 유명한 콜리쇼의 검은 마리아를 선두로 검은 죽음, 검은 양, 검은 라저, 검은 왕자등의 이름을 붙였으며 이들이 방어하는 덩커크 지역의 제공권을 완전히 장악했다. 4월 28일 오스텐드 상공에서 콜리쇼의 검은 비행대는 독일의 롤랜드 편대를 사냥하여 모두 격추 시키는 대 전과를 올렸으며 계속 전과를 쌓아 가고 있었다. 독일측은 이 이상한 삼엽기가 뛰어난 공중 기동성능을 가진것을 절감했다. 이 비행대는 점점 명성을 얻기 시작했으며, 영국 공군조차 해군의 검은 비행대의 전과에 대해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1917년 6월 1일부터 이 검은 비행대는 영국공군 제 11비행단 휘하로 들어가 즉시 공중 전투에 투입되었고 그들의 검은색 삼엽기들은 그 존재를 과시했다. 특히 콜리쇼의 솜씨는 매우 뛰어나서 5일 동안 4대의 독일 전투기가 콜리쇼의 검은 마리아의 총탄에 희생되었다. 그는 6월 6일 독일의 알바트로스 D III 3대를 한번의 전투에서 잡아내는 신기를 과시했다.

[추락중 사고로 대파된 솝위드 삼엽기 - 3엽기의 과대평가된 소문은 독일조종사들로 하여금 두려움을 느끼고 교전거리 밖으로 도주하게 했다. 훗날 독일군의 포커 Dr I이 제작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독일 조종사들은 이 생소한 삼엽기 편대를 만나면 교전을 희피하고 도주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사실 검은 비행대의 조종사들은 기동성말고는 독일 전투기들보다 그리 뛰어나지 않았던 솝위드 삼엽기의 성능을 최대한 이용하여 서로 엄호하면서 적기를 궁지에 몰아넣는 뛰어난 팀웍으로 승리를 올렸으나, 독일 조종사들 사이에 이 검은 솝위드 삼엽기는 엄청난 신기의 기동성을 가진 무적의 전투기로 과대 평가되고 있었던 것이다. 독일공군의 수뇌부는 즉시 알바트로스 D III로 이루어진 리히토펜의 제 11 비행중대(Jasta 11)가 이 전선으로 이동하도록 했다.

결국 6월 25일 이 두 비행대가 하늘에서 마주침으로써 가장 유능했던 전투비행대간의 교전이 벌어졌다. 이날의 전투에 리히토펜은 참가하지 않았으나 플라잉 써커스의 부지휘관이었던 칼 알레멘뢰더가 이 야스타를 이끌고 있었다. 알뢰멘뢰더는 자신의 야스타를 2개의 편대로 분할하여 3대는 상공에서 2대는 저공에서 양면 공격을 하려고 했다. 그러나 교전이 시작되자마자 콜리쇼는 단호하게 저공의 알바트로스기들을 향해 공격을 시작했다. 결국 상공의 독일기들이 엄호하기도 전에 양측의 전투기들이 뒤섞여 치열한 기관총 사격을 시작했다. 곧 알바트로스 1기가 명중탄을 맞고 떨어졌다. 그러나 알뢰멘뢰더 역시 우수한 조종사였다. 그는 검은 비행대의 맨 후미에 위치했던 나쉬의 검은양기를 공격하여 격추시켰다. 나쉬는 추락후 전사하였으며 검은 비행대의 처음이자 마지막 전사자가 되었다. 이 장면을 목격한 콜리쇼는 분노에 불타올라 알뢰멘뢰더의 알바트로스 D III를 집요하게 추적하여 편대로 부터 끌어냈다. 그리고 편대장기간의 1:1 공중전이 벌어졌다. 시종 우세한 기동술을 펼치며 알뢰멘뢰더를 공격한 콜리쇼는 결국 라일의 외곽 상공에서 알뢰멘뢰더를 격추시켰다. 이 장면을 목격한 야스타 11의 잔여기들은 전의를 상실하고 도주했다.

[ 콜리쇼 VS 알뢰멘뢰더의 공중전 장면을 그린 일러스트]

이후 이 검은 비행대는 1917년 가을에 솝위드 캐멀기가 삼엽기를 완전히 대체할무렵 해산하여 서로 다른 부대로 배속되었다. 이때까지 이들은 1명의 대원만을 잃고 총 87대의 적기를 격추시키는 전설적인 전과를 올렸다. 훗날 공군 지휘관으로 다시 부임하여 종전까지 활약한 검은 비행대의 지휘관 레이먼드 콜리쇼는 공인 격추 60기를 기록하여 영국 3위의 에이스로 기록되었다. 그러나 그는 빅토리아 훈장울 수상하지는 못했으며 이는 그가 캐나다인이었던 데다가 영국공군의 하위부대로 여겨지는 해군항공대에서 이룩한 전과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으로 생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