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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폴란드를 집어삼킨 히틀러는 더욱 자신감이 넘쳤으며 침략의 야욕을 멈추려 하지 않았다. 폴란드 침략에 대응하여 영국과 프랑스가 대독 선전포고를 했지만 별다른 군사행동을 보이지 않자, 이런 상황에서 자신감을 얻은 히틀러는 발빠르게 주변의 다른 국가들을 향해서 공격준비에 들어갔다. 독일 공군은 몇 달만에 폴란드에서 입은 손실을 빠른 속도로 보충하였으며 곧 이전보다 더욱 잘 장비된 공군이 되었다. 게다가 독일 공군에게는 다른나라의 공군이 가지지 못한 소중한 실전경험이 축적되어 있었다.
폴란드 침공이후 수개월동안은 독일이 본격적인 군사행동을 하지 않고 있어서 영불 연합군과 독일군 사이에 국경선을 배경으로 소규모의 산발적인 전투가 있었을 뿐이었다. 이 기간을 이상한 전쟁이라는 뜻의 포니워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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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년 12월 빌헬름스하펜항의 난 바다에서벌어진 영국 폭격기 요격전투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운 Bf 110, 이날의 전투는 영국 공군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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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939년 12월 18일, 영국 공군에게는 큰 시련이 있었다. 이날 독일의 빌헬름스하펜 항구에서 출발한 독일 군함들을 폭격하라는 임무를 받고 24기의 웰링턴 폭격기들이 출격했다. 이 폭격기들은 영국 공군의 폭격기 병단의 자랑거리이면서 영국 폭격기중에서 가장 우수한 성능을 가지고 있으면서 3개소의 동력식 기관총좌를 갖추고 있어 방어력이 견고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기종이었으므로 전투기의 별도 호위는 없었다. 하지만 대낮에 제 3제국의 영공으로 들어간 이 폭격기대는 목표지역에 이르기도전에 초계중이던 독일 전투기에게 발견되었으며 결국 근처기지의 Bf 109와 Bf 110 전투기들이 앞다투어 몰려왔다. 독일 조종사들은 영국의 호위 전투기들이 전혀 보이지 않자 쾌재를 부르면서 맹렬하게 달려들었으며 혼비백산한 영국 폭격기들은 폭탄을 아무렇게나 버리고는 뿔뿔히 흩어졌다. 결국 이날 출격기중 절반인 12기가 연기를 뿜으면서 바다에 수장되었고 간신히 귀환한 기체들에도 총탄 구멍이 수십개씩 나있었다. 이날의 처참한 결과에 놀란 한 영국 공군 장성은 이날의 작전을 다음과 같이 평했다.
"1854년의 크리미아 전쟁때 전멸하리라는 것을 알고도 적의 대군을 향해 무모하게 돌격한 경기병들의 돌격을 보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런 수난을 당하고도 아직도 영국 공군은 여전히 폭격기만으로 독일 방공망을 돌파하여 폭격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버리지 못했다. 이러한 소규모 교전이 있던중에 다시 독일이 군사행동을 시작했다. 1940년 4월 스칸디나비야 반도의 광물자원을 높게 평가한 히틀러는 덴마크와 노르웨이에 대한 침공 작전을 결행한 것이다. 독일군은 이작전에서 그들을 저지하기위해서 모처럼 본격적으로 출병한 영국군을 쉽게 제압하고 정복을 달성했다. 이 스칸디나비아 침공작전에서 독일공군은 또 하나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했다. 그것은 함선에 대한 독일공군의 공격능력, 특히 Ju 87 스투카에 의한 급강하 폭격이 매우 큰 위력을 보였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독일공군이 제공권을 장악하고있는 지역으로 전투함을 보내는 것은 곧 자살행위가 되었다. 항공기들의 발전에 따라 전함은 스스로 상공을 방어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에 더해서 항공기를 이용한 신속한 병력 투입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부대 - 독일 공수부대가 그 위력을 처음 선보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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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년 4월 노르웨이와 덴마크 작전을 앞두고 공군원수 괴링이 독일
공수부대 장교들을 격려하고 있다. 전형적인 독일군과 다른 철모를 특징으로하는
독일 공수부대는 항공전력의 새로운 분야를 열었다. ]
먼저 덴마크는 선전포고도 없이 국경을 넘어 돌진해 들어온 독일군에 의해 기습을 받았다. 선봉은 세계최초로 실전에 본격적으로 투입된 공수부대가 맡아 수송기에서 낙하산으로 덴마크의 주요 비행장과 교량을 목표로 뛰어내려 거의 무저항으로 신속하게 이 목표물들을 쉽게 접수했다. 이로서 항공전력에 새로운 장르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병력을 신속하게 하늘로부터 투입한다는 개념의 공수부대라는 존재는 1차대전당시만해도 공상에 불과했지만 항공기의 발달에 따라서 그 잠재력이 엄청나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공수부대가 신속하게 기선을 제압한 이후에 독일공군의 전투기와 폭격기들이 폭음도 드높게 덴마크 상공에서 무력시위를 전개했고, 전차부대를 앞세운 독일 지상군이 군사 퍼레이드를 하듯이 행진하며 진격해 들어가자 전투다운 전투도 없이 덴마크는 독일에의해 점령되었다.
[ 폭음도 드높게 상공을 날고 있는 스투카 편대,
스투카의 능력이 새삼 증명된 곳이 바로 이 스칸디나비야 반도에서의
전투였다. ]
덴마크의 손쉬운 작전과는 달리 노르웨이의 경우는 조금 복잡했다. 이번에는 육해공의 입체작전으로 공격방침을 정했다. 우선 독일 해군이 육군의 병력을 나르빅, 트론하임, 베르겐, 오슬로등에 상륙시켜 주요 비행장을 점령하고자 했고 동시에 공군은 공수부대를 투입하여 포네부와 스타방거 비행장을 점령하기로 했다. 최초로 육해공의 합동 작전이 결행된 것이다. 노르웨이 침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속한 작전수행능력이었다. 이번에는 모처럼 적극적인 군사행동을 하기로 결정한 영불 연합군의 반격이 예상되었기 때문이었다. 영국은 노르웨이에 해군과 육군으로 편성된 군대를 파견하여 독일군을 저지하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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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 노르웨이 공군에 배치된 글로스터 글라디에이터 전투기이다. 영국에서 구입한 이 복엽기가 노르웨이 항공력의 전부였다. 강력한 독일 공군기들을 맞아서 전투다운 전투도 없이 노르웨이 공군은 쉽게 무너져 버렸다. |
1940년 4월 9일, 다른 지역으로의 상륙작전은 순조롭게 시작되었지만 오슬로와 포네부 비행장을 목표로 항진중이던 독일 함대는 순조롭지 못했다. 노르웨이의 좁은 피오르드 지역을 통과하던 중 노르웨이의 구식 해안포대가 이 함대를 발견하고 먼저 포격을 개시한 것이다. 수십년이나 된 퇴물로 알려졌던 노르웨이의 해안포대는 하지만 아직 건재한 위력을 과시했다. 이 포격으로 독일 해군의 순양함 블뤼허가 명중탄을 맞고 1000여명의 상륙군 병사들과 함께 순식간에 침몰해 버렸다. 해안포대가 맹위를 떨치자 다른 독일 함선들은 더 이상 이 지역을 전진 하지 못하고 후퇴했다. 게다가 공수부대를 싣고서 포네부 비행장으로 향하던 Ju 52 수송기가 폭풍을 만나 예정된 목적지로 향하지 못하고 돌아와야 했다. 이로서 기습의 이점이 상실되었으며 오슬로와 포네부 일대의 노르웨이군에 비상이 걸렸다. 즉시 포네부 비행장의 글로스터 글라디에이터 전투기들이 날아올랐다. 하지만 이 전투기들은 시대에 뒤떨어진 복엽기였고 수적으로도 독일 공군에 대해서 상대가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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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작전에 투입된 Bf 110 전투기들이 함대를 호위하고 있다. 노르웨이
항공전에서 한세대 떨어진 노르웨이 공군기들을 상대로 완벽하게 제공권을
장악했다. ]
이들이 마주친 것은 Ju 52 수송기를 엄호하기 위해서 파견되었던 ZG 76의 Bf 110 쌍발 전투기 편대였다. 이 Bf 110전투기 편대의 지휘관 한센 대위는 만만한 적기들을 만나자 즉시 공격을 명령하고 글라디에이터 전투기들에게 돌진해 들어갔다. 이 공중전은 얼마안가 시대에 뒤떨어진 글라디에이터 전투기들이 격추당하거나 도주하면서 끝났다. 한센 대위는 자신의 전투기의 연료가 떨어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포네부 비행장이 텅 비어있는 것을 보고는 대담한 명령을 내렸다. 그는 자신의 비행기를 포네부 비행장에 착륙시킨후 다른 편대원들도 모두 차례대로 착륙 할 것을 명령했다. 5대의 Bf 110 전투기들이 비행장에 착륙하여 정렬하고는 혹시나 있을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 엔진의 시동을 끄지 않고 발진 대기상태로 주기했다.
이렇게 되자 살아남은 몇몇 노르웨이군의 글라디에이터 전투기 조종사들은 이 비행장이 독일 지상군에게 점령되었다고 믿어 버리고는 노르웨이 사령부에 이 비행장이 적에게 넘어갔다는 무전연락을 한후 오슬로 방면으로 기수를 돌려 도주했다. 비행장을 수비하고 있던 소수의 노르웨이병사들조차 철십자 마크를 도색한 Bf 110전투기들이 차례로 착륙해오는 것을 보고 독일군이 대규모로 공수작전으로 공격해온다고 믿고는 허둥지둥 도주해 버렸다. 한센 대위는 날씨 때문에 돌아갔던 Ju 52 수송기가 공수부대를 싣고 다시 비행장으로 올때까지 비행장에 버티고 서서 허세를 부렸다. 결국 독일 공수부대가 도착하여 실질적으로 비행장을 점령하게 되었고, 1개편대의 Bf 110에게 노르웨이의 비행장이 접수되는 웃지못할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이 일은 독일 해군의 실패를 만회하고도 남는 무용담으로 독일공군내에 회자되었다.
[ 노르웨이 전투에 투입된 Ju 87R형, 이형은 장거리 연료탱크를 장비하고
영국 지상군과 해군을 괴롭혔다. ]
이후 침공 2일째가 되자 독일공군은 점령한 비행장을 발판으로 공군기들을 증강하여 노르웨이 상공의 제공권을 완벽하게 장악하였다. 바다에서는 강력한 영국해군이 독일해군을 상대로 용감하게 싸우면서 상당한 전과를 올리고 있었으나 노르웨이 본토에서의 전투는 독일 지상군이 영국 파견군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였다. 지상군간의 교전에서도 독일군이 전술에서 앞서갔던 점은 있었으나, 항상 제공권이 문제였다. 영국 파견부대에는 항공력이 거의 없었으으므로 영국 파견군은 항상 독일 전투기나 폭격기에게 시달리면서 전투를 해야했다. 이후에 노르웨이에서 귀환한 영국 장교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길 정도였다.
"도대체 비행기가 이렇게 무서운 무기인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다. 단 한 대의 전투기가 하늘에 나타나도 우리 지상군 병력은 모두 주위의 도랑이나 바위옆에 업드려 적기가 공격을 마치고 지나갈때까지 숨을 죽이고 있어야 해야 했다. 참으로 한심한 광경이었다. 적기는 총탄이 다 떨어질때까지 기총소사를 퍼붓고나서는 우리를 비웃듯이 한바퀴 공중곡예를 한후에 사라져 버렸다."
영국 해군 함대는 노르웨이 해안에서 벌어진 독일 함대와의 해전에서 과감한 작전을 구사하여 많은 전과를 올리면서 독일해군을 몰아붙였으나 독일공군의 공격에 겁을 먹고 해안에 접근할 엄두를 내지 못하여 지상군에 제대로 보급을 하지 못했으며 영국해군의 움직임은 독일 정찰기에 의해 계속 추적되었다. 결국 불리한 전황을 견디다 못한 영국파견군이 4월 26일 나르빅항에서 완전히 철수할 것을 결정하면서 스칸디나비아 반도는 독일 점령하에 들어가게 되었다. 하지만 독일 공군기들의 사정권을 완전히 벗어날때까지는 이런 철수조차 불안하게 진행되었다.
[ 으악! 스투카다! 상공에서 먹이를 노리며 달려드는 독수리처럼 스투카가
급강하 폭격을 실시하고 있다. 군함에 승선한 연합군 병사들은 공포에
질려 그저 제발 빗나가기만을 기도하는 수밖에는 없었다. ]
연합군의 전투기들이 전혀 없는 노르웨이 해안의 하늘에 날아들어온 독일의 스투카 폭격기들이 죽음의 싸이렌을 울리면서 공격해왔다. 더구나 이 신형 스투카들은 장거리 비행용 연료탱크까지 장착하고 집요하게 추격해왔다. 이런 상황에서는 제아무리 세계최강을 자랑하고 있었던 대영제국의 해군도 허공을 향해서 대공포를 난사하면서 최대속도로 도주하는 수 밖에는 없었다. 귀청을 찢는 싸이렌 소리와 함께 급강하해오던 스투카들이 폭탄을 떨어뜨리자 함선들은 빗나간 폭탄이 일으키는 물보라에 뒤덮였다. 함상의 수병들과 병사들은 공포에질려 하늘을 쳐다보면서 스투카가 제발 자기쪽으로만 오지 말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러던 중 정확한 명중탄이 2척의 구축함에 작열했다. 엄청난 폭음과 함께 이 구축함들은 승선해있던 많은 병사들과 함께 두동강이난채로 바다로 빨려들어갔다. 다른 배에 승선하여 이 끔찍한 장면을 지켜보던 연합군 병사들은 하늘을 향해 소리지르면서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아! 비행기 비행기! 우리 공군기들은 다 어디 간거냐? 도대체 우리 공군은 어디에 있나?"
덴마크와 노르웨이 전투는 독일군에게는 최초로 성공적인 공수작전을 수행했으며 영국파견대를 쉽게 물리쳤다는 의미가 있었다. 공수부대의 침투와 보급이 독일공군기들에 의해서 성공적으로 시행되었다. 독일해군은 영국해군과의 전투에서 큰 손실을 입었으나 지상군과 공군은 큰 성공을 거두었다. 노르웨이군의 글라디에이터 전투기들은 작전 2일만에 일소되었으며, 독일 공군기들은 영국 파견군을 끊임없이 괴롭혔고 독일공군기들의 사정거리 안에 들어온 영국 해군을 몰아냈으며 결국 영불연합군을 패퇴시켰다. 세계최강의 영국 해군이 독일 공군의 스투카에게 쫒겨서 꼬리를 내리고 도주하는 모습에 독일공군 조종사들은 크게 고무되어 있었다. 특히 함대 공격에 있어서 Ju 87 스투카의 위력이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다. 급강하 폭격기는 느린 속도의 함선에게는 죽음을 부르는 사신이었던 것이다.
[ 노르웨이에서 철수하는 연합군 병사들이 독일 공군의 사정권을 벗어나자
단결을 과시하는 사진을 찍었다. 홍보용으로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
( 좌로부터 프랑스, 영국, 노르웨이 병사) ]
하지만 육군과 공군에 비해서 전력이 그리 탄탄하지 못했던 독일해군은 노르웨이에서 영국해군으로부터 맹공을 받아 거의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있었다. 이는 추후 영국 본토를 침공할 예정이던 독일군 전체의 작전에 큰 영향을 주게되는데, 사실상 공군과 해군에 비해서 별로 각광을 받지 못하던 제 3제국의 서자 독일 해군에게 이러한 전력을 만회하는 것이 힘든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노르웨이 전투의 승리와는 별도로 결국 이러한 독일 해군력의 약화가 훗날 영국과의 전투에서 전적으로 독일 공군에게 의존하게되는 원인이 되었던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