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칸디나비야 항공전

(Epics of Evan-emal)

This document was updated at 2001. 1. 19

노르웨이 전투가 완전히 끝나기도전에 독일은 네덜란드와 벨기에로 침공의 눈길을 돌렸다. 이것이야 말로 실제로 독일의 본격적인 의도였다. 폴란드 침공이후 이런 저런이유로 지연되었던 본격적인 서유럽 침공작전이 드디어 실행해 옮기게 되었으며, 드디어 1차대전에서 독일에게 패배를 안겨준 숙적 프랑스와 영국을 공격할 시간이 찾아온 것이다.

1차대전당시 4년간 참호에 틀어밖혀 지루한 전투를 벌였던 교훈의 결과로 독일군은 전격적으로 서유럽 최후의 목표인 프랑스를 침공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프랑스는 독일과의 국경지대에 요새화된 방어선인 마지노선을 구축해 놓았다. 프랑스는 어떠한 군대도 이 마지노선을 정면으로 돌파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믿었고 이것에대해서는 독일측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히틀러와 독일의 전략가들은 이 마지노선은 그냥 돌아들어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독일과의 국경에만 건설된 마지노선은 다른 나라와의 국경까지는 연장되지 않았기 때문에 단지 주변 나라를 거쳐서 돌아들어가면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었다. 이 발판으로 주목받은 곳이 저지대의 중립국 벨기에와 네덜란드였다. 이 저지대의 국가들을 점령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기습과 속도였다. 이러한 저지대의 국가들은 단지 수문만 열어버리면 곳곳에 습지로된 장애물을 만들어 버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이번 작전에서도 항공전력이 본격적으로 전면에 나서게 되었으다. 독일공군과 공수부대가 침공작전의 주역을 맡게되었다. 노르웨이 작전에서 공수부대가 그 존재를 알렸다면 벨기에와 네덜란드 작전에서는 단연 주역으로 떠오르게 되었다. 네덜란드 침공작전에서는 헤이그 근처의 비행장을 공수부대가 급습하여 접수한 후 여왕과 네덜란드 정부를 포로로하여 단숨에 결정타를 먹인다는 대담한 작전까지 입안되어 있었다. 특히 공수부대는 로테르담의 마스 교량을 점령하여 독일지상군이 진격해 올때까지 유지하라는 임무가 부여되어 있었다.

한편 독일 공군의 주력은 지상군의 진격 루트에서 항공엄호를 제공하기로 하였다. 케셀링의 제 2 항공군은 육군의 B 집단군을 하늘에서 엄호하기로 하였고 휴고 슈페를의 제 3 항공군이 룬트시테트의 A 집단군을 엄호하기로 하였다. 이 침공 작전에서 독일 공군은 1120대의 수평폭격기, 358기의 급강하 폭격기, 1264대의 전투기, 475대의 수송기, 45대의 글라이더와 648대의 정찰기를 동원하기로 하였다. 이것은 이때까지의 최대 규모의 항공작전이었다.

한편 네덜란드의 항공전력은 거의 무시해도 좋은 수준이었다. 단지 수십기정도의 포커 폭격기들과 100대도 안되는 포커 D. XXI 전투기들이 그 항공전력의 전부였다. 네덜란드가 이정도로 허약했던 것은 수십년간 이어져온 네덜란드의 중립정책으로 전쟁에 대비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1940년 5월 네덜란드의 주력이었던 포커 D XXI, 수십여기정도가 네덜란드 공군에게 배치되어 있었으나 역시 독일 공군기들에게 맞서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1차대전에서 독일 공군기들의 대부분을 공급했던 전통의 포커 항공기들을 생각해보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

공격의 포문이 열리자마자 네덜란드 상공에는 온통 독일 항공기들이 자유로이 날아다녔다. 저항은 거의 없었으며 제공권은 완전하게 장악되었다. 그러나 문제는 지상에서였다. 헤이그, 이펜부르그, 오켄부르그, 발켄부르크등지의 주요 비행장을 점령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투입된 공수부대는 네덜란드 지상군의 심한 저항을 받았다. 네덜란드 군은 독일군의 모습만 봐도 걸음아 나살려라 내뺄 것이라는 애초의 예상과 달리 네덜란드 비행장 주변의 대공포화의 저항이 매우 강력했고 비행장에 장애물이 설치되어있어 공수부대원들을 싣고온 수송기들의 착륙이 용이하지 않았다.

이로인해서 전격적인 비행장 점령은 실패했으며 대부분의 Ju 52 수송기들이 비행장 근처의 도로에 강행 착륙하거나 해안의 모래사장에 내려앉을 수 밖에 없었다. 이후 공수부대원들이 뒤늦게 비행장을 공격했으나 예정과 달리 엉뚱한 곳에 착륙한 비행기들이 많아 비행장 점령은 시간이 걸렸다. 네덜란드의 수도 로테르담에서는 독일군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교두보인 마스의 교량을 점령하기 위하여 12대의 하인켈 He 59 수상기를 출격시켰다. 동시에 로테르담의 발하벤 비행장에 기습 착륙한 공수부대가 네덜란드의 방어병을 일소하고 비행장 점령에 성공했다. 마스의 교량에서는 공수부대가 네덜란드 경비병들을 제압하고 점령에는 성공했으나 독일 지상군을 기다리는 동안 네덜란드군이 먼저 필사적인 반격을 해왔다. 소수의 공수부대만으로는 버틸 수가 없었으며 결국 이 교량은 네덜란드군이 탈환했다. 따라서 로테르담을 향한 지상군 진격작전이 상당한 차질을 빗게되었다.

[ 목표는 로테르담, 하인켈 111 폭격기의 대군이 로테르담으로 날아가고 있다. 하루만에 로테르담은 비극의 도시가 되 버렸다. ]

이로서 애초에 예상한 전격적인 진격에 차질이 생기게 되었고, 예정했던 시간이 넘어버렸다. 결국 또다시 독일 공군이 해결사로서 전면에 나섰다. 1940년 5월 14일, 운명의 시간이 다가왔다. 로테르담 상공에 KG 54소속의 57기의 He 111 폭격기들이 출현하여 이 지친 도시에 97톤의 고성능 폭탄을 투하하는 것을 시작으로 독일 폭격기 편대들이 쉴틈없이 도시 상공을 누비면서 계속 폭탄을 투하했다. 다시 불의 재앙이 시작되었고 로테르담에서는 바르샤바의 비극이 재현되어 버렸다. 1000여명이 형장에서 사망하고, 7000여명의 부상자 발생했으며 10만여명의 시민들이 집을 잃고 공포에 떨었다. 이 로테르담의 비극이 입을 타고 전해지면서, 다시한번 독일공군의 무자비한 폭격에 대한 소문이 더욱 과장되어 전 유럽에 퍼져나갔다. 많은 유럽인들이 독일공군에게 이런 처참한 공습을 당하느니 그냥 항복하는 것이 났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하지만 속속 교두보가 독일군에게 떨어져 가는 가운데서도 네덜란드는 끝까지 저항했다. 그러나 이런 저항은 압도적인 전력의 독일군에게는 별 문제가 되지 않았으며, 결국 공격이 시작된지 5일만인 5월 15일 네덜란드는 독일에게 손을 들고 말았다.

* 에방에말을 넘어서...

네덜란드를 점령한 독일은 쉴새없이 다음 목표인 벨기에로 침략의 눈길을 돌렸다. 하지만 벨기에는 네덜란드와 달리 믿는 구석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독일국경에 면해있던 에방에말 요새였다. 이 에방에말 요새는 매우 견고하게 설게된 건축물로서 1940년 5월을 기준으로 적 지상군의 공격을 물리칠 수 있는 세계최강으로 평가받고 있었던 요새는 프랑스의 마지노선과 벨기에의 에방에말요새였다. 특히 전차에 대한 방어는 에방에말쪽이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깊히 파인 대전차호로 둘러쌓이고 적의 전차를 저격하기 위한 각종 중포로 무장된 에방에말요새는 중립국 벨기에의 자랑이었다. 제아무리 독일 전차군단이라도 이 요새를 정면 공격하다가는 많은 희생이 따를 것이 분명했고 연합군 사령부는 이 요새가 최소한 몇주 정도는 버텨 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 에방에말을 향해서 날아가는 독일 글라이더, 각 글라이더에는 10명의 정예 공수부대원들이 탑승하고 있었다. ]

이에 독일군은 벨기에 점령을 하기위한 중요한 관문인 이 에방에말요새를 공격하기 위하여 적이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하늘로부터 공격한다'는 항공작전을 전술의 기본골격으로 설정해 놓고 있었다. 이번에는 수송기가 아닌 소리없이 병력을 운반할 수 있는 글라이더를 사용할 예정이었다. 또다시 독일은 새로운 공격방법을 창안한 것이다. 독일군은 4개의 글라이더 특공부대를 조직해 놓고서 비밀리에 훈련을 했다. 이중 3개 부대는 독일지상부대의 진격에 꼭 필요한 브로엔하벤, 페르쯔벨트, 칸지역의 주요 교량을 확보할 임무를 부여 받았고, 나머지 1개부대가 에방에말을 점령할 임무를 맡게되었다. 이 하늘로부터의 공격작전은 1차대전중 베르덩 지역에서의 전투경험을 바탕으로 창안된 것으로 이런 요새는 외곽으로부터의 공격에는 효과적인 방어를 할 수 있지만 요새로 완전히 근접한 적군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이라는 경험으로부터 입안된 것이다.

작전일이 되자 52대의 Ju 52 수송기가 41대의 글라이더 (각 10명의 공수부대원이 탑승)를 끌고서 4개파로 나뉘어 각각의 목표지역으로 날아갔다. 에방에말을 맡은 부대는 요새를 파괴하기위해서 특별히 제작된 고성능 특수 폭약과 화염방사기등을 장비한 85명의 특공대원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이들은 수송기에서 분리된 글라이더를 타고 요새로 날아갔다. 조용한 밤하늘을 배경으로 소리없이 요새로 접근한 독일 글라이더 조종사들은 훈련받은대로 정확하게 에방에말요새의 평탄한 지붕에 속속 착륙했다. 착륙이 성공하자마자 글라이더에서 뛰어나온 공수부대원들은 요새의 열린 창문이나 기관총이나 대포등이 설치된 구멍이라는 구멍에는 모두 고성능 폭탄을 집어 넣었다. 잠시후 전혀 기습을 예상못한 벨기에 수비대는 사방에서 폭발하는 폭탄과 화염방사기의 공격을 받고 10분만에 셀수없이 많은 사상자를 낸후 전투력을 상실한채로 머리를 쳐밖은 거북이꼴이 되버렸다. 요새는 위쪽에서 아래쪽으로 돌진해가는 독일군 공수부대의 손아귀에 들어가고 있었다. 한편 교량 점령 임무를 맡고 투입된 나머지 3개 글라이더 특공대도 하늘로부터의 기습을 통해서 성공적으로 교량 확보 임무를 완수하여 독일 지상군의 진격 루트가 모두 열린 셈이 되었다. 그리고 돌진해가는 독일 전차부대는 거의 저항을 받지않고 순식간에 벨기에를 석권해 버렸다.

[ 그 누가 우리를 막으랴! 에방 에말 요새를 점령한 독일 공수부대원들이 휴식을 즐기고 있다. 상사 1명이 통솔하는 80명의 공수부대원에게 유럽 최고의 요새하나가 떨어져 버렸다. ]

이 에방에말 공격작전을 비롯한 벨기에-네덜란드 침공작전은 항공전력의 새로운 분야를 완전히 정착 시킨 것으로 공수부대라는 새로운 군대가 그 위력을 세상에 과시한 사건이었다. 항공전력이 단지 항공기의 파괴력만이 아니라 항공기를 통한 공수부대의 투입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나타난 것이다.

여하간 독일군은 이제 거칠 것이 없었다. 그들앞에는 1차대전에서 독일에게 치욕을 안겨주었던 프랑스군과 영국군만이 남아있었던 것이다. 지체없이 공격이 계속될 예정이었고, 승승장구하는 독일군을 과연 연합군이 저지 할 수 있을 것인가는 불투명했다. 이제 독일 공군기들과 전차들은 유럽의 맹주를 자처해왔던 숙적 프랑스를 향해서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