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협의 전투

Part 2 : Battle of Britain (영국 본토 항공전)

◇ Act 3. 해협의 결투 (Air Duel over Channel) ◇

This document was updated at 2001. 2. 26

"분명히 우리는 1차대전에서 영광스런 승리를 얻었다. 그러나 오랜동안 평화에 젖어있는 우리 영국민들은 조국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몰린 오늘날에는 적에게 맞서싸울 아무런 준비도 되어있지 않았다."

- 알렉산더 케도 경, 1940년 6월 -

한 영국 정치가가 자신의 일기에 위와같이 적었다. 사실 1940년 6월에는 이말이 맞는 말이었지만 1940년 7월이 되면서는 영국이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것은 분명 아니었다. 그래도 위와같은 감정이 보편적인 영국민들의 정서였던 것이다. 세상에 어떻게 우리 대영제국이 적의 공습을 걱정하는 처지가 되었단 말인가?

* 영국 전투기 꼬셔내기

1940년 6월, 히틀러가 영국에게 명예로운 항복의 기회를 주었지만 양측은 해협을 사이에두고 전력을 착실하게 증강하고 있었다. 물론 독일 공군의 조종사들은 이런 상태에서 이핑계 저핑계로 영불 해협 상공에 출격을 계속했다. 운좋게 영국 전투기들을 만나서 격추 스코어를 올리고 싶어 손이 근질거리는 조종사들이 서로 앞다투어 출격의 기회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영국 본토에 대한 폭격만이 금지되어 있었을 뿐 해협에 나타나는 적의 비행기나 함정에 대해서는 무차별 공격을 해도 좋다는 지침이 내려와 있었던 상태였으므로 독일 조종사들은 영국 전투기 한 대가 정찰비행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만 들려와도 즉시 엔진에 시동을 걸고는 몇대씩 앞다투어 출격을 하곤했다.

[ 영국 전투기를 끌어내기 위한 편대, 폭격기 몇대가 JG 26소속의 Bf 109E 전투기들의 호위하에 영국 쪽으로 날아간다. 이후 Bf 109E들은 높은 고도로 올라가 영국 전투기들을 기다리고 미끼 역할을 한 독일 폭격기들은 영국 전투기들이 나타나면 기수를 돌려 귀환한다. ]

한편 영국 공군도 절대 기싸움에서 밀리려고 하지 않았다. 영국 함선이 독일 급강하 폭격기에게 공격을 받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면 영국 공군도 즉시 전투기들을 출격시켰다. 따라서 해협 상공에서는 양측의 전투기들 사이에 1-2개 편대 규모의 산발적인 공중전이 계속 벌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공중전을 적극적으로 원하는 쪽은 독일측이었다. 독일 조종사들은 영국의 전투기들이 많이 출격할수록 적기를 격추할 기회가 많아지므로 좋다고 생각했다. 반면, 영국 조종사들은 싸우려는 투지는 독일측에 뒤지지 않았으나 최대한 전력을 보존하라는 사령부의 지시로 인해서 본격적인 대규모 공중전은 피하려고 하는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육상으로 충분히 운송될 수 있는 화물도 일부러 수송선단을 구성하여 도버해협을 따라서 운반하도록 했다. 이것은 자국민의 사기를 높이기위한 방편이었다. 따라서 이 함선들을 공격하려는 스투카 폭격기들과 엄호하는 독일 전투기들, 그리고 수송선단 보호를 위해서 출동하는 영국 전투기들사이에 공중전이 벌어지는 것은 점차로 횟수가 증가했다.

이 무렵 독일 공군은 영국 전투기들을 꼬셔내어 격추시키는 전술을 사용했다. 우선 영국 전투기들이 만만하게 생각하는 폭격기들을 일부 투입하여 영국 전투기들이 나타나면 즉시 후퇴하면서 독일 전투기들이 상공에서 기다리는 방법을 사용했다.

특히 아돌프 갈란트 같은 경험많은 전투기 조종사들은 경험이 없는 신참 조종사들에게 좋은 훈련의 기회를 주기위해서 스스로 미끼가 되는 전술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그 방법은 Bf 109E 한 대가 느린 속도로 영불해협상공을 비행하면서 영국 레이더에 잡히도록 한후에 요격해오는 영국 전투기들을 기다린다. 대개 영국 전투기들은 1~3대가 초계비행중에 레이더 관제를 받고 이지점으로 날아오는데 이때 독일 조종사는 이들을 못본척 하면서 슬그머니 기수를 프랑스쪽으로 돌리고 거리가 점점 좁혀지도록 하면서 고도를 낮추는 것이었다. 영국 조종사들은 이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조준경안에 Bf 109를 넣고는 사정거리안으로 들어올 때만을 기다리면서 따라갔다.

하지만 폭 40~50km의 도버해협을 건너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어느새 프랑스 해안이 보이기 시작하면 더 높은 상공에는 Bf 109E의 편대가 태양속에 숨어있다가 급강하하면서 돌격해 들어오는 것이다. 영국 조종사들이 이 기습에 당황하여 흩어지면 유인기로 쓰였던 Bf 109E도 반전하여 공격해왔다. 독일 공군의 이 유인 전술은 매우 효과적으로 많은 영국 조종사들이 초계비행을 하다가 독일기를 따라간후 해협 상공에서 돌아오지 못했다. 이런 손실이 계속 되자 조종사들의 손실을 우려한 제 11 비행단장 키스 파크는 어떤 이유에서도 홀로 해협 상공으로 비행하는 것을 금지했다.

[ 영국 전투기들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면서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Bf 109E 편대, 상공의 109가 도버의 절벽아래쪽을 비행중인 우군기들을 촬영했다. ]

하지만 이 작전에 말려들었으나 살아돌아온 알란 디어같은 조종사도 있었다. 그는 스핏화이어를 몰고 초계비행중에 만만하게 보이는 한 대의 Bf 109를 발견하고는 정신없이 쫒아가다가 더 높은 고도에서 공격해오는 Bf 109E 2대에게 맹공을 받아 자신도 부상을 입고 기체는 꼬리에 연기를 끌면서 이리저리 회피기동을 한후에야 간신히 살아돌아올 수 있었다. 훗날 그는 이 순간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어느새 나는 독일 비행장까지 적기를 추격하고 있었다. 아차하는 순간 이미 독일 전투기들이 나에게 달려들었고, 나는 그순간에는 완전히 당황했다. 나는 속으로 이 멍청한 자식아! 너는 완전히 독일놈들에게 속아 넘어간거야...라며 정신없이 중얼대며 이리저리 방향을 바꾸었다. 사실 살아돌아온 것은 완전히 운이었다."

* 헬파이어 코너 대회전 - 영국 본토 항공전의 공식적인 시작

산발적으로 1-2개 편대의 전투기들이 교전하던 해협의 전투는 1940년 7월 10일 드디어 양측 공군이 대규모로 충돌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넘어갔다. 독일 공군이 영국을 굴복시키기 위한 첫단계로 영불 해협을 완전하게 봉쇄하기로 결정하여 대규모의 항공기를 투입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었다. 영국의 수송선단이 영불해협을 통과하지 못하면 영국의 전쟁 준비상황에 큰 손실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고 이를 저지하기 위하여 영국 전투기들이 대거 출동하리라는 기대도 있었다.

이날 영국 레이더수는 스크린에 나타난 독일기들의 숫자가 평소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알고 크게 놀랐다. 그 숫자가 평소보다 5배는 많은 무려 70기나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다음과 같이 중얼거렸다.

"아...이제 독일놈들이 드디어 쳐들어올 모양이군..."

하지만 이날도 독일 폭격기들과 전투기들은 영국 본토가 아닌 영국 수송선단에 대한 공격을 예정하고 있었다. 단지 영국 전투기 사령부의 대응이 어떻게 나올 것인지 살피고 있었던 것이다. 독일 공군의 기대는 어긋나지 않았다. 영국 공군이 단호하게 맞섰왔던 것이다. 4개 비행중대의 허리케인과 스핏화이어가 비상 출격하여 맞서왔다. 영국 전투기들도 무려 54기나 되는 엄청난 숫자였다.

[ 정예 전투기들의 1:1 대결, 해협 상공에서 전속력으로 달려온 양측의 전투기들이 정면으로 교차하는 순간이다. 본 작품은 유명 항공 아티스트 로버트 테일러의 작품이다. ]

양군의 항공기들이 마주치자 도버의 하늘은 온통 꼬리에 꼬리를 무는 전투기, 폭겨기들이 어지러울 정도로 섞여서 날았다. 하늘에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장대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스투카가 급강하하면 허리케인이 따라붙고, 그뒤를 노리면서 Bf 110이 달려드는가하면 그 옆에서는 스핏화이어가 기관총을 난사하하면서 역공을 펼치고, 그 상공에서는 Bf 109E가 이때다 하고 조준경을 겨누는 장면들이 펼쳐졌다. 이날의 교전은 30분정도 지속되다가 어느순간 갑자기 양측의 전투기들이 귀환하면서 끝나 버렸다. 영국은 3기의 허리케인을 잃고 1척의 수송선이 격침되는 피해를 입었고, 독일은 4기의 Bf 109E가 격추되었다. 공중전에서만 보면 영국이 1대 더많은 적기를 잡아 승리한 셈이었다. 특히 서로 다른 기지에서 출동한 4개 중대가 성공적으로 합류하여 작전에 들어갔다는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독일공군 조종사들도 기분이 매우 좋은 상태로 돌아왔다. 그들은 영국 전투기들이 이토록 많이 나타나 준 것에 대해서 크게 고무되어 있었던 것이다. 적기들이 안나타날까봐 조바심을 내던 독일 공군 사령부도 크게 만족하고 있었다. 자신감이 넘치는 독일공군은 영국 공군을 많이 끌어내어 공중전이 벌어질수록 영국공군을 섬멸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날 전투기부대 대장 요하네스 핑크 대령은 휘하의 조종사들을 소집하여 가든파티를 열어 앞으로 벌어질 전황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축배를 들었다.

이날의 전투를 많은 서적들이 영국 본토 항공전의 공식적인 시작으로 기록하고 있다. 이날이후에 템즈강 하구의 해협상공에서 10일간 계속 대규모의 공중전이 벌이졌으며 훗날 사람들은 이 지점을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지옥불과 같은 곳이라는 뜻의 '헬파이어 코너'라고 불렀다.

7월 11일 오전, 다시 독일 공군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10기의 스투카와 20기의 Bf 109E 전투기들이 편대를 이루어 수송선단을 공격해왔다. 레이더에 나타난 적기들을 본 영국 사령부도 즉시 3기의 허리케인과 6기의 스핏화이어를 출격시켜 대항했다. 이번에는 2기의 스핏화이어가 Bf 109E에게 격추되었으나 스핏화이어가 Bf 109E와 싸우는 동안 스투카들을 철저하게 물고늘어진 허리케인 조종사들은 수송선단에 대한 공격을 한치도 허용하지 않았다. 결국 스투카들이 흩어져서 도주함에 따라 선단 공격은 실패했다.

[ 해협의 전투에서 스투카 호위를 위해 대거 투입된 Bf 110, 그러나 허리케인에게 완전히 압도당한 우수운 꼴이 되어 버렸다. ]

이날 오후에는 스투카 15기와 Bf 110 40기가 다시 수송선단을 공격해왔다. 이번에는 영국의 대응이 늦어서 겨우 6기의 허리케인만이 출격했다. 그런데 허리케인 전투기들은 기동성이 떨어지는 Bf 110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따돌리면서 스투카를 공격했다. 결국 한 대의 손실도 없이 스투카 2기를 격추시키는 전과를 올렸다. Bf 110기들은 숫적인 우세에도 불구하고 허리케인에게 완전히 농락당한 것이다.

한편, 영국 BBC 라디오 방송의 한 기자는 매일마다 해협의 절벽에 서서 망원경을 들고 격앙된 목소리로 이 해협상공에서 벌어지는 공중전 장면을 전국에 생중계하기도 했다.

"아! 저기 스투카가 나타났습니다. 싸이렌을 울리면서 급강하 합니다. 폭탄이 떨어집니다. 아! 빗나갔습니다. 다행입니다. 이때 우리 영국 전투기들이 반격합니다. 스투카들이 흩어지고 있습니다. 아! 국민 여러분 기뻐해 주십시오! 독일 비행기 한 대가 검은 연기를 끌고 해협에 떨어졌습니다! 정말 멋진 장면입니다!"

이런 식의 전투가 이후의 10일간 계속 벌어졌다. 결국 대규모의 전투가 지속되면서 영국 공군의 전투기 손실도 계속 늘어만 갔다. 첫 10일간 무려 50기의 전투기를 잃은 것이다. 반면 독일은 92기의 항공기를 손실했다. 숫자만 놓고보면 거의 2배에가까운 적기를 격추한 영국공군의 승리가 분명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사실상 불안한 면이 있었다. 그것은 격추된 92기의 독일기는 대부분 스투카나 Bf 110이었고 영국 공군이 가장 두려워하는 Bf 109E전투기는 단지 28기에 불과하다는 점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결국 전투기의 손실대수는 영국이 오히려 독일보다 2배 가까이 되는 많은 셈이기 때문이다.

[ 슈밤 대형으로 비행하는 Bf 109E 편대, 해협 전투기간중에 독일 공군 조종사들의 기량은 그동안의 많은 전투에서 쌓인 실전경험으로 평균적으로 영국 조종사들보다 한수 위임이 확실했고, 편대 전술에서도 앞서나가고 있었다.. ]

이 시점에서 점점 분명해지는 사실은 전투기간의 공중전에서는 독일 조종사들의 기량이 영국 조종사들보다 평균적으로 확실히 한수위라는 것이었다. 영국 공군으로서는 참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결과가 말해주듯이 분명히 사실이었다.

결국 영국 공군의 전술에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 드러났고,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은 영국 공군이 고집해왔던 밀집 편대 대형이었다. 영국 조종사들은 훈련받은대로 장기를 선두로하는 3기 밀집대형을 유지하려고 애썼다. 그런데 이 편대 대형은 편대기들이 날개가 닿을 정도로 가까이 비행을 하는 것이었는데, 이 것은 아래서 보는 사람에게는 멋있어 보일지는 몰라도 실제로는 전투에서 매우 비 효율적인 것이었다. 밀집 편대를 구성하려다보니 편대원들은 비행중에 편대기들과 충돌하지 않기위해서 신경을 써야했고, 따라서 편대의 바깥쪽으로 고개를 돌려서 적기를 계속 찾는 것에 소흘했다. 그러니까 조종사들이 편대의 바깥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안쪽을 보면서 비행했기 때문에 적기를 먼저 발견하지 못했고, 오히려 먼저 발견당할 확률이 높아졌다. 이것이 공중전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인 '적기를 먼저 발견하는 쪽이 절반은 승리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라는 것을 영국 공군은 많은 손실을 입은후에 깨달았던 것이다. 결국 영국은 더글러스 베이더같은 경험많은 일선 조종사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독일의 편대 대형을 연구하여 독일의 슈밤을 모방한 '핑거포' 대형을 채택하기 시작했다.

[ 영국 전투기들의 고전적인 편대대형인 VIC 대형, 이처럼 서로 밀착되어 편대를 유지하려다 보니 많은 문제점이 있었다. 결국 피의 대가를 치룬후에야 영국 공군도 독일 공군의 대형을 연구하여 새로운 편대대형을 도입하게 되었다. ]

한편 독일측에도 몇가지 문제점이 드러났다. 그것은 그토록 믿었던 스투카의 손실율이 예상을 훨씬 웃돌았다는 점과 호위전투기 Bf 110이 영국 전투기들과의 대결에서 제대로 역할을 못한다는 점이었다. 스투카는 영국 전투기의 추격을 홀로 따돌리지 못한다는 것이 점점 분명해져서 호위전투기가 꼭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고, Bf 110도 새로운 전술을 도입하지 않고는 영국 전투기들과의 교전에서 불리하다는 점도 부각되었다. 하지만 독일 공군내에서는 이에 대해서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은 영국 전투기들에 비해서 적어도 3배의 전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고, 따라서 이런식으로 전투가 진행되면 영국 공군은 곧 섬멸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 적기가 나타났다! 뛰어! 독일기 출현의 급보를 받고 트럭에서 정신없이 뛰어내리는 영국의 조종사들, 하지만 이것은 이제 시작이었다. 이제 이들은 앞으로 두달간 매일 몇차례씩 뛰게 될 것이다. ]

여하간에 해협 상공에서의 전투는 계속 벌어졌으며 영국 공군은 새로운 전술의 도입으로 점점 손실율을 떨어뜨릴 수 있었다. 8월 8일까지 벌어진 해협의 전투기간동안 영국 공군은 148대의 전투기를 손실했고, 18척의 수송선과 4척의 구축함이 격침되었다. 반면 독일 공군은 248기의 각종 항공기를 잃었다. 하지만 전투기의 손실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을 우려한 영국 전투기 사령부의 다우딩 대장은 더 이상 이런 소모전에서 전투기를 잃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독일 공군이 전면적으로 본토를 공습해올 때를 대비해서 방공 전투기 세력을 보존하기를 원했고, 결국 영불해협에 대한 수송선단의 호위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 비상 출격한 스핏화이어, VIC 대형을 하고 있는 것으로보아 해협의 전투 기간중에 촬영된 사진으로 보인다. ]

반면, 독일 공군은 큰 오판을 하고 있었다. 공군 사령부는 해협 전투기간동안 영국 전투기 세력의 절반 가까이를 격추했다고 믿고 있었다. 이것은 공명심에 불타는 많은 독일 전투기 조종사들이 실제의 전과를 부풀려서 보고하고 있었고, 독일 공군 정보부에서도 아무 여과없이 이를 수치로 집계하여 상부에 올렸던 것이다. 하지만 사실상 영국 전투기 사령부는 손실을 빠르게 메꿔주는 전투기 생산속도로 해협의 전투이전과 비슷한 수준의 전력을 보존하고 있었고, 격추된 전투기 조종사들중 많은 수가 구출되어 다시 전투에 투입될 수 있었다.

하지만 해양국 영국의 저력은 계속되어 용감한 선원들이 배를타고 계속 항해를 시도했다. 영국의 수송선단은 야음을 틈타 계속 물자를 실어 날랐다. 결국 독일 공군이 의도했던 첫 번째 단계인 해협의 봉쇄는 사실상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영불 해협을 두고 벌어진 전초전 - '해협의 전투'는 끝나가고 있었다. 본격적인 독일 공군의 영국 공략일인 암호명 '아들러 탁(독수리의 날이)'이 점점 다가오고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