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 Battle of Britain (영국 본토 항공전)
(London blitz begins!)
This document was updated at 2001.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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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레이더망을 피해서 저공으로 해협을 건너고 있는 Do 17 폭격기들, 8월말부터
시도된 전술로서 상당한 효과를 보았다고 한다. ]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작은 기적은 대수롭지 않게 시작되었다. 독일공군이 본격적으로 영국공군 격멸작전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8월 24일, 밤하늘에 170여대가 넘는 독일 폭격기들이 로체스터, 킹스턴등의 템즈강 연안의 비행기 공장, 유류 저장소등을 목표로 날아왔다. 야간공습이었으므로 무선전파 유도 장치가 있는 선도기가 앞장을 서고 나머지 폭격기들은 그뒤를 따라서 영국으로 침투해 들어왔던 것이다.
그러던중 경험이 없는 2대의 폭격기가 선도기를 놓치는 바람에 편대에서 완전히 이탈하여 곧장 런던쪽으로 날아가게 되었다. 조종사들이 길을 잘못들었다는 것을 깨달을 무렵 런던외곽의 방공포대가 이 폭격기들의 소음을 듣고는 고사포를 발사하기 시작했다. 갑작스런 고사포탄 섬광과 소음에 당황한 폭격기의 조종사들은 자신들이 지금 영국군 군사요충지의 상공에 있는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하고는 그냥 폭탄을 버리고 돌아가기로 했다. 그리고 폭탄을 모두 투하한후에 기수를 프랑스로 돌렸다. 그런데 폭탄이 떨어진곳은 런던 한복판이었다. 갑작스런 폭격으로 전혀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던 런던시민들 수십명이 사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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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공군이 전쟁전에 만들어둔 런던의 사진, 이렇게 런던도 독일이 미래의
공격목표중 하나로 선정해 두었었다. 그러나 히틀러는 초기에 런던을
폭격하지 말 것을 명령했다. ]
이 오폭사건이 바로 영국본토 항공전의 양상을 바꿔놓게되는 연쇄반응의 도화선에 성냥불을 그은 것이었다. 사실 런던은 히틀러의 직접명령으로 폭격 금지 지역으로 되어 있었다. 사실 애초부터 히틀러가 왜 런던을 폭격대상에서 제외했었는지는 지금까지도 아무도 모르는 미스테리이다. 단지 추측만이 난무하고 있다. 그가 적국의 수도를 멀쩡한 상태로 보존한후에 입성하려고 했는지, 아니면 런던의 유서깊은 건축물을 경외했기 때문인지, 현명하게도 런던 공습에 전력을 낭비하는 것을 우려했었는지, 아니면 영국인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있었는지....히틀러는 사실 전격전 당시에도 파리에 대해서는 본격적인 폭격을 금지한 적이 있었다.
이전에 제 2 항공함대 사령관 알베르트 케셀링이 런던을 공습하여 로테르담이나 바르샤바처럼 초토화 시켜 버리면 영국민들은 살려달라고 아우성 치면서 강화협상에 응할 것이라는 주장을 하면서 런던 폭격을 요구했을 때 히틀러는 다음과 같이 일축해 버린적도 있었던 것이다.
"이봐 케셀링, 자네 우리 베를린이 폭격을 당했다고 생각해보게! 그럼 우리 독일국민들이 공포에 질려서 항복하겠다고 할것같나? 아마 그 반대로 더 거세게 저항하게 될걸세.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고 영국공군이나 박살내 버리도록 하게!"
오히려 런던으로 독일공군이 그 가공할 공격방향을 돌리기를 바라는 쪽은 영국의 지도부였다. 처칠수상은 내심 런던이 폭격당하기를 바랬다. 그런데 그것은 전략적인 이유보다는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었다. 사실 영국은 경제적으로도 매우 어려운 상황으로 미국의 군수물자 원조가 절실하게 필요했으므로, 런던이 폭격당하여 참상이 벌어지면 이를 중립국 미국에게 보여 동정과 협력을 얻어내는 수 밖에는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사실인지는 몰라도 일설에 의하면 다우닝가 10번지의 수상관저에서 처칠은 독일 폭격기들이 폭탄을 떨어뜨리는 소리가 멀리서 들릴 때마다 하늘을 쳐다보면서 손짓을 해가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했다고 한다.
"야! 멍청한 독일놈들아.. 엉뚱한데 폭탄 낭비하지 말라구! 나는 여기있다! 이쪽으로 와! 이쪽으로! 여기에 폭탄을 떨어뜨려 보란 말이야!
휴 다우딩을 비롯한 전투기 사령부의 수뇌부들도 독일공군이 다른 도시들로 공격방향을 돌려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다우딩과 파크는 제 11 비행단이 전멸할 위기를 벗어나려면 집중공격의 표적이 다른쪽으로 잠시라도 바뀌어야 했다. 파크는 독일공군이 2-3일만이라도 비행장 폭격을 중단한다면 전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곤 했던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문제의 장군이었던 리 말러리의 입장에서는 독일공군기들이 런던으로 날아와야 자신의 제 12 비행단의 전투기들이 본격적으로 싸울 기회를 얻게되므로 은근히 런던이 폭격되었으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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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6일까지 독일공군은 계속 제 11 비행단의 비행장에 대해서 공격을
계속했다. 사진은 저공으로 접근하는 Do 17편대 ]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었지만, 히틀러와 괴링은 절대 런던을 공습하지 말라는 현명한 명령을 내려놓은 상태였다. 따라서 8월 24일의 오폭사건이후에는 런던은 폭탄하나 맞지 않았다. 대신 제 11 비행단에 대한 공격이 더욱 강화되어 이후의 2주동안에 거의 만신창이가 되었던 것이다.
물론 독일측도 처칠과 다우딩도 그날의 폭격이 분명히 오폭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처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그는 긴급회의를 소집하여 런던이 공습당한 것은 시민을 공격대상으로한 비인도적인 행위이자 대영제국의 자존심에 관련된 문제이며 이대로 당하고 있을 수 만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자신은 독일의 수도 베를린을 폭격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언론통제관의 지시를 받은 영국신문은 일제히 독일의 비인도적인 처사를 비난하면서 독일인들도 전쟁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다는 것을 알 게 될 것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냈다.
작전은 당일로 결행되었다. 한창 제 11 비행단의 비행장들이 쑥대밭이 되어가던 8월 25일 밤, 영국 폭격기 사령부의 사령관 존 옥슬리는 처칠의 명령으로 베를린 공습이라는 획기적인 작전을 시작했다. 그에게는 전투기 사령부에 밀려 천대받는 폭격기 사령부의 실력을 보여줄 기회였다. 드디어 노퍼크에 주둔하고 있던 헴덴 폭격기대가 야음을 틈타 금단의 땅 베를린으로 향했다. 사실 이 폭격기 부대는 개전이후에 여러번 독일까지 야간 비행한 적이 있었다. 사실 그동안은 폭탄을 떨어뜨리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선전삐라를 뿌리는 의욕없는 임무였었다. 어떤 사람들은 폭격기 조종사들에게 독일놈들이 화장실에서 쓸 휴지를 뿌리러 간다고 비아냥대기까지 했던 것이다. 그런에 이번에는 휴지가 아니라 폭탄이다. 그것도 적국의 심장부인 베를린에 일격을 먹이는 것이다. 폭격기 승무원들은 모처럼 활기차게 출격임무에 나섰다. 게다가 그동안의 삐라 살포 비행경험덕분에 야음속에서도 쉽게 베를린을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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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본토 항공전 초기에 영국 폭격기대는 옆의 사진과 같은 내용의 선전삐라를
뿌리기 위해 독일로 야간비행을 했었다. 내용은 '독일정부는 자신들이
얼마나 많은 비행기를 잃었는지 거짓말을 하고 있으니 진실을 요구하라!
독일시민들이여!'라는 것이었다. 뭐, 이거 읽은 독일국민들의 반응은...
^_^ ]
이날밤 베를린 시민들은 한밤중에 난데없는 공습경보 싸이렌 소리에 당황했다. 써치라이트의 불빛이 하늘을 비추고 '쿵 쿵~~'하는 폭음이 가까이서 들리고 있었다. 이것이 말로만 듣던 폭격이라는 것인가? 전쟁이 발발한후 처음으로 전쟁이 저 멀리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피부로 느꼈던 것이다. 베를린 시민들은 동요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모이기만 하면 수근거렸다. 분명히 영국놈들은 지금 우리 독일공군의 폭격으로 박살이 나고 있을텐데 베를린까지 날아와서 폭격을 하다니 이게 어떻게 된일인가?
그런데 이 공습으로 특히 곤란하게 된 것은 바로 독일공군 원수 괴링이었다. 괴링은 이전부터 연회장에서 사람들이 그에게 혹시 베를린에 적기가 나타나면 어떻게 하느냐고 물어볼 때마다 다음과 같이 호언장담했던 것이다.
"나의 독일공군을 뭘로 보고 그런 헛소리를 하는거요? 그런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지만, 만에하나 베를린에 폭탄이 하나라도 떨어진다면 나를 바보 멍청이라고 불러도 좋소!"
그날밤이 지난후에 사람들은 바로 다음날부터 그에게 기꺼이 바보 멍청이 괴링이라고 불러주었다. 그리고 괴링은 히틀러의 관저에 불려갔다. 히틀러에게 싫은소리를 들은 괴링은 적지 않게 상기되어 있었다. 사실상 영국의 폭격은 베를린에 거의 피해를 주지 못했다. 베를린 외곽에 폭탄공 몇 개 뚫어놓았을뿐이었다. 그러나 심리적인 효과는 대단한 것이었고, 괴링의 자존심은 땅에 떨어졌다. 괴링은 히틀러에게 두 번다시 이런일은 없을 것이며, 영국공군이 감히 그런일을 생각도 하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박살내 버리겠다고 장담을 했다.
그런데 그날밤에 또 폭탄이 떨어졌다. 연이틀 괴링의 권위는 묵사발이 되 버리고 있었다. 베를린 시민들은 연이틀, 싸이렌과 폭탄소리에 잠을 설쳐야 했다. 첫 베를린 공습이후에도 독일공군이 여전히 남부의 비행장만을 철저하게 공격하고 있었기 때문에 처칠은 히틀러가 어떤 반응을 보일 때까지 계속 베를린을 폭격하라고 명령했던 것이다.
열번찍어 안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했던가? 드디어 9월 4일, 4회째의 베를린 공습이 있게되자 이제는 히틀러의 인내도 한계에 달했다. 그는 베를린의 스포츠궁에서 긴급 전당대회를 소집했다. 히틀러는 흥분해서 주먹을 휘둘러대면서 다음과 같이 연설을 했고 열광한 군중들은 하일 히틀러를 외쳐댔다.
"지금 영국놈들이 감히 우리의 베를린에 폭탄을 떨어뜨리고 있다. 쥐새끼 같은 처칠은 야간폭격이라는 병법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그것은 뭐 영국공군이 유능하기 때문이 아니다. 그놈들은 감히 대낮에는 독일하늘을 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한 것 뿐이다.
그렇다면 좋다. 영국놈들이 우리 도시에대해서 폭격을 한다면, 우리는 더욱더 강력한 보복을 해줄 것이다. 영국놈들은 이런 장난을 할 때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될 것이다. 그놈들이 우리에게 떨어뜨린 폭탄의 100배, 1000배의 폭탄을 퍼부어 주겠다. 자! 기다려라! 우리가 간다. 머지 않아 한쪽이 쓰러질 것이다. 그러나 쓰러지는 것은 국가 사회주의의 나라 독일은 아니다! 바로 영국놈들 네놈들이다!"
바로 다음날인 9월 5일, 괴링은 그의 특별열차를 타고 북프랑스로 떠났다. 그는 분노에 씩씩대면서 이를 부득 부득 갈고 있었다. 그리고는 도착하자마자 휘하의 장군들을 모두 불러모았다. 그는 책상에 펼쳐진 큰 지도를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갑자기 지휘봉으로 런던이라고 써있는 곳을 탁하고 치면서 외쳤다.
"이제 우리는 영국공군을 거의 궤멸시켰다. 지금 이 시점에서 드디어 총통이 런던 폭격을 명령하셨다. 자! 이제 우리는 런던으로 간다. 쥐새끼보다 못한 영국놈들을 모조리 쓸어 버려라! 전 독일공군은 이제 런던을 불바다로 만들 준비를 즉각 시작하라!"
사실 독일공군이 런던 폭격을 결행하기로 한 과정은 지금까지의 이야기처럼 매우 극적인 전개로 진행된 듯 하지만 독일공군 정보부차원에서도 나름대로의 근거가 있었다. 9월에 들어서도 독일공군은 영국 비행장에 대한 공습을 계속했으며 놀라운 성과를 올렸다. 이제 독일군은 9월 21일 전면적으로 영국에 대한 침공을 개시한다는 작전 시간표까지 수립해 놓은 상태였다. 이렇게 되면서 잠정적으로 9월 21일로 예정된 상륙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영국공군의 씨를 말릴 필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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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런던 폭격이 시작되었다. 분주하게 연료와 무장을 장착하는 정비병들의
모습 ]
알베르트 케셀링 같은 장군은 지난 2주간의 공습으로 영국공군이 입은 피해는 막대하며 이제는 100여대정도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영국 전투기들을 하늘로 끌어내서 격멸해야 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 수도 런던을 전면적으로 폭격하는 방법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렇게 하면 폭격의 공포에 질린 영국민들은 평화협상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며 수도를 방어하기 위해 날아오른 나머지 잔존 전투기들도 하늘에서 일소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반면 휴고 슈페를 처럼 신중한 장군도 있었다. 그는 아직 영국이 최소 900여대 이상의 전투기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폭격기 부대는 아직까지도 연일 요격을 받고 있으며 아직 영국 공군의 위협이 없어진 상태가 아니므로 목표를 전투기 항속거리 한계의 런던으로 하는 것은 너무 위험하며 계속 비행장을 공격해서 확고하게 영국공군을 박살내어 놓아야 한다고 계속 주장했다. (사실 영국은 이시점에서 가동가능한 전투기를 모두 합쳐서 700여대의 전력을 아직은 유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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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폭격기 조종석의 내부, 조종사들의 표정이 매우 진지하다. 그러나
이처럼 개방된 구조는 영국 전투기들의 기총탄에 조종사들이 그대로
노출되는 약점이 있었다. ]
그러나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히틀러와 괴링이 결정한 이상 이견은 있을 수 없다. 9월 6일이 되자 공습을 마치고 돌아온 독일공군 조종사들 사이에 런던을 폭격하라는 총통의 명령이 떨어졌다는 소문이 빠르게 퍼져갔다. 그리고 그것도 내일 당장 실행하라는 것이었다. 숙소에서는 일제히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상부에서 런던을 공격 목표로 정했다는 것은 이제 승리가 눈앞에 와있다는 것과 다름없는 이야기이며 눈엣가시같던 영국의 수도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은 모든 조종사들이 꿈꾸고 있던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 런던을 불바다로! 드디어 출격한 독일 폭격기들, Do 17 폭격기의 모습이다. ]
1940년 9월 7일, 아침해가 떠오르기 무섭게 비행장 여기저기서 분주하게 뛰어다니는 정비병들과 조종사들이 보이고 있었다. 모두들 제일먼저 런던에 폭탄을 떨어뜨리겠노라고 호언장담을 하고 있었다. 지난 2주동안 여러군대의 영국 비행장을 공격하기 위해서 소규모로 나뉘었던 공격팀은 모두 하나로 합쳐졌다. 그들의 목표는 단 하나 바로 런던이었던 것이다. 800여대의 폭격기들이 일제히 엔진에 시동을 걸고 차례차례 이륙하기 시작했다. 뒤이어 600대의 호위전투기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륙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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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은 Bf 109E에게는 항속거리의 한계점이었으므로, 호위를 위해서
다시 Bf 110기들이 동원되었다. ]
먼거리인 런던까지 비행하기 때문에 다시 Bf 110 전투기들이 불러모아 졌고 이들에 더불어 Bf 109E 전투기들이 폭격기들의 상공으로 몰려와서는 각기 슈밤 대형을 이루면서 완벽한 호위망을 갖추어 가기 시작했다. 이 엄청난 수의 항공기들이 일제히 줄지어 단하나의 목표인 런던을 향해서 해협을 건너기 시작했다. 괴링은 친히 해협의 관측소로 나가서 휘하의 장군들과 함께 그의 공군기들이 계속 영국쪽으로 날아가는 광경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는 잔뜩 미소를 머금고서 상기된 표정으로 떠들어댔다.
"정말 멋있지 않나? 저게 나의 공군이란 말이야! 이제 영국놈들은 끝장이야! 두고 보라지 나를 바보로 만들어 놓고도 무사할줄 알았다면 큰 오산이지! 이제 그 대가를 치루게 해주겠어!"
한편, 제 11 비행단은 매우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독일공군이 계속 그들의 비행장을 공격해온다면 2-3일 이내에 모든 전력을 상실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었다. 독일기들이 접든한다는 경보가 울리자 모든 전투비행대는 이륙하여 각각 담당구역으로 날아갔다. 영국 조종사들은 독일기들이 비행장으로 오는 길목에서 초조하게 적기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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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레이더 관제소 - 아래의 여성들은 공군부인보조부대 소속으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
그런데 독일공군기들을 감시하던 레이더수들은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례없이 만은 폭격기들이 동시에 날아올랐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해협을 건너오기만 하면 일제히 편대를 풀고는 소규모의 공격팀으로 나뉘어 남부의 비행장들을 맹폭격하던 독일폭격기들이 좀처럼 편대를 풀 생각을 않하고 있었다. 레이더 관제장교는 독일기들이 편대를 풀 때까지 기다렸다가 전투기 조종사들에게 요격을 명령하도록 되어있었기 때문에 계속 눈을 떼지 않고 이제나 저제나 하면서 레이더화면을 쳐다보고 있었다. 이때 다우딩은 작전 사령실에서 작전지도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때 한 참모가 다우딩에게 말했다.
"이번에는 정말 큰 공습이 될거 같습니다. 이번에는 정말 어렵겠는데요. 그런데 좀 이상하군요 장군님. 놈들이 좀처럼 편대를 풀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 전투기들은 적기들이 편대를 풀기만을 기다리면서 예상지점에 매복중인데... 해협을 거의다 건너왔는데 아직까지 독일놈들은 한덩어리로 뭉쳐있군요."
갑자기 다우딩은 옆구리를 푹찔린 느낌이었다. 그의 머리에 여러 가지 생각이 갑자기 교차했다. 그리고 그의 등에는 식은땀이흐르고 있었다.
'아! 놈들의 목표가 혹시 런던이 아닌가? 제길 이런 경우는 생각해 본적이 없는데.... 어떻게 해야하나? 지금 우리 전투기들은 모두 비행장 근처의 상공에 흩어져 있다. 지금 불러모은다면 너무 늦는다. 만일 불러모은다 하더라도 적기들이 갑자기 편대를 풀어 비행장쪽을 향한다면 비행장은 정말로 끝장이다. 그런데 놈들이 정말 런던을 공격할 계획이라면...이대로라면 런던을 방어할 아무런 방법이 없다.'
한편, 최선두의 독일 폭격기 조종사는 이상하리만치 조용한 하늘을 바라보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맘때면 영국 전투기들이 나타나야 하는데 해협을 다 건너왔는데도 오늘은 한 대도 볼 수가 없는 것이다. 이점은 상공에서 영국 전투기들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면서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는 Bf 109E의 조종사들도 마찬가지였다. 조종사들은 서로 무선을 주고받으면서 수근거렸다.
"어이, 좀 이상하지 않아? 영국놈들이 하나도 안보여.. 놈들이 정말 전멸해 버린거 아냐? 이거 심심하게 되 버렸는데.... 하지만 오늘은 우리에게 운이 따르는 날이군! 런던이 얼마 안남았다. 기다려라 영국놈들"
[ 드디어 런던 상공에 모습을 드러낸 He 111, 아래쪽의 S자 모양의 강은 템즈강으로 이 S자 모양의 굽이는 독일 폭격기대에게는 매우 좋은 이정표가 되었다. ]
결국 총 1400여대에 달하는 독일 폭격기대는 전혀 편대를 풀지 앟은채 한덩이리로 뭉쳐서 마치 폭풍우를 동반한 먹구름처럼 점점 런던의 하늘로 몰려들고 있었다. 드디어 훗날 영국인들이 역사상 가장 어려운 고난의 시기였다라고 말하는 런던 대공습이 시작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