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프리카-지중해 항공전

유럽 항공전 3 부 - Desert Wings (북아프리카의 결전)

( Roar of Desert Lion)

This document was updated at 2004. 1. 9

* 영국의 사자들 드디어 포효하다.

1940년 11월초, 북아프리카의 상황이 3개월째 소강상태로 접어들자 자신감이 생긴 무솔리니는 처칠이 북아프리카를 잊었다고 판단하고는 북아프리카로 더 이상의 증원군을 보내지 않고 병력을 돌려 난데없이 그리스를 침략했다. 그러나 이탈리아군은 의기양양하게 그리스 국경을 넘은후 그리스의 험악한 산악지대에서 헤메고 있다가는 매복하고 있던 그리스군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하여 많은 사상자를 내면서 오히려 그리스에서 쫒겨나고 있었다. 가장 중요한 목표지역이었던 북아프리카로 전력을 증원해 영국군을 공격해도 부족할 판에 쓸데없이 그리스를 침공하더니 꺼꾸로 약소국 그리스군에게마저 망신을 당하면서 혼쭐이 나고 있었던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며칠후에는 영국함대가 타란토를 기습공격해 아틸리아해군을 병신으로 만들어 버리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 영국군이 대반격을 위해 은밀히 준비한 비장의 병기 마틸다 전차 ]

한편 무솔리니가 제맘대로 설치면서 소동을 벌이고 있는 동안 북아프리카의 영국군은 은밀히 전투력을 키우고 있었다. 1940년 10월이후부터 독일공군의 직접적인 위협에서 벗어난 영국본토의 상황이 점점 호전되고 있었기 때문에 본토에서 이집트로 보내지는 새로운 전차와 병력, 무기들이 수송선에 실려 속속 알렉산드리아로 도착하고 있었으며 영연방 국가들인 호주, 캐나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육군과 공군병력을 북아프리카로 파견했기 때문에 병력도 증가했다. 점점 전쟁물자가 쌓여가자 이집트주둔 영국군 사령관 웨이벌장군에게도 이제는 더 이상 웅크리고 있지 말고 뭔가 보여줘야할 때가 오고 있었며, 이 반격작전에는 '용병 작전 (operation freelance)'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1940년 12월 6일, 이집트의 영국군이 드디어 반격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 3개워간 영국군은 수많은 정찰을 실시해 이탈리아군의 방어태세를 면밀하게 분석해서 그들의 허점을 모두 알고 있었는데, 영국정보부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현재 이탈리아군의 방어선은 그야말로 허점 투성이었다. 특히 이탈리아군이 시디바라니에 구축한 7개소의 야전캠프는 10 - 20여 km씩 떨어져 있었는데 이중 이탈리아군의 정찰 및 방어태세가 가장 허술한 것으로 분석된 라비아와 니베이워 캠프 사이의 26km 공간이 바로 영국군이 이용하게될 주요 침투로였다. 영국군 사령관 웨이벌장군은 심복들에게만 작전계획을 알려주고 하급장교와 병사들에게는 일상적인 기동훈련이라고 하며 은밀하게 2개사단의 병력을 움직였다. 마틸다 전차대를 선두로 포병대와 공병대, 보병대가 트럭을 타고 침투로를 향해 진격해 들어갔다.

[ 영국군의 침투로 - 7개소의 캠프중 라비아와 니베이워 사이의 공간으로 몰래 들어가 후방을 공략하는 작전을 잘 보여준다. ]

한편 북아프리카의 이탈리아군은 그들의 목을 감싼 받줄이 점점 조여들어오는 것도 모르는채 여전히 사막여행이라도 온 것처럼 방어진지를 구축한지 3개월이 다 되어가도록 전투준비는 커녕 날마다 모여앉아 떠들썩하게 노래를 부르며 양고기와 스파케티를 만들어 먹고 있었다. 캠프 주위의 정찰은 갈수록 형식적으로 실시되었고 항공기들을 동원한 공중정찰도 거의 없었다. 그나마 한 이탈리아 정찰기가 우연히 영국군의 진군대열을 발견하고 사령부에 '대규모의 영국기갑부대가 캠프쪽으로 접근중'이라는 무전을 때렸으나 정찰기의 조종사는 사령부로부터 '그건 별일 아니니 돌아와서 문서로 정식보고를 제출하라'는 어이없는 답신만을 받았을 뿐이었다.

이러는 동안 2일의 시간이 흘렀으며 영국군 선발대는 예정된 침투로를 따라 이미 이탈리아 캠프의 후방으로 들어와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었다. 그리고 12월 9일 오전 7시가 되자 드디어 공격명령이 떨어졌으며 첫 번째 공격목표인 니베이워캠프를 향해 질주해 들어가는 마틸다 전차들을 선두로 군악대의 백파이프 취주음과 함께 영국 보병들이 소리를 지르며 돌격하기 시작했다. 캠프에 접근한 마틸다 전차대가 포격을 시작하자 캠프외곽에 배치되어 있던 20여대의 이탈리아군의 전차들은 순식간에 불덩어리로 변해 버렸으며, 때마침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있던 이탈리아군은 지리멸렬해서 무너지기 시작했다.

[ 사막을 가로질러 진격하는 마틸다 전차대 - 압도적인 실력차로 이탈리아 전차들을 일방적으로 박살냈다. ]

영국의 신예 마틸다 전차들은 허수아비같은 이탈리아 전차들을 고철덩어리로 만들어 버리면서 쇠꼬챙이로 개미집을 쑤시듯이 무자비하게 돌진해 들어와 이탈리아군의 진영을 휘저었다. 여기저기서 마틸다 전차들이 캠프를 뚫고 진지로 들어왔으며 전혀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던 이탈리아군은 제대로 저항도 해보지 못한채 대포에 맞아죽고 캐터필러에 깔려 죽어갔다. 더구나 이탈리아군이 보유한 대포는 제대로 명중시켜도 마틸다 전차에게 흠집도 내지 못하는 지경이었다. 이탈리아 병사들은 충격과 공포에 사로잡혔으며 완전히 오합지졸이 되어 무너지기 시작했다. 첫 전투는 2시간만에 끝났으며 2000명의 이탈리아 병사들이 더 이상의 저항을 포기하고 항복했다.

의외의 너무나 성공적인 전과에 고무된 웨이벌은 나머지 캠프에 대해서도 즉시 공격을 시작하라는 명령을 내렸으며 기세가 오른 영국군은 마치 도미노를 넘어뜨리는 것처럼 나머지 이탈리아 캠프들을 차례로 공략해들어갔다. 그리고 그때마다 전투의 양상은 비슷했다. 주눅이 들어 버린 이탈리아군은 전투의지가 없는 듯 제대로 싸워보지도 않고 줄행랑을 치거나 백기를 올리기 일쑤였으며 심지어는 영국선발대가 캠프에 접근하자 이탈리아군 육군장성이 직접 수백명의 부하들에게 싸우지 말라는 명령을 내린후 직접 백기를 들고 항복해오기까지 했다. 영국군이 7군데의 이탈리아 캠프를쓸어 버린후 시디바라니를 완전히 점령하는데는 불과 2일밖에는 걸리지 않았으며 이 기간동안 무려 3만9천여명의 이탈리아병사들이 포로로 잡혔다.

[ 시디바라니에서 포로로잡혀 이집트로 끌려가는 이탈리아 병사들, 대부분은 싸워보지도 않고 무조건 항복했다고 한다. 지도자를 잘못만난 병사들의 운명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진이다. ]

마치 몇 개월전 독일이 전격적으로 프랑스를 휩쓸어 버릴 때와 같은 풍경이 이번에는 영국군에 의해서 북아프리카의 사막에서 그대로 재현되는 듯이 보일 지경이었다. 영국군은 예상의 10배를 뛰어넘는 포로들의 처리에 골머리를 썩어야 했으며 계획보다 훨씬 빠른 진격속도로 보급에 곤란을 느낄 정도였다.

* 바르디아 공폭작전

애초에 웨이벌은 이 7군데의 캠프를 주요 공격목표로 설정하고 작전을 수립했었지만 순식간에 캠프들이 뭉개진이상 이제는 거칠 것이 없었다. 그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계속 전진하기로 결심했다. 이제 거꾸로 영국이 국경선을 넘어 리비아로 쳐들어가게 된 것이다. 작전개시 1주일만에 영국군은 살룸과 할파야 고개를 접수해 버렸으며 이제는 이탈리아군의 근거지인 카푸쪼 요새를 함락시키기 위해 맹렬하게 돌진해 들어갔다. 전선이 심각한 속도로 붕괴되기 시작하자 무솔리니는 다급해져 그라찌아니를 '무능한 겁장이 바보 멍청이'라며 몰아붙이고는 어떤 일이 있어도 영국군을 막아내라고 명령했다.

이무렵 계속 밀리던 이탈리아군은 용장 베그론졸리 중장의 지휘하에 지중해에 인접한 바르디아에 집결하여 방어진지를 구축했다. 그는 이때까지의 이탈리아군 장성들과는 달리 목숨을 걸고 이곳을 사수하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었는데, 사실 베르곤졸리는 어느정도 자신감이 있었다. 바르디아는 둥근 만위에 위치한 지점으로 방어군에게는 이상적인 천연의 지형을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이탈리아 21군단소속의 4개사단 4만 5천명의 휘하병력이 30km 정도의 강력한 방어선을 구축하고 지키고 있었으며, 400문의 대포가 배치되어 있었고 M13 전차연대도 방어선의 요소요소에 웅크리고 있었다.

영국군에게는 이 방어선을 정면으로 돌파할 만한 충분한 전차가 없었으므로 베르곤졸리는 여기서는 영국군이 돌입해오더라도 한번 해볼 만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역전의 노장인 베르곤졸리가 상상하지 못하고 있던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하늘로부터의 공격이었다.

[ 첫 공폭작전에서 맹활약한 웰링턴 폭격기, 유럽전에서는 독일공군기들에게 매우 취약했지만 바르디아의 이탈리아군에게는 그야말로 공포의 사신이었다. ]

1940년 1월 2일, 지상군의 거침없는 돌격에 별로 할 일없이 정찰기만 날리면서 전투를 구경만 하고 있던 영국공군이 드디어 대대적으로 출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집트 주둔 영국공군 대장 롱모어는 공군력으로 방어선을 흔들어 달라는 웨이벌의 지원요청이 있자마자 휘하의 폭격기대를 출격시켰다. 요란한 폭음과 함께 상공에 나타난 웰링턴 폭격기와 블렌힘 폭격기들은 바르디아의 방어선을 조준해서 폭탄의 비를 퍼부었다. 귀청을 찢는 폭발음과 함께 하늘높이 치솟아 오르는 모래먼지는 마치 모래폭풍이 불어오는 것처럼 이탈리아군의 방어선을 작살내고 있었다. 이탈리아군 병사들은 그들이 안전하다고 믿고 있었던 토치카와 함께 산산조각나거나 생매장되어 버렸으며 이탈리아군 전차들은 폭탄의 직격을 맞아 산산조각이 나거나 후폭풍에 날려 뒤집혀 버렸다. 변변히 저항하는 이탈리아 공군기들도 없어 손쉽게 제공권을 완전히 장악한 영국공군의 공습은 야간에도 계속되었으며 끊임없는 폭격에 기가질린 이탈리아 수비대 병사들은 곧곧에서 방어선을 이탈하기 시작했다.

날이 밝기 시작하면서 영국공군기들이 마지막 폭격을 끝내고 돌아가자, 이번에는 바르디아를 포위하고 있던 영국군이 여기저기 뚫린 구멍을 통해서 방어선을 돌파하기 시작했다. 더구나 밤사이에 영국함대가 바르디아의 해안으로 은밀하게 접근했다. 이 영국함대는 커닝햄 제독이 지휘하는 전함 워스파이트를 기함으로 하는 3척의 전함과 7척의 구축함들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날이 밝자마자 바르디아의 이탈리아군 교두보를 향해 대구경 함포로 지원 사격을 개시했다. 육해공의 3면 입체공격으로 바르디아는 완전히 초토화 되었으며 1월 4일에는 모든 방어선의 이탈리아군이 전멸하거나 항복함으로써 바르디아도 영국의 수중에 떨어졌다. 목숨을 걸고 방어선을 지킬 것이라고 큰소리 쳐대던 베르곤졸리 중장은 이탈리아 공군의 형편없는 지원을 원망하면서 야음을 틈타 도주했으며 승자가된 웨이벌 대장은 처칠에게 다음과 같은 전문을 보냈다.

"지금 우리는 엄청난 속도로 이탈리아군을 몰아붙이고 있습니다. 애초에 저는 우리가 이렇게 빨리 진격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지만 우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의 다음 정거장은 토부룩입니다."

이날의 바르디아 공폭작전이 보여주듯이 이탈리아 공군에게는 영국공군의 공습작전을 저지할 만한 능력이 없었다. 사막에 도착할 때만해도 기세등등하던 이탈리아 공군은 이후 3개월동안 놀고먹으면서 나사가 풀어진 상태였다. 주력 전투기였던 CR.42들과 폭격기인 SM.79들은 대부분 모래먼지에 의한 고장과 정비불량으로 전열에서 이탈해 있었으며 1941년초부터 배치되기 시작했던 신예 MC.200 전투기들도 야전 지상부대와의 연락상태가 불량해서 조직적인 지원출격을 하지 못했다. 영국공군의 공습때마다 일부 이탈리아 조종사들이 상공에 날아올라 영국폭격기들을 요격하려고 했으나 이탈리아의 전투기들은 영국폭격기대의 호위 전투기로 따라붙은 허리케인과는 성능의 차이가 너무 컸으며 무선통신 장비의 결여로 인해 편대전술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다. 이러다보니 상공에서 벌어진 대부분의 공중전은 영국공군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다.

[ 사막에 쳐밖힌 CR.42 - 이탈리아 공군의 운명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진이다. ]

한편, 이 무렵의 이집트 주둔 영국공군은 본토에서 긴급히 수송된 허리케인 전투기들을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었으며, 초창기의 주력이던 구식 글로스터 글라디에이터 전투기들은 일선에서 물러나게 했으며 후방으로 배치한 상태였다. 물론 본토에서의 전투기 수요가 아직 부족한 상태였기 때문에 영국 최강의 전투기 스핏화이어는 우선적으로 영국본토에만 배치되고 있어서 북아프리카로는 보내질 수가 없었다.

다행히도 본토에서는 2선급의 전투기로 취급받는 허리케인이 이탈리아 전투기들에 대해서는 대체로 우세한 성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북아프리카에서는 별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그나마 이 허리케인조차도 본토로부터의 공급량이 북아프리카 전선의 요구량에 미치지 못하고 있었다. 따라서 영국공군은 자국의 전투기 생산능력만으로는 본토와 북아프리카의 전선을 유지할 수가 없다는 판단을 내려 미국에 무기 구매 사절단을 보내서 미육군항공대가 주력으로 사용하는 P-40 워호크 전투기들을 수입하기로 결정한 상태였다. 그러나 미국에서 이 전투기들이 생산된후 대서양을 건너 영국에 도착하려면 아무리 빨라도 1941년 5월은 되야 첫 번째 인도분이 도착할 예정이었다. 물론 이 미국제 P-40 전투기들은 스핏화이어에 비해서는 성능이 크게 떨어졌고 허리케인과 비슷한 정도의 성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본토 방위쪽보다는 북아프리카와 같은 2선급 전장에 우선적으로 보내질 예정이었다.

[ 출격을 앞둔 허리케인 조종사 - 뒤에 보이는 허리케인은 사막용의 방진필터를 장비하고 있다. ]

이처럼 영국공군의 상황도 열악한 상태였지만 이탈리아공군의 상황이 더욱 한심했기 때문에 영국공군으로서는 제공권장악에 별 문제가 없었다. 영국 전투기들은 이탈리아군의 상공을 마음대로 들락거리면서 이탈리아 비행장에까지 진출해 공습하기도 했다. 1941년초에 북아프리카 사막의 하늘에서 벌어진 상황은 시대에 뒤떨어지는 구식 전투기가 현대 공중전에서 어떤 종말을 맞이하는 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좋은 예로 이탈리아공군이 북아프리카에 파견한 87기의 CR.42 전투기들은 많은 수가 정비불량이나 모래먼지로 인한 고장으로 전열에서 이탈하거나 부품조달이 어려워 간단한 고장에도 가동불능이 되어 방치되었다. 그나마 공중전을 위해 날아오른 나머지 생존기들도 공중전에서 모두 격추되거나 지상에서 공습을 받아 파괴되어 단 1기의 CR.42도 살아남지 못했다. 물론 대부분의 이탈리아 폭격기들도 공중표적이 되어 버리거나 제대로 날아오르지도 못하고 영국공군기들의 공습을 받아 앉은 자리에서 고철덩어리로 변해 버리는 경우가 허다했다. 영국의 반격작전이 완전한 승리로 굳어질즈음에는 274대대의 언스트 메이슨 대위가 이탈리아 전투기 14기를 격추시켜 북아프리카 최고 에이스의 영예를 얻기도 했다. 그는 당시의 전투상황을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1941년 1월 17일, 오늘도 적진을 순찰하며 적기를 청소하고 지상군을 지원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우리에게 대적해오는 적기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나는 내편대원인 밥 소위와 함께 과감하게 적진 깊숙히 침투해서 후방의 이탈리아군의 비행장을 공격하기로 했다. 이륙하자마자 지상에는 패주하는 이탈리아군의 행렬이 보였으며 이를 지나니 잠시후 이탈리아군 비행장이 보였다. 적은 레이더가 없었기 때문에 우리가 바로 머리위에 나타나도록 비상출격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지상에 도열해있는 CR.42 전투기들에 기총소사를 가해 3기를 대파시켰으며 밥 소위는 이륙활주중인 SM.79 폭격기를 파괴했다. 이순간 우리후방에 착륙을 위해 접근중이던 CR.42 2기가 나타났다. 적기들은 우리의 출현에 놀란 듯 급선회하면서 공격해왔다. 하지만 우리 허리케인의 고도와 속도가 더 우세한 상황이었으므로 나는 즉시 강하에 들어가 1번기를 공격했다. 적기는 선회를 마치지도 못하고 기총사격에 날개가 부러져 지상에 격돌해 버렸으며 적의 2번기도 잠시후 같은 운명이 되었다. 전투가 끝날무렵 5기의 CR.42가 더 나타났지만 윙맨인 밥소위가 고속으로 강하하면서 편대장기를 공격했으며 적기들은 기습에 놀라 뿔뿔히 흩어져 버렸다. 우리는 속도가 느린 적전투기들을 마음껏 유린했으며 휘파람을 불면서 기지로 돌아왔다."

* 다음 정거장은 토브룩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웨이벌이 노리는 목표는 베르디아에서 110km 떨어진 요항 토브룩이었다. 훗날 롬멜의 북아프리카 군단과 영국군간에 치열한 사투가 벌어지게될 운명을 가진 이 항구도시는 이탈리아가 북아프리카로 진출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도 이탈리아의 심장부와 같은 곳이었다. 이탈리아군의 입장에서는 이 토브룩만은 어떻게든지 지켜야 했지만, 한번 무너지기 시작한 모래성은 손을 쓸 수도 없을 정도로 계속 허물어지고 있었다. 사기가 하늘끝까지 오른 영국군 병사들은 "계속 전진하라! 우리가 다음에 쉴 정거장은 바로 토브룩이다."라는 농담을 주고 받으며 계속 전진했다.

이후의 전황도 이전과 별 다를 것이 없었으며 오히려 이탈리아군의 붕괴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었다. 영국군은 계속 줄기차게 진격해 들어왔으며 공황상태에 빠진 이탈리아군은 변변한 저항도 해보지 못하고 수많은 포로와 무기를 남긴채 미친 듯이 도망가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2월 5일 절망상태에 빠진 이탈리아 전차부대가 토브룩 근처에 총집결하여 영국전차부대를 향해 마지막 돌격을 감행했다. 곧 양측의 대규모 전차전이 벌어졌으나 영국군의 마틸다 전차부대가 압도적인 실력차이를 보이면서 빈약한 이탈리아군의 전차들을 일방적으로 공략해서 전멸시켰고 결국 이 일대는 여기저기 널부러진 이탈리아 전차들의 잔해들로 인해 강철의 무덤으로 변해 버렸다. 그리고 이탈리아군의 조직적인 저항은 종말을 고했다. 영국군은 이제 이탈리아군 포로들을 주워담으면서 토브룩으로 전진해 들어갔으며 하루뒤에는 토브룩마저도 손쉽게 점령하고 더욱 서쪽으로 전진했다.

[ 토브룩의 시가지가 온통 검은 연기로 뒤덥힌 가운데 노획한 이탈리아 전차에 캥거루를 그려넣고 있는 영연방 호주군 병사들 - 영국군은 이 전차들의 포탑을 뜯어내고 사막용 수송차로 활용했다. ]

그리고 1941년 2월 7일에는 마침내 이탈리아군의 마지막 보루인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까지도 위협할 수 있는 거리에 도달하고 말았다. 지난 2개월간 영국군은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전과를 올렸다. 그들은 무려 800km를 진군했으며 13만명의 포로와 함께 수많은 화포들을 노획했다. 중동지역 영국군 사령관 웨이벌과 오코너는 그들이 상상하던 것보다 몇 배나 빠른 진격속도에 스스로도 놀라고 있었다. 그리고 영국군은 이제 최종적으로 북아프리카 전토를 장악하기 위한 대장정의 종착역이 될 트리폴리 진격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만약 전황이 이대로만 전개된다면 이제 지중해와 북아프리카는 완전히 영국의 것이 되어 버릴 것이 분명했다.

[ 프리랜스 (freelance) 작전으로 1941년 2월까지 영국군이 점령한 지역을 보여주는 지도 - 애초에 영국군은 맨 오른쪽의 작은 사각형 지역을 목표로 했으나 이탈리아군이 너무 쉽게 무너지는 바람에 목표의 10배가 넘는 지역을 진격해 들어갔고 지중해의 전략적 요충지인 토브룩마저도 점령해 버렸다. ]

* 독일공군 남쪽으로

그러나 북아프리카에서 연일 승승장구하던 영국군에게도 얼마전부터 한가지 불길한 징조가 드리워지고 있었다. 그것은 독일공군이 이미 두달전인 12월초부터 남부 이탈리아로 전력을 파견하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사실 소련침공이라는 원대한 야망을 구체화시키고 있었던 히틀러는 지중해와 북아프리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소동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는 애물단지 같은 귀찮은 친구 (?) 무솔리니가 여기저기서 자꾸 말썽을 일으키자 오히려 신경질을 내고 있었던 것이다. 히틀러는 공공연하게 그리스와 북아프리카에서 제풀에 곤경에 빠진 이탈리아군을 비웃었으며, 이탈리아군의 패전 소식을 들을 때마다 '이는 무솔리니 자신이 저지른 일이니 이탈리아인들이 알아서 해결하라'고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히틀러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커다란 사건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1940년 11월 11일의 타란토 공습작전이었다. 타란토의 이탈리아함대가 앉은자리에서 큰 타격을 받아 큰 망신을 당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독일해군 사령관 레더 제독은 히틀러를 만난 자리에서 다음과 같은 보고를 했다.

"타란토에서 이탈리아 해군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기 때문에 이제 지중해는 완전히 영국해군의 수중에 들어갔습니다. 영국해군이 지중해의 제해권을 완전히 장악하게 된다면 남부 유럽의 여러 국가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며, 우리가 점령한 프랑스의 남부해안도 큰 위협을 받게 될 것입니다."

레더로부터 이런 보고를 듣자 히틀러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비록 히틀러 자신이 지중해와 북아프리카 지역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다고는 해도 그 얄미운 영국해군이 지중해를 '커닝햄의 연못'이라고 불러대면서 완전히 제해권을 장악하도록 놔두는 것만은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가 꿈꾸고 있었던 소련침공 작전까지는 앞으로도 7개월의 시간이 남은 상태이기 때문에 그동안 놀고 있는 독일군을 일부 동원해서 지중해의 영국해군을 견제하기위한 행동에 들어가는 것도 나쁠 것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빈약한 독일해군이 지중해로 들어가 영국해군에 맞서 작전하는 것은 너무나도 위험 천만한 것이었다. 결국 이번에도 독일공군이 나서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 히틀러는 괴링에게 남부 이탈리아로 정예의 공군병력을 파견하여 지중해의 영국해군을 혼쭐내주고 영국의 해상수송로를 완전히 차단해 버리라고 지시했다.

* 제 10 항공군단 지중해로!

1940년 12월초, 히틀러의 지시를 받은 괴링은 이번에는 영국본토 항공전에서 그가 당했던 수모를 완전히 만회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며칠후에는 영국군이 대 반격을 시작했으며 이탈리아군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괴링은 하루라도 빨리 자신의 공군을 출동시켜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노르웨이에 주둔하고 있던 제 10 항공군단장 한스 페르디난트 게이슬러 중장을 불러 그가 지휘하는 부대를 노르웨이에서 빼내 남부 이탈리아로 이동시키라고 했다. 이날 게이슬러는 괴링으로부터 이탈리아 남부에서 공군기들을 출격시켜 지중해의 제공권을 장악하고 영국해군의 전략적 요충지인 몰타섬을 초토화시킨후 지중해의 영국 해상수송로를 완전히 봉쇄해 버리라는 명령을 받았다.

[ 드디어 지중해에 나타난 독일공군! 제 10 항공군단의 Bf 110C 전투기들이 시칠리섬을 순찰중이다. Bf 110C는 외부연료탱크를 장비하는 경우 지중해를 가로질러 북아프리카 까지도 날아갈 수 있었다. ]

명령을 받은 한스 게이슬러 중장은 휘하의 조종사들과 병력을 이끌고 노르웨이를 떠나 이탈리아로 날아갔으며 이들은 몰타섬 공습작전에서 영국공군에게 밀려 연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던 이탈리아 공군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지중해지역으로 출격하기에 비행거리가 가장 가까운 이탈리아 남부의 시칠리섬에 위치한 비행장들인 카타니아, 코미소, 팔레르모, 젤라, 트라파니 등지로 분산 배치되었다. 이제 독일공군 제 10 항공군단의 등장으로 영국군의 우세 일변도였던 지중해-북아프리카 전선의 상황에 새로운 변화가 오게되리라는 것은 분명해졌다.

제 10 항공군단 (Fligerkorps X)

- 1941년 1월 이탈리아 -

유니트

보유기종

주둔지

보유기체수

폭격기대

LG 1

KG 4

KG 26

중전투기대

ZG 26

급강하 폭격기대

StG 1

StG 2

StG 3

정찰기대

1.(F)/121

Ju 88A-4

He 111H-6

Bf 110C-4

Ju 87R-1

Ju 88D-5

카타니아

코미소

팔레르모

트라파니

카타니아

제 10 항공군단의 항공기들은 항속거리가 길어서 이탈리아 반도의 남쪽에 해당하는 지중해 중간지점과 몰타섬, 그리고 북아프리카의 일부까지도 사정거리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영국선단이 본토를 출발해 지중해를 지나 이집트로 향하려면 제 10 항공군단의 활동영역을 지날 수 밖에는 없었다. 이탈리아공군과는 그 수준이 다른 독일공군이 폭이 좁은 지중해의 항로를 위협하게 된다는 것은 정말로 심각한 문제였지만 영국해군은 아직 독일공군이 이탈리아로 이동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바로 며칠뒤 독일의 항공전력이 지중해의 영국해군에게 얼마나 위협적인 존재인가를 증명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 지중해를 항진중인 일러스트리어스, 타란토 기습의 주역이었기 때문에 추축국의 일급 공격목표가 되었다. ]

1941년 1월 7일 시칠리섬의 호화호텔 산 도메니코에 사령부를 차린 제 10 항공군단장 한스 게이슬러 중장에게 한건의 긴급전문이 도착했는데, 그것은 독일 정찰기가 대규모의 영국의 수송선단이 강력한 호송선단과 함께 지브럴타 해협을 빠져나와 몰타섬을 향해 동쪽으로 항진하는 장면을 탐지했다는 것이었다. 더구나 사진판독 결과 이 호송선단에는 영국의 주력항모 일러스트리어스와 아크로열이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게이슬러 중장은 미소를 머금으며 즉시 이 호송선단을 집중공격해서 박살내버리라는 명령을 내렸다. 특히 호송선단의 함선 중에서도 얼마전 타란토를 대파시킨 주역인 항모 일러스트리어스는 독일공군의 최우선 공격목표로 설정되었는데, 심지어는 베를린의 공군사령부에서 작전보고를 받은 괴링도 게이슬러에게 이 일러스트리어스만은 꼭 격침시켜 버려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냈을 정도였다.

[ 드디어 출동이다! 시칠리섬의 트라파니 비행장에서 정비중인 제 10 항공군단의 Ju 87R-1 슈투카, 슈투카의 급강하 폭격능력이야말로 영국의 지중해 함대에게는 가장 치명적인 위협이었다. 사진의 맨 앞쪽에는 비행장을 같이 사용하고 있는 이탈리아 공군의 MC 200 전투기가 보인다. ]

독일공군이 계획한 영국선단 공격작전의 골자는 우선 이탈리아공군과의 연합작전으로 이탈리아의 SM.79 폭격기들이 호송선단을 공격하면서 영국해군의 주의를 끄는동안 독일공군의 Ju 88, He 111 중형폭격기들과 급강하폭격기 Ju 87 슈투카들이 고공으로 몰래 접근해서 호송선단을 공격하는 것이었다. 총 40기의 폭격기들이 출격할 예정이었으며 작전일은 영국선단이 독일폭격기들의 사정권으로 완전히 들어올 것으로 추정되는 1941년 1월 10일로 정해졌다.

* 일러스트리어스를 잡아라

이날 영국호송선단은 몰타섬의 서쪽 160km까지 접근해 있었다. 영국선단은 이날 오전부터 간간히 내습해오는 이탈리아 공군의 SM.79 폭격기들의 산발적인 공격을 받고 있었는데, 이것은 이 지역에서는 늘 벌어지는 일이었으므로 영국선단은 큰 위협을 느끼지 않았다. 호위항모 일러스트리어스에서 발진한 풀마 전투기들이 이들을 견제하기 위해 날아올라 번번이 이탈리아 폭격기들을 몰아냈다. 오후 12시 28분경, 풀마 전투기 1개 편대가 내습해오던 SM.79 폭격기들을 또다시 요격했으며 이 폭격기들이 공격을 중지하고 시칠리쪽으로 도주하자 계속 추격하기 시작했다. 일러스트리어스의 함교에서 망원경을 들고 전투상황을 살펴보던 보이드 함장은 이탈리아 공군기들이 매번 맥없이 쫒겨나자 '그러면 그렇지'하는 표정을 지으며 만족한 듯이 엔진시동을 건상태로 비상대기중이던 나머지 풀마 전투기들의 발진을 취소시켰다.

[ 일러스트리어스에 탑재되어 있던 풀마 전투기 - 잘알려진 기종은 아니지만 영국해군의 주요 함재 전투기중 하나였으며 이탈리아 공군기들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활약했다. ]

그러나 이러는 동안 이들의 바로 머리위쪽 12000피트의 고도로 제 10 항공군단의 폭격기들이 시시각각 접근하고 있었다. 결국 영국선단은 독일공군기들의 접근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으며 영국선단을 포착한 독일 폭격기 조종사들은 상공에 다다르자마자 즉시 공격을 개시했다. 우선 슈투카들이 완벽한 공격대형을 짜고 그 특유의 날카로운 금속음을 울리며 급강하에 들어가 무방비상태에 빠진 일러스트리어스를 덥쳤다. 슈투카의 파상공습이 시작되자 영국호송선단은 크게 당황하여 비상 싸이렌을 울리며 회피기동에 들어갔지만 이번에 그들을 공격하는 상대는 물렁한 이탈리아 폭격기들이 아니라 정예의 독일공군기들이었다. 슈투카 조종사들은 쾌재를 부르면서 차례로 돌입해왔으며 이 큼직한 표적을 놓치지 않고 정확하게 폭탄을 떨어뜨렸다. 첫 번째 폭탄이 명중되자마자 커다란 버섯구름이 치솟아 올랐으며 곧 일러스트리어스의 갑판에는 1100파운드 (약 500kg) 철갑폭탄이 연속으로 6발이나 명중했다. 함내의 여기저기에 불길이 피어올라 검은 연기가 상공을 뒤덮었고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그리고 구멍투성이가 된 일러스트리어스는 성한구석이 한군데도 없이 만신창이가 되어 점점 한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공습을 마친 독일조종사들은 '항모 일러스트리어스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으며 이 배는 곧 침몰할 것 같다'는 무선 보고를 한후 기수를 돌렸다. 메뚜기떼처럼 덥쳐오던 독일기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자 큰 피해를 입은 영국선단은 간신히 사태를 수습하고 비틀거리며 몰타로 계속 항진했다. 그러나 누가봐도 가망이 없어보이던 역전의 항모 일러스트리어스는 아직 죽을 때가 아니라는 듯이 한쪽으로 심하게 기운 상태로 꾿꾿하게 버티고 있었다.

독일공군의 맹공에 일격을 당한 보이드 함장은 큰 충격을 받아 크게 당황했지만, 일러스트리어스의 엔진 1기가 아직 작동한다는 보고를 받게되자 이 항모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몰타섬으로 몰고가기로 결심했으며 일러스트리어스는 마지막 엔진 1기에 의지해 서서히 몰타를 향해 움직였다. 옆으로 많이 기울어 한계에 다다른 일러스트리어스는 몇 번이나 침몰할 뻔한 순간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고비를 넘기고 결국 침몰을 모면한 상태로 새나오는 검은 기름띠를 끌면서 버텼고, 결국 그날밤에는 몰타의 발레타항에 입항할 수 있었다.

[ 발레타 항에 입항하여 수리를 받고 있는 항모 일러스트리어스 - 간신히 살아남기는 했지만 몰타섬을 독일공군의 주요목표물로 만들어 버리는 요인이 되었다. ]

이날 몰타섬의 방어군은 큰 피해를 입었으면서도 그들에게 물자를 보급하기위해 발레타항에 도착한 호송선단을 열열히 환영했지만, 일러스트리어스가 침몰하지 않고 발레타항으로 도착한 것은 몰타섬의 시민들에게 더욱 가혹한 시련을 예고하는 것이었다. 1월 15일 몰타섬 상공에 나타난 독일공군의 정찰기가 발레타항에 정박한 영국선단을 촬영한 사진에 침몰된줄 알았던 일러스트리어스가 들어있었던 것이다. 한스 게이슬러 중장은 일러스트리어스가 살아남았다는 사실을 알게되자 크게 노하여 휘하의 조종사들에게 일러스트리어스를 다시 공격할 것을 명했으며 몰타의 심장부인 발레타항과 주요 비행장들도 박살을 내 버리라고 명령했다. 이로서 제 10 항공군단의 공격목표는 항모 일러스트리어스를 따라 몰타로 옮겨 오게 되었으며, 비운의 섬 몰타에는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거센 전쟁의 폭풍이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