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ristol Beaufighter ◇

This document was updated at 2000. 11. 12

2차대전의 포문이 열리기전에 유럽 각국은 고속 단좌 주간전투기에 더불어 장거리를 비행할 수 있는 복좌 쌍발 전투기에 대한 개발에 관심이 있었다. 이중에 가장 먼저 성공적으로 데뷔한 것은 독일의 Bf 110 일 것이다. 하지만 영국은 이런 장거리 전투기에 대한 필요를 느끼지 못하다가 독일군이 전격전을 통해서 Bf 110이 성공적인 성과를 보이자 당황하여 비슷한 전투기를 개발하도록 했다. 특히 허리케인이나 스핏화이어같은 신예기는 항속거리가 짧아서 광활한 영국의 해안선과 북해를 순찰하는 임무에는 부적합한 것으로 평가되었기 때문에 더욱 쌍발 전투기의 존재는 절실했다. 결국 영국은 항공기 제작의 명문 브리스톨사에 상기의 기준에 달하는 항공기의 제작을 의뢰했으며, 이것이 2차대전의 명전투기중 하나로 인정받는 보우파이터의 탄생 배경이었다. 보우파이터는 순풍에 돛을 단 것처럼 빨리 개발이 진행되어 결국 전쟁이 시작된지 1년후에 임무에 투입될 수 있었다.

 

1940년 10월 노스홀트에 주둔중이던 제 25 전투중대 소속의 보우파이터 Mk IF형이다. 야간전투기로서 본격적으로 투입되기 시작할 무렵의 기체이다. 하지만 기체의 도색은 야간용이라기 보다는 주간용의 표준 도색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영국 본토 항공전의 중반까지는 보우파이터는 전투에 투입될 수 없었다. 소수 실전배치가 완료된 기체가 있었지만 독일의 Bf 110의 실패처럼 뷰파이터역시 Bf 109E와 같은 고성능 단좌 전투기와의 싸움에서는 승산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우파이터는 회심의 일격을 먹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것은 야간전투기로서의 능력이었다. 1940년 10월부터 독일 공군은 점차로 영국에대한 야간 공습을 강화했다. 그들은 주간 공습에서의 혹독한 피해에 당황하여 야간 공습으로 전환하면 야간 전투기가 없는 영국 공군은 요격해오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Bristol Beaufighter Mk IF

분 류

2인승 쌍발 전투기

동 력

브리스톨 허큘리스 VI or XVI 공냉식 성형엔진

최고 속도

시속 536km

항속 거리

2382km

무 장

기수 - 20 mm 히스파노 기관포 4문

주익 - 7.7mm 브라우닝 기관총 4정

동체 상부 - 7.7mm 브라우닝 기관총 2정

하지만 영국 공군이 전혀 야간 전투기를 가지고 있지 않으리라는 독일의 생각은 틀린 것이었다. 영국은 수적으로는 불충분했지만 훌륭한 야간 전투기를 가지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보우파이터이다. 얼핏 보기에는 둔중해 보이는 이 쌍발 전투기는 영국이 야간용으로 개발한 첫 번째 전투기로서 1939년 7월에 첫비행을 했을 정도로 개발은 뒤늦게 진행되었다. 하지만 이 기체는 테스트 결과 승무원이 2명이고 항속거리가 무려 2382km에 이르는 장거리 항속 능력을 가지고 있어 야간 전투에 적합한 것으로 인정을 받게 되어 정식 발주를 받았다. 이 양산형 전투기는 보우파이터 Mk IF, Mk IC의 2가지가 있었는데, 'F'는 전투기 사령부 (Fighter Command)를 의미하는 것이며 또다른 형인 Mk IC형은 영국의 해안 방위를 책임지고 있던 해안 방어 사령부 (Coastal Command)가 영국의 해안 순시용으로 채택한 형이다. 이형들은 약간의 개량만이 있었을뿐 거의 동일한 기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전쟁에 중반을 넘어서면서 본격적으로 독일을 해상봉쇄하는 임무에 투입된 보우파이터 T.F. Mk X형이다. 제 455 전투중대 소속으로 주익아래에 로켓탄이 장비된 것을 볼 수 있다. 긴 항속거리와 탁월한 무장탑재 능력이 이 기체를 만능 일꾼으로 만들었다. 동체와 주익에 침공 마크 (invasion stripe)가 그려져 있는 것으로 보아 노르망디 상륙작전 이후의 기체로 보인다.

전투기 사령부는 이 기체에 AI. Mk IV 기상레이더를 설치하여 야간 전투의 효율을 높이는 개량을 실시했다. 따라서 본 기체는 최초로 레이더를 장비한 전투기가 되었다. 속도가 시속 530km에 이르러서 대부분의 독일 폭격기들을 추격할 수 있었던 보우파이터는 독일 공군의 야간 공습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즉시 실전에 투입되었고, 1940년 11월 19일 야간 작전에서 첫 번째 격추를 기록하게 되었다. 그러나 1942년에 이르러 혹독했던 독일의 영국 공습이 끝나고 더 이상 야간 전투기가 필요없어지게 되면서 본 기체는 뛰어난 항송력과 무장 탑재능력을 인정받아 다목적 항공기로 사용되었다.

더구나 엔진이 계속 강력해지고 다양한 무장을 탑재할 수 있도록 개조되면서 영국 공군의 만능 일꾼으로 활약했다. 사용 엔진과 장비한 무장에 따라서 많은 변종이 존재하는데 그것은 옆의 그림을 참조하시길...

보우파이터는 이후 영국이 참전한 모든 전장에서 활약했다. 특히 지중해지역과 태평양전선에서는 8발의 로켓탄을 탑재하고 독일이나 일본의 함정이나 U-보트를 사냥하기도 했고, 어뢰까지도 장비하는 타격력도 갖추었으며 , 폭장을 하고 경폭격기의 임무도 수행할 수 있었다. 유럽 전선에서는 고성능 독일 전투기들과의 교전은 피했지만, 태평양전선에서는 속도가 느리고 장갑이 빈약한 일본 항공기들을 상대로 전투기로서도 맹활약했다. 장거리를 비행할 수 있는 능력과 강력한 무장으로 일본 수송기 조종사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중 하나였다고 한다.

겉모양만 보기에는 둔해보이는 비행기이지만, 실전에서 사용해본 파일럿들 사이에 보우파이터에 대한 평가는 매우 좋았다고 하는데, 넘치는 힘을 가지고 있는 기체로서 기동성도 우수하고 대공포화가 심한 지역에서도 생존능력이 탁월했다고 한다. 아직까지도 2차대전 전투기에대한 자료의 바이블이라고 불리는 윌리엄 그린의 저서 'Famous fighters of the world war II'에서도 저자는 2차대전에서 두각을 나타낸 17종의 전투기중에서 이 보우파이터를 그중 하나로 선정한 것을 볼 수 있다. 저자는 독일의 쌍발 전투기 Bf 110은 주간용으로는 낙제점, 야간용으로는 합격점의 평가를 주었으나 이 뷰파이터는 모든 임무에서 어떠한 역할도 훌륭하게 소화해낸 만능 기체로서 한수위의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름에서는 '멋쟁이'라는 뜻을 하고 있지만 겉모양으로는 멋쟁이와는 거리가 있어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분명 영국 공군의 입장에서는 이 보우파이터는 어려운 시기에 여러 가지 일을 묵묵히 해낸 진정한 멋쟁이였음에 틀림없다. 사실 보우파이터는 끝난 1945년 9월 21일에 마지막 기체가 생산되었을 정도로 2차대전 기간내내 꾸준히 생산되었는데 이것이야말로 이 보우파이터의 우수함을 증명하는 객관적인 자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전에서 필요한 항공기였기 때문에 무수한 신형기들이 등장한후에도 꾸준히 생산이 되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생산된 보우파이터는 총 5562번째의 기체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