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ristol Blenheim ◇

This document was updated at 2000. 7. 3

유럽 하늘에 전운이 무르익을 무렵 영국 공군 폭격기 세력의 주력지위를 차지하고 있던 것은 브리스톨 블렌힘 폭격기였다. 이 폭격기는 시제기가 처음 선보였을 무렵에는 영국 공군의 어떠한 전투기보다도 빠른 속도를 자랑하고 있었다. 사실 영국공군에서 대량 생산한 최초의 전금속제 단엽기로서 기록되어 있는 이 폭격기는 때마침 우수한 폭격기를 갈망하던 영국 공군 폭격기 사령부는 즉시 이 고속 폭격기를 양산해 줄 것을 요구했다.

 

따라서 빠른 시일내에 양산이 시작된 블렌힘은 1937년 3월 일선부대에 배치 되기 시작했다. 사실 이 폭격기의 등장이 영국 공군의 전투기에 대한 개념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영국 공군 전투기 사령부는 자신들이 가진 어떠한 전투기보다 빠르게 비행하는 이 고속 폭격기를 보고는 깜짝 놀랬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만일 적국이 이러한 폭격기를 생산한다면 이를 막는 것을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영국 공군은 제풀에 놀라서 결국 단엽 고속 전투기인 허리케인과 스핏화이어를 개발하게 되었다.

1941년 3월 그리스 라리사에 주둔하면서 이탈리아군의 침공에 맞서 싸웠던 영국공군 제 113 폭격기 대대 소속의 블렌힘 Mk I 형이다. 이탈리아군의 칭공을 저지하는데는 큰 활약을 했으나 독일이 개입하면서 독일 전투기들에의해 대부분의 기체들이 격추되었다.

여하간에 이 블렌힘은 계속 개량을 거듭하여 영국 공군의 대들보가 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유럽에 본격적으로 전운이 감돌기 시작한 1939년을 기준으로 볼 때는 이 폭격기는 이미 시대에 뒤떨어진 구식이 되가고 있었다. 처음 생산될 당시는 시속 423km를 자랑하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폭격기였지만 이미 독일의 Bf 109E같은 전투기들은 이 폭격기보다 시속 100km이상 빨리 비행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1940년 11월 야간전투에서 효용성을 인정받은 Mk IF 야간 전투기형이다. 기수에 기상레이더를 장비하고 있었으며 또한 전방 화력을 보완하기 위해서 기체하면에 기관포팩을 장비한 것이 보인다. 기체의 색은 야간전투기답게 온통 검은색이다.

따라서 프랑스 전투에서는 많은 기체가 파견되었음에도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으며 오히려 많은 블렌힘 폭격기들이 독일 전투기들과 대공포화를 만나 희생되었다. 그러나 영국의 운명이 벼랑끝으로 몰린 영국 본토 항공전에서는 이 폭격기는 다른 용도로 사용되었다. 폭장을 제거하고 공중전을 위한 무장으로 바꾼후에 영국 본토의 방어를 위해서 투입된 것이다. 전투기의 숫자가 불충분했던 영국 공군으로서는 북부지방의 방비에까지 스핏화이어나 허리케인을 투입할 여유가 없었으므로 이 블렌힘이나 데파이언트 같은 구식기들을 집중 배치해놓았던 것이다. 공중전용 무장은 4정의 7.7mm 브라우닝 기관총팩을 동체 아래쪽에 부착하도록 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 기체는 예상했던대로 주간 전투에서는 큰 성과를 올리지는 못했다. 하지만 3인의 승무원과 긴 항속거리 그리고 독일 폭격기들과 비슷한 속도는 야간 전투기가 부족했던 영국 공군에게 다시한번 주목을 받았다. 결국 가능성을 인정받아 야간 전투기로서 새로운 임무를 맡게 되었다. 이 기체는 야간 전투를 위한 기상 레이더를 장비하고 영국 공군의 데파이언트, 보우파이터와 함께 야간 전투기 전력의 주력을 형성했으며 주력 야간전투기인 보우파이터가 첫승리를 올리기전인 1940년 7월 22일에 먼저 야간 공중전에서의 승리를 기록했고 이후에도 영국의 밤하늘을 지키는데 그 역할을 다 했다.

1942년 핀란드 공군에 수출되어 소련과의 전쟁에서 맹활약한 블렌힘 Mk IV형이다. 핀란드군은 이 기체를 매우 유용하게 사용했다고 한다.

한편 영국 해안 방어 사령부는 뷰파이터의 공급이 충분하지 못하자 이 블렌힘을 해안 순시용 전투기겸 대함선 공격용 기체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 임무에서도 블렌힘은 맹활약을 하여 1941년에는 70척의 추축국 선박을 격침시키는 기록도 남겼다.

이후 이런 다용도의 능력은 구식으로 치부되던 블렌힘이라도 존재의 의미가 충분함을 각인 시켰으며 유럽 전선에서는 1942년에 도태되었지만 1943년까지도 지중해 작전과 중동지역의 작전, 그리고 북아프리카와 태평양 전선에 이르기까지 영국 공군의 충실한 일꾼으로서 묵묵히 전투에 투입되었다.

Bristol Blenheim Mk V

분 류

3인승 쌍발 폭격기

동 력

브리스톨 머큐리 XV 공냉식 성형엔진 (920마력)

최고 속도

시속 423km

항속 거리

2350km

무 장

기수 - 7.7mm 브라우닝 기관총 1정, 동체 상부 - 2정 (회전 터렛)

폭장 - 1000파운드 기체내부 탑재, 320파운드 기체외부 탑재

하지만 본기체는 느린 속도라는 치명적인 단점과 견고하지 못한 기체로 인해서 많은 손실이 있었고 고성능기들이 계속 출현한 1943년에는 결국 생산이 종료되었다. 이때까지 4440기의 블렌힘이 생산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