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lyushin DB-3 / Il-4 bomber ◇
This document was updated at 2013. 3. 11
* 일류신의 쌍발 폭격기
1930년대 초반 소련공군은 기존의 주력 4발 폭격기였던 투폴레프 TB-3를 비롯한 폭격기전력이 너무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으로 판단하고, 후속 폭격기들을 개발하기로 결정하였다. 이 과정에서 세르게이 일류신이 이끌고 있었던 TsKB 설계국에서도 신형 폭격기 제작에 뛰어들게 된다. TsKB의 신형기는 유럽각국에서 유행처럼 제작되고 있었던 고속 쌍발폭격기로 방향을 잡았으며, 매우 투박한 디자인이었던 기존의 소련폭격기들을 뛰어넘는 공기역학적으로 매우 세련된 디자인이 도입되고 인입식 강착장치가 도입되는 등 현대적인 설계가 많이 도입되었다.
그러나 이무렵 투폴레프가 제작하고 있었던 라이벌 기체인 SB-2에게 선수를 빼았겨 개발이 중단될지도 모르는 위기를 겼기도 했으나 소련공군에서 일류신의 기체의 개발도 허가하면서 기체의 개발은 빠른 속도로 진척되어 1933년에 원형기 TsKB-26이 제작되었으며, 1935년 처녀비행에 성공했다.
이 폭격기는 당시 대부분이 소련항공기들이 그렇듯이 목재와 금속재료가 혼용된 형태로 제작되었으며 테스트 비행결과 전체적인 비행안정성이 좋은 편이며 당시의 기준으로는 상당히 튼튼하고 속도도 빠른 편이어서 무난한 평가를 받게 되었다. 특히 전투손상의 가정하에 한쪽 엔진만으로 비행하는 경우에도 상당히 좋은 비행 안정성을 가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일류신은 특별한 난관이 없이 무난하게 대량생산 허가를 받게 되었고 이후에는 이 기체를 더욱 개량하여 전금속제 기체로 제작하게 된다. 이 시제기는 TsKB-30으로 명명되었으며 1936년 3월에 양산모델이 제작되기 시작하였다. 소련공군 (VVS)은 1936년 8월 이 기체를 정식으로 채택하기로 최종 결정하였으며 제식명칭을 DB-3로 명명한후 1937년부터는 실전배치가 시작되었다. (DB는 Дальний бомбардировщик - Dalniy Bombardirovschik의 약자로서 장거리 폭격기 - long range bomber 를 의미함.)
[ 막 출고된 DB-3, 초기의 기체들은 알루미늄색 그대로 일선부대로 인도되었다. ]
DB-3는 동시대에 독일공군이 주력 폭격기로 운용하기 시작한 하인켈 He 111과 비교하여 큰 차이가 없이 비슷한 성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는데, 폭탄은 주로 폭탄창 안쪽에 장착되었으며 일반적으로는 100kg 폭탄 10개 정도를 실을 수 있었고, 외부에 폭탄을 1000kg 까지 장착이 가능한 폭탄랙이 있어 최대 2톤 이상의 폭탄을 가지고 이륙할 수 있었다. 기체의 방어 무장으로는 3정의 7.62mm ShKAS 기관총을 장비하였으며 각각 기수, 기체상부, 기체하부의 총좌에 설치되었다.
그러나 이 기체의 승무원은 조종사 , 항법사 겸 폭탄수, 상부 기총수의 3명뿐으로 기체를 효과적으로 운용하기에는 승무원의 숫자가 부족한 편이었다. 특히 동세 상부 터렛의 기총수는 전방기총수까지 겸하고 있어서 적기가 전방에 출현하면 기수쪽으로 이동하여 사격하고 적기가 후상방에 나타나면 동체상부의 터렛으로 이동해서 기관총을 잡아야 했다. 비슷한 시대에 제작된 여러 국가의 폭격기들처럼 이 DB-3도 방어력은 빈약한 것으로 평가되는데 소련공군은 자국의 ShKAS 기관총이 발사율이 높아 방어무장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듯 하다.
[ 동체 상부 터렛의 기관총수 ]
기체의 성능면에서 특히 주목할만한 것은 DB-3의 뛰어난 연료탑재량으로서 평균적인 무장을 했을 경우 작전반경이 3800km에 달하여 장거리 폭격기라는 이름에 손색이 없을 정도였고, 무장을 줄이고 연료탑재량을 늘리는 경우에는 무려 8000km의 지역까지도 작전할 수 있는 항속거리를 가졌을 정도였다고 한다.
[ 핀란드 공군의 마킹을 한 DB-3, 독일군이 노획한 기체를 핀란드공군에게 넘긴 기체이다. 핀란드 공군은 겨울전쟁의 후속편으로 이어진 '계속전쟁'에서 상당수의 DB-3를 폭격기 전력으로 사용했다. ]
소련공군은 DB-3의 성능에 만족하여 이 기체를 뇌격이 가능하도록 개량한 버전을 개발하는데 동체 하부를 개조하여 940kg 짜리 어뢰를 장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기체는 뇌격을 위한 버전의 의미로 DB-3T로 명명되었으며 주로 뇌격의 임무를 수행하거나 공중 살포용 폭뢰를 투하하는 임무에 투입되기도 했으며, 해안지역의 장거리 정찰임무까지도 수행하는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었다.
* DB-3F
1930년대 후반부터 소련공군이 전력의 현대화를 추진하게 되면서 각종 신형기체를 개발하거나 기존이 기체를 더욱 개량하는 작업이 진행되었다. 이에 일류신은 DB-3를 더욱 개량한 DB-3F를 개발하는데 외형적인 면에서 한눈에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전혀 새로운 기수의 디자인으로서 DB-3의 뭉툭한 기수형태가 He 111과 비슷한 형태의 날렵한 ‘씨가 (cigar nose)’형으로 새롭게 디자인 되었다. 이 새로운 디자인은 공기역학적인 측면에서 유리했을뿐 아니라 조종사와 폭격수의 시야를 훨씬 개선시켜 작전 수행능력을 높이게 되었다.
[ 보다 날렵하고 시야가 향상된 기수를 가지고 새롭게 태어난 DB-3F ]
이외에 주익도 좀더 크게 설계되었으며 랜딩기어도 신형으로 교체되었고 연료계통에도 손질이 가해져 효율이 높아졌으며 기총좌도 재설계되어 승무원들의 편의성이 향상되었다. 이 신형 기체는 1939년 5월 21일 처녀비행에 성공했으며 모든 면에서 DB-3보다 뛰어난 성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어 즉시 대량생산에 들어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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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yushin DB-3 Bomb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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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M-87 공냉식 성형엔진 2기 (각 951마력) 전폭: 21.44m 전장: 14.22m 전고: 4.19m 기체중량: 5030kg 최대중량: 9450kg 최대속도: 439km/h 최대고도: 31496피트 행동반경: 3800km 방어무장: 7.62mm ShVAK 기관총 3정 |
* 전장의 DB-3
독소전이 발발할 무렵 DB-3와 DB-3F는 투폴레프 SB-2와 함께 소련공군 장거리폭격기 전력의 중핵을 이루고 있었는데 개전 첫날 전선의 소련 비행장들이 독일공군의 기습공격을 받아 괴멸적인 타격을 입었을 때 이 DB-3 폭격기부대들은 훨씬 후방의 비행장에 배치되어 있었으므로 이 기습공격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러나 절박한 상황에서 너무나 성급한 반격명령을 받고 황급히 출격한 폭격기들은 우군 전투기의 호위가 전혀없는 상태에서 독일군 진영으로 제대로 된 대형을 갖추지 못하고 너무나 무모하게 저공으로 돌입하게 되었고, 결국 독일 전투기들의 요격에 완벽하게 걸려들어 매우 손쉽게 격추되었으며 불과 몇 일만에 전장에 투입된 대부분의 폭격기부대가 거의 전멸하는 대참사를 겪게 된다.
[ 조종석으로 올라가는 조종사, 탑승방법을 잘 보여주는 사진이다. ]
이후 소련공군 사령부는 생존한 DB-3/DB-3F 폭격기들의 장거리 폭격능력을 이용하여 1년전에 영국공군이 그랬던 것처럼 독일의 수도 베를린에 대한 야간 폭격 작전을 시도하기도 했는데, 이 폭격작전에 투입된 조종사들의 야간 작전 수행능력이 낮아 대부분의 기체가 베를린 상공에 도달하는데 실패하고 대부분의 폭탄은 베를린의 외곽지대에 떨어졌지만, 소련측에서는 국민들의 사기를 올리기 위한 대대적인 선전을 통해 그들의 폭격기대가 베를린에 큰 피해를 입혔다고 떠들어대기도 했다. 그러나 훗날 독소전이 일진일퇴의 공방전으로 변해갈 무렵에는 장거리 폭격작전이 성공적으로 수행되기도 했다. 특히 DB-3 폭격기대의 루마니아의 플로에스티 유전지역에 대한 폭격작전은 독일의 유류공급선에 어느정도 손실을 주기도 했다.
[ 임무에서 돌아온 Il-4폭격기의 승무원들 ]
* Il-4
초반의 대 타격으로 DB-3/3F 폭격기들의 세력은 크게 약화되었으나 소련의 군수공업시설들이 우랄산맥 동쪽으로 이전한 다음부터는 다시 이 폭격기의 생산이 재개되어 1942년초에는 오히려 그 생산량이 절정에 달하게 된다. 그러나 이 무렵에는 항공기 제작에 필요한 경합금이 크게 부족하여 대부분의 금속부품을 목재로 대체하여 생산이 이루어지게 되는데 이 나무로 제작된 DB-3F의 경우에 무게중심등이 변하여 주익의 크기와 위치에도 새로운 설계가 필요했으다. 그러나 오히려 분리형 플랩의 도입과 같은 새로운 시도가 성공하여 기존형들에 비해서 오히려 그 성능이 향상된 것으로 평가받게 된다. 이무렵부터 소련공군은 이 기체를 설계자인 일류신의 노고을 기리기 위하여 Il-4라고 명명하였으며 이 폭격기는 계속 일선기로 사용하기로 했다.
[ 후방총좌의 기관총사수, 야전 개조된 상부총좌의 모습을 볼 수 있다. ]
전장에 투입된 기체들 중에는 소형 낙하산에 수류탄을 부착한 교란탄 살포장비를 장착한 기체들이 있었는데, 이것은 적의 전투기가 뒤에 따라붙는 경우 이 방어무기를 살포하여 적의 전투기에게 손상을 주거나 추격을 포기하도록 하는 방어용 무기였다.
이외에 전쟁이 중반을 넘기면서 부터는 소련공군이 우위를 점하게 되면서 독일지상군에 대한 공격임무를 위해 주익하면에 로켓탄을 장착한 기체들도 있었으며 해군항공대에서는 여전히 뇌격기형인 Il-4T를 주력 뇌격기로 사용하고 있었다.
[ Il-4T에 어뢰를 장비중인 정비요원들 ]
전쟁 중반부터는 이 기체는 분명히 시대에 뒤떨어진 구식이 되어가고 있었지만 이 기체의 기본적인 설계는 매우 훌륭한 편이었고, 비행성능은 좋은 편이라고 볼 수는 없었지만 장거리 항속능력이 높은 평가를 받아 Il-4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도 계속 생산되었으며 계속 최일선에서 임무를 수행하며 활약했다.
[ 출격준비중인 Il-4, 아직 동계도색으로 바뀌지 않은 상태이다. ]
전쟁이 끝날때까지 총 1528기의 DB-3와 5256기의 DB-3F/Il-4 가 생산되었으며 일부기체는 전쟁이 끝난 후에도 일선기로 활동했는데, 전후 서방국가들의 군사연맹인 북대서양 조약기구 - 나토 (NATO)에서는 이 기체에 Bob이라는 코드명을 붙여 경계대상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 전쟁중의 기여도를 인정받아 승전기념 우표에 그려진 Il-4 ]
* DB-3 / Il-4 일러스트레이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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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년 6월, 독소전 발발당시 소련 폭격기병단의 주력이던 DB-3, 당시 소련공군 폭격기들의 전형적인 하계 위장도색을 보여주는 일러스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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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 위장도색이 적용된 DB-3T, 해군항공대에서 주력 뇌격임무를 당당하던 기체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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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에서의 이착륙을 위해 대형 플로트가 설치된 DB-3T, 수상작전이 가능했으나 대형 플로트로 인해 기체의 비행성능이 많이 저하되어 소량많이 제작되는데 그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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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공군에 노획된 DB-3, 독소전초기 상당수의 DB-3가 노획되었으며 독일공군은 몇가지 테스트를 진행한후에 대부분을 핀란드 공군으로 넘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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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뢰를 장비한 Il-4T, 전쟁이 끝날 때까지 해군항공대의 주력 뇌격기로 계속 활약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