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oster Gladiator◇

First Update - 2000. 12. 29 & Second Update - 2003. 12. 2

1930년대 초반 영국에서는 한창 복엽기가 전성기를 누비고 있었다. 영국 공군의 장성들이 복엽기의 기동성이 전투기에게 꼭 필요한 요소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시기에 등장한 여러 가지 전투기들은 날렵한 기동성에 주안점이 주어져 있었다. 그예로서 데몬, 불독, 퓨리등이 개발되어 1930년대 초반을 풍미하고 있었다.

이때 영국의 신예 항공기 제작사였던 글로스터사는 가운트렛이라는 고속 전투기를 개발하여 영국 공군에게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 가운트렛 전투기는 전투기의 성능이 계속 향상되면서 점차로 고속, 고공을 비행하게 됨에따라 결국 영국의 전투기로서는 마지막으로 개방식 조종석을 가진 기체가 되었다.

1934년 글로스터사는 조종석이 완전히 유리창으로 덥힌 폐쇄식 조종석을 가진 신형기를 개발하라는 공군성의 요구를 받아 가운트렛을 더 개량한 신예기를 제작하기로 했다. 결국 1934년 9월 840마력의 브리스톨 머큐리 IX 엔진을 장착한 시작기가 날아올랐다. 사실 이무렵은 각국에서 고속 저익단엽 전투기들의 개발열풍이 불고 있었을 무렵이었으나 영국은 허리케인과 스핏화이어의 개발시작 시점이 늦어지면서 이들 차기 전투기들의 양산될동안 틈새를 메꿔줄 기체가 필요했던 것이다. 게다가 이 기체의 성능이 그럭저럭 만족할만 하게 나타나자 영국공군은 정식으로 발주를 했으며 글로스터사는 글라디에이터라는 제식명칭을 붙였다.

[ 전형적인 복엽기의 형태를 보여주는 글라디에이터의 사진 ]

특이한 것은 이 기체가 영국 공군 전투기중에서는 최초로 완전히 폐쇄식 조종석이 도입되었다는 것으로서 비슷한 시기의 이탈리아공군 전투기 CR.42가 개방식 조종석을 사용했고 기술적인 문제로 차기 전투기인 마끼 MC.200에서도 폐쇄식 조종석의 도입이 이루어지지 못했던 것을 보면 영국의 항공기 제작기술이 이탈리아에 비해서는 한수 위였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후 글라디에이터 Mk I형은 378기가 생산되어 최전선의 영국 전투비행단에 배치되었고 많은 유럽 우방국에 수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세계적인 항공기 개발 추세는 기동성이 좋은 복엽기보다 고속 비행이 가능한 단엽기를 개발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이에 영국도 주력 전투기를 단엽기인 허리케인과 스핏화이어로 결정하게 되면서, 결국 전운이 감돌던 1939년이 되자 영국 공군의 글라디에이터 전투기들은 시대에 뒤떨어진 구식으로 치부되어 신형 허리케인과 스핏화이어가 생산 되는대로 대체될 운명에 처해 있었다.

하지만 독일의 급속한 군비확장과 전격전이 시작되면서 미처 준비되지 못한 영국 공군의 전투기 소요가 매우 증가함에 따라서 모든 기체가 최전선은 아니더라도 2선급의 전선으로 배치되게 된다. 글라디에이터가 활약한 대표적인 전장은 그리스전선이나 영국 본토 항공전당시 영국 북부지방을 방어하는 부대라던가, 추축국이 북아프리카를 넘보게되면서는 몰타섬을 포함한 북아프리카 전선에도 배치되었다.

[ 몰타섬을 지켜낸 3총사중 - '신념 (Faith)'호의 사진 ]

무용담을 좋아하는 전사가들은 특히 1940년 6월부터 이탈리아 공군과의 결전이 벌어지던 몰타섬을 둘러싼 공방전에서 단 3기의 글라디에이터 전투기들이 2달간 악전고투를 펼치면서 몰타 방위를 떠맡으며 최일선 전투기로 맹활약했던 사실을 많이 언급하는데 이 당시의 활약상으로 이들 기체는 전설적인 존재가 되었다.

사실 이무렵 몰타에서 이들 기체가 최일선 기체로 사용된 것은 영국 공군의 정예 전투기들인 스핏화이어나 허리케인이 영국본토 항공전에 집중 투입이 되어 다른 전선에는 도저히 파견될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3기의 글라디에이터 전투기들 (신념, 희망 & 사랑이라는 별명이 붙여짐)과 이를 조종하는 용감한 조종사들은 한치의 양보도 없이 이탈리아 공군과 맞섰으며 결국 몰타섬은 이들의 활약으로 초반기의 시련을 극복할 수 있었다. 이처럼 영국의 전투기 생산능력이 불충분했던 1942년초 까지도 이 글라디에이터는 북아프리카 전선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전력으로 운용되었다.

 

Gloster Gladiator Mk II

분 류:       1인승 복엽 전투기

동 력:        브리스톨 머큐리 VIIIA 공냉식 성형엔진

최고속도:  시속 410km

항속 거리: 708km

무 장 :      기수 - 7.7mm 브라우닝 기관총 2정, 주익 - 7.7mm 브라우닝 기관총 2정 (아래쪽 주익)

특히 북아프리카 전선에서 활동하기 위해서 열대 장비를 갖추고 엔진을 머큐리 VII 엔진으로 장비한 Mk II형이 출현하기도 했다. 이 형은 북아프리카에 주둔중인 영국 공군 6개 비행중대에 배치되어 추축군과의 전투에 투입되었다. 그외에 이 형을 개량하여 함상에서 발진이 가능하도록 설게된 씨 글라디에이터 (Sea Gladiator)도 개발되었다. 이 형은 캐터펄트를 이용하여 발진이 가능했고, 어레스팅 후크도 가지고 있었다. (몰타섬에서 활약한 3기의 기체가 바로 해군용으로 제작된 씨글라디에이터였다)

특히 노르웨이나 핀란드에 수출된 글라디에이터는 동계 작전에 적합하도록 스키로된 강착장치가 도입되어 있었다 영국 공군에서는 1942년초에 최일선 전투기로서는 수명을 다했지만, 핀란드 공군은 이때 영국 공군의 퇴역 글라디에이터 30기를 도입하여 소련군에 맞서 싸워 상당한 전과를 올렸다고 한다. 핀란드 공군은 1945년까지도 최일선 전투기로 글라디에이터를 사용했다.

 

1940년 노르웨이 육군 항공대 소속의 글라디에이터 Mk II 형이다. 눈이 많은 북유럽의 비행장에서 작전이 용이하도록 강착장치가 스키로 되어 있는 것이 이채롭다. 이 기체역시 독일 공군에게 변변히 저항해 보지 못하고 대부분 파괴되었다.

 

1937년 벨기에 공군이 현대화를 위해 구입한 22기의 글라디에이터 Mk I 기중 한 대이다. 이 부대는 1차대전이래 혜성 마크를 도입하여 '코멧 비행대'라는 별명으로 불리웠다. 하지만 1940년 5월, 독일 공군의 전격적인 공습으로 대부분 지상에서 격파당했다.

 

1939년 핀란드 공군에서 사용된 글로스터 글라디에이터 - 겨울전쟁 초기에 많은 활약을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