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at War Planes*

◇ Heinkel He 177 Greif ◇

This document was updated at 2007. 2. 7

2007년의 두 번째 업데이트도 불타는 하늘의 새로운 객원필진으로 활발한 활동을 해주시는 정현재님이 제공해 주셨습니다. 이번의 내용도 초 마이너 아이템에 해당하는 독일공군의 못다한 꿈을 대표하는 He 177 폭격기에 대한 리뷰입니다. 이런 좋은 자료를 불타는 하늘에 제공해주신 정현재님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Fi 156을 쓴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다시 글을 올리게 되는군요. 정현재입니다. 이번에는 독일의 꿈이었던 장거리 중폭격기 He 177을 소개합니다. 이번에는 Aircraft Profile이란 책에서 자료를 얻었습니다. Squadron Signal 보다는 해석이 많이 어렵더군요..

He 177이라는 기종 자체가 처음부터 문제가 많았던 기종이었고, 개량에 개량을 거듭하지만, 결국 어디에 한번 제대로 쓰여보지도 못하고 종전을 맞은 불운한 기체 중의 하나이더군요. 물론 이 기종이 실용화되었었더라면 제 2의 게르니카와 같은 끔찍한 일이 벌어졌을 테니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Luftwaffe의 실패한 꿈 - 중폭격기 He 177 'Greif' (Griffon)

2차대전 항공전사에 관심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Luftwaffe의 가장 큰 걱정거리중의 하나는 먼거리를 비행하며 적국의 주요 산업시설들을 강타하는 전략 중폭격기의 부재였다. 독일군이 어리석게도 이러한 무기를 아예 무시하고 전쟁에 뛰어 들었다는 이야기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 사실, 그들도 중폭격기 개발에 성공하게 되는 영국이나 미국처럼 전쟁전에 이러한 신개념 병기에 대해 아주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개전 3개월뒤, 4발 엔진을 단 He 177의 첫 프로토 타입이 날고 있었다는 사실이 이 주장을 뒷받침 해주고 있다. 이 첫 비행은 영국의 핸들리 페이지 헬리펙스나 미국의 B 24 폭격기보다 시기적으로 빠른 것이었다. 하지만, 중폭격기에 거는 기대가 컸던 독일 공군은 이 기종에 대해 너무나 많은 기능을 요구했고, 결국 하인켈사는 한번도 시도해보지 않은 기능을 추가하도록 강요 받았다. (사실 어떠한 기능들인지는 잘 모르겠다;;)

역사학자들은 He 177이 세계대전중 어떠한 영향도 끼치지 못했다는 것에 동의한다. 1000대가 넘는 기체가 제작되었지만, 실제로 투입된 것이 200대를 넘었을까가 의문이다. 대전말 연합군 정찰기들이 종종 He 177들이 주기해 있는 비행장의 사진을 찍어온 적이 있었는데, 보고에 따르면 활주로의 이착륙에 의한 바퀴 흔적이 없는 것으로 보아, He 177이 활동중에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종전 후 900대가 넘는 He 177기들이 그대로 폐기되었다고 하는데, 대부분이 아직 한번도 비행하지 않은 새 비행기 들이었다. 필자의 예상이지만 900대나 되는 비행기를 그냥 만들어 놓고 방치 해놓았으니 독일 공군이 원자재 부족으로 전투기 충원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당연한일이 아닐까... He 177은 대부분이 날지 못하고 이렇게 폐기되어 버리는 신세로 전락하고 마는데, 그럴 것이 종전 1년 전쯤부터 본토 영공 지키기에도 벅찼던 독일 공군에게는 원거리에 있는 적의 생산 시설에 폭격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었다.

독일군 중폭격기 프로젝트의 시작

1936년 하인켈 사는 Reichsluftfahrtministerium(RLM-German Air Ministry 독일 항공성인 것 같다)으로부터 새로운 폭격기에 대한 요구사항을 전달 받게 된다. 내용은 한시간에 335마일로 비행할 수 있고, 4400파운드의 폭탄을 적재하고 작전 반경이 1000마일이 되는 폭격기를 만들라는 것이었다. 그것이 아니라면 2200파운드의 폭탄을 적재하고 작전 반경이 1800마일인 기종도 가능하다고 했다. 이는 전적으로 어려운 요구 사항이었다. 특히 시속 335마일이라는 속도는 km로 변환하면 시속 539km가 되는데, 이는 그 당시 어떠한 전투기보다도 빠른 수치였으므로(허리케인보다 조금 빠른 속도) 하인켈사로는 꽤나 어려운 요구가 아닐 수 없었다.

하인켈사의 항공기 수석 디자이너였던 지그프리트 귄터는 이 요구사항을 어떻게든 충족 시키기 위해 여태까지는 없었던 새로운 것들을 시도 해볼 수밖에 없었다. 예를 들어 귄터는 한쌍의 2000마력짜리나 되는 엔진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러한 엔진이 그때 있었을리가 만무하다. 대전말에 마력 2000이 넘는 유모 엔진을 단 Fw 190D가 나오지만 말이다. 이러한 난점을 극복하기 위해 귄터는 새로운 다이믈러 벤츠 DB606 더블 엔진을 채택하기로 했는데, 엔진 2개 사이를 연결한 것으로 보인다. 12기통의 DB 601 수냉식 엔진 2기가 한 묶음 이었으며, 그 결과 이륙시 2600마력을 낼 수 있는 엔진을 달게 되었다. 귄터는 이 기종의 공기역학적 효과를 위해 일반적인 엔진 냉각 설비대신 증기에 의한 냉각방식을 채택하였다. 당시 하인켈사가 이러한 방식의 선구자였는데, 이 냉각방식의 내용을 책에 있는 대로 해석하자면 대충 아래와 같다.

첫째, 냉각수를 가압한다. 그렇게 하면, 엔진 속에 증기가 생기기전에 110도 까지 가열할 수 있었다.

둘째, 가열된 물이 도관으로 보내져 감압이 된다. 그리고 이때 증기가 생긴다.

셋째, 그리하여 물이 분리되고 모터로 되돌아 오게 된다.

넷째, 같은 시간에 남겨진 증기는 날개에 뻗어있는 파이프를 통해 나누어지게 되고, 공기에 의해 냉각이 된다.

다섯째, 응축되어 액화냉각된 물이 다시 엔진으로 돌아온다. (아무래도 이때에 엔진이 냉각되고, 그 물이 다시 돌아감으로써 전체 냉각수의 양이 줄어들지 않는 것 같다.

최대한 이해력을 발휘하여 해석을 해보았지만 이해가 가지 않는다. 고 2때의 과학 시간때 배운 것을 최대한 떠올려 보니 대충 감을 잡을 수 있었다. 어떻게 냉각수를 가압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주익을 돌던 증기가 냉각되면 물이 되고 그 물이 엔진으로 되돌아와 엔진을 냉각한다.... 효율성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대로 전혀 말이 안되는 것은 아닌 듯 하다. (혹시 이 엔진에 대해 잘 아시는 분은 알려주시길...)

이 엔진은 Bf 109와의 경쟁에서 탈락하게 된 He 100에서는 그런대로 효과를 볼 수 있었지만, 1인승 단엽기와 4발 엔진을 탑재한 중폭격기에서 발열되는 열의 양에는 너무나 큰 차이가 있었다. 그래서 귄터는 이 혁신적인 냉각 시스템을 포기하고, 평범한 냉각 시스템을 도입할 수밖에 없게 된다.

[ 1939년 11월 19일 첫 비행한 He 177의 첫 프로토 타입이다. 과열된 엔진 때문에 12분만에 귀환했다고 한다. ]

또한, 귄터는 공기역학적으로 최대한 항력을 줄이기 위해 세 개의 원격 조종 포탑을 배치하고, 동체의 맨 뒤쪽 끝 부분에는 우리가 잘아는 B 17이나 B 24에서도 볼 수 있는 기관총좌를 설치하였다. 이 원격 조종 포탑의 도입에 의해 He 177은 기술적으로 정비하기가 복잡해진 대신 크기와 항력을 줄일 수 있었다. (소련 4발 중폭격기인 Pe 8에는 두 개의 후방 총좌를 날개 밑 엔진 뒤에 설치했는데 그것도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서 그랬던 것 같다) 또한, 기관총 사수는 가장 시야가 좋고 자신의 기관총에서 나오는 섬광에 시야가 가려지지 않는 곳에 자리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원격 조종 포탑 또한 그 당시에 바로 실전배치하기에는 완성도가 낮았다. 그래서 귄터는 사람이 직접 조종하는 무거운 포탑을 다시 적재시키고 그 결과로 인한 항력을 고스란히 받게 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거 무얼 해보려고 해도 되는 일이 없군...)

[ He 177의 두 번째 시제기이다. 주익의 큰 플랩이 특징이다. 하지만 강하 비행 시험 도중 공중에서 산산 조각나 버렸다고 한다. ]

엎친데 덮친격으로 당시 급강하 폭격에 반한 독일 항공성 기술부에서 He 177를 급강하 폭격도 가능하게 설계해 달라는 요구를 했다. 물론 같은 쌍발 폭격기들 중에 Do 17같은 경우는 급강하 폭격이 가능했지만, He 177이 급강하 폭격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주익의 보강이 필했다. 급강하를 한 뒤 다시 원상태로 기체를 복귀시킬 때 기체에 가해지는 압력이 대단하기 때문이었다. (필자도 몇 년전 EAW에서 급강하해서 어디까지 속력이 붙는지 보고 다시 상승하려다가 날개가 산산조각나 추락한 적이 있었다) 그리하여, 기체 보강을 위한 조치가 취해짐으로써 이번에는 중량의 증가라는 또 한가지 단점을 가지게 되었다.

위에서 언급했던 난점에 의해 He 177은 초기보다 더 무거워지고, 항력도 증가하게 됨으로써, 결과적으로 이는 비행 속력의 감소로 이어지게 되었다. 또한, 중량의 증가는 연료 사용량의 증가를 가져오게 되어, He 177은 본래 목표했던 작전 반경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연료를 싣게 되었다. 늘어난 연료 저장량을 채우기 위해 날개에도 저장소를 확보하게 되었고, 이 날개를 보강하면 또다시 중량이 늘어나게 된다. 이러한 무게,항력,속도,작전반경의 관계에 의한 악순환 때문에, 결국 귄터는 주요 기체 하부 구조를 다시 설계하는 수밖에 없었다. 당초 엔진아래에 장착된 한 개의 랜딩 기어 지지대 축이 두 개의 지지 축으로 바뀌게 되었다.

날아 오르는 시제기... 불길한 징조

1939년 11월 19일, RLM Rechlin 시험 비행장의 테스트 비행사 프랑케는 첫 번째 He 177 시제기를 타고 하늘로 날아 오른다. 하지만 엔진 과열에 의해 12분 만에 귀환하게 되었다. 그는 쉽게 과열되는 엔진뿐만 아니라, 기체의 불안정성과 보조날개가 흔들린다는 것을 지적하였다.

첫 번째 시험 비행 후, 얼마 후에 두 번째 시제기도 날아 올랐다. 첫 번째 시제기보다 꼬리 날개 부분의 면적을 증가시킨다는 개정이 이루어질 예정이었지만, 그러지 않고 바로 시험비행에 돌입했다고 한다. 결국 강하테스트에서 이 시제기는 조종 불능 상태가 되어 공중에서 파손되어 버렸고, 조종사 Rickert이 사망하는 비극을 낳았다. 이 사고로 인해 뒤이어 만들어진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시제기의 꼬리 면적은 넓게 만들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비극은 계속되어, 네 번째 시제기는 급강하 후 복귀하는 과정에서 또 실패하여 발틱해에 추락하였고, 1941년 초에 테스트한 다섯 번째 시제기는 저공비행으로 목표물을 공격하는 비행을 하던 도중 엔진 2개에 모두 불이 나 지면에 추락해 폭발하는 사고가 일어나는 등 첫 번째 중폭격기에 거는 기대에 계속 찬물을 끼얹게 된다. 이에 하인켈사는 부랴부랴 개량에 개량을 거듭하여 앞선 실패를 만회하고자 하였으나, 다른 점들은 개선되었을지 몰라도, 쉽게 과열되는 엔진만큼은 개선방안을 찾을 수가 없었다. 이러한dns 엔진 결함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었는데, 대표적인 것들이 윤활이 잘 되지 않아 베어링이 쉽게 마모되는 것과, 엔진 출력을 거칠 게 올렸다가 내릴 때 연료 분사기에서 연료가 새는 현상이 그런 것들이었다. 시제기가 계속 나오면서, 이러한 현상이 조금 완화되었기는 하였지만, 아직은 주요한 골칫거리 중 하나였다.

이러던 중, 항공성은 결국 He 177이 급강하 폭격을 하기에는 너무 커 부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렸고, 불행 중 다행히도 하인켈사는 급강하에 대한 부담감을 던져버릴 수 있게 되었다. 급강하를 위해 기체에 보강작업이 이루어진 것은 사실이었지만, 보강 작업에도 불구하고 동체에 받는 스트레스는 엄청났었다.

[ He 177A-0이다. 동체 앞부분에 기관총 포탑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

대량 생산의 시작... 하지만 쓰일 데가 없다?

우여곡절 끝에 He 177은 He 177A-0라는 이름으로 준비 생산 단계에 들어갔다. 이 버전이 35기가 만들어진 후, 드디어 첫 번째 양산형 He 177A가 제작에 들어갔다. 1942년 3월에서 1943년 6월까지 총 130기가 생산되었는데, 그때까지도 기체의 결함이 없어지지 않아, 일선에서 폭격기로 활동하지도 못하고, 주로 후방에서 보조 임무만을 맡게 되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1942년 여름, 34기의 He 177이 KG 40의 제 1 그루페에 전달되었으나, 금방 일선에서 끌어내려지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He 177A의 후기형이 계속 개량되어 양산에 들어갔는데, He 177A-3은 기체하부에 방어 기관총 좌를 하나더 설치하였고, 포탑의 13mm MG 131 기관총을 1개에서 2개로 늘렸다. 그리고 엔진에 불을 붙는 고질적인 결함을 해소하기 위해, 엔진부분을 조금더 길게 설계하였다.

1942년 말, 스탈린그라드에서 독일 제 6군이 포위되자, Luftwaffe는 보급품 공수를 호언하는 괴링에 의해 가용가능한 거의 모든 수송기나 폭격기를 동원하여 부상자 수송과 보급품 공수에 나선다. 이때 He 177A-3를 받은 KG 50의 제 1그루페는 보급품 수송에 He 177을 투입해 보았으나, 기체안이 좁아 수송량이 적어 큰 효과를 볼 수 없었다고 한다.

[ 엔진 결함으로 추락한 He 177. 사실 하늘을 누비는 사진보다는 이렇게 대파된 사진이 더 많다. ]

[ 소련군 탱크를 공격하다 대공포에 격추된 He 177A-3. 저고도 지상 공격임무에도 투입된 듯 하다. ]

지겹게 하인켈사를 괴롭혀왔던 엔진 과열에 의한 불은 조금씩 개선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종종 발생하여 손실을 가져왔다. 그러다가 결국 1943년 2월, 스탈린그라드의 독일군이 항복하면서 살아남은 기체는 모두 독일로 돌아왔다. A-3형은 A-5형이 개발되기 전가지 모두 170여대가 만들어졌다. 한가지 의문점은 왜 독일군이 이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비행기를 계속 대량 생산 했냐는 것이다. 아무래도 필자 생각에 변변한 장거리 폭격기하나 없었던 독일공군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하인켈사에 계속 이 기종의 개량을 요구한 것 같다. A-4형은 분리된 4개의 엔진을 달고 높은 고도로 비행하게 제작할 계획이었지만, 대량 생산되지는 않았다. 1943년 2월부터 A-5형이 생산되기 시작했는데, 새로운 DB 605엔진 두기를 탑재하여, 7000피트 고도에서 3100마력을 낼 수 있었다. 엔진에서 일어나는 불은 나아진 점이 없었지만, 엔진 마력 부족 문제 해결에는 성공했다. 총 261기의 A-5형이 생산되었다.

He 177의 출격... 못미더운 전과

2차대전 개전 당시 He 177는 장거리 폭격기 임무뿐만 아니라, KG 40의 Fw 200을 대신하여 연합국 선박들을 공격하는 역할도 주어졌다. 폭탄으로 헨쉘사의 Hs 293 활강 폭탄 2기를 양 날개 아래 적재하기로 결정했다. (또다른 제안에 의하면 동체 밑부분 1기 추가로 총 3기의 폭탄을 적재하자는 말도 있었다)

[ 전쟁초기 KG 40의 훈장 수여식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인물은 왼쪽에서 두 번째에 서있는 몬스 대위인데, 소령으로 승진한 후에 연합국 선박 공격에 He 177를 몰고 두 번 출격하지만, 두 번째 출격인 1943년 11월 26일 사망했다고 한다. ]

흥미로운 사실은, 이 폭탄이 투하 후 액체 로켓 모터에 의해 12초 만에 370mph의 속도를 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잠깐의 로켓 분사 후, 폭탄은 비스듬하게 기울어져, 목표물에 떨어지게 된다. 놀라운 점은, 폭탄 뒤에 있는 불빛을 폭격기내의 승무원이 보면서 이를 조이스틱으로 조종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라크전에 미국이 엄청나게 쏟아부은 스마트탄의 선조라고나 할까... 하지만 이 폭탄도 관통력 부족과 같은 단점에 의해 연합군의 대서양 제해권 장악을 막지는 못했다.

[ 헨쉘사에서 개발한 Hs 293이다. 마치 V-1로켓을 거꾸로 엎어놓은 듯한 모습니다. 폭탄 아래 로켓이 달려 있고, 끝부분의 동그란 부분은 폭탄 투하시 모선의 조종을 돕기 위한 플레어가 켜지는 곳이라고 한다. ]

KG 40 제 2 그루페의 He 177A-5이다. 주익 하부에 장착된 헨쉘 사의 폭탄이 보인다. 동체 상단에 원격조종 포탑도 보인다. 필자는 IL2에서 미국의 B 29에도 이와 똑같은 장치가 달려 있는 것을 보고 독일의 앞서는 기술력에 또한번 감탄했다.

드디어 He 177이 대거 출격하는 기회를 잡게 되었다. 1943년 11월 21일, KG 40 의 제 2그루페에 소속된 몬스 소령이 지휘하는 35기의 He 177이 위에서 말한 헨쉘 폭탄 2기씩을 적재하고, 스페인 연안의 대형 연합국 선단을 공격하기 위해 출격하였다. 이날의 작전결과가 어떠했는지 독일측에는 기록이 남아있지 않지만, 영국측 기록으로는 날씨 조건 때문에 별 성과가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들은 본대가 아닌 뒤쳐져서 오던 상선 2척(마사와 델리어스호)에 공격을 집중했을 뿐이었다. 4405톤 급 상선 마사호의 선장이었던 버클은 이렇게 말했다.

"15:39에 나는 He 177로 보이는 기체가 앞 쪽에서 다가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비행기는 수평으로 비행하다가 2000야드 거리에서 폭탄을 떨어뜨렸다. 그 폭탄의 진행 방향이 정확히 우리 배로 향하는 것을 알게 된 나는 간신히 그 폭탄을 피할 수 있었고, 배의 150피트 뒤쪽의 바다에 떨어진 폭탄이 내는 물기둥을 볼 수 있었다. 두 번째 폭탄도 그럭저럭 피할 수 있었다. 그 비행기가 돌아간 후 나는 선단의 항로를 뒤쫓으며 그 비행기가 온 방향에서 또 하나가 출현하는지를 예의주시했다. ...(중략)... 세 번째 비행기가 나타나 이번에는 2기의 폭탄을 한꺼번에 떨어뜨렸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두기 모두 곧바로 바다에 수직으로 떨어져 버렸다. 아마도 우리의 대공 무기(정확히 어떤 것인지는 설명이 없음) 때문에 비행기의 승무원이 조종을 하지 못한 듯 하다. ...(중략)... 네 번째 비행기의 좌측엔진에서 5초에서 6초 동안 커다란 화염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나서는 두꺼운 연기 구름을 만들어내면서 날아갔다. 비행기는 계속 고도를 조금씩 잃어가는 듯했고, 구름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여기서 우리는 초기 무선 조종 폭탄의 낮은 정확성과, 심지어 중요한 작전수행중에도 어이없이 불이 나 버리는 He 177의 고질적 결함을 엿볼 수 있었다. 하지만 8개의 스마트(?)폭탄을 피한 마사호도 이제는 운이 다하고 말았다. 오후 4시경, 다섯 번째 비행기가 다가오는 것이 포착되었는데, 다시 선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아까처럼 폭탄을 피하기 위해 기동을 했지만, 갑자기 폭탄의 진행방향을 알 수가 없었다. 순간 나는 당황했고, 어떠한 회피기동도 취할 수 없었다. 폭탄은 배 옆의 물 속에 떨어졌고, 엔진실 쪽에서 폭발했다. 폭발은 그리 크지 않았지만, 폭발에 의한 충격은 끔찍했다. 20mm Oerlikon 대공포의 사수들이 충격에 의해 날아가 갑판 위에 떨어졌으며, 2등항해사와 3등항해사도 그렇게 되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마침 큰 파도가 갑판 안으로 쏟아져 들어와 모두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폭탄이 물 속에서 터졌기 때문에, 정확한 피해 규모를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엔진실에 물이 너무나 빨리 들어차 버렸기 때문에 배의 옆구리에 큰 구멍이 났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증기가 보급되지 않아서였는지, 조타장치가 말을 듣지 않았다...."

[ 드디어 출격이다! He 177이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Merignac이란 비행장은 연합군의 빈번한 폭격 대상이었다고 한다."

선장은 마사호를 포기하라는 명령을 내렸고, 다행히 호위선에 의해 모든 승무원들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델리우스 호도 He 177에 한방 맞았지만, 손상이 그리 크지 않아 그럭저럭 항해를 계속할 수 있었다.

한쪽에서 마사호와 델리우스 호가 사활을 건 회피기동을 하며 He 177과 싸우는 동안, 뒤늦게 포착된 수송선단 주위에서도 이와 같은 광경이 일어났다. 하지만 영국 왕실 공군 224 Squadron에 소속된 B 24 리버레이터 폭격기의 윌슨 소위는 자신의 기체를 몰고 막 폭탄을 투하하려는 He 177에 공격을 가했다. 당시 대규모 수송선단에는 대잠수함전을 위해 폭격기 몇 대가 호위를 했었는데, 이 기체도 그런 임무를 띄고 있었던 것들 중의 하나였다. 전방사수를 활용한 윌슨의 리버레이터는 첫 번째와 두 번째 하인켈을 모두 쫓아 버리는데 성공했고, 두 기체 모두 엔진이 피탄된채 연기를 끌며 구름 속으로 꽁무니를 빼고 말았다. 이제야 좀 제대로 된 공을 세우나 싶었다가 전투기도 대공포화도 아닌 4발엔진 중폭격기에게 패퇴되었으니 독일군으로서는 참으로 웃지 못할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작전에 참가했던 폭격기의 하나였던 너스 대위의 폭격기가 작은 배 한 대를 격침시키고 또다른 배에 손상을 입혔지만, 독일측은 3대의 폭격기를 잃고 말았다. 그 중 2대는 승무원까지 같이 잃었으니, KG 40 제 2 그루페로서는 별로 달갑지 않은 전과였을 것이다.

그로부터 5일뒤인 1943년 11월 26일 황혼무렵에, 이번에는 21대의 하인켈이 출격했다. 이번에는 알제리 해 근처의 선단을 공격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출격부터 징조가 좋지 않았다. 21대중 1대가 이륙 직후 엔진 크랭크 축에 이상이 생기게 되고, 동체 착륙을 감행하다가 불이나 비행기가 전소되어 버리는 일이 일어났던 것이다. 자신들의 동료기가 작전이 채 시작되기도 전에 땅에 떨어져 산화해 버리는 것을 보고 남은 20기의 승무원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아마도 안타까움과 함께 He 177을 모는 이상 언젠가는 자기도 저런 일을 당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내기 힘들었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 불안감은 이내 현실이 되었으니.. 선단을 공격하려던 He 177편대는 열렬한 집중대공포화 세례를 받게 된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프랑스조종사로 구성된 스핏파이어편대와 미국 350th Fighter Group소속의 P 39 에어코브라편대, 영국왕실공군 153 Squadron의 브리스톨 보우파이터기들까지 폭격기 사냥에 뛰어들었다. 결과는 He 177 6기 격추라는 참담한 실패였다. (필자생각엔 호위전투기도 없이 6대를 잃은 것이 그래도 다행인 것 같다) 애석하게도 격추된 6기의 하인켈 중 편대장 몬스 소령과 저번 출격에서 마사호를 격침시킨 너스 대위도 포함되어있었다. 겨우 한 대의 병력 수송선을 격침 시킬 수 있었는데, 낮이 짧은 겨울이라 어두워져 적절한 구출작전을 수행하기 어려웠고, 천명이 넘는 미군 중 거의 태반이 익사하는 피해를 입게 된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번 작전은 실패임이 분명했다. 착륙 중에 나쁜 활주로 상태 때문에 또 두기의 He 177이 대파되는 것까지 합쳐, KG 40은 두 번의 작전만에 폭격기 12대를 잃는 불명예를 안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8대에 탄 훌륭한 비행사까지 함께 잃은 것이라, 참으로 뼈아픈 상처가 아닐 수 없었다. 몬스 소령의 전사 후 그 뒤는 Dochtermann 대위가 잇게 되었다. 이 두 번의 끔찍했던 주간 폭격 후, He 177 부대는 덜 정확하지만 또한 덜 위험한 야간 폭격으로 전환하게 된다.

[ He 177 후방사수자리이다. MG 151 20mm 기관포가 보인다. 폭격기에는 방어 총좌로 기관총만 쓰는 줄 알았는데... 파워는 더 좋았겠지만,아무래도 탄환 속도가 기관총보다 느린 기관포로는 명중률이 낮았을 듯 싶다. 견고해 보이는 18mm(이정도면 견고한 건가?)의 장갑 덕분에 사수 피탄률은 낮아졌지만, 시야와 사격 각도에 제약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래도 멤피스벨에서 본 B 17의 후방사수 보다는 꽤 편안해 보인다. 비상탈출시에는 전투기의 캐노피처럼 윗 유리가 열린다고 한다. ]

대영 제국 상공의 He 177... 작전명 'STEINBOCK'의 시작

1943년 12월 독일공군의 '돼지' 괴링은 서부전선에 배치된 항공군 사령관들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글을 보내었다.

"적국의 테러 공격(아마도 독일 본토에 대한 폭격을 말하는 것 같다)을 보복하기 위해 나는 영국 본토에 대한 폭격을 한층 강화 시키기로 결심했다. 폭격은 영국의 도시와 특히 생산시설과 항만시설에 집중될 것이다... 이 작전을 어느 정도 충분히 지속시킬 수 있도록 전력을 유지하고 손실을 보강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이는 상존하는 적의 상륙 위협에 대한 반영구적인 방어 능력을 갖추기 위한 작전의 일환이다."

폭격기 부대는 서부전선 각 비행장에 최대한 분산 배치되었는데, 혹시라도 전력을 집중시키면 연합군의 정찰에 곧 이은 가공할 폭격기대편대의 표적이 되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보니 출격하기 몇시간 전에 각 지역에서 최전선 비행장으로 폭격기를 모아서 출격하게 되었다.

작전개시 초기에 KG 40 제 1그루페와 KG 100 제 3 Staffel(독일군에서 Staffel은 슈밤 3개가 모인 것을 말한다. 대전말에는 4개의 슈밤으로 늘어나기도 한다)가 He 177을 장비하고 있었으며, 가용 폭격기 대수는 46대였다.

첫 출격의 날이 왔다. 1944년 1월 21일 밤, 2파로 이루어진 폭격기 편대가 영국으로 날아갔다. 8시간 간격으로 이루어진 2차에 걸친 폭격은 그리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간간히 야간폭격에 시달리던 영국 도시민들에게 또다시 잠 못이루는 긴 밤을 선사했을 것이다. 영국왕실공군 제 151전대의 H.Kemp 중위가 한 대의 He 177을 격추 시켰고, He 177중 처음으로 영국땅에 추락하는 기체가 된다. 중위는 그의 모스키토 야간 전투기를 조종하다가 레이더를 감시하던 J.Maidment 중사가 2마일 전방의 적을 발견하자 그 쪽으로 비행기를 몰았다. Kemp는 목표물에 점점더 가까이 비행기를 몰았고, 시야에 간신히 포착하는데 성공했다. 잠시 목표물을 놓치기도 했지만, 다시 찾아내었고, Kemp는 자신의 네 기의 20mm 기관포를 좌측날개에 작렬시켰다. 기관포 세례를 맞은 폭격기는 날개에 큰 폭발을 일으키면서 급강하하며 지면에 추락했다. KG 40의 제 1 그루페 소속이었던 이 기체는 영국 서리주의 한 지역에 추락해 2명의 승무원이 죽고 4명은 포로가 되었다. 이렇게 He 177편대의 2차에 걸친 공격은 일단락되었다.

Heinkel He 177 Greif

전장 : 105 피트 2 인치

길이 : 66피트 11인치

엔진 : 다이믈러 벤츠 DB 610 2기 (DB 610 한기당 두기의 수냉식 DB 605 12기통 엔진이 하나의 프로펠러축을 돌리게끔 설계)

승무원 : 6명

속도 : 완전 폭장시 20000피트 상공에서 270 mph

폭장전에는 20000피트 상공에서 303 mph

무게 : 37038 파운드 (폭장전)

68343 파운드 (폭장후)

폭장 : 13200 파운드 까지 폭장 가능

방호무장 : x1 전방발사 20mm MG 151 기관포 (캐노피 아래 곤돌라 - 무조준인 듯 하다)

x1 7.9mm MG 81 기관총 (캐노피 윗부분)

x2 후하방발사 7.9mm MG 81 기관총 (캐노피 아래 곤돌라)

x2 13mm MG 131 기관총 (상방 포탑 - 포탑중 앞에것으로 원격 조종)

x1 13mm MG 131 기관총 (상방 포탑 - 포탑중 뒤에것으로 직접 조종)

x1 20mm MG 151 기관포 (후방 총좌)

며칠 후, 1월 29일 밤에 285기의 비행기가 런던을 공습하기 위해 날아 올랐다. 또 2월 3일 밤에는 240기의 비행기가 폭격 임무 수행을 위해 날아 올랐다. 책에는 구체적으로 몇기의 무슨 폭격기가 참가했다고 설명해 놓지는 않았지만, 200기가 넘는 이 대편대가 모두 He 177로 이루어져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He 111이나 Ju 88 폭격기가 상당수였을 것이다. 이런 식의 공격이 계속 이어지게 되는데, 24일 밤 웨스트 민스터 지역의 의회 건물에 폭격을 가할 때에는 KG 66 제 1그루페 소속의 Ju 88과 Ju 188 몇대가 조명탄 투하 임무를 띄고 앞서 가서 하얀 색 조명탄을 터뜨렸다. 3월이 시작되자 이러한 폭격목표는 브리스톨과 헐과 같은 도시로 늘어나게 되었다.

런던을 목표로한 마지막 대규모 작전은 4월 18일 밤에 이루어졌다. 125기의 폭격기들이 런던 도시를 폭격했다. 앞에서의 작전도 그렇지만 이번 작전도 성과에 대해서는 언급되어있지 않았다. RAF의 야간 폭격처럼 아무래도 야간 폭격은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그런가 보다.

잠시 책에 기술되어 있는 18일 독일 공군의 야간출격 상황을 보자. 작전 중에 경험이 많은 승무원들은 기체에 2기의 1800kg 폭탄과 2기의 1000kg 폭탄을 적재하고 출격했으며, 나머지는 1000kg 폭탄 4기를 달고 날아 올랐다. 아무래도 야간인데다가 기체에 폭탄이 많이 실릴 경우 조종이 어렵워지기 때문인 듯 하다. 이렇게 해서 폭격기들이 폭장을 하면 활주로에 늘어서게 된다. 이륙은 폭장을 비교적 많이한, 무거운 기체부터 하는데, 중량 때문에 편대 뒤로 쳐지지 않고 편대를 최대한 신속하게 형성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각 비행기는 이륙을 할 때 꼬리날개에 있는 라이트를 켠다. (IL2에서도 Navigation Light라고 양 주익과 꼬리날개에 녹색 빨간색 하얀 색의 라이트가 있다. 예전에는 여객기와 같은 민항기에만 이런 것이 달려 있는 줄 알았다는;;) 비행기가 이륙을 하면 다음 비행기에게 활주로가 비어졌다는 신호로써 라이트를 끈다. 이륙한 뒤 비행기는 라디오 비컨이 있는 Noordwijk(네덜란드 헤이그의 북동쪽에 위치하고 있다)가 있는 쪽, 정서방향으로 기수를 돌린다. 비컨을 지나치고 바다가 보이면 패스파인더기가 6개의 불꽃이 일어나는 부표를 바다에 띄운다.

영국해안에서 한 25마일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이번에는 독일군에서 작전 코드 'Window'라고 불리는 포일 채프를 살포해 영국 레이더 기지와 야간 전투기 레이더에 교란을 일으킨다. 뉴마켓의 동쪽에서 선회하여 런던으로 향하게 되는데, 이번에는 척후기에서 네 개의 빨간 빛을 내는 플레어를 투하한다. 영국 상공 위에 떠있는동안, 폭격기 편대는 수시로 비행 고도를 변경하면서 적 대공포 부대에 혼란을 일으킨다. (아무래도 영국군이 대공포탄에 타이머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게 하기 위한 작전인 듯하다.) 일부 He 177기들은 후미에 FuG 217 넵튠 레이더를 장비하고 적 야간 전투기가 접근시 전 편대에 경고를 해주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 왕실 캐나다 공군(RAF에 자원한 캐나다인 부대인 것 같다) 제 410전대 소속의 한 모스키토 전투기는 He 177 한기를 격추시키게 된다. 런던에 다다르기 전에 폭격기 조종사는 속도를 낮추고 고도 15500피트에 다다를 때까지 활공한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두가지가 있는데, 쓰로틀을 낮추어 감속을 해서 앞에서처럼 적 대공포 부대의 예측 사격을 어렵게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엔진소리를 최대한 줄여서 엔진소리에 의한 폭격기의 위치 노출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었다. (독일공군은 모르고 있었지만, 사실 영국군에서 쓰던 Sound Locator-청음기?- 는 그 당시 이미 퇴출되었다고 한다)

[ 18일 있었던 독일 공군의 야간 공습의 이해를 돕기 위한 그림이다. 설명은 위의 본문과 같다. ]

'Bombs away!' (독일말은 모른다;;) 폭탄을 투하하고 나서 폭격기들은 모두 속력을 조금 올리고 분당 600피트정도로 강하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폭격기들은 폭격을 마치고 귀환할 때 대략 350mph가 넘는 속도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물론 폭탄을 뿌리고 나서도 채프는 틈틈이 살포한다. 계속 강하를 해서 전환점인 프랑스 블로뉴에 다다르게 되면 고도는 2500피트정도가 된다. 4월 말부터 영국 공격의 강도는 계속 약해지게되고, 이제 He 177부대는 연합군의 대규모 상륙작전, 오버로드 작전을 맞게 되었다.

[ 보기 드문 He 177의 편대 비행 사진이다. 연합군은 대규모 폭격작전을 수행하면서 최대한 효율적인 대형을 개발해 싸웠지만, 독일측에도 남다른 폭격기 편대 대형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KG 100 제 1그루페 소속. 사진출처 The Luftwaffe Album ]

작전명 오버로드의 시작... He 177의 처절한 분투

1944년 6월 6일 기다리고 기다리던 연합군의 프랑스 상륙작전이 시작되었다. 사실 1942년 노르망디 상륙 작전의 전초전격이었던 디에프(Dieppe:프랑스 북부의 도시) 상륙작전이 이미 있었다. 우리나라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이 작전에 대해서는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으니 잠깐 짚고 넘어가기로하자. 오스프리사에서 발간한 'Dieppe 1942 - Prelude to D-Day라는 책에서 자세한 내막을 알 수 있었는데, 캐나다군을 주력으로 영국군 코만도 2개 소부대와 영국왕실 해병대등의 부대가 Dieppe 지역 해안에 상륙했지만, 별 성과 없이 독일 해안 수비대의 화력을 감당해내지 못하고 일개 소대가 용감히 마을로 뚫고 들어갔다가 중과부적으로 전멸한 것을 빼고는 대부분 해안에서 빠져 나가지 못하고 철저히 패퇴당한 실패한 작전이었다. 총 6000명의 병력 중 작전이 실패한 것을 깨달은 사령관이 아예 상륙 시키지 않은 850명을 합쳐서 2078명만이 귀환할 수 있었다. 특히 캐나다 군은 3367명의 사상자가 생겼고, 약 8시간의 교전동안 포로로 빼앗긴 병사수가 20달동안 이탈리아에서 작전할 동안 잃을 포로 보다 더 많았다는 말이 훗날 나올 정도로 악몽같았던 작전이었다. 독일공군은 이 상륙을 막아내는데 48기의 전투기를 소모했고, RAF의 손실이 이보다 더 크긴 했지만, 독일공군중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서부전선 공군에게 이정도의 피해도 작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공중전에 대해서는 언급된 것이 별로 없으므로 이쯤 해두고, 본론으로 들어가자.

연합군 5개 보병사단과 3개 기갑여단의 사활을 건 모험이 겨우 성공한 시작될 6월 6일 D-day 밤, 괴링에 의해 '침공부대 격퇴를 위한 선봉부대'(The spearhead of the anti-invasion forces)라는 특별 칭호(?)를 받은 KG 40 제 2그루페 소속의 He 177들은 이번에는 글라이더 폭탄을 장착하고 폭격작전을 수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연합군에게도 대비가 되어있어, 영국 왕실 오스트레일리아 공군 소속 스티븐스 중위의 모스키토에 의해 20분 간격으로 2기의 He 177이 격추되고 만다. 스티븐스의 보고를 들어보자.

"그 비행기(He 177)은 아주 큰 날개 때문에 쉽게 식별할 수 있었고, 그 폭격기가 He 177이라는 것을 확인하는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도 않았다. 양 주익 하부에 글라이더 폭탄이 달려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스티븐스는 100야드 정도 거리가 좁혀졌을 때, 2초동안 기관포사격을 했고, 폭격기 후방사수는 뒤늦게 죽음의 위협을 느낀 듯 대응사격을 했지만, 적기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사격은 의미없는 난사에 불과했다. 이미 좌측 엔진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었던 것이다. 두 번의 짧은 사격을 더 받은 He 177은 동체에 폭발을 일으키며 바다에 추락해 버렸다. 이런식으로 20분뒤에 또 한기의 He 177이 격추 되었는데, 이날 연합군측 기록에 의하면 이 부대 모스키토들이 총 4기의 He 177을 격추시켰다고 한다.

독일 제 9 항공대(여기서 의문이 한가지 생기는데, 독일에 9개의 까지의 항공군이 있었느냐가 바로 그것이다. 항공군은 6개정도 까지만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책에는 분명히 독일어와 로마숫자로 Fliegerkorps Ⅸ로 되어있다. Fliegerkorps는 Feldgrau.com에서 용어사전을 참조하여 해석해보자면, Flyercorps나 Aircorps 즉 항공군이 된다. 필자는 12 O'clock High 라는 사이트에 있는 Jagdwaffe structure에서 이 의문을 간신히 해결할 수 있었는데, 루프트로테가 우리가 잘알고 있는 항공군이고, Fliegerkorps는 그 바로 아래의 하위 부대단위였다. 정확한 표기법을 알 수 없어서 항공대로 표기하기로 했다.)의 대함 작적 폭격기들은 상륙 한달동안 거대한 연합군 상륙부대를 상태로 처절한 분투를 했지만, 중과부적으로 손실해 비해 거둔 성과는 미미하기만 했다. D-day이후 10동안 겨우 작은배 5척밖에 격침시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결국 독일공군은 독자적으로 대함작전을 수행하는 것을 포기하고 대신에 좁은 도버 해협에 기뢰 부설만 하게 되었다. 그럭저럭 약 3000개의 기뢰를 영국본토로부터 오는 선단이 오는 길목에 부설할 수 있었는데, 이로 인해 6월 말까지 9척을 전투함과 17척의 비전투함이 격침되었고, 연합군의 물자보급에 상당한 불편함을 주는데에는 성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연합군의 규모에 비하면 이러한 손실도 그리 큰 것이 아니었고, 마침내 독일공군은 대함작전에서 살아남은 모든 폭격기들을 노르웨이나 독일로 철수 시키고 만다.

동부전선 상공의 He 177...

서부전선에서 KG 40과 KG 100이 힘겹게 싸우고 있는동안에, 동부전선에서는 KG 1이 모든 기종을 He 177로 변환하고 있었다. 사실 앞에서 말한 여러 가지 He 177에 의한 불행한 사고에도 불구하고, 한 개의 게슈바더(Geschwader: 독일 비행대 부대 단위, 대전 중후반 한 개의 Geschwader에는 대략 200대가 넘는 비행기가 소속되어있었다)전체에 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라이터(?) 같은 비행기를 배치한다는 것이 조금 위험해 보이기도 한다. 물론 개량형이 나오면서 엔진 결함이 조금씩 고쳐지기는 했겠지만 말이다. 5월중에 한 개의 그루페가 기종 전환을 완전히 마치고 동프러시아 지역 비행장에 배치되었다. 5월말 다른 두 개 그루페도 배치를 마쳤다. 이리하여 KG 1은 90대가 넘는 He 177을 보유 함으로서 동부전선 양진영을 통틀어 가장 큰 규모의 장거리 폭격기부대를 가지게 되었다.

KG 1은 동프러시아에 배치를 마치자마자, 소련군 보급창과 집결지에 대한 폭격을 감행했는데, 아무래도 수평폭격만으로는 그리 큰 피해를 입힐 수는 없었다고한다. 얼마안있으면, 엄청난 소련의 여름 대공세가 시작될 것이 자명했으므로, 독일군은 공군의 효과적인 지원이 필수적인 상황이었다. 폭격은 꾸준히 계속되었고, He 177의 손실은 극히 드물었는데, 이유는 소련공군에 적절한 고고도 전투기가 없었고,작전도 주로 저고도에서의 IL2를 동원한 근접지상지원과 이를 호위하기위한 작전 위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He 177부대는 큰 어려움 없이 주간폭격을 실행할 수 있었다. 때때로 몇몇 소련군 전투기 조종사들이 폭격기 편대를 공격해보았으나, 지금까지 공격해보았던 다른 독일공군의 폭격기보다 크기도 크고 잘 갖추어진 진형에 방어 화력도 막강한 He 177편대에는 효과적인 대응을 할 수가 없었다.때때로 He 177부대는 융단폭격을 하기도 했는데, 그 중 제일 규모가 컸던 작전이 KG 1에 소속된 87기의 He 177이 일제히 모스크바 서쪽 300마일에 있는 Velikye Luke라는 지역의 큰 철도역을 폭격한 것이었다. 이 대규모 편대는 아마도 한창 몰아붙이던 소련군 수뇌부의 기세를 주춤하게 하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3기의 폭격기가 V자형 대형으로 30여기씩 모여서 진형을 형성했다. KG 1의 사령관이었던 Horst von Riesen 중령이 직접 선두기를 몰다가 폭탄을 떨어뜨렸고, 뒤따르던 폭격기들이 일제히 열린 폭탄창으로 폭탄을 쏟아부었다.

다행히 Riesen 중령 휘하의 He 177부대는 엔진이상을 거의 겪지 않았고, 앞에서 추측했듯이, 책에도 이때부터는 많은 개량끝에 엔진 결함을 거의 최소화 하는데 성공했다고 적고 있다. 또 KG 1의 노련한 조종사들이 엔진 쓰로틀 조작에 대해 미리 충분히 훈련을 받은 상태였으므로, 신출내기 조종사가 아닌 이상 조종사의 과실로 엔진에 불이나는 일은 극히 적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짧은 활약에도 불구하고, 1944년 6월 23일 소련군이 동부전선 중앙에서 여름 공세를 시작했고, 병력수에서 언제나 열세였던 독일군은 조금씩 무너지게 되었다. 소련군 탱크 선봉부대가 후방으로 깊숙히 침투했고, He 177은 이제 고고도 수평 폭격기로 수월했던 작전을 수행하다가, 별 수 없이 근접지원을 위해 출동하게 되었다. 하지만, 큰 기체로 무리하게 근접 지원을 한 대가는 성과에 비해 컸다.

대전말의 He 177...

연합군에 의한 석유 기지 파괴는 독일공군이 사용할 석유를 90%나 감소시켰고, 이 때문에 적 진영에 대한 전략 폭격은커녕, 자기 활주로지키기에도 석유가 부족할 판이었다. 이는 이제 막 엔진 결함에서 어느정도 해방된 독일군 폭격기병단에는 치명타였다. 거의 매일 하늘을 수놓다 시피하며 침공해오는 연합군 폭격기와 전투기를 막기위해 전투기에 그나마 남은 거의 모든 연료가 제공되었으므로, He 177은 날아보지도 못하게 되는 날개잃은 새가 되고 말았다. 그때까지 총 565기의 A-5형이 완성되었지만, 곧 He 177의 생산도 중단되었고, KG 1는 살아남은 모든 He 177을 독일 후방 기지로 철 수 시켰고, 그 곳에서 담배나 피며 종전까지 시간을 때우게 된다. 하인켈사의 새로운 폭격기 버전도 취소 되고 만다. 그리고 KG 1 부대원들은 활기가 사라진 비행장에서 종전 말까지 전과를 올리기에 혈안이된 연합군 전투기 조종사들에게 자신들의 애기가 땅에서 박살나는 광경을 지켜만 볼 수밖에 없었다.

A-5형외에도 A-6과 A-7형이 막 개발중에 있었지만, 대량양산이 되기전에 취고되고 만다. A-6형은 후방사수 총좌를 4개의 MG 81 7.9mm 기관총이 달린 포탑으로 교체하였고, A-7형은 고고도 작전 수행 역량을 높이기 위해, 날개길이를 15피트 정도 늘렸다.

[ MG 81 기관총을 4정 장착한 후방사수 터렛이다. 상대적으로 방어 화력이 약했던 타 폭격기 기종에 대한 독일 공군의 반성이라도 반영된 듯 He 177에 부여한 화력은 무시무시해보이기 까지 한다. . IL2에 나온 B-29의 상단에 있는 포탑에도 4정의 기관총이 달려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양산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

마치면서...

드디어 길고 길었던 He 177에 대한 글이 끝이났다. 비록 석유부족으로 인해 종전이 되기전에 전장에서 물러나기는 했지만, 석유가 충분한 상황이었다고 해도 그리 괄목할 만한 전과를 올릴 수 있었을지가 의문이다. 하지만 대전말 엔진 결함이 어느정도 해소 된 것으로 보아, 독일군 측에서 본다면, 연합군의 대규모 폭격에 필적하는 작전을 수행할 만한 He 177부대가 별로 쓰여보지도 못하고 비행장에 처박히게 놓아두게된 것은 불행이라 할 수 있겠다.

He 177의 엔진 결함말고도 중요한 단점은, 같은 동급의 영국 랭카스터 폭격기나 미국의 B 17, B 24폭격기보다 복잡한 조종 체계에 의해 운영되는 기체라서 훈련시간이 길었으며, 여러 가지 시험용 첨단 기기를 탑재하기는 했지만, 꼭 필요한 것만 장비한 연합군 중폭격기에 비해 잡동사니(?)같은 것이 많았다고 한다.

[ 프랑스 레지스탕스에 의해 노획된 KG 40의 He 177이다. 도색은 영국공군 처럼 보이지만 프랑스것이라고 한다. 잘보이지는 않지만, 두 개의 주익 하부에 달린 글라이더 폭탄을 설치하는 곳이 보이고, 동체 아래쪽에 세 번째의 것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