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atWarPlanes*

◇ Hawker Hurricane ◇

This document was updated at 2000. 5. 25

'영국을 지켜낸 전투기' 하면 누구나 스핏화이어를 떠올리는게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스핏화이어의 힘만으로 영국을 지켜낼수 있었을까? 사실 영국 본토 항공전 (Battle of Britain ;이하 BOB)에서 전체 전세를 좌우할 열쇠를 쥐고있던 숨은 주역이 또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영국의 호커사가 제작한 허리케인이다.

* 탄생 *

1933년 호커사의 설계사중 한명이었던 시드니 캠은 다가올 공중전의 주역은 단엽전투기라는 것을 인지했다. 그는 호커사가 생산중이던 복엽기 '퓨리'를 단엽기로 바꿔보려는 계획을 세웠으며 곧 공군이 우수한 단엽전투기의 발주를 호커사에 의뢰해오면서 실현되게 되었다. 당시 라이벌이던 슈퍼마린사는 신예 전투기 스핏화이어를 개발하는 중이었으나 호커사는 기존 기술에서 조금더 개량만 하면 되는데다가 근본적인 설계자체를 기존 항공기들에서 크게 바꾸지 않았으므로 먼저 시제기를 내어 놓을 수가 있었다.

이것이 바로 허리케인이다. 최고속도 시속 507km를 기록한 이 기체는 공군의 요구조건을 뛰어넘는 기체였으므로 스핏화이어의 생산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먼저 발주를 받아 양산에 들어가게 되었다. 알미늄등의 뼈대위에 캔버스 천이나 목재로 된 재료를 입히는 방법으로 제작되었으며 이로인해서 겉 모습역시 1차대전기의 모습을 많이 물려받게 되었다. 이 허리케인은 이후 계속 근대화 개수작업으로 주익이 전금속제로 강화되었으며 머린 II엔진의 탑재로 속도도 시속 528km로 향상되게 되었다. 곧 2차대전이 발발함에 따라 수적으로 주력을 차지하던 허리케인이 최선두로 영국 공군과 함께 유럽대륙으로 파견되어 활약을 시작했다.

Hurricane Mk. I

분 류	단좌 전투기
동 력	롤스 로이스 머린 II/III 12기통 수냉식 엔진 (1030마력)
최고속도	시속 528km
상승속도	분당 600m
항속거리	780km
무 장	주익 - 브라우닝 7.7mm 기관총 8정 (각 300발)
비 고	1940년 8월, 크로이든 주둔 RAF 제 85 비행대대소속 기체

* 활약 - 영국 본토 항공전 *

2차대전이 시작될 무렵에는 허리케인이야말로 스핏화이어가 제대로 전력화 되기전부터 공군에 보급되기 시작했던 영국공군의 대들보였다. 애초 스핏화이어가 최신 기술을 지향했던데 반해 허리케인은 기존의 복엽기의 설계를 변형하여 개발속도가 빨랐다. 특히 철제 프레임에 목재나 천으로 피복을 입히는 방식으로 되어있어 생산성이 높았고, 피탄이되더라도 쉽게 수리하여 공중전에 복귀할 수 있었다.

1940년 벨기에에 수출된 허리케인 Mk. I이다. 벨기에 공군은 본기를 도입하여 공군의 현대화를 꾀하였으나 독일공군의 전격적인 급습으로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대부분 지상에서 격파되었다.

드디어 1936년 6월 허리케인이라는 이름이 명명되고 정식으로 공군에 채용된 허리케인은 유럽전의 발발이래 영국군이 진주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참가를 했으며 스핏화이어나 Bf-109E같이 세련되고 날렵한 전투기는 아니었으나 튼튼하고 신뢰성이 있었다. 무장도 초기에 부라우닝 7.7mm기관총 8정을 장비했고 후에 4정을 더 달았으며 일부는 20mm기관포4문을 장비할정도로 중무장을 자랑했다. 그러나 독일이 전격적으로 유럽을 휩쓸면서 프랑스 방어를 위해 파견된 허리케인은 쓴맛을 보게된다. 메서슈미트 Bf 109E보다 속도,상승력등에서 모두 뒤졌으며 그나마 선회성에서 약간 비슷한 정도였다. 덩케르크 철수작전까지 허리케인을 조종하고 전투에 참가했던 영국조종사들은 모두 Bf 109E의 성능에 압도를 당했다. 허리케인으로는 도저히 이놈의 109를 당해낼 수가 없었던 것이다.

[ 허리케인의 조종석, 광원을 사용한 조준경 및 계기판을 잘 볼 수 있는 사진이다. ]

그러나 BOB가 시작될 무렵에서도 허리케인은 수적으로 여전히 RAF의 주력이었다. 스핏화이어가 양산을 활발하게 시작할무렵에는 이미 BOB가 시작 되었으며, BOB가 한창가열되던 1940년 9월, 영국의 61개 전투기 중대중에서 절반이상이 허리케인을 장비했던데에 비해 스핏화이어는 겨우 20개중대정도에 배속되었을 뿐이었다.

따라서 영국은 허리케인과 스핏화이어를 모두 동원해서 독일의 폭격기대를 막아내야 했던 것이다. RAF가 구사한 전술의 개요는 날쌘 스핏화이어가 Bf 109E를 물고늘어지는 사이에 허리케인은 독일 폭격기들을 요격하는 것이었다. 물론 스핏화이어의 숫자가 충분하지 못했기 때문에 허리케인이 Bf 109E를 맡아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BOB당시 허리케인 MK. I의 최고속도는 시속 505km정도로서 Bf 109E보다는 50km이상 느렸다. 그러나 항속거리가 960km에 달하여 Bf 109E보다 하늘에 오래 머물러 있을수 있었는데 이점이 BOB에서 큰 장점이 되었다.

1940년 3월 프랑스 루브루에 주둔하고 있던 제 73 비행대대소속의 허리케인 Mk. I이다. 허리케인으로 장비한 프랑스 파견부대는 이후 전격전에서 독일공군의 Bf 109E에게 많은 피해를 입었으며 본국으로 철수하여 영국 전투에서 다시 독일군과 맞섰다. 이때는 독일 폭격기들에게 죽음의 사신 역할을 했다. 기체의 도색은 스핏화이어와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

Bf 109E 전투기들이 스핏화이어와 혼전에 빠져들거나 연료가 떨어져 물러갈 때까지 상공에서 기다린후 독일폭격기들을 공격하는 전술을 사용하면서 허리케인은 독일폭격기들의 가장 무서운 적이 되었다. 따라서 스핏화이어보다 격추수에서는 앞서게되어 영국 전투에서 격추된 독일기의 약 70%가 허리케인에 의해서 격추되었다. 이것은 Bf 109E를 제외한 모든 독일기보다는 우수한 공중전 능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 출격대기중인 허리케인, 영국본토 항공전중의 스냅이다. ]

사실 독일 공군이 큰 기대를 걸었던 Bf 110 호위 전투기 같은 경우는 허리케인에게 쉬운 먹이로밖에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전형적인 영국상공의 전투에서는 침공해오는 독일의 하인켈 He-111, 도르니어 Do-17등의 폭격기의 대군을 Bf-109E가 엄호하고 이들을 영국의 스핏화이어와 허리케인이 덮치는 양상이었다. 그러나 연료조절에 시달리던 Bf 109E의 조종사들은 까다로운 스핏화이어를 상대해야 하였고 이렇게 되면 결국 독일폭격기들은 허리케인에게 무방비로 노출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브라우닝 7.7mm기관총 8정의 무장은 방어력이 허약한 독일 폭격기를 격추시키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무장도 강력한데다가 허약한 독일폭격기를 공략하는 것이 주요 임무였으므로 BOB중에는 허리케인이 스핏화이어보다 훨씬 많은 수의 적기를 격추시키는 결과를 낳게 된다.

1941년 소련의 침공으로 시작된 핀란드의 계속전쟁 (continuation war)에서 핀란드가 사용한 허리케인 Mk. II 이다. 당시 약소국 핀란드를 소련이 침공한데 대해서 세계각국은 핀란드에 많은 원조를 했으며 본기는 약 30대가 원조되어 활약했다. 핀란드 공군은 본기를 사용하여 성능이 떨어지는 소련기 약 200여기를 격추했다고 한다.

* 허리케인의 발전사 *

허리케인 역시 계속 여러 가지 발전형을 선보이게 되는데 최초의 Mk. I은 1030마력의 롤스로이스 머린 II 엔진을 장착하고 8정의 7.7mm 브라우닝 기관총을 채택하여 BOB에서 가장 중요한 활약을 했던 형이며 BOB 전반에 걸쳐서 어떠한 다른 전투기보다도 많은 격추기록을 자랑하고 있다. 영국 전투가 영국의 승리로 끝난 이후에도 허리케인은 영국 공군의 사역마같은 존재로서 계속 개량을 통하여 많은 전장에 계속 얼굴을 내밀었다.

[ 허리케인 3기 편대, VIC 대형으로 비행중인 것으로 보아 1940년 7월의 사진으로 생각된다. ]

1940년말부터 등장한 형으로 1280마력으로 강화된 머린 XX엔진을 장비 MK. II형이 나타났는데 엔진만 강화된 형을 Mk. IIA라 부르고 무장이 기총 8정에서 12정으로 강화된 것을 Mk. IIB라 한다. 1941년에 이르러 무장 강화에대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20mm 기관포를 4정이나 장착한 Mk. IIC형이 나타나게 되었다. 그러나 이때부터는 주 전장이 아프리카로 옮겨지게 되었는데 충분한 스핏화이어가 없었던 영국은 아프리카전선에는 허리케인을 주력으로 파견했다.

그리하여 다시 허리케인은 독일군과 치열한 공중전을 벌이며 용전 분투하였다. 하지만 허리케인 자체의 성능이 독일의 주력기였던 Bf 109F와 공중전을 하는데는 무리였으므로 점차로 폭장을 하고 지상공격기로 임무를 수행하게 되었다. 이 Mk. II 시리즈는 1943년 부터는 태평양 전선으로 이동하여 전쟁이 끝날 때까지 일본군을 상대로 전투비행을 계속했다. 1942년에 지상공격력 강화를 위해서 40mm 대전차 기관포를 2문이나 장비한 Mk. IID형이 등장했다. 이 기종은 북아프리카에서 독일군 기갑부대의 강력한 적으로 떠오르며 맹활약 했다. (오히려 전차킬러로 유명했던 동부전선의 Ju 87G 슈투카 보다도 더 강력한 무장으로 보인다.)

[ 1991년 영국본토 항공전 기념행사에 참가중인 스핏화이어와 허리케인, 영국에는 아직도 비행가능한 스핏화이어와 허리케인이 많이 있다고 한다. ]

이후 8발의 로켓탄을 장착하도록 개조된 Mk. IV형이나 캐나다에서 생산된 Mk. X ~ XII형등이 있으며 허리케인은 전쟁 기간중 총 14051기가 생산되었다. 허리케인은 전쟁 중반을 넘어서면서는 유럽에서는 일선기에서 점차로 물러나게 되었는데, 독일의 U-boat에 대항하기 위하여 상선에 탑재되어 U-boat가 출현하면 상선의 캐터펄트로 발진한후 1회의 전투를 치르고 그대로 바다로 버려지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조종사는 낙하산으로 탈출)

Hurricane Mk. IIC

분 류	단좌 전투기 / 전폭기
동 력	롤스 로이스 머린 XX 12기통 수냉식 엔진 (1280마력)
최고속도	시속 541km
상승속도	분당 668m
항속거리	760km
무 장	주익 - 히스파노 20mm 기관포 4문 옵션 - 500 파운드 폭탄 2발 / 60 파운드 로켓 8발
비 고	북아프리카 전선 영국공군 주력 전폭기

허리케인은 전쟁중반부터는 차츰 일선에서 그 모습을 감추게 되지만 분명 영국을 지켜낸 대들보였으며 2차대전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전투기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