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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ll  P-39  Airacobra ◇

This document was updated at 2001. 10. 29

'코브라'하면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투기를 떠올리기보다는 베트남 전쟁에서 활약한 공격헬기 AH-1G휴이 코브라'나 최근까지도 맹활약중인 AH-1W슈퍼코브라와 같은 공격 헬기를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벨사가 제작한 이 유명한 공격헬기들의 이름인 코브라의 원조는 2차대전 전투기로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그것이 바로 P-39 에어라코브라 (AiraCobra)와 P-63 킹코브라이다. 이 코브라 형제는 2차대전초기 미육군의 실용 전투기중에서 P-40과 함께 전쟁 초반기에 큰 기여를 했던 전투기이면서 미국이 대외 공여용으로 생산을 계속해서 남태평양, 유럽, 북아프리카 그리고 소련의 동토에서까지 자신보다 항상 강력했던 적기들을 상대로 분전했던 묵묵한 전장의 일꾼 이었다. 불타는 하늘의 Great War Planes.. 이번에는 대포를 가진 코브라 P-39와 P-63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 에어라코브라의 탄생

P-39의 개발은 무장이 기체의 디자인을 지배한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벨 항공사의 수석 설계사였던 로버트 J 우드는 1935년 대형 폭격기들이 고고도로 침투해 온다는 장래 벌어질지도 모르는 가상의 전투상황에서 미국을 방어할 새로운 전투기를 구상하고 있었다. 그는 폭격기들을 격추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무장이 필수적이라는 생각을 해고 있었고 전투기의 무장을 강력하게 할 방법에 대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고 하는데.... 당시 가장 대구경의 37mm 올즈모빌 캐논의 강력한 파워를 직접 본이후에는 이 기관포에 홀딱 반해서 이 녀석을 장착한 전투기를 설계하고자 했다. 그런데 이 커다랗고 무거운 기관포를 장착하자니 장착할 위치가 문제였다. 주익에 장착하자니 주익에 큰 부하가 걸리고 발사시의 진동을 감당하지 못할 것이 뻔했다. 결국 우드는 당시 프랑스의 M.S 406과 같은 유럽의 몇몇 전투기에 시도되던 프로펠러 축을 이용한 배치를 구상했다. 동체 한가운데 기관포를 설치하고 프로펠러 축으로 발사하게 되면 기체의 무게중심이 부하를 받게 되므로 비행성능에도 영향을 받지 않고 기관포도 설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한 우드는 그동안의 전형적인 기체의 설계방식을 전면적으로 바꾼 획기적인 설계를 도입했다.

P-39의 설계 개념을 잘볼 수 있는 도면이다. 기축에 기관포가 장비되어 있고 조종석 후방의 엔진에서 긴 샤프트가 나와 기어를 통해서 프로펠러를 구동하는 매우 특이한 방식이다. 이런 특이한 설계방식 덕분에 기수에 엔진이 차지하는 공간이 없어 기관포, 기관총, 앞바퀴까지 모두 수납이 가능하게 되었다.

문제는 기관포가 너무 커서 기수에 장착하게 되면 엔진의 위치가 좀 애메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우드는 기관포를 기수에 설치하고 엔진은 동체 한가운데 설치하는 안을 제시했다. 그런데 이것은 당시의 항공기 설계사들에게는 너무나 말도 안되는 것이었다. 엔진이 동체 한가운데 위치하게되면 결국 프로펠러를 돌리기 위해서는 엔진에서부터 길 게 프로펠러 축까지 동력을 전달하는 샤프트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것이 좀 어색하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우드는 다음과 같이 말하여 논쟁을 불식시켜 버렸다.

"아니 왜 안된다고만 생각하는 겁니까? 가까운 곳에서 찾아보세요! 이미 자동차나 배는 이미 엔진에서 멀리까지 샤프트를 이용해서 동력을 전달하는데 어째서 비행기라고 그것이 안된다는 거죠? 그런 고정관념을 버려야 할 것 아닙니까?"

결국 벨사의 신형기는 이런 발상의 전환에 의해서 탄생하게 되었다. 우선 엔진을 기체 가운데 배치한 상태에서 비행의 안정성을 실험하는 것이 우선이었으므로 XP-39라 명명된 시제기를 서둘러 제작했다. 이 시제기의 특징은 엔진이 기수에 없으므로 공간이 넉넉하여 기수에 랜딩기어를 설치할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세발 자전거식의 랜딩기어를 장착한 최초의 미육군 전투기가 되었다 (두 번째는 P-38 라이트닝...이 되겠죠..). 여기에 더해서 조종석의 문을 마치 자동차처럼 옆으로 여닫는 식으로 설계해서 조종사의 탑승을 용이하도록 배려하는 세심함도 보였다.

[ 드디어 생산된 시제기이다. 공기흡입구가 옆구리에 있고, 아직 무장은 없다. ]

1938년 4월 최초로 비행을 실시한 시제기는 슈퍼차저를 장착한 1150마력의 엘리슨 V-1710-17 수냉식 엔진을 장착한 상태에서 고도 2만피트에서 시속 620km를 기록하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그런데 몇 번 시험비행을 해본 조종사가 한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것은 엔진이 바로 조종석의 뒤쪽에 있어서 동력을 전달하는 샤프트가 조종석 바로 아래를 통과하고 있으므로 만일 기체가 파손되거나 전투 손상을 입게되면 빠르게 회전하는 샤프트가 조종사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힐 수 있다는 것이었다. 상당히 일리가 있는 지적이어서 벨사는 급히 조종석 아래쪽에 강철로 된 방탄판을 설치하여 이런 우려를 예방했다. (물론 실전에서도 이것 때문에 문제가 된 경우는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미육군항공대의 테스트를 거치면서 이 신형기는 몇가지 개량을 요구받았다. 캐노피의 디자인이 약간 변경되고 공기흡입구가 동체 옆쪽에서 위쪽으로 바뀌는 등의 변화는 그렇다해도 가장 문제가 된 것은 바로 엔진 선택의 문제였다. 당시만해도 미국은 유럽에 전운이 일고 있었음에도 전쟁에 개입할 의사가 전혀 없었다. 따라서 미육군항공대는 미국이 유럽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적의 폭격기들이 침투해 올 수가 없다고 믿고 있었다. 그래서 결국 광활한 미국의 해안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저공 성능이 우수한 지상공격기가 필수적이라고 결론을 내린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이 신형기는 애초에 의도했던 고고도 요격기에서 근접 지원을 임무로하는 지상공격기로의 변경을 요구받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미래에 큰 활약을 했을지도 모르는 에어라코브라의 발목을 잡는 결정이 되리라는 것을 누가 알았겠는가?

[ 비행가능 상태로 남아있는 P-39, 캐나다에서 개최된 에어쇼에서 촬영된 사진이다. ]

벨항공사와 우드는 자존심이 상했으나 일단 발주를 따내는 것이 급선무였으므로 저공성능의 향상을 위해서 결국 슈퍼차저가 없는 엘리슨 V-1710-39 엔진으로 변경했고 동체와 주익의 설계를 약간 변형해서 저공성능을 향상시키고자 했다. 결국 저공 비행성능은 약간 향상되었지만 고도 2만피트에서 시속 620km라는 우수한 성능이 고도 15000피트에서 시속 600km로 떨어지게 되었다.

여하간 미육군항공대의 발주를 받게되어 벨사는 자금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양산에 들어갈 수 있었다. 첫 번째 양산형 모델은 P-39C 에어라코브라 (Airacobra입니다. Aircobra가 아님)라고 명명되었다. P-39C는 무장이 없는 상태로 비행했던 XP-39에 37mm 기관포와 12.7mm 기관총 2정, 7.62mm 기관총 1정을 기수에 집중해서 배치한 강력한 무장을 가질 수 있었다.

영국공군 제 601 전투비행대대 소속의 에어라코브라 Mk. 1이다. 영국은 자국의 명명 방식을 적용했다. 그러나 이 기체는 영국공군의 요구사항에 미치지 못하는 성능으로 거의 실전에 사용되지 못하다가 많은수가 소련에 공여되었다.

한편, 유럽의 상황이 급박해 지면서 1940년 영국의 무기 구매 사절단이 미국을 방문했다. (P-40을 대량주문하고 P-51을 탄생하게 만든 동기를 제공한 바로 그 사절단...) 이들은 XP-39의 비행성능 데이터를 보고는 벨 항공사를 방문하여 영국 공군용으로 675기를 주문했다. 영국은 기체의 무장을 영국식으로 교체해줄 것을 요구했고 이를 벨 항공사가 적극 받아들여 신속하게 수출이 진행될 수 있었다. 영국용 P-39는 기관포를 20mm 히스파노 기관포로 교체하고 기총도 7.7mm 브라우닝 기관총 2정을 기수에, 2정을 주익에 장착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로서 P-39는 유럽전에 데뷔할 수 있었지만 1941년 기체가 영국에 도착한 이후에 덕스포드의 영국 공군 제 601 전투비행대대가 자체 테스트를 해본결과 모든 면에서 유럽전장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가장 큰 문제는 낮은 실용 상승한도와 느린 속도였다. 영국공군은 크게 실망하여 지상공격용으로 소량을 사용하기로만 결정하고는 아직 도착하지 않은 179기의 주문을 취소했다. 이후에 자국 조종사들이 탑승을 기피하여 애물단지가 된 에어라코브라들의 처리에 고심하던 영국은 소련이 독일의 침공을 받으면서 스탈린이 절박하게 무기 공급을 요구하자 소련에 생색을 낼겸해서 잔여기들중 212기를 배에실어 소련으로 보냈다. 그런데 이 에어라코브라들은 붉은별로 바꿔단후 동토의 전선에서 독일공군을 상대로 맹활약을 하게된다.

Bell P-39 Airacobra

분 류

단좌 전투기

동 력

앨리슨 V-1710-85 수냉식 엔진 (1200 마력)

최고속도

시속 622km

상승속도

분당 1202m (상승한도 4500m)

항속거리

1207km

무 장

기축 - 37mm 기관포 (15발)

기수 - cal 50. 12.7mm 기관총 2정

주익 - cal 30.  7.62mm 기관총 2정

한편 주문이 취소된 179기의 영국식 P-39를 처리하기 위해서 미육군항공대는 이기체들을 P-400으로 명명하고는 P-39C형과 함께 호주방면에 주둔하고 있던 미육군항공대에 보내지게 된다. 따라서 이 전투기들은 뉴기니아, 포트모레스비등지에 배치되었고 이로서 훗날 일본의 기습공격으로 벌어진 태평양전쟁의 가장큰 격전지중 하나였던 과달카날을 둘러싸고 벌어진 대규모 항공전에서 초기에 강력한 일본기들을 맞아 싸워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된 계기가 되었다.

1942년 뉴기니아에 주둔하고 있던 미육군항공대 제 35 전투비행대대 소속의 P-400이다. 이 기체는 남태평양 전투 초반에 일본 항공력에 대항하는 미육군항공대의 핵심전력이었다. 도어에 그려진 도널드 덕 마크가 인상적이다.

이후 약간 성능이 개선된 P-39D형이 생산되었고 약간씩 엔진과 무장의 변형을 적용한 P-39J, K, L, M형등이 등장했고 최종 양산형으로 P-39N, Q형이 있으나 큰 의미는 없으므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기로 한다.

[ 최종 양산형 P-39Q형의 측면사진 ]

이후에 벨항공사는 P-39의 작은 기체크기의 한계를 벗어나고자 기체를 전반적으로 대형화 시키고 신형엔진을 장착한 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은 P-63이라는 다른 이름을 가지게 되었고 기체의 별명도 '킹코브라'로 명명되었다.그러나 이 기체는 P-39의 개량형으로 보아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킹코브라는 엔진을 터보차저를 장착한 1325마력의 엘리슨 V-1710-47 엔진을 장착하여 고도 7000미터까지 상승이 가능했으며 기체 밸런스를 재조정하고 수직미익을 다시 설계하는 등 비행성능도 크게 향상되었다. 그러나 이미 미군은 P-38, 47, 51과 같은 우수한 전투기를 대량으로 확보하고 있었으므로 P-63을 채택할 이유가 없었다. 결국 벨사는 뒷북을 친 셈이다.

[ 에어쇼에서 촬영된 킹코브라, 전체적으로 약간 덩치가 커지고 수직미익이 길어진 것이 특징이다. ]

이로서 킹코브라는 에어라코브라와 함게 상당량의 기체들이 일선에서 사용되지 못하고 물러나 조종사들의 훈련기로 사용되었는데 훈련병들 조차 자신들이 P-39를 타고 훈련을 받는데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이런식으로 에어라코브라는 자국에서는 천대를 받는 천덕꾸러기가 되어버렸다.

전쟁 전기간에 걸쳐서 생산된 총 9558기의 P-39시리즈중 4773기의 에어라코브라가 소련의 절박한 무기공급요구에 따른 전시무기 대여법에 따라서 소련으로 넘어갔다고 한다. (역시 미국도 대량으로 발주된 에어라코브라의 처치로 골머리를 썩던중 이런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 전장의 코브라들

에어라코브라가 참가한 전장은 유럽, 북아프리카, 남태평양 전선, 그리고 독소전이 한창이던 동부전선이 있겠으나 아무래도 남태평양전선과 동부전선의 주된 무대였다.

[ 장탄중인 P-39, 기수에 집중된 무장을 잘 볼 수 있다. ]

호주를 방어하기 위해서 뉴기니아등지의 남태평양에 전개하고 있던 미육군항공대 제 8 전투기대대는 일본군이 진주만을 기습한이후 1942년초에 남태평양의 섬들로 공격목표를 정하면서 일본의 항공세력에 대항해서 싸워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라바울지역을 점령하고 항공기지를 건설한 일본육군 항공대와 항공모함을 동원해서 덤벼드는 일본 해군기들과의 싸움에서 핸더슨 비행장을 주축으로한 미육군 항공대의 P-39 와 미해병대의 F4F는 훗날 일본의 항공전력을 완전히 소모시킨 것으로 미군의 전사에 길이기억될 과달카날 항공전의 서막을 장식한 주역이었다. 이것은 이시기에 이 지역에서 미군이 아직 제대로된 항공전력을 갖추기 전이었으므로 일본군에 맞서싸울 만한 전투기라고는 P-39 밖에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개전초의 수개월간은 P-39에게도, 조종사들에게도 고난의 시기였다.

[ 핸더슨 비행장에서 P-39 조종사들의 기념 촬영을 했다. 역전의 P-39는 날개를 쉬고 있다. ]

하지만 P-39는 저공 근접지원을 목적으로 제작된 기체였기 때문에 제로전투기를 비롯한 일본전투기기들과의 공중전에서는 항상 열세였다. 데이터상에서 실용상승한도가 4500미터 정도였던 P-39는 실제로는 중무장을 한 상태에서는 4000미터를 넘지 못했다고 한다. 따라서 지상의 미해병대가 일본육군과 교전을 벌일 때 근접지원을 하는 것을 주 임무로 하였으며 이때는 상당한 전과를 올렸다고 한다. 그런데 일본군이 P-39의 약점을 간파한후 내습해오는 일본폭격기들이 고도 4500미터 이상으로 접근하면서 미해병대를 공격하기 시작하자 P-39 조종사들은 속수무책이었고 제로 전투기들마저 고고도에서 접근한후 유리한 고도에서 저공의 P-39 에어라코브라들을 사냥하기 시작했다. 많은 수의 P-39들이 제로의 총구앞에 불덩어리로 변했다.

[ 근접 지원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과달카날 상공을 비행하는 P-39 편대 ]

이런 상황에 되자 미해병대의 F4F 와일드캣이 고공을 책임지고 육군항공대의 P-39는 저공을 맡는 시스템으로 서로 협동체제를 구축했다. 핸더슨 기지에 같이 전개하고 있던 이들 전투기부대는 '캑터스' 비행단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면서 과달카날지역에서 벌어진 항공전의 중반까지 일본의 전투기들과 폭격기들을 상대로 용전분투하여 격추교환비에서는 오히려 일본군을 압도하는 큰 전과를 올렸다. 이후 F6F, F4U, P-38등의 항공기들이 태평양전선에 등장하자 P-39와 F4F는 일선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 소련에 공여되기 전에 최종점검 받는 P-63 킹코브라들, 이미 소련군의 것으로 도색되었다. ]

한편 소련에 공급된 4774기의 P-39는 주로 근접지원의 임무를 수행했다. 대규모 지상전이 광대한 전장에서 벌어지고 있었으며 이들의 상공에서 아군의 육군을 지원하기 위한 지상공격기들이 몰려다니고 이들을 호위하기 위한 전투기들이 어지럽게 꼬리를 무는 전형적이 동부전선의 항공전은 바로 P-39가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저공전투가 대부분이었던 것이다. 물론 P-39의 성능은 Bf 109나 Fw 109에는 객관적으로 볼 때 대적할 수가 없었지만 많은 소련 조종사들이 P-39를 몰고 독일군에 맞서 상당한 전과를 올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에이스들이 그레고리 레츠카로프와 알렉산더 포크리신으로서 이들의 P-39에는 무수한 독일기를 격추했음을 상징하는 붉은별이 수십개씩 그려져 있었다.

소련공군의 영웅 그레고리 레츠카로프의 P-39이다. 레츠카로프는 성능이 우수한 독일공군기들에 맞서싸워 총 격추수 58기중 44기를 P-39를 타고 달성했다고 한다. 조종사의 능력이 기체의 한계를 극복한 대표적인 사례가 아닐 수 없다.

한편 소련에 공급된 P-39는 전쟁이 끝난후에도 상당수가 살아남아 1950년의 한국전쟁에서는 북한공군에 수십기가 공여되어 북한공군의 마크를 달고 미군을 공격하는 시대의 아이러니를 연출하기도 했고 남태평양의 잉여기체는 프랑스로 넘겨져 베트남 전쟁의 초반에 프랑스군이 사용하기도 하는등 전쟁이 끝난후에도 끈질기게 하늘을 계속 날았다.

1949년 베트남의 프랑스군이 월맹군 토벌에 사용한 P-63이다. 본기체는 남태평양의 잉여기체를 미군이 공여한 것으로 프랑스군에 의해서 상당수가 사용되었다고 한다.

* 마치면서

비록 애초에 저공용 기체로 설계되어 2차대전에서 빛을 발하지는 못했지만 P-39는 미해군의 F4F 처럼 미육군항공대가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강력한 일본기들에 맞서서 용전분투했던 전장의 일꾼이었다. 훗날 과달카날 항공전에서 살아남은 미군 조종사들은 이 P-39 마저 없었다면 아마도 남태평양 전투는 일본군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을 것이라면서 P-39의 역할이 매우 컸음을 강조하고 있다. 지상지원임무를 충실히 수행한 이들 기체의 이미지는 훗날 미육군의 든든한 동반자 공격헬기 AH-1G 휴이 코브라에 계승되어 코브라 가문의 영광을 이어가게 된다. 비록 제 2선급 전투기로 기억되고 잇지만 P-39는 2차대전의 조역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위대한 항공기였다.

[ 하늘사랑님이 제공해 주신 사진입니다. 미국에서 직접 촬영한 사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