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at War Planes*

◇ Fairey Swordfish ◇

This document was updated at 2003. 12. 15

* 창공으로 도약하는 황새치

2차대전이 시작되면서 복엽기들은 시대에 뒤떨어진 구시대의 유물로 전락해 버리게 되었지만 일부 기체들은 뒤떨어지는 성능에도 불구하고 전장에서 주어진 역할을 훌륭하게 해내면서 그 존재의 의미를 증명했다. 이런 복엽기들중에서도 영국해군의 소드피시 뇌격기야말로 복엽기시대의 마지막을 장식하며 많은 전공을 세운 영웅적인 존재였다. 이 뇌격기는 적어도 대서양과 지중해에서는 상당히 효과적인 무기였으며 전쟁이 끝날 때까지도 최일선 항공기로 사용되고 있었을 정도로 영국해군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존재였다.

[ 바다에 착수한후 순양함에 크레인으로 끌여올려지고 있는 소드피시 MK I 수상기형 ]

1933년 페어리 항공사는 미래의 전장에서는 장거리를 비행할 수 있는 뇌격기가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3인승의 뇌격-관측기 (Torpedo Spotter Reconnaissance - TSR)를 공군이나 해군의 주문도 없이 독자적으로 설계하고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강행했다. 이 계획은 만일 이 기체가 공군이나 해군의 관심을 끌지 못해 양산에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회사를 파산으로 끌고갈지도 모르는 상당한 모험이었다.

TSR.I이라고 명명된 최초의 원형기는 철제프레임에 섬유를 입히는 고전적인 방식의 복엽기로 설계되었으며 무거운 어뢰를 장착할 수 있도록 635마력의 페가수스 IIM 공냉식 성형엔진을 장비하고 있었다. 이후 몇차례의 시험비행에서 좋은 결과를 보이며 밝은 미래를 예고하는 듯 했으나 얼마뒤 시험비행중에 기체가 스핀에 빠져 회복하지 못하고 추락하는 고난을 겪게 되었다. 그러나 페어리 항공사는 꾿꾿하게 사고의 원인을 파악하는 한편 이를 개선한 더욱 발전적인 설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페어리항공사에게는 다행하게도 이무렵 영국공군성에서는 항공모함에서 작전이 가능한 뇌격기를 개발하라는 공문을 각 항공사에 보냈다. 물론, 이는 일찌감치 이 작업에 뛰어들었던 페어리사의 몫이었다. 페어리사는 TSR.I 의 단점을 수정하고 몇가지 개량을 추가한 2번째 원형기인 TSR.II를 1934년 날릴 수 있었으며, 이후 플로트를 장착한 수상기형으로도 개조되어 순양전함 HMS 리펄스에서 발진 및 회수 시범을 성공리에 마쳤다. 이후 이 기체에 긍정적인 인상을 받은 공군성으로부터 정식으로 3기의 발주를 받게되었으며 이것이 바로 소드피시 뇌격기의 첫발자국이었다.

이 소드피시 마크 I은 튼튼한 고정식 강착장치를 부착하고 있었는데 공기역학적으로 불리했음에도 이런 설계가 도입된 것은 무거운 어뢰를 장비한 상태에서도 안정적인 활주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더해서 항공모함 이외의 함선에서 작전하는 경우에 수상용 플로트를 탈-부착하는 것이 용이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공간을 절약해야하는 함재기 답게 주익은 뒤쪽으로 접혀들어가도록 설계되었으며, 승무원은 3명이 탑승했는데 각각 조종사, 관측사 그리고 후방사수겸 무전수의 역할을 맡도록 되어 있었다.

[ 1996년 영국에서 개최된 에어쇼에 참가중인 소드피시 - 주익이 접힌 상태를 잘 볼 수 있다. ]

최초 양산분량 3기는 1935년 12월 31일 첫 비행을 했으며 정식으로 황새치라는 의미의 소드피시라는 이름을 부여받았으며 이 기체들이 실제 야전에서의 운용시험에서도 항공모함에서의 운용시험에서는 물론 수상용 플로트를 장착한 후에도 우수한 성능을 보이자 공군성은 68기의 추가 분량을 발주하게 되었고 페어리사는 비로소 안정적인 상태에서 이 기체의 생산을 계속할 수 있었다. 양산형 기체는 2날 프로펠러를 3날 프로펠러로 개선하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개량이 없이 생산될 수 있었다.

이후 1938년에 이르러서는 영국해군의 모든 항공대에 소드피시 뇌격기를 장비하도록 하라는 계획과 함께 순조롭게 생산-배치되고 있었다. 결국 1939년 제 2차세계대전이 발발할 무렵에는 영국해군의 주력항모 아크로열, 커리지어스, 이글, 퓨리어스, 글로리어스의 총 13개 뇌격기대대가 이 황새치를 장비하게 되었으며 1940년 부터는 기체의 블랙번 항공사로 생산권이 넘겨지면서 계속 생산되어 전체 생산대수를 보면 블랙번사가 생산한 양이 훨씬 더 많아지게 되었다. 하지만 이 기체가 블랙번사에서도 제작했다는 사실은 그리 알려져 있지 않을 정도로 페어리사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기체로 각인되어 있다.

이 마크 I형이 소드피시가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할 때의 주요 생산형이며 이후 1943년에는 소형함선이나 U-보트를 공격하기 위한 무장으로 로켓탄이 주목받으면서 소드피시에도 로켓탄을 장착하려고 했으나 로켓탄이 발사될 때의 화염으로 인해 주익의 섬유피복에 화재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아래쪽의 주익을 전금속제로 개량하고 엔진을 750마력의 페가수스 30으로 개선한 마크 II형이 생산되었고, 이후에는 U-보트를 전문적으로 잡기위해서 해상감시용 레이더를 장비한 마크 III형도 개발되었다. 그외에 캐나다군에 수출된 마크 IV형도 있는데 기본적으로는 마크 II와 같으며 단지 조종석을 폐쇄식으로 개량한 것이다.

Fairey Swordfish Mk.II

엔진: 브리스톨 페가수스 30 공냉식 성형엔진 (750마력)

전폭: 13.9m

전장: 10.9m

전고: 3.8m

기체중량: 2132kg

최대중량: 3406kg

최대속도: 224km/h

최대고도: 2896m

항속거리: 879km

* 영국의 황새치 대서양과 지중해를 누비다

사실 영국해군의 소드피시는 비슷한 시기에 태평양의 하늘을 날고 있었던 일본해군의 97식 함상공격기 (B5N)이나 미해군의 TBD 데바스테이터와 같은 전금속제 단엽 함상 뇌격기들에 비해서 한참 뒤떨어진 구식 기체임에는 틀림없었다. 무장능력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최고 속도면에도 볼 때 그나마 개량형인 마크.II형이 시속 225km에 불과했는데 이는 일본 해군의 신예기 97식 함공의 시속 370km에는 고사하고 미해군 조종사들로부터 느려터진 굼벵이 취급받으면서 퇴역이 고려되고 있었던 TBD 데바스테이터의 시속 330km에 비해서도 시속 100km 이상 떨어졌을 정도로 느린 속도였던 것이다. 영국해군의 승무들도 이 시대에 뒤떨어진 소드피시가 바다를 날쎄게 헤엄치는 황새치의 이미지를 떠올리기에는 역부족이라면서 '떠다니는 망태기 (floating stringbag)'이라는 별명을 붙여 애물단지로 생각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 항공기는 안정성과 비행특성이 좋아서 일단 기체를 조종해본 조종사들은 대부분 이 기체를 매우 좋아하게 된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러나 영국해군이 이 소드피시를 대체할 새로운 기체를 생산하지 않고 주력 함상뇌격기로서 그것도 전쟁이 끝날 때까지도 운용했던 것은 나름대로 믿는 구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대서양과 지중해에서 영국해군이 상대할 적수인 독일해군이나 이탈리아해군이 변변한 항공전력을 가지고 있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사실 최신 함재전투기들이 판을 쳤던 태평양의 하늘에서야 이 소드피시는 감히 날아다닐 수가 없었겠지만, 주 전장이 육상이었던 유럽전의 특성상, 적의 항모가 없는 대서양이나 지중해의 하늘에서는 적의 육상 전투기들의 활동범위 밖에만 있다면 함상전투기의 도전을 전혀 받지 않고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었기 때문에 영국으로서는 굳이 새로운 뇌격기의 개발에 시간과 돈을 낭비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 비록 속도는 느렸지만 항공모함이 없는 이탈리아와 독일해군에게는 천적과도 같았던 소드피시 ]

여하간 소드피시 뇌격기들은 유럽전이 시작되자마자 영국해군의 모든 작전에 참가하면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 첫 번째 주목받는 전과는 1940년 노르웨이 전투에서 전함 워스파이트에서 사출된 소드피시 뇌격기가 나르빅항 근처에서 부상중이던 독일 잠수함 U-64호를 발견해 급강하 폭격을 시도해서 격침시킨 것이었다. 이후 독일군이 유럽을 석권하기 시작하자 기뢰부설을 통한 항구봉쇄작전이나 해안순찰등의 임무를 수행했으며 프랑스 함락 직후에는 프랑스 함대의 전력이 독일군에게 넘어갈 것을 우려해 알제리에 정박중이던 프랑스 함대를 공격하는 작전에 참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소드피시라는 항공기의 존재를 세계적으로 널리 알린 굵직한 사건은 뭐니뭐니해도 타란토항의 이탈리아 함대 공습작전과 독일전함 비스마르크 추격전에서의 활약상일 것이다.

1940년 11월 11일 항모 일러스트리어스에서 출격한 21기의 소드피시 뇌격기들이 이탈리아의 해군기지가 있었던 타란토 항을 기습적을 공습하여 전함 3척을 격침시키고 순영함 2척을 대파시켰으며 항구시설에 큰 피해를 입히는 등의 대성공을 거두어 이탈리아해군을 완전히 마비시켜 버린 것이다. 구닥다리 취급을 받던 복엽기 21기가 거둔 엄청난 대전과는 세상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으며 이는 훗날 일본이 진주만 기습공격작전을 계획하고 추진하는데 있어서 근본적인 청사진이 되게 된다.

[ 어뢰를 장비한 소드피시, 튼튼한 강착장치로 강인한 인상까지 풍긴다 ]

이후 6 개월이 지난 1941년 5월경에 독일해군이 자랑하는 전함 비스마르크가 대서양으로 출정하면서 영국해군이 전력을 동원해 이 거물급 전함을 잡기위해 안간힘을 썼는데, 자칫했으면 큰 피해만 입고 비스마르크를 놓칠 뻔했던 절대절명의 순간에 항모 빅토리어스에서 발진한 소드피시 뇌격기들이 비스마르크를 포착하여 치명적인 타격을 가해 반신불수로 만들어 버리는 수훈을 세웠던 것이다.

독일해군의 자랑거리이자 세계최고의 전함으로 불리던 비스마르크가 구식 복엽기들이 발사한 어뢰를 피하지 못하고 결국 조타장비가 고장을 일으켜 더 이상 도주하지 못하고 발목이 완전히 잡히게 되면서, 결국 영국해군 함대는 비스마르크를 따라잡을 수 있었고 비틀거리는 비스마르크를 포위한 영국함대는 맹포격을 퍼부어 독일해군의 상징과도 같은 이 전함을 대서양 한가운데 수장시킬수 있었던 것이다.

이 사건 이후 독일해군의 전함들이 강력한 영국해군과 정면으로 맞서 싸울 능력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 히틀러는 프랑스의 항구에 배치시켜 영국해군을 견제하던 샤른호스트, 그나이제나우, 포린쯔 오이겐등의 주력 전함들을 안전한 북부유럽으로 이동시키라는 명령을 내렸다. 1942년 2월 12일에 3척의 전함은 프랑스에 주둔중인 독일공군의 Bf 110 전투기들의 호위를 받으면서 은밀하게 북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말이 이동배치이지 사실상 독일해군이 꼬리를 내리고 영국해군의 사정권으로부터 벗어나 안전지대로 도망가는 작전이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아챈 영국해군은 독일 전함들이 사정권을 벗어나기 시작하자 급히 소드피시 6기로 이루어진 뇌격팀을 출격시켰다. 하지만 이날은 소드피시들에게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 독일함대를 추격하던 소드피시들은 전함들을 근접호위하던 독일공군의 Bf 110 호위 전투기들에게 걸려들어 단 한 대의 생존기도 없이 전원 격추되고 18명의 승무원중 단 5명만이 살아남는 최악의 결과를 냈던 것이다. 이날의 결과는 터무니없이 느린 구식 복엽기가 현대식 전투기들을 만나면 어떻게 된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었으며, 이날이후 영국해군은 독일전투기들의 작전반경안으로 소드피시 뇌격기가 출동하는 것을 금지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이런 고난에도 불구하고 소드피시의 활약은 끝난 것이 아니었다. 소드피시들은 연일 격렬한 항공전이 벌어지고 있던 지중해의 요충지 몰타에도 상당수가 배치되었으며 이탈리아와 독일 북아프리카 군단에게 필수적인 해상보급선을 차단하는 임무에 연일 투입되어 맹활약을 펼쳤다.

[ 로켓탄을 장비한 소드피시, 로켓탄은 관통력이 강하고 탑재탄수가 많아 소형선박의 공격에 매우 유용했다고 한다. ]

전쟁이 중반을 향해가면서부터는 독일해군의 전함이나 순양함들이 전혀 대양으로 나올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고 황새치의 새로운 먹이감은 그동안 악명을 떨치면서 영국의 선단에 큰 피해를 입히고 있었던 대서양의 늑대무리들... U-보트였다. U-보트를 잡기위해서는 항공기의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호송선단의 요구에 따라 소드피시 뇌격기들은 해상감시용 레이더를 장비하고 로켓탄이나 폭탄으로 무장한후 U-보트의 주무대였던 지중해와 대서양을 종횡무진 누비면서 영국해군의 눈엣가시였던 U-보트들을 사냥하기 시작했으며 심지어는 러시아로 향하는 호송선단의 호위임무에도 투입되었다. 물론 그 성과도 대단해서 전쟁이 끝날때까지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만도 12척의 U-보트를 격침시켰으며 피격추정되는 전과까지 합치면 20척 이상의 U-보트를 격침시켰을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물론, 시속 200km를 조금넘는 느린 속도로 인해서 저공으로 돌입하던 소드피시들이 쉽게 대공포화에 명중되어 희생되는 경우도 자주 발생했지만, 철제골조에 섬유를 입히는 고전적인 방식으로 제작된 덕분에 대공포의 파편이 명중되어도 그냥 구멍만 숭숭 뚫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비교적 큰 손상을 입고도 무사히 돌아오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 소드피시 일러스트 *

1939년, 항모 커리지어스의 제 822 뇌격기대대 소속의 소드피시 MK.I

1940년 항모 아크로열의 제 820 뇌격기대대 소속의 소드피시

1940년 순양함인 HMS 말라야에 탑재된 소드피시, 커다란 플로트를 장비한 수상기 버젼으로 카타펄트로 사출되어 작전한후 바다에 착수하게 되며 이후 다시 순양함으로 인양되는 식으로 운용되었다.

마치면서

1944년 8월, 2391번째의 기체를 마지막으로 대서양의 황새치는 더 이상 생산되지 않았지만 마지막 실전부대가 독일이 항복할 때까지도 유지되고 있었을 정도로 2차대전의 시작부터 끝까지 영국해군의 사역마와 같은 존재로서 묵묵하게 일해왔던 것이다. 그 고색창연한 외형에도 불구하고 영국해군의 최일선 항공기로 꾿꾿하게 최전선을 지켜왔던 소드피시는 비록 구시대의 유물로 취급되던 복엽기였음에도 그 자신이 얼마나 효휼적이며 뛰어난 무기였는지를 역사속에서 증명하고 있다.

[ 과거의 영광을 떠올리게 하는 소드피시, 박물관의 소장품으로서 실제 비행이 가능한 상태라고 한다. ]

foxmouse: 소드피시의 글이 업데이트되자마자 오자 지적 및 글의 내용에 대한 지적글이 올라왔습니다. brightnoah님께서 정확하게 오류를 지적하셨길래 글의 마지막에 추가해 놓겠습니다. 꼭 참고하세요!

brightnoah 2003-12-16 오후 04:37:02

소드피쉬 리뷰 잘 봤습니다. 다만 좀 아쉬운 부분이 눈에 띄는군요.

"그러나 영국해군이 이 소드피시를 대체할 새로운 기체를 생산하지 않고 주력 함상뇌격기로서 그것도 전쟁이 끝날 때까지도 운용했던 것은 나름대로 믿는 구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대서양과 지중해에서 영국해군이 상대할 적수인 독일해군이나 이탈리아해군이 변변한 항공전력을 가지고 있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사실 최신 함재전투기들이 판을 쳤던 태평양의 하늘에서야 이 소드피시는 감히 날아다닐 수가 없었겠지만, 주 전장이 육상이었던 유럽전의 특성상, 적의 항모가 없는 대서양이나 지중해의 하늘에서는 적의 육상 전투기들의 활동범위 밖에만 있다면 함상전투기의 도전을 전혀 받지 않고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었기 때문에 영국으로서는 굳이 새로운 뇌격기의 개발에 시간과 돈을 낭비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라고 쓰셨는데, 소드피쉬 이후에도 알바코어, 바라쿠다, 파이어브랜드 등의 뇌격기가 개발되었습니다. 영국이 뇌격기 개발에 무관심했다고 하기엔 꽤 기종이 많습니다. (전쟁 중 함상 뇌격기가 3종류에 달했던 - 유성을 포함할 경우 - 일본보다도 많군요)

당연히 소드피쉬는 전쟁이 끝날 당시까지의 주력 함상 뇌격기라고 하기도 어렵습니다. 고속의 함대형 항공모함들의 경우 소드피쉬는 42년 경에는 이미 찾아보기 힘들게 되어버립니다. 개전 당시부터 소드피쉬를 탑재했던 고령함들 중 42년 중반까지 살아 남은 것은 퓨리어스 뿐이었습니다. 글로리어스, 커레이져스, 아크로열, 이글, 허미즈 등은 모두 격침되어버렸죠. 한편 새로 건조된 일러스트리어스 급도 취역 초기에 잠깐 소드피쉬를 사용했을 뿐, 42년경에는 다들 알바코어로 대체되고 맙니다. 그 알바코어도 오래 못가고 바라쿠다나 어벤저로 대체되고 말죠.

결국 소드피쉬의 경우 대전 초에 사용되면서 불후의 명성을 남겼지만, 태평양 전쟁이 달아오르기 전에 이미 일선에서는 물러나기 시작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사실 유럽에서의 유명한 해전은 태평양 전쟁 이전에 거진 종쳤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후 소드피쉬는 대잠초계 임무등에서 대활약하면서 종전시까지 폭넓게 사용되었지만, 어디까지나 2선기로서 사용된 것에 불과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