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atWarPlanes*

◇ Yakovlev Yak fighters ◇

This document was updated at 2001. 10. 21

야크-3 1941년 여름, 소련의 산야는 거세게 불타오르고 있었다. 전세계를 공포에 떨게만들었던 히틀러의 전차군단은 흙먼지를 일으키며 돌진해 들어왔고, 하늘에는 독일공군의 전투기들이 폭음도 드높게 날아올라 소련공군을 일소해 버렸다. I-15와 I-16으로 대표되는 대부분의 소련전투기들은 날아오르지도 못하고 지상에서 격파당했으며, 날아오른다해도 고성능의 독일 전투기들에 비해서 한세대 이전의 구식이었던 소련전투기들은 단지 먹이감으로 전락해 버렸다. 결국 독일공군의 조종사들은 이런 구식 소련기들을 상대로 수많은 격추실적을 올렸으며 이러한 일방적인 공중전의 결과로 상상을 초월하는 격추기록을 올린 많은 수퍼에이스들이 탄생했다.

이것이 독소전 초기에 전개되고 있던 하늘의 상황이었다. 소련 조종사들은 훈련도 부족했고, 현대 항공전에 적합한 전술의 도입에 소흘한 상태였으며, 시대에 맞는 신형 전투기들이 절망적으로 부족했다. 수적으로 소련 공군의 주력을 이루고 있었던 I-15, I-16과 같은 구식기들은 독일의 Bf 109나 Fw 190과 같은 고성능 전투기들에 맞서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었지만 그래도 싸우기위해서 날아오를 수 밖에는 없었다. 그러나 독일 조종사들은 전쟁이 진행되면서 그들이 격추시킨 붉은 별의 소련 전투기들중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비교적 세련된 디자인을 가진 기체들이 소수 섞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소련의 신형기들중에서 훗날 가장 광범위한 활약을 할 기체가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소련의 희망 야크-1 전투기였다. 훗날 야크전투기는 소련의 하늘을 독일공군의 손아귀에서 되찾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하게되었고 최후의 순간에는 베를린의 하늘까지 날아가 독일의 패망을 알리는 소련 공군력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가 되었다.

[ 야크와 Bf 109의 만남, 이들이 바로 동부전선의 하늘의 주역들이었다. ]

지금이야 러시아 전투기하면...미그나 수호이를 떠올리지만 2차대전에서 실질적인 소련의 실질적인 주력전투기는 단연 야크 시리즈였던 것이다. foxmouse의 Great War Planes... 이번에는 소련의 붉은별 야크 전투기드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 창공으로 도약하는 붉은별, Yak-1의 탄생 *

2차대전의 항공전을 살펴보면 각 나라마다 1-2명의 천재 항공기술자들이 있었고 그들의 작품으로 탄생한 전투기들이 큰 활약을 하는 경우가 많다. 소련도 예외는 아니어서 독일에 빌리 메서슈미트 박사가 있었다면 소련에는 34세의 젊은 천재 항공설계사 알렉산더 세르게이비치 야코블레프가 있었다. 그는 어려서부터 항공기 설계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폴리카르포프 항공기 설계사무소에서 일하면서 재능을 인정받고 있었고, 이후 당의 인정을 받게되면서 자신의 설계사무소 (공산주의 나라인 소련에는 제작회사가 있는 것이 아니라 설계사무소라는 형식으로 항공기를 제작했다.)를 창설할 수 있게되었다. 이후 UT-2 훈련기를 제작하여 성공적인 데뷔를 한 야코블레프 설계사무소는 스탈린으로부터 10만 루불의 상금을 받았고 명성도 얻었다.

1939년 4월 스탈린은 스페인 내전에 파견한 소련의 I-16 전투기들이 초기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독일의 신형 전투기 Bf 109에게 일방적으로 격추당했다는 보고를 들고는 매우 화가 났다. 자존심이 상한 이 독재자는 야코블레프, 미그, 일류신등의 설계사무소 팀장을 불러모은후 몇 개월 이내에 새로운 고성능 전투기를 개발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야코블레프를 비롯한 각 팀장들은 미국의 예를 들면서 신형기 설계에는 1-2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했지만 스탈린은 다음과 같이 일축해 버렸다.

"자네들은 자본주의의 돼지들이 아니지 않은가? 우리 소련인민의 재능을 그런 족속들과 비교해서 평가하지 말고 일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란 말일세!

결국 야코블레프는 그의 설계팀과 불철주야 새로운 전투기의 설계에 매달렸다. 한편 독일은 폴란드를 묵사발로 만들었고 막강한 위력을 과시한 독일공군은 세상사람들에게 공포의 존재가 되었다. 점차로 독일의 군사력 강화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던 스탈린은 항공기 제작팀에게 더욱 거세게 신형기를 빨리 제작하도록 압력을 넣었다.

[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야크-1의 모습, 스핏화이어와 Bf 109의 영향을 많이 받은 외형을 보인다. ]

우여곡절끝에 야코블레프는 1940년 1월 13일, I-26으로 명명한 신형 전투기를 롤아웃 시켰다. (I는 러시아어 Istrebital의 약자로 전투기를 의미함) I-26은 2단계로 변속이 가능한 1100마력의 클리모프 M-105P 공냉식 엔진을 장비했으며 이로서 소련 전투기로는 최초로 1000마력이 넘는 엔진을 가질 수 있었다. 프로펠러도 2단계로 피치조절이 가능한 유압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강철 튜브로 된 뼈대에 섬유로된 외피를 부착하는 전통적인 방식을 가지고 있었으며 주요 구조적인 요소에 목재를 사용하였다. 결국 신형기로 설계는 되었지만 구조적인 제작방식은 이전 세대의 전투기들과 별 차이가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점이 시찰 나온 당간부에게 지적받게 되자, 야코블레프는 다음과 같이 말을 했다.

"우리 소련에는 전금속제 전투기를 제작할 만한 경합금이 별로 없습니다. 사실 영국의 허리케인 전투기도 이렇게 제작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제작방식이 구식이었다고 해서 꼭 성능이 떨어진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고 최대한 간단하게 제작을 해야 빨리 양산이 가능하며 야전에서도 유지하기가 좋습니다."

I-26의 원형기가 순조롭게 비행을 하여 만족할 만한 결과를 보이자 1940년 6월 스탈린은 즉시 양산에 들어갈 것을 명령했고 1940년 11월 7월의 붉은 혁명 기념일의 군사퍼레이드 행사에 5기로된 편대가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비행을 했다. 그러나 기체의 전반적인 사항은 극비였다.

양산형 I-26은 최고속도가 시속 540km였으며 항속거리가 700km였다. 무장은 프로펠러축에 장비된 20mm ShVAK 기관포 1문과 카울링에 장비된 7.62mm 기관총 2정을 고유 무장으로 하고 있었고 주익에는 6발의 로켓탄이나 소형 폭탄을 장착할 수 있도록 개선되었다. 시험비행을 관람한후 만족한 스탈린은 이 신형전투기를 야코블레프의 이름을 따서 야크-1으로 새롭게 명명했다.

1942년 12월, 스탈린그라드 공방전에 투입된 소련공군 폴란드 의용비행대대 소속의 Yak-1B이다. 이전의 Yak-1에 비해서 돌출형 캐노피가 도입되어 시계가 매우 향상되었고 기동성이 더욱 좋아져 저공에서는 Bf 109F형과 격투전을 벌일 수 있었다고 한다. 카울링 뒤쪽의 마크는 이 대대의 상징인 폴란드 국적 마크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야전 테스트를 담당한 조종사들이 기체에 대해서 별로 만족할 만하지 못하는 평가를 내렸다. 그들은 이 전투기의 엔진 출력이 약하며 야전에서의 신뢰성이 매우 떨어진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미그-1, LaGG-1등의 신형 전투기들이 모두 문제점이 있어 양산단계까지 이르지 못하고 있었으므로 신형 전투기가 급하게 필요했던 소련군은 일단 생산을 계속 하면서 문제점을 고쳐나가기로 했다.

[ 야전 비행장에서 급유를 받고 있는 야크-1, 본기의 조종사는 소련의 여성 에이스 릴랴 트리비약 이다. ]

그러나 이렇게 급히 생산을 추진했음에도 1940년 말에서야 64기의 야크-1만이 실전배치가 이루어졌고, 독일의 침공이 개시된 1941년 6월 22일에는 약 400기의 야크-1이 인도되었으나, 독일공군을 상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숫자였다. 독일공군의 전투기들은 소련전투기를 완전히 압도하고 있었고 10:1이 넘는 비율로 소련기들을 격추시켜 나갔다. 얼마안가 러시아의 하늘은 루프트바퍼의 것이 되었다. 소련조종사들은 야크-1이 폴리카르포프 I-15, 16과 같은 구식기체보다는 성능이 좋았지만 Bf 109F나 Fw 190A와 독일 전투기들에 비해서는 성능이 떨어진다고 불평했다. 특히 후방시야가 불량한점과 느린 속도에 대해서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소련에게 있어서 다행스러운 것은 조종사들의 인명 손실이 크지 않았다는 점과 그들이 잃은 전투기들의 대부분이 매우 구식기체였다는 것이다. 소련은 이들을 모두 대체할 만한 잠재적인 공업생산력을 가지고 있었다.

Yakovlev Yak-1

분 류	단좌 전투기
동 력	1100마력 클리모프 M-105PA 수냉식 엔진
최고속도	시속 580km
상승속도	분당 644m
항속거리	850km
무 장	기축 - 20mm 기관포 1문 카울링 - 7.62mm 기관총 2정

국가존립의 위기가 닥쳐오면서 야크-1은 실전경험을 바탕으로 첫 번째 개조가 가해졌다. 우선 후방시야를 향상시키기 위해서 유리를 후부 동체로 연장했으며 이것은 야전 부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야전에서 개조가 이루어 졌다. 놀라운 것은 독일이 소련을 침공한지 불과 3일만에 새로운 야크-1이 생산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 신형 야크는 기체의 중량을 크게 줄여 기동성을 향상시켰으며 새로운 1210마력의 클리모프 M-105F엔진을 장착했고, 2정의 7.62mm 기관총을 1정의 12.7mm 기관총으로 대체하였다. 결과적으로 기체의 기동성은 크게 향상되었다. 실전에 투입된 새로운 야크-1은 저공에서의 공중전이 벌어지는 경우에는 Bf 109와 Fw 190을 상회하는 기동성을 과시하면서 어느정도의 성과를 올렸다. 무엇보다 기체의 간단한 구조덕분에 생산속도가 빨랐으며 야전에서의 정비가 용이해서 지상요원들은 20분 이내에 재무장, 재급유를 할 수 있었다. 1942년초까지 일선의 소련공군은 모두 야크-1을 장비할 수 있었다.

[ 동토의 비행장에서 계류중인 야크-1B, 간단하고 튼튼한 설계로 열악한 러시아의 얼어붙은 비행장에서도 운용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

1942년 여름 스탈린은 독일군의 진격속도에 놀라 모든 군수공장을 동쪽으로 이전할 것을 명령했고, 야크 전투기 공장도 우랄지역으로 이전해야 했다. 이전하자마자 조종사의 시야를 획기적으로 개선시킨 돌출형 캐노피를 도입했고 후미 랜딩기어도 수납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 신형 야크는 조종사들에게서 평가가 좋아 곧 모든 생산라인에서 기존의 야크-1을 대체해 나갔으며 외형에서 큰 차이가 나게되면서 결국 Yak-1B라고 명명되었다.

특히 폴란드, 유고, 프랑스등의 조종사들이 소련군에 합류하여 독일군과 전투에 투입되었는데 이들은 대부분 야크 전투기를 사용했으며, 특히 프랑스 조종사들로 구성된 유명한 노르망디-니멘 비행단은 야크 전투기를 사용하여 많은 독일기들을 격추시켰다. 야크-1 시리즈의 생산은 1943년 가을무렵까지 지속되었고 총 8721기가 생산되었다. 특히 야크-1M은 조종사들 사이에서 매우 평가가 좋아서 신형기들이 계속 생산된 후에도 전선에 모습을 나타냈으며 결국은 독일의 패전으로 전쟁이 끝날 때까지도 계속 최일선 전투기로 사용되었다.

* Yak-3

야크-3는 야크-1B형을 더욱 개량한 형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사실 야크-3라는 이름은 원래 야크-1과는 별도로 설계된 전투기에 붙여진 이름이었다. 그러니까 이것이 바로 오리지널 야크-3가 되는셈이다. 이 신형기는 1941년초에 야크-1과는 달리 전금속제 전투기로서 설계되었고, 야크-1에 비해서 주익에도 2문의 20mm 기관포를 설치하여 중무장을 자랑했다. 그런데 이렇게 되자 중량이 늘어나게 되었고 엔진은 야크-1과 같은 클리모프 M-105P를 장착하고 있었으므로 야크-1이 자랑하던 날렵한 기동성이라는 특성이 희생되는 엉뚱한 결과를 초래했으며 전투기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합금이 부족하여 양산하기에 적절하지 않았다. 결국 1941년말 몇대의 원형기만이 제작되는 상태로 오리지널 야크-3는 계획이 중단되었다.

결국 이 전투기가 양산에 실패하면서 야크-3라는 이름은 사라질뻔 했지만, 이후에 소련공군에서는 야크-1B형을 개량한 후속 모델을 야크-3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러니까 야크-3라는 이름으로 2종의 전투기가 존재했던 셈이지만 야크-1의 후계기가 진정한 전쟁의 주역으로 활동했던 것이다. 결국 널리알려진 야크-3는 야크-1B의 발전형이라고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 야크-3는 새로운 1500마력의 클리모프 M-107엔진을 장착할예정이었으나 엔진의 개발이 지연되면서 1250마력의 M-105PF엔진을 장착했다. 가장 큰 변화는 주익의 구조를 재설계한 것과 시야를 더욱 향상시켜주는 캐노피가 도입된 것이었다. 기수 12.7mm 기관총 1정으로 추가 장착하여 20mm 기관포 1문과 12.7mm 기관포 2정으로 무장이 약간 강화되었다.

1944년 3월 동부전선 크리미아 지역에서 활동하던 야크-3이다. 본기의 조종사는 소련공군 야전 조종사중 장군계급을 가지고 있던 게오르기 자카르코프 중장이다. 그는 전투기 조종사 출신의 전형적인 야전 지휘관으로 직접 자신의 전투기를 몰고 전투에 참가했었다고 한다.

1944년 동부전선 중부방면군에서 사용된 야크-3이다. 본기의 조종사는 소련공군의 영웅칭호를 부여받은 세르게이 루겐스키로서 조종석아래에 32기 격추를 축하하는 킬마크가 그려져 있다. 야크-3는 야크의 전시리즈 중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보였던 기종이다.

1943년초에 원형기가 테스트를 받았는데 시속 680km라는 놀라운 속도를 보여주었으며 저공에서 더욱 날카로운 기동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입증되었다. 야크-3는 유럽전선에서 활동하던 연합국과 추축국의 전투기들중에서 가장 작은 크기를 가진 기체였으므로 피탄 면적이 적었고, 작은 기체이면서 엔진출력이 강하다보니 뛰어난 운동성을 가지게 된 것이다. 결국 양산이 결정되었지만 원형 2번기가 사고로 추락하는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결국 1943년 6월에서야 실전에 투입되게 된다. 이른 바 독일군이 치타델 작전이라 명명했던 쿠르스크 지역에서의 대전투에서 독일 공군에 대항하여 소련지상군을 수호하는 임무를 받은 소련 전투기들 사이에 섞여있던 야크-3는 그 우수한 운동성을 과시하면서 독일공군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지상의 전차전에서뿐만 아니라 하늘의 공중전에서도 붉은 군대는 독일군에 비해서 결코 뒤지지 않는 전투력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 소련 군사 박물관에 전시중이 야크-3, 둔중한 소련기라는 이미지를 일신하는 세련된 외형을 자랑한다. ]

지상에서는 양측의 전차들이 사상최대 규모의 대 전차전을 벌였으며, 상공에서는 적의 지상부대를 공격하기 위한 양측의 공격기들과 이들을 엄호하는 전투기들이 저공에서 뒤엉켜 접전을 벌였다. 특히 수적인 면에서는 소련의 항공기들이 압도하고 있었고, 이전과는 달리 성능면에서도 별로 뒤떨어지지 않고 있었다. 더구나 조종사들도 독일군이 무시하던 예전의 그 무능한 소련 조종사들이 아니었다.

독일공군은 야크-1과 비슷하게 생긴 이 소련의 신형 전투기가 속도에서도 그들의 Fw 190A형이나 Bf 109G형에 뒤지지 않고 지상군 지원에 필수적인 저공에서의 기동성에서는 오히려 독일 전투기들을 압도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 더구나 이무렵 부터는 수적으로 소련공군기들이 독일공군을 압도했기 때문에 공중전에서의 성과는 독일이 약간 앞서고 있거나 거의 대등한 수준으로까지 떨어져 있었던 것이다. 이 위협적인 전투기가 신형기인 야크-3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결국 이무렵부터 독일공군의 지휘관들은 경험이 적은 신참 조종사들에게 다음과 같이 지시했다.

"만일 저공에서 야크-3를 만나는 경우에 절대로 유리한 상황이 아니라면 근접공중전에 빠져드는 것은 무조건 피하라!"

하지만 야크-3도 독일공군이 모르는 결점이 있었으니 그것은 기체의 중량에 비해서 엔진출력이 강하다보니 이착륙시에 매우 불안정한 기체였다는 것이었다. 다급한 상황의 소련군은 이점을 수정해서 전투에 투입할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이로 인해서 많은 신참 조종사들이 이착륙시의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소련 조종사들은 그들을 독일공군과 대등하게 싸울 수 있게 해준 이 야크-3를 열렬하게 좋아했다고 한다.

Yakovlev Yak-3U

분 류	단좌 전투기
동 력	1650마력 클리모프 M-107 수냉식 엔진
최고속도	시속 620km
상승속도	분당 787m
항속거리	960km
무 장	기축 - 20mm 기관포 1문 카울링 - 7.62mm 기관총 2정

이후에는 야전에서 많은 개조가 이루어져 B-20 20mm 기관포 3문을 장비한 야크-3P와 20mm 기관포 1문, 37mm 기관포 1문을 장비한 중무장형인 야크-3T, 심지어 45mm 기관포까지 장비한 야크-3K형도 소수 존재했었다고 한다. 야크-3는 이후에도 끈질기게 살아남아 전선에서 활약했으며, 1946년에 생산이 종료될 때까지 4848기가 생산되었다.

* 야크-7

야크-1과 야크-3가 거의 한핏줄의 기체였다면 야크-7은 야크-1과도 혈통이 다른 기체이다. 이 야크-7은 야크-1의 원형기였던 I-26을 2인승의 훈련기로 제작해보려던 시도에서 탄생한 UTI-26이라는 2인승 기체가 그 근본이었다. 독일이 침공하면서 상황이 급박해지자 야코블레프는 야크-1은 경전투기로서 키워나가고 이 UTI-26을 중무장의 중전투기로서 키워나갈 마음을 먹었던 것이다. 그러나 혈통이 다르다고 해도, 기본적으로는 야크-1의 생산라인을 약간만 변형해서 생산이 가능했기 때문에 야크 전투기의 특징이었던 높은 생산효율성은 계속 유지 할 수 있었다.

1943년 하르코프 대공세에 참가했던 야크-7이다. 원래 2인승기로 설계된 이미지를 잘보여주고 있다. 후방의 공간에 보조연료탱크를 싣고 장거리 비행이 가능했다. 전투기간의 공중전보다는 지상공격기의 임무에 적격이었으나, 공중전에서도 맹활약했다.

1942년 리에토 전선에 주둔하고 있던 소련공군의 야크 7B형이다.

결국 애초의 2인승기라는 계획과는 달리 후방좌석이 폐지되고 이공간에 26갤런의 연료를 더 싣도록 했으며 따라서 항속거리가 820km로 늘어났다. 무장은 20mm ShVAK 기관포와 2정의 12.7mm 기관총을 장착했으며 6발의 로켓탄이나 2발의 100km 폭탄을 장착할 수 있었다. 이 양산형은 야크-7A로서 명명이 되었으며 1941년말부터 양산이 되었다. 야크-7은 중전투기라는 이미지답게 지상공격을 겸하는 임무를 가지고 있었으며 기체의 안정성이 뛰어나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이후 주익의 설계를 변경하여 뛰어난 운동성까지 겸비하게된 야크-7B형이 등장하여 가장 많이 생산되게 된다. 그러나 조종석뒤쪽에 연료탱크를 장착하면서 후방시계가 불량한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훗날에는 이점을 개선한 야크-7DI형까지 발전하게 되었다. 야크-7은 총 6399기가 생산되었으며 이중 5000기 이상이 시리즈중 조종사들에게 가장 호평을 받았던 야크-7B형이었다고 한다.

Yakovlev Yak-7B

분 류	단좌 전투기
동 력	1210마력 클리모프 VK-105PF 수냉식 엔진
최고속도	시속 613km
상승속도	분당 722m
항속거리	825km
무 장	기축 - 20mm 기관포 1문 카울링 - 12.7mm 기관총 1정 동체하부 - 200kg 폭탄 1발

* 야크-9

Bf 109시리즈의 최대 생산형이 Bf 109G형이었다면 야크시리즈의 최대 생산형은 야크-9이었다. 야크-9은 야코블레프가 야크-1, 3, 7의 장단점을 파악한후 새로운 전투기의 설계에 반영하면서 탄생한 기체였다. 그러나 전혀 다른 전투기로서 생산된 것은 아니며 이전의 경우처럼 기존의 생산라인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서 야크-7의 후기형을 발전시키는 형태로 생산을 추진했다.

따라서 초기형의 야크-9은 야크-7B형과 같은 주익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후에 미국으로부터 소련으로 전투기 생산에 필요한 금속들이 공급되면서 야크-9은 전금속제의 주익을 가질 수 있었고 따라서 익폭도 감소되었다.이후에는 추가연료 탱크도 장비하여 연료 탑재량이 늘어나 항속거리는 950km까지 늘어났다. 기체의 경량화도 진행되어 야크-7에 비해서 기체의 중량은 더욱 감소되었다. 결국 1943년 말부터는 야크-9의 양산이 추진되었다.

1945년 베를린 레이스에 참가했던 야크-9D이다. 기체이 외형만으로는 야크-3와 거의 비슷한 모습이지만 내용에서는 완전히 일신된 기체였다. 스피너의 3색 도색이 상징하듯이 본기는 프랑스 조종사들로 이루어진 유명한 의용비행대 노르망디 니멘 대대의 기체이다.

야크-9은 전쟁 후반기에는 성능면에서 뿐만아니라 수적인면에서도 붉은 군대의 주력 전투기 지위를 차지할 수 있었으며 야전에서의 필요로 많은 개량형이 탄생했다. 후속 개량형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면 외부 연료탱크를 장착하여 항속거리를 1400km까지 연장시킨 야크-9D형과 45mm 대전차 기관포를 장비한 야크-9K, 정찰기형인 야크-9R, 전폭기형인 야크-9B가 속속 전선에 등장했으며 전쟁이 거의 끝나갈 무렵에는 엔진파워를 더욱 강하게 하고 무장을 강화한 야크시리즈의 결정판겪인 야크-9U가 탄생했다. 이 야크-9U는 최고 속도가 무려 시속 713km에 달하고 고공성능도 향상되어 미국의 최고 전투기 P-51D 머스탱에 뒤지지 않는 성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 야크-9U는 베를린이 함락된후에나 양산이 가능했으므로 전선에 투입될 기회가 없었다.

[ 야크-9D의 비행중대의 모습이다. 22번을 달고 있는 기체는 소련공군의 영웅으로서 금성 무공훈장을 받은 용사 M.V. 아브드예예프 대령의 기체이다. ]

그러나 이후 1950년 한국에서 전쟁이 발발하면서 북한군에 대량으로 공여되었던 야크-3, 7, 9 전투기들이 2차대전당시는 같은 편이었던 미군의 P-51D와 맞붙는 일이 벌어졌다. 그러나 북한공군 조종사들의 훈련수준이 매우 낮아 일방적으로 격추되고 말았던 기록이 있다. 당시 북한에 대량으로 공급된 야크-9은 야크-9U를 더욱 발전시킨 야크-9P였는데, 미군이 노획한 야크-9P를 테스트해본결과 미군 조종사들은 야크-9P의 성능이 P-51D에 뒤떨어지지 않는 것을 알고 매우 놀랐다고 한다. 그러나 이미 시대는 제트기들의 물결에 휩쌓여 있었으며, 한국전쟁의 주역은 이들이 아닌 제트전투기 미그-15와 F-86이었다. 그러니까 야크-9과 P-51은 그저 프로펠러시대의 마지막을 장식한 그들만의 전투를 벌였던데 불과했다.

* 전장의 야크 전투기들

사실상 2차대전의 유럽전선은 독소전의 비중이 80%이상이라고 해도 좋을정도로 독일과 소련간의 전쟁의 비중이 높았다. 그러나 2차대전 이후에 동서 냉전의 상황에서 미군과 영국이 주도했던 서부전선의 비중이 크게 부각되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소련의 전투기들이나 전차들이 과소평가 받았으며 소련군의 역할도 잘 알려지지 않았었다. 그러나 사실 동부전선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전장이었으며 역사상 가장 큰 전투가 벌어진 곳도 이 동부전선이었다. 지상에서건 하늘에서건 독일과 소련의 전차들과 전투기들이 침략군에 맞서 국가의 생존을건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것이다.

무적의 독일공군이라는 신화에 맞서서 전쟁초기의 열악한 상황을 극복하고 결국은 독일군을 완전히 붕괴시킨 동부전선의 소련육군과 공군은 높이 평가를 받아야 할 것이다. 소련의 전쟁무기들의 가장 큰 특징이 전투에 꼭 필요한 성능을 가지고 있으면서 생산성이 높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은 소련 육군의 T-34 전차로서 독일군의 전차들에 비해서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 성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생산성은 5배나 높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전투기의 설계에도 반영되어 야크 전투기는 독일 전투기들과 호각의 대결을 벌일 수 있었으면서도 생산성이 매우 높았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결국은 이런 높은 생산성 덕분에 전쟁이 중반을 넘어가면서는 수적인 면에서 독일공군기들을 완전히 압도할 수 있었던 것이다.

[ 야크-9의 개량형들의 모습, 기본적으로는 야크-1의 외형이 거의 이어져 온 것을 알 수 있으며 기수에 약간씩의 변화가 보인다. ]

특히 야크 전투기는 소련의 항공기술을 대표하는 명기로서 소련의 전투기들이 질적인 면에서도 서구유럽국가의 기체들에 비해서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했다. 야크 전투기들은 중고도 이하의 공중전 성능이 매우 우수한 것으로 평가를 받았으며 이것은 서부전선과 달리 동부전선에서는 고공에서의 전투가 거의 벌어지지 않았으며, 대개 지상군간의 전투에서 이를 엄호하기 위해서 양측의 전투기, 폭격기들이 전투지역의 상공에서 충돌하는 양상으로 진행되었으므로 전쟁 중반이후 소련공군이 독일공군을 압도할 수 있었던데 큰 기여를 했다. 특히 미군의 항공공세에 맞서기 위해서 독일공군의 우수한 조종사들이 대거 서부전선으로 이동하게 되고 동부전선의 독일공군 세력이 약화되면서부터는 소련의 하늘은 더 이상 루프트바퍼의 것이 아니었으며 붉은 별의 소련 전투기들이 상공을 장악할 수 있었고 그리고 그 중심에는 야크 전투기들이 있었던 것이다.

독일공군을 막아낸 소련의 붉은별 야크 전투기는 국가 존립의 위기를 극복해낸 최후의 승리자로서 그리고 소련 항공기술의 결정체로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