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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 김완 (BaB)
○ 미국이 가져온 변화 (1942년 2월 - 5월)
1942년 2월 20일에, 미국의 폭격기 기지로 쓸 장소를 찾는 시급한 임무를 띠고 미 공군의 아이라 C. 이커 준장이 런던에 도착했다. 그의 상관인 핸리 H. "햅" 아놀드 장군은 이커에게 폭격기 사령부를 살펴보고, 본국에서 폭격기들이 충분히 도착한 후에는 미국의 폭격 부대를 지휘하도록 지시도 했다.
이커와 아놀드는 과거 미국의 "빌" 밋첼 장군과 그가 1차 대전 이후에 방전시킨 항공전력 이론의 지지자들이었다. 밋첼은, 앞으로의 전쟁이 하늘에서 결판이 날 것이며, 주요 군수 산업 목표들을 폭격하면 적의 전쟁 수행 능력을 파괴하고 싸울 의지를 꺾을 수 있다고 믿었다. 이태리의 줄리오 듀헤 장군과 RAF의 첫 공군 원수 휴 트렌차드도 1920년대에 승리의 전략으로 항공 전력의 중요성을 주장했다. 특히 트랜차드는, 이러한 공습으로 국민의 사기를 꺾어 놓으면 혁명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밋첼, 듀헤, 트랜차드는 모두 미래의 전쟁에서는 폭격기가 핵심적인 무기가 될 것으로 믿었다. 이 세 사람과 그들을 따르는 장군들에게 있어서, 이 비행기는 무적이었다. 도우헤트의 글에는, "느리지만 중무장한 비행기는 자신의 무장으로 진로를 뚫고 더 빠른 요격기들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라고 하면서 "느리고 중무장한 비행기들로 구성된 전투 부대는, 적 요격기들의 포화를 견디어 낼 수 있는 대형을 유지하며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라고 되어 있다. 또 다른 지지자인 영국의 전 수상 스탠리 볼드윈은 "폭격기는 무엇이든 뚫고 나갈 수 있다."라고 단언했다. 실제로는, 영국본토 항공전에서 독일 폭격기들은 항상 성공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미국의 장군들은 더 중무장한 폭격기들은 독일에 대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전히 주장하였다.
미국의 장군들의 전술적 관점은, 앨라배마 주 맥스웰 기지의 항공 전술 학교에서 발전시킨 이론들을 근거로 하고 있었다. 이 이론에는, 모든 산업 국가들에는 그것을 파괴하면 국가의 산업 전체가 붕괴되는 경제적 취약지역들이 있다는 것도 들어 있었다. 이러한 "핵심 산업"에는 볼 베어링 제조공장, 석유 생산시설, 수송체계 등이 포함된다. 이에 따라 미국도 많은 군사적 목표들을 선택해야 하게 되었다.
런던에 도착한 직후 이커는 영국의 상대방인 해리스를 만났고, 두 사람은 가장 효과적인 폭격 방법에 대해서 서로 의견차이가 있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첫째는 주간 폭격과 야간 폭격의 대립이었다. 영국은 주간에 큰 손실을 입었으며, 야간 폭격이 적은 손실로 더 성공적이었음을 겪어보았다. 해리스는 RAF의 야간 폭격에 동참하도록 이커를 설득하였다. 그러나 이커는, 영국에 곧 도착하는 미군 폭격기의 승무원들이 주간 임무만 훈련을 받았고 재훈련에는 몇 달이 걸린다고 주장했다. 또한 RAF의 야간 출격에 미군 폭격기들이 동반 참가하는 형식이 되면, 그 다음 해로 예정된 8공군의 독자적인 작전 개시도 늦어질 수 있었다.
[ 노든 폭격 조준기(Norden Bombsight) ]
다음의 논쟁거리는 정밀 폭격과 지역 폭격의 대립이었다. 정확도는 떨어지지만, 지역 폭격은 RAF가 쾰른에서 증명했듯이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었다. 이것은 야간 폭격의 조건에 더 알맞았다. 반면에, 특정 지점과 정밀 폭격은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공장이나 정유공장과 같은 독일의 핵심시설들을 파괴할 수 있었다.
또한 미국의 폭격기들에는 노든 폭격 조준기 (Norden Bombsight)라는 뛰어난 장치가 있어서, 정밀폭격이 가능했다. 이것은 폭격기의 자동 조종 장치와 연결되어 있어서, 폭격수는 조준기를 들여다보면서 비행기를 더 정확하게 목표 위로 위치시킬 수 있었다. 노든 조준기는 너무나 정확하여 "20,000 피트에서 그릇에 폭탄을 투하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해리스는, 유럽의 연중 60~70%의 기간이 흐린 날씨이며 여기에 독일공장들의 연기로 인해서 이 조준기는 쓸모없이 된다고 주장하였다. 그의 결론은 "20,000 피트에서 그릇을 명중시키려면, 먼저 그릇을 찾아야 할 것이다."라는 것이었다.
[ 미 공군의 주력 중폭격기 B-17
(상)과 RAF의 주력 중폭격기 랭카스터 (하) ]
끝으로는, 두 나라는 사용할 폭격기가 달랐다. 1942년의 미 공군 주력 중폭격기는 보잉 B-17이었다. '날으는 요새 (Flying Fortress)'라는 별명의 이것은, 캘리버-50 기관총 10정을 장착하여 영국 공군의 주력 중폭격기 랭카스터보다 화력이 더 강했다. 중폭격기 전략의 충실한 지지자인 이커는, B-17의 화력으로 전투기의 호위 없이도 주간 독일 전투기 요격을 막아낼 수 있다고 믿었다. (그 후, 아놀드 장군은 무장이 약하다는 이유로 미국에서의 랭카스터 생산을 요청한 영국의 요구를 거절했다.) 영국은 당시 10,000 파운드의 폭탄을 적재할 수 있도록 개량된 랭카스터에 비해 훨씬 적은 4,000 파운드만 적재하는 B-17의 성능에 대해서 회의적이었다. (후에 랭카스터는 독일 전함 틸피츠 공격에서 22,000 파운드의 "빅 보이"폭탄을 운반하기도 했다.) 또한 1941년의 몇 차례 공습에서 폭격기 사령부가 실제로 사용했던 B-17 몇 대가 독일 전투기들에 의해서 격추되었다.
그러나 이커는 영국이 B-17을 잘못 사용했다고 맞섰다. 즉, 12대 이상의 대 편대를 이루어 화력을 집중적으로 사용하여 그 위력을 발휘하도록 만들어진 비행기라는 것이었다. 그는 전투기의 항속거리 허용 범위까지는 호위를 해야 한다는 추가적인 방어조치의 필요성을 인정하였다.
"지금 미국은 전투기 호위 없이 독일에 대한 주간 폭격을 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곧 큰 재앙을 겪게 될 것입니다."
- 1942년, 윈스턴 처칠 수상 -
영국이 야간 폭격을 계속하는 동안 미국이 주간 폭격을 시작하면, 독일을 항상 비상사태에 둠으로써 방어능력을 괴멸시킬 수 있다는 것이 이커의 생각이었다. 또한 독일 공군의 전력을 소련 전선으로부터 전환시키게 함으로써, 영국과 미국에게 제 2전선의 형성을 요구하고 있던 소련에 대한 압력도 줄일 수 있을 것이었다. 해리스는 여전히 미국의 주간 폭격 능력에 회의적이었으며, 고집 센 두 사령관 사이의 논쟁은 이커의 영국 도착 이래로 몇 달간 끊임없이 계속되었다.
미 제 8공군의 전략부대 지휘관 아이라 이커 (Ira Eaker)준장은 1942-43년 동안에
영국에서 미국 폭격기 증강을 지휘했다. 많은 연합군 지휘관들이 그 효과를 의심하고
있었을 때에, 이커는 주간 전략 폭격의 강력한 지지자였다. 그러나 전투기의 호위가
없는 이러한 폭격에 대한 그의 믿음은, 슈바인푸르트에 대한 첫 2회의 공습에서 미국
폭격기 120대를 잃음으로써 무참히 깨어졌다. 이커는 1944년에 지중해 공군 사령관이
되어, 1944년 8월 프랑스 남부 침공에서 항공작전을 성공적으로 지휘하였다.
○ 불의 세계 (1942년 6월 - 1942년 10월)
1942년 봄에, 해리스와 RAF는 이커와 제 8공군에게 일부 RAF 기지들을 넘겨주고, 추가로 비행장을 건설할 땅을 획득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이 기지들의 대부분은 런던 북동쪽의 이스트 앵글리아에 있었으며, 유럽 대륙, 특히 독일에 쉽게 도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그 이전에 첫 B-17들이 미국으로부터 뉴펀들랜드, 그린란드, 스코틀랜드를 경유해 2,119마일을 비행하여 도착하기 시작하였다. RAF는 미국 승무원들에게 절실히 요구되던 기총사격 훈련을 도와주었다. 이 때, 제 8공군은 전투 부대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8월 17일에는, 제 8공군의 97 폭격 전대가 유럽 점령지에 대한 미 공군 최초의 주간 폭격을 실시하였다. 프랑스 해안에까지 RAF 스피트파이어들의 호위를 받은 12대의 B-17이, 파리 북서쪽 65마일에 있는 루앙의 철도 조차장과 수리공장을 폭격하였다. 폭탄의 절반이 목표에 떨어졌고, 독일 공군 FW 190전투기 몇 대의 미약한 저항만을 받고서 전 폭격기가 무사히 기지로 귀환하였다. 이 임무에서 동행하여 지켜 본 이커는, 이 미군 최초의 폭격 결과에 대해 만족하였다. 그러나 그는 "제비 한마리가 왔다고 여름이 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폭격당하는 독일의 어느 도시 ]
이틀 후, 24대의 B-17이 프랑스 아버빌의 독일 공군 전투기 기지를 공격하여, 한대의 손실도 없이 정확히 폭격을 실시하는데 성공했다. 9월 5일에는, 루앙 근처의 비행기 공장 공습에서 2대의 B-17이 격추됨으로써 제 8공군은 최초의 중폭격기 손실을 입었다. 호위 전투기와 제 때에 만나지 못한 9대의 B-17은, 공격해 오는 20대의 Bf 109와 Fw 190에 맞부딪쳐야 했다. 이 손실에도 불구하고, 이커는 B-17이 필요한 경우에는 적 전투기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할 수 있음이 증명된 것으로 생각했다.
더 큰 시험이 10월 9일에 있었다. 108대의 폭격기로 구성된 당시까지로는 최대 규모의 미 공군 공격대가 프랑스 릴르의 철강공장을 공격했다. 이 중에는 미국의 또 다른 주력 중폭격기인 콜솔리데이티드 B-24도 있었다. 이 못생긴 "리버레이터(Liberator)"는 B-17보다 더 빠르고 폭탄 적재량도 더 컸지만, 전투 중에서의 손상은 B-17이 더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이 공습은 그 자체의 성과도 나빴지만, 독일 전투기들의 강력한 반격을 받았다. 목표 근처에 떨어진 폭탄은 9개에 불과했고, 3대의 B-17과 1대의 B-24를 잃었다. 그러나 폭격 후에 미군들은 축하를 했는데, 사격수들이 56대의 독일 전투기를 격추시켰다고 보고했기 때문이었다. (이 주장은 큰 과장으로 밝혀졌다. : 실제는 1대에 불과했다.)
[ '못생긴' B-24 리버레이터 폭격기 ]
1942년 가을에는, 8공군도 자신을 가지게 되었다. 초기의 여러 임무들에서, 큰 손실 없이 주간 정밀 폭격에 대한 미국의 주장이 입증되었다. 영국은 미국에 대한 야간 폭격으로의 전환 요구를 누그러뜨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프랑스 해안까지만 전투기 호위가 있어도, 미군은 자신의 폭격기들이 독일 공군의 어떤 반격도 물리칠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초기의 이 임무들에는 미국에게 조건이 좋았다. 날씨는 아주 좋았고, 대공 포화와 전투기 공격도 심하지 않았다. 또한 영국은 독일 영공 깊숙이까지 공습을 감행하고 있었는데 비해서, 미국의 초기 임무들은 기지에서 상대적으로 가까운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의 목표들에 대한 것이었다.
더 중요한 사실은, 독일 공군의 완전한 전력과 대면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