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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 김완 (BaB)
○ 카사블랑카 훈령 (1942년 11월 - 1943년 1월)
프랑스에 대한 제 8공군의 첫 폭격임무 성공으로 인해 생겼던 자신감은 1942년 연말에 빠르게 사라져 갔다. 나쁜 날씨 때문에 많은 임무가 취소되었고, 11월과 12월의 출격은 12번에 불과했다. 제 8공군의 또 다른 타격은, 연합군의 북아프리카 침공 작전인 '횃불작전(Operation Torch)'을 지원하기 위해 100대 가까운 폭격기와 승무원들이 전출된 것이었다. 이로 인해, 스파츠 장군은 북아프리카의 항공작전 지휘관이 되고 이커 장군이 8공군 사령관으로 되었다.
[ Operation Torch (북아프리카 침공 작전) ]
이 기간 중의 제 8공군 폭격 임무는 대부분이, 대서양에서 증가되는 U-보트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프랑스의 U-보트 기지 공격이었다. 그러나 U-보트 기지들은 1톤짜리 폭탄의 직접 명중에도 견딜 수 있도록 두꺼운 콘크리트 벽과 지붕으로 되어 있어서, 이 폭격들은 거의 피해를 주지 못했다. 게다가 이 기지들은 대공포와 전투기들에 의해서 강력하게 방어되고 있어서, 미국 폭격기들의 손실이 컸다.
1943년이 끝나갈 무렵, 윈스턴 처칠은 미국의 폭격작전에 대해 점점 더 비판적이 되어갔다. 미국은 독일 상공에는 출격하지 않았고, 영국이 야간 폭격을 하고 있었다. 처칠이 보기에는, 미국의 장군들이 주간 폭격 전술을 그 한계점까지 시험해 보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분명했다. 또한, 미국은 독일까지 폭격기들을 엄호해 줄 장거리 호위전투기가 없었다. 미국의 최신형 전투기인 P-47 썬더볼트의 항속거리가 175마일에 불과해서, 폭격기들은 독일의 목표까지의 거리 중에서 절반 이상을 호위 없이 독일 전투기들의 공격에 노출되어야 했다.
1943년 1월 14일 카사블랑카에서 열린 연합군의 전략 회담에서, 처칠은 제 8공군이 영국 공군의 야간 폭격에 참가해야 한다는 사실을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에게 이야기 했다. 이 문제에 대해서 루즈벨트가 위하 장군들의 뜻을 무시하고 처칠의 편을 들 가능성은 없었지만, 처칠의 의도를 안 아놀드 장군은 즉시 런던에서 이커를 불러와 처칠과 회담하도록 지시했다.
[ P-47C, 항속거리가 짧아 폭격기들을 호위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자신의 주장을 적어 놓은 서류 한 장을 가지고 처칠을 만난 이커는, 주간 폭격에 대한 자신의 믿음을 분명히 한 후에 서류를 건네주었다. 서류를 읽어가던 처칠은 '적들을 연속적으로 폭격함으로써, 독일의 방어 부대가 휴식을 갖지 못하게 할 수 있다.'는 대목에 이르렀다. 이 문장을 두 번 읽은 (두 번째는 아주 천천히) 처칠은 이커를 보고 말했다. '이 부분은 아주 명확합니다. 아직 당신이 옳다는 것을 내게 입증하지 못했으므로, 확실하게 증명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처칠은 이커에게 루즈벨트를 만나서 미국이 영국의 야간 폭격에 동참해야 한다는 자신의 주장을 철회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의 주간 폭격 전략이 유지되고 이것이 이번 전쟁의 중요한 결정들 중 하나라고 생각한 이커는 즉시 런던으로 떠났다. 1월 21일에 미국과 영국의 지도자들은 독일 폭격을 포함해서 많은 점들에 대한 입장을 밝힌 '카사블랑카 훈령(Casablanca Directive)'을 내렸다. 이 훈령에서, 항공 작전에 대해서는 "최우선 목표는 독일의 군사, 산업, 경제체계를 계속적으로 파괴, 와해시키며, 독일 국민의 사기를 저하시켜 자신들의 전쟁 수행 능력이 치명적으로 약화되고 있음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라고 하였다.
또한 제 8공군의 임무에 대해서는, "주간에 최대한으로 독일을 공격하고, 야간 공격에 부적합한 목표들을 파괴하며, 독일 국민의 사기에 계속적인 압박을 주고, 독일의 주간 전투기 부대에 큰 손실을 입히며, 독일의 전투기 전력이 소련이나 지중해 전장으로 전환되지 못하게 하는 것" 으로 정했다. 이커가 런던으로 돌아온 이틀 후에, 그는 제 8공군 최초의 독일 폭격을 명령했다.
○ '대 연맹 (The Big League)' (1943년 1월 - 1943년 5월)
1943년 1월 27일, 53대의 B-17과 B-24부대가 독일 베게사크의 잠수함 공장으로 향했다. 목표 상공에 구름이 끼어있자, 폭격기들은 빌헬름샤벤으로 진로를 바꾸어 그 곳의 U-보트 시설에 폭탄을 투하했다. 호위가 없었던 이 부대는 적 전투기에 폭격기 3대만 격추되고, 공격해온 독일기 7대를 격추시켰다. 폭격의 정확도는 떨어졌지만, 미국 제 8공군이 마침내 독일 내의 목표를 공격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는 날이었다.
[ 빌헬름샤벤의 항구/항만시설 ]
한 달 후 빌헬름샤벤을 다시 폭격했을 때에는, 반격이 더 강해져서 7대의 미국 폭격기가 격추되었다. 3월 8일에는, 97대의 미국 폭격기가 베게사크의 U-보트 항만시설의 3분의 2를 파괴했다. 폭격기 손실은 2대에 불과했고, 미국의 사격수 들은 52대의 독일 전투기를 격추시켰다고 주장했다.
베게사크 공습 1주일 후에, 이커 장군은 종군 기자들을 모아 놓고 8공군의 지난 13개월간 총 전과가 51회 출격, 폭격기 90대 상실, 독일 전투기 356대 격추라고 발표했다. 독일기 격추 전과가 과장된 것인 줄 이커는 알고 있었는데, 여러 명의 사격수가 같은 비행기의 격추를 자기 것으로 주장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독일 전투기 조종사들은 비행기를 지상으로 향해 강하시켜 추락하는 것으로 위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승무원들의 보고에 계속 의문을 제기하면 지휘하기 힘들어지고 수치가 크면 사기에도 좋다는 사실을 이커는 알고 있었다.
과장이 되기는 했으나, 8공군의 초기 성공은 호위가 없이 행한 독일 주간 공습이 큰 손실 없이도 가능 하다는 미국 장군들의 생각을 뒷받침 해 주었다. "폭격기는 무엇이든 돌파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그들의 믿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들의 마음속에 남아있는 의문은, 독일 공군이 미군의 주간 폭격을 계속할 수 없도록 미 공군 폭격기들을 격추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 하는 것이었다.
[ P-38라이트닝 : 독일 전투기들에 비해 기동성이 떨어졌었다. ]
폭격기들이 전투기 호위 없이도 성공할 수 있다고 믿기는 했으나, 독일 깊숙이 침투했다가 돌아올 수 있는 장거리용의 기동성 좋은 호위 전투기가 없다는 것은 여전히 큰 부담이 되었다. 영불해협과 프랑스 상공의 전투에서는, P-47 썬더볼트가 Fw 190보다 더 튼튼하고 하강 속도가 빨랐다. 그러나 상승속도는 더 느렸다. 다른 미군 전투기 P-38 라이트닝 (Lightning)은 쌍발엔진의 견고함으로 인해서 좋은 장거리 호위기가 될 것으로 생각되었다. 또한 독특한 동체 2개의 모양은 미군 폭격기 사격수들이 쉽게 식별할 수 있었다.
그러나 P-38은 Bf 109와 Fw 190에 비해서 기동성이 아주 떨어졌고, 장착된 엘리슨 엔진은 고공에서 문제를 일으켰다. 끝으로는, P-47이나 P-38이 장거리 호위기로 사용되려면 꼭 필요한 외부 보조탱크가 1938년까지는 미 공군 지도자들에게 외면당하고 있어서 개발되지 않고 있었다. 한동안, 폭격기들은 호위 전투기가 프랑스나 베네룩스 상공에서 돌아간 후에는 호위 없이 비행해야 했다.
[ 초기 무스탕에 장착되었던 엘리슨 엔진 ]
이 결정은 폭격기 승무원들에게는 비극적인 것이 되었으며, 그 때는 우수한 장거리용 호위 전투기가 필요 없다는 생각이 유지됨으로써 그 생산을 지연시키는 결과까지 초래되었다.
그 전투기가 바로 P-51 머스탱이며, 원래는 1941년에 영국을 위해 개발된 것이었다. 장착된 엘리슨 (Allison)엔진이 고공에서 출력이 모자랐으나, 영국이 롤스로이스 멀린 (Merlin)엔진을 장착하자 머스탱의 성능은 비약적으로 향상되었다. 또한 머스탱은 썬더볼트보다 항속거리가 훨씬 길었다. 그것은 조종석 뒤에 내부 연료탱크가 더 있고, 멀린 엔진의 연료 소모량이 P-47의 절반 이하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미 공군의 조달 담당자들은 멀린 엔진이 수냉식이므로 포화에 약하다고 판단하였다.
[ 목표를 향해 비행중인 B-17편대 ]
전쟁 초기의 가장 성공적이었던 두 전투기인 RAF의 스피트파이어와 독일 공군의 Bf 109가 수냉식 엔진을 사용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이런 결론을 내렸다.
여기에, 머스탱은 애초에 영국을 위해 설계된 데다가 영국제 엔진을 장착하고 있었기 때문에, 순수한 미국 비행기였다면 받았을 정도의 주목도 받지 못하였다. 이런 판단 착오로 P-51의 생산은 연기되고 말았다. 그러나 자신들의 비행기에 대해서 잘못된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은 미국뿐이 아니었다.
"이제 우리는 항상 전투기와 함께 하고 있다. 우리의 P-47들은 아헨가지만 호위해 준다. 목표까지 갔다 오는 동안에 메서슈미트와 포케-불프들이 우리를 영접한다. 그리고 영불해협에 도착하면 P-47들이 다시 우리를 맡는다. 다만, 우리가 영불해협에 도착할 수 있을 때의 얘기다."
- 1943년, B-17 승무원들 사이에 자주 오간 이야기 중에서 -
○ 슈발베의 시련 (1943년 5월 - 1943년 6월)
새로운 제트 전투기에 대한 헤르만 괴링과 에르하르트 밀히의 무관심에 당황한 빌리 메서슈미트 박사는 갈란트 장군을 초청해서 Me 262를 시험 비행하도록 했다. 1943년 5월 22일에, 갈란트가 이 제트 시험기 하나의 조종석에 앉았으나 엔진 한 개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바로 내렸다. 두 번째 시험기가 준비되어, 곧 이어 갈란드는 이륙했다. 그는 Me 262에게서 강한 인상을 받았다. 어느 피스톤 엔진 비행기보다도 조종이 부드럽고 소음이 적었다. 최고속도는 시속 520마일까지 되었다.
[ ME 262 프로토타입 : 꼬리에 랜딩기어가 달려있다. 양산형은 기수에 랜딩기어가 장착됨 ]
갈란트는 같이 비행한 Me 264 폭격기 시험기에 대해서 가상 공격을 해 보았고, 커지는 미국 폭격기의 위협에 대해서 제트기가 효과적인 대응수단이 될 수 있음을 바로 실감했다. 갈란드는 Me 262의 조종석에서 내리면서 대단히 만족해하였다. 그는 밀히에게 다음과 같은 보고서를 냈다.
1. 이것은 우리에게 엄청난 행운이다. 적이 피스톤 엔진을 사용하고 있는 한 전선을 휩쓸어 버릴 것이다. 2. 나의 견해로는, 이 기체는 완전히 만족스러운 것 같다. 3. 이륙과 착륙시 성능을 제외하고는, 엔진은 요구 조건을 완전히 갖추고 있다. 4. 이 비행기는 전술에 있어서도 완전히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
갈란트는 시험과 생산계획의 가속화를 촉구하였다. 놀랍게도, 항상 의견이 갈라졌던 밀히와 괴링이 그에게 동의하였고, 히틀러의 승인만 얻으면 Me 262계획은 진행될 수가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미 괴링을 신뢰하지 않고 밀히를 불신하기 시작한 히틀러는, 계획을 묵살해 버렸다. 다른 비행기들의 실패에다가 He 177폭격기의 실패를 본 히틀러는, 괴링에게 제트기의 가치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까지는 Me 262계획을 진행시키지 말도록 지시하였다. 그동안 대량생산이 금지되고 몇 대의 시험형들만 개발되었다.
밀히는 여전히 갈란트의 의견에 동의하고는 있었으나, 자기에게는 선택권이 없으며 히틀러의 명령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 동안은, 피스톤 엔진 비행기들만 생산되었다. 실망한 갈란드는, 제공권을 탈환하고 폭격에 대항할 수 있는 황금의 기회가 허무하게 사라졌음을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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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대전의 조종사 였던 에르하르트 밀히
(Erhard Milch) 원수는, 전쟁 사이에는
독일 루프트한자 항공사의 사장이었다. 이 때 그는 비밀리에 미래의 나치 공군을
위한 기초 작업을 하였고, 막강한 전력으로 키우는데 공헌을 하였다. 1933년에는
독일 공군 부사령관으로, 헤르만 괴링에 이어 제 2인자가 되었다. 조직과 행정력이
뛰어나고 야심이 큰 밀히는 기존 모델의 비행기들을 대량 생산하도록 계속 촉구함으로써,
새 모델의 개발을 저해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돌프 갈란트가 Me 262의 가치를 확인시켜주자,
이 제트 전투기 계획을 지원해 주기도 했다. 전쟁이 진행되면서, 밀히는 히틀러와
괴링에게서 신임을 잃기 시작했으며, Me 262를 폭격기가 아닌 전투기로 개발해야
한다고 히틀러에게 반론을 제기한 다음에 해임되고 말았다. 전쟁이 끝난 후에는,
뉴렘베르크 재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으나 10년 복역 후 석방되었다.
○ 고모라 작전 (1943년 7월)
[ 루르지방에 있는 댐을 공격하는 댐 공격대(Dam Busters) ]
제 8공군이 첫 독일 폭격을 하는 동안에, RAF의 폭격기 사령부는 독일의 산업 중심지인 루르 계곡에 대한 야간 폭격을 실시하였다. 1943년 5월 16일의 어느 공습에서는, RAF가 종래와는 전혀 다른 형태의 정밀 폭격을 하였다. 랭카스터 비행대는 물 위로 튕겨지도록 특별히 설계된 폭탄들을 투하하여 루르의 댐 3개를 공격했는데, 그 중 2개가 완전히 파괴되었다. 그러나 이 '댐 공격대 (Dam Busters)'의 공습도 루르의 산업 생산을 정지시키지는 못했으며 해리스는 자신의 지역 폭격 전략을 계속 하기로 결정했다.
RAF의 이어지는 공습이 루르를 강타했으며, 해리스는 독일 최대의 항구 함부르크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계획하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미국의 주간 폭격과 RAF의 야간 폭격이 같은 목표에 집중되게 되었다.
[ 댐 공격대의 공격으로 파괴된 댐 ]
10일간으로 예정된 이 작전에는 "고모라 작전 (Operation Gomorrah)"이라는 암호명이 붙었는데, 그 이유는 곧 밝혀진다.
그동안 8공군은, B-17과 B-24에 대한 독일 공군 전투기 공격과 대공포화가 점점 증강되고 향상되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전 폭격기가 무사히 기지로 귀환한 앤트워프 공습 3일 후인 5월 7일에는, 생-나자이르 상공에서 31대의 편대 중 7대가 격추되었다.
[ 생-나자이르 상공의 B-17 ]
키엘의 U-보트 기지에 대한 두 차례의 주간 공습에서 8공군은 14대만 상실했으나, 6월 13일의 재공습에서 182대 중에서 무려 26대가 격추되었다. 9일 후에, 8공군은 루르에 대한 첫 공격을 실시했다. 격심한 전투기들의 대응에도 불구하고, 182대의 B-17과 B-24는 헐스의 합성 고무 공장을 폭격하여 몇 달간 생산을 정지시키는 전과를 올렸다. 7월 중에는, 연합군의 폭격이 적었고 주로 프랑스 해안을 목표로 하였다. 그러나 이것은 폭풍전의 고요에 불과했으며, 7월 24일 저녁에 800대 가까운 RAF 폭격기들이 함부르크로 출격하여 고모라 작전의 시작을 알렸다.
캄후버 방어선의 레이더를 교란시키기 위해 철판-알루미늄 조각들을 살포하면서, 함부르크에 3,000톤 가까운 폭탄을 성공적으로 투하하였다. 다음날에는 미군 폭격기들이 도시 자체는 피하고 함부르크의 선착장과 항만시설을 대규모로 공격하였고, 69대의 B-17중에서 19대를 잃었다. 그날 저녁에는 다시 RAF 폭격기들이 불타는 도시에 소이탄을 투하했는데, 이전의 공격으로 인해 이미 도시의 물은 바닥나 있었다. 함부르크 전역에 다시 더 많은 불길이 일어나 도시 상공의 공기가 과열되자, 뜨거운 공기는 상승하고 찬 공기가 그 자리로 몰려들었다.
이로 인해 도시 전체에 불덩어리의 돌풍이 발생하여, 직경 1.5마일에 높이 2.5마일의 거대한 돌풍 불지옥을 형성하였다. 함부르크를 휩쓸면서 만나는 모든 것을 태우고 녹여버리는 이 무서운 화염 폭풍을 막을 방법은 전혀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방공호에 있었지만, 수 천 명이 이 불길 속에 휩싸이거나 화씨 1,800도의 열에 희생되었다. 불에 피해를 입지 않은 사람들도 질식하거나, 일산화탄소에 중독되거나, 부서진 건물 속에 깔렸다.
[ 고모라작전중 공습으로 인해 폐허로 변한 함부르크. "재앙"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제 8공군의 역할은 그렇게 크지 않았으나, 함부르크 폭격은 도시나 시민들이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했던 지옥 같은 죽음과 파괴의 참상을 연출했다. 1957년에서야 최종적으로 확인된 이 공습의 사망자는 50,000명이나 되었다.
1943년 8월 2일에 함부르크 폭격이 끝나자, 독일에서는 '재앙 (Katastrophe)'이라는 말이 빨리 퍼져나갔다. 독일의 무기 조달 책임자 알베르트 슈페르는 연합군의 폭격이 이런 식으로 계속된다면 전쟁에서 곧 질것이라고 히틀러에게 말했다.
독일 공군의 지휘관들은, 함부르크와 같은 파괴를 다른 독일의 도시는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 하였다. 괴링을 비롯해서 그들은 폭격기가 아닌 전투기들을 이제부터 최우선으로 증강시켜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독일 공군은 방어 전력으로 전환시켜 미군과 영국의 폭격기들을 싸워서 물리치고 독일이 다시 제공권을 탈환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었다.
이러한 전략 변경을 승인받기 위해서 괴링은 히틀러를 만났다. 그러나 분노한 총통은 어떤 방어 전략에도, 특히 괴링에게는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오히려, 독일 공군의 런던 폭격을 증강시켜 함부르크 폭격에 대한 복수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철저히 무시당한 괴링이 나왔을 때, 아돌프 갈란트는 그가 참을 수 없이 흐느끼는 것을 보았다. (런던 보복 폭격은 1944년 1월에야 시작되었으며, 별 효과가 없어서 영국인들은 그것을 "아기 공습 [Baby Blitz"]라고 불렀다.)
[ B-17 편대 사이로 작렬하는 독일군 Flak 88 대공포 ]
함부르크의 파괴가 히틀러에게 별 효과가 없었다면, 독일 공군의 지도자들에게는 단합을 시켜준 효과가 분명히 있었다. 처음으로 그들 모두는, 연합군의 폭격 전력이 큰 위협이며 획기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갈란드의 의견에 동의했다. 밀히는 전투기 전력을 증강시키기 위해서 전투기 생산 목표를 월 4,000대로 높였다.
[ 빌데자우 부대 마킹(이 외에 몇 종류의 마킹이 더 있다.) ]
캄후버 방어선 (Kamhuber Line)의 레이더가 영군의 대응 조치에 의해 무력화 되었으므로, '멧돼지들(Wilde Sau) - 빌데자우' 라는 특수한 야간 전투기 부대를 RAF 폭격기들에 비추는 탐조들을 이용해 눈으로 유도해 주어 성공을 거두기 시작했다. 갈란드는 독일 상공에서 호위 없이 비행을 계속하는 미국 폭격기들에 대해서 하루 3번 이상 출격하도록 독일 공군의 주간 전투기 조종사들을 계속 독려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