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로스 플러스 - 1994

◆ This document was updated at 2002. 2. 13

◆ 감독 : 가와모리 쇼지

 

참으로 오랜만의 업데이트입니다. 이번에 소개할 작품은 애니메이션 마크로스 플러스 (Macross Plus)입니다. 건담 시리즈와 함께 SF 로봇물의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 마크로스 시리즈의 하나입니다.

 

그런데 왜 불타는 하늘에 이런 로봇 에니메이션을 소개 하려고 하고 있을까요? 홈지기의 개인적인 느낌일지도 모르지만 마치 항공의 미래를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주는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홈지기는 에니메이션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마크로스 플러스에 담겨진 여러 가지 항공 관련 이야기를 소재로 불타는 하늘 나름대로의 마크로스 플러스 소개를 해보고자 합니다.

마크로스는 1982년 최초의 시리즈가 시작되었을 때 VF-1J 발키리라는 F-14 톰캣과 비슷하게 생긴 변신 로봇을 선보여 인기를 얻었습니다. 홈지기는 중 3이던 1986년에 우연히 이 비디오를 보게 되었었구요... 항공기 매니아 답게 이 F-14를 닮은 VF-1J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로봇으로의 변신이 그럴 듯 하기도 하고... 내용도 참 재미있더군요. 그러나 고등학생 시절을 거치면서 기억속에서 잊혀져가고 있을 무렵 1996년 용산의 불법CD 매장에서 우연히 접한 한 장의 CD에서 이 충격적인 작품을 접했습니다. 그표지에는 전진익을 가진 새로운 메카닉이 있었고 조그맣게 마크로스 플러스 라는 타이틀이 적혀 있더군요. 추억속의 마크로스 시리즈가 이렇게 발전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여하간 그 자리에서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이 CD를 구입해서 집에와서 틀어보았는데, 작품을 보면서 크게 놀랐습니다.  단순한 로봇 에니메이션을 어쩌면 이렇게 전문적인 항공지식을 섞어서 그럴 듯 하게 만들어 놓았을까요....

[ 이륙하는 YF-21, 조종사의 뇌파에 반응하는 놀라운 기체이다. ]

작품의 줄거리는 이사무와 갈드라는 2명의 테스트 파일럿이 차세대 전투기 후보인 YF-19와 YF-21의 파일럿으로 선정되면서 시작됩니다. 마크로스 시리지의 최초의 기체가 VF-1J였으니깐 이 정도 형식 번호라면 이때를 기준으로도 먼 미래라는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 되겠구요. 이부분은 마치 1990년대 초반 미국의 차세대 전투기 후보였던 YF-22와 YF-23의 각축을 보는 듯 합니다. (물론 항공 매니아 들이라면 누구든지 이 부분에서 영감을 얻었으리라 생각이 들 게 마련이겠지요.)

이 두명의 파일럿은 자신의 능력과 제작사의 명예를 걸고 각자 자신의 기체의 우수성을 선보이면서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됩니다. 이들의 사이는 나쁘지만 사실 어린 시절에는 창공을 날고싶은 꿈을 가지고 서로를 격려하던 아주 절친한 친구였지요. 하지만 뮨이라는 여자 친구를 둘러싸고 이들의 사이에 오해가 생기게되고 과거의 기억을 잃어 버린 갈드는 이사무를 증오하게 됩니다. 그리고 세상을 지배하려는 싸이버 아이돌인 샤론 애플의 음모속에 마크로스 플러스의 이야기가 전개 됩니다.

[ 숨막히는 공중전, 못보신 분들은 꼭 한번 감상해 보시기를... ]

머지 이야기는 아직 보지 못한 분들을 위해서 생략하기로 하고 다시 항공분야의 이야기로 들어갑니다. 작품의 맨 처음 갈드가 탑승한 YF-21이 등장할 때부터 거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 게 만듭니다. 이 전투기는 파일럿의 뇌와 연동되어 파일럿이 생각하는데로 기동하는 혁신적인 기능을 가지고 있더군요. 여하간 마크로스 시리즈 특유의 상당히 과장된 공중기동이 보여지지만 비행 역학적으로도 웬지 그럴 듯 하게만 느껴집니다.

이 작품의 가장 압권인 부분은 역시 이사무와 갈드가 운명의 대결을 벌이는 부분인데 G의 극한까지 다다르면서 서로 물고 물리는 추격전은 마치 '붉은 돼지'의 포로코와 커티스가 벌이는 프로펠러기의 대결을 미래로 가져다 놓은 것과 같은 느낌을 줍니다. 어쩌면 이리도 화려한 공중전 장면을 연출했는지.... 그러면서도 어색하지 않은 웬지 공중전에 대해서 상당한 전문가들이 작품의 제작에 참여한 것 같다는 느낌을 주는 그런 명장면입니다. 적기가 급선회하면서 덤벼들 때 이를 피하려 하지 않고 같은 방향으로 급선회 하면서 서로 물고 물리는 씨저스 기동과 같은 그럴 듯한 공중전 기동술도 들어있습니다. 화려한 앵글의 카메라 웍에 더불어서 또 배경 음악은 어찌나 그렇게 박진감이 넘치는지 이 공중전 장면은 몇 번이나 보고 또보게 만들더군요.

이후 인터넷을 뒤져가면서 작품의 뒷이야기를 알하보았는데 역시나 이 작품을 감독한 가와모리 쇼지라는 사람은 대단한 항공 매니아로 정평이 나있다고 합니다. 놀라운 것은 그의 열정과 능력을 높이산 일본 항공자위대에서 그에게 진짜 전투기를 탑승하도록 배려하고 (후방석이지만) 공중전 기동을 경험할 기회를 주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과연 이런 일이 언제나 가능할까요? 일본의 매니아들이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것을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이 너무나 부럽기도 했습니다.

[ 예전에 thammer님이 친히 그려서 보내주신 두 기체의 상면도입니다. 보내주신지는 2년이 다 되가는데 이제서야 업데이트 하네요. 에고 그나저나 요새 thammer님은 어떻게 지내시는지... ]

게다가 항공자위대의 적극적인 후원속에 공중전의 진수를 보여준다는 새로운 작품 '전투요정 유키카제'라는 대작이 제작되어 얼마전 공개되었습니다. 홈지기도 여기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얼마전 인터넷을 뒤져서 이 작품을 입수했습니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기회로 미루겠습니다.

자... 이제 이야기는 여기서 접고자 합니다. 항공 매니아라면 한번 직접 보시고 평가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지 않습니까? (물론 일본 에니메이션이라는 약간의 거부감이 있을 수 있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