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군 대전략 (Battle of Britain) - 1968 ●
◆ First Update - 2000. 8. 24 & Second Update - 2003.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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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홈지기에게 가장 좋아하는 항공전 영화가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아마도 주저없이
이 Battle of Britain을 보라고 이야기 해줄 것입니다. 1968년에 제작된 매우 오래된 작품이지만
아마도 '영국본토 항공전'이라는 항공전사상의 최대 하이라이트를 제대로 보여주는 걸작중의 걸작이 되겠습니다.
국내에서는 1968년에 '공군대전략'이라는 제목으로 개봉되었고, 그동안 가끔씩 TV에서 몇차례 방송을 한적이 있지요. 장대한 영국본토 항공전을 전부 담으려고 하다보니 러닝타임이 무려 132분이나 되는 장편입니다. 그리고 제목 그대로 '영국본토 항공전'이 영화의 주제가 되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어쩌다가 '공군대전략'이라는 제목으로 개봉이 된건지는 모르겠지만... 오히려 영화제목으로서는 상당히 그럴 듯 합니다.
영화의 초반부터 프랑스에서의 전격전으로 연합군을 덩커크해안에서 몰아낸후 전반적으로 기세등등한 독일공군과 궁지에 몰린 영국의 입장이 잘 묘사되고 있으며 이후의 줄거리도 실제 영국본토 항공전에서 벌어졌던 주요 사건의 전개를 통해서 흥미진진하게 진행됩니다. 등장하는 배우들도 거장 로렌스 올리비에, 마이클 케인, 로버트 쇼등의 기라성같은 허리우드 혹은 영국 배우들과 쿠르트 유르겐스 같은 당시 유명했던 독일 배우들이 다양하게 등장합니다. 특히 공중전 부분을 연출하는데 있어서는 양측의 에이스 조종사들을 직접 만나서 자문을 많이 구했고 독일공군쪽의 자문에는 아돌프 갈란트가 직접 참여했다고 하네요.
항공기 매니아에게 볼거리라면 무엇보다 진품 Spitfire와 허리케인 전투기를 생생하게 볼 수 있다는 점이겠지요. 특히 작품의 주인공겪인 스핏화이어의 경우에는 실제 영국전투에서 활약한 MK I, II 함께 비행이 가능한 상태로 보존되어있던 Mk Vb, Vc, IXb, IXc, XIV, XVIe, XIX, F.21 형이 총동원되어 영국 전투 당시의 도색을 하고 영화에 등장합니다. 영화속에서는 이 기체들이 워낙 정신없이 빠른 속도로 날아다니기 때문에 겉보기로는 이런 세부형까지는 쉽게 구별할 수가 없지요.
[ 영화에 등장하는 두 맞수 Bf 109E의 도색을 한 HA-1112와 스핏화이어, 영화 촬영중의 컷입니다. ]
한편 매니아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던 독일공군의 기체로는 Ju 87 스투카, He 111 폭격기 및 Bf 109E의 대역을 맡은 스페인의 HA-1112형이 등장합니다. He-1112와 He 111 폭격기는 전후 스페인에서 운용중인 기체들을 대거 빌려서 사용한 것이라고 합니다. 실제 영국본토 항고전에서 활약했던 Bf 110이나 Do17, Ju88등의 기체들이 등장하지 않는 것은 아쉽지만 이런 기체들은 실제 전후에 비행가능한 기체가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고 하니 어쩔 수 없었겠지요.
[
아무리 보아도 기수가 영 아닌데... HA-1112는 스페인이 전후에 생산한
Bf 109G계열기입니다. ]
이 스핏화이어와 함께 매니아들의 주목을 가장 많이 받은 부분은 과연 이영화에 진짜 Bf 109E가 나오는가 하는 것이었는데 아쉽게도 진짜는 나오지 않습니다. 사실 전쟁이 끝난후에 비행가능한 Bf 109자체가 얼마 되지 않았던 데다가 그중에서도 전쟁 초기형인 E형은 극소수밖에 남아있지 않았기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것이겠지만요... 그래도 진품을 보고 싶었던 마음은 어쩔 수 없고, 약간 아쉽기까지 합니다.
이 영화에서 Bf 109E의 대역을 맡은 기체는 전후에 스페인서 생산된 HA-1112입니다. 이 기체는 전혀 엉뚱한 기체는 아니고 스페인이 Bf 109G의 면허생산권을 따낸후 약간 설계를 변형해서 생산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 기체에 사용된 엔진 때문에 기수의 형태가 많이 변형되었지요. 전후에 독일의 DB계열 엔진이 생산중단되면서 영국제 히스파노 엔진을 구입해서 장착하고 있기 때문에 기수의 모양이 Bf 109E의 멋진 형태를 제대로 보여주지는 못하고 좀 투박합니다. 뭐 이부분이 상당히 아쉬운 것이긴 하지만 이것을 제외하고는 각이 진 캐노피와 날개끝이 사각형인 주익의 형태가 Bf 109E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제작자들로서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보여집니다. 현재까지도 비행가능한 상태로 보존된 기체들이 많아서 이후에도 많은 영화에서 Bf 109의 대역을 맡아 단골로 출연하게 되는데 대표적인 영화는 명작 '멤피스 벨'과 최근에 선보였던 '다크 블루 월드'입니다.
[ 공군대전략 명장면 #1 - 프랑스에서 Bf 109E의 기습을 받고 전멸하는 허리케인 전투기부대 ]
그래도 이 기체를 Bf 109E 처럼 보이게 하려는 제작진의 노력은 정말 놀라울 정도여서 Bf 109E 형 고유의 수평미익의 받침대는 원래 HA-1112에는 없는 것이지만 영화를 촬영하기위해서 새로 만들어서 부착했다고 합니다. 각 기체들의 도색도 영국본토 항공전 당시의 표준 도색을 잘 따르고 있으며 자세히보면 영국과 독일의 에이스들의 기체에는 화려한 격추마크들이 주렁주렁 달려있습니다.
영화의 전반적인 구성도 실제 영국본토 항공전 (Battle of Britain) 당시의 상황을 거의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영국전투의 전황변화와 양측 장성들과 조종사들의 분위기등이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매우 잘 표현되었습니다. 영국의 두 야전 지휘관 키스 파크와 리 말러리간의 대립, 독일의 괴링에게 반발하는 갈란트나 오스터캄프 같은 전투기 부대 지휘관들의 항변등등 역사속에 전해졌던 내용들이 모두 그대로 나옵니다. 특히 무능한 공군원수 괴링을 화나게했던 갈란트의 그 유명한 대사는 일품이죠...
"우리에게 스핏화이어를 주십시오!"
역시 항공전영화의 걸작답게 중간 중간에 멋진 볼거리를 제공하는 공중전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라고 할 수 있겠지요. 태양을 등지고 습격해오는 Bf 109E의 편대의 모습이라던가, 슈투카 편대를 궁지에 몰아넣고 격추시키는 스핏화이어, 하인켈 폭격기의 대편대를 요격하는 허리케인등등 볼거리는 정말로 많습니다. 특히 물량동원면에서는 정말 압도적이어서 대규모 공중전을 연출한 작품중에서 아마도 이 영화를 따라올 만한 작품은 앞으로도 등장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물론 얼마전 개봉했던 '진주만'같이 컴퓨터 그래픽으로 포장한 영화에서야 어느정도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이런 경우는 아무래도 어색하기 마련이고 실사와 같은 생동감은 기대하기 어렵겠죠.
[ 공군대전략 명장면 #2 - 폭격기부대를 사열중인 에르하르트 밀히 ]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인류역사상 최대규모의 공중전이 벌어지는 '9월 15일 - 영국전투의 날'에서는 독일공군의 폭격기, 전투기들이 하늘을 뒤덮을 듯이 날아오는 가운데 영국 공군의 전투기들이 대편대를 구성해서 최대의 반격을 하는 온통 하늘이 어지러울 정도의 대 공중전 장면이 압권입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읽으신후 이 작품이 전쟁을 멋지게 보이게만 하려는 영화라고 생각하시면 오산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영화속에서는 연일벌어지는 치열한 전투속에서 하루살이를 하는 조종사들의 이야기라던가 전투 공포증에 시달리고 쉽게 전투에서 죽고마는 신참 조종사들, 동료나 가족을 잃고 슬퍼하는 조종사들, 그리고 피투성이가 된 동료를 부축하면서 간신히 돌아오는 독일폭격기 승무원들의 비장한 모습, 공습경보 싸이렌이 울리기를 기다리면서 초초하게 손을 떠는 영국 조종사들의 모습등등 양측의 조종사들이나 인물들의 감정도 비교적 사실적으로 보여줍니다.
[
공군대전략 명장면 #3 - 베르너 묄더즈 (푄)와 아돌프 갈란트 (팔케),
특히 아돌프 갈란트역의 배우는 정말 비슷한 이미지를 풍겼고 연기도
그럴 듯 합니다.]
단, 영국과 독일의 장성들은 실명을 그대로 사용하였으나, 장교급에 해당하는 전투 조종사들은 실명을 쓰지 않고 가명으로 출연시키더군요. 아돌프 갈란트의 이미지로 등장한 독일군 소령의 이름은 '팔케'라고 나왔고, 베르너 묄더즈로 분한 장교는 '푄'이라고 나왔던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실제에서처럼 이 영화에서도 둘은 친한 친구이자 최고 에이스 경쟁자로 나오게 됩니다.
이 영화가 개봉했을 당시였던 1960년대는 전쟁영화들의 최전성기였는데 이 공군대전략은 그중에서도 상당한 제작비와 제작기간이 들어간 블록버스터급의 영화로서 대중적으로도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합니다. 특히 죠지 루카스가 이 영화의 공중전 장면을 보고 크게 감동받았으며 명작 스타워즈를 제작, 감독할 때 우주전쟁 장면의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후에 루카스가 스타워즈를 감독하면서 우주전투기들간의 전투장면을 꼬리를 물고 물리는 근접공중전의 형식으로 제작하도록 해서 공군대전략의 분위기가 나도록 했다는 설명를 하게 되면서 공군대전략이 다시한번 주목을 받았었다는 뒷이야기도 있을 정도입니다.( 루카스의 설명에 따르면 스타워즈에 나오는 전투기들중에서 X-wing 전투기는 스핏화이어, Tie-fighter는 Bf 109E 그리고 Star Destroyer는 He 111의 이미지를 따왔다고 합니다.)
[ 스타워즈는 공군대전략의 영향을 크게 받은 작품이죠 - 이른 바 '우주대전략' 정도.. 될까요? ]
이후 죠지 루카스는 게임제작사인 루카스 아츠를 설립한후 그가 꿈에 그리던 공군대전략의 분위기를 재현하기 위해서 영국본토 항공전을 다룬 전투비행시뮬레이션 '최상의 시간 (Their Finest hour)를 내놓게 되지요...
이 영화가 자랑하는 또하나의 포인트는 배경음악 (OST)인데요... 론 굿윈이라는 작곡가의 작품으로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매장면의 분위기를 그럴 듯하게 장식해주는 명곡들로 가득차 있어서 듣는 즐거움까지도 더해 줍니다. 미국에서는 이 작품의 OST가 프리미엄까지 붙어서 거래된다고 하네요...
그동안 홈지기같은 경우는 1997년 MBC에서 방송한 것을 녹화해서 소장하고 여러번 감상했었는데 최근에 이 작품이 다시 DVD로 출시되면서 그동안 비디오에서 볼 수 없었던 극장화면 (CInema scope)으로 새롭게 감상할 수 있어서 또다시 새로운 감동을 느꼈습니다. 혹시라도 이 작품을 못보신 분이나 TV판만 보셨던 분들께서는 이제는 쉽게 구할 수 있는 DVD나 Divx 버전을 꼭 구해서 보시기 바랍니다.
[ 공군대전략 명장면 #4 - 독수리의 날! 부하들에게 전술을 브리핑하는 아돌프 갈란트 ]
이런 영화를 대화면으로 쉽게 볼 수 있다니... 디지털이 세상을 바꿔 놓는다더니.... 요즘은 정말 세상 좋아진 것 같네요. 시네마스코프랑 비디오판이랑 비교해보면 이건 완전 하늘과 땅차이라고밖에는.... 그러니까 그동안 반쪽자리 영화를 본 것이나 다름없더군요.. 예를 들어 비디오로 보게되면 위의 브리핑 장면이 아래의 화면처럼 절반 가까이 잘려서 나오니까요.
참고로 얼마전 소개한 항공영화 '다크 블루 월드'에서는 라이센스계약을 맺고 이 공군대전략의 공중전 장면중 일부 장면들을 그대로 사용해서 영화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 부분이 어디인지 잘 찾아보면서 감상하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공군대전략의 Divx 버전은 CD 2장으로 되어 있습니다. 요새 홈지기가 틈나는대로 시간을 투자해서 전체 자막을 불타는 하늘 버전으로 번역해 보았습니다. Divx 버전을 구하신 분들은 아래의 압축파일을 받아서 덮어 쓰시면 됩니다.
이제 이정도에서 영화의 소개를 마무리하고 여기서부터는 영화속의 명장면들을 캡춰해서 올려 보겠습니다. 모든 장면이 다 휼륭하게 연출되서 다시봐도 정말 잘 만든 영화라고 밖에는 생각이 안드네요... (물론 특수효과등은 요즘의 기준으로는 미흡하지만 35년전에 제작된 작품이라는 것을 감안하셔야 겠죠?!... 아마도 홈지기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불하 식구들보다도 나이가 많은 영화일테니까요... ^_^ )
[ 공군대전략 명장면 #5 - 격추당하는 슈투카 ]
[ 공군대전략 명장면 #6 - 스핏화이어의 사격에 명중되어 절망에 빠진 슈투카 조종사 ]
[ 공군대전략 명장면 #7 - 하인켈 He 111 폭격기 부대, 상공에는 Bf109의 슈밤대형이 보인다. ]
[ 공군대전략 명장면 #8 -지상에서 격파당하는 스핏화이어 ]
[ 공군대전략 명장면 #9 - 폭격기 부대를 엄호하는 Bf 109E 슈밤 ]
[ 공군대전략 명장면 #10 - 태양속에 숨어서 급강하하는 Bf 109E ]
[ 공군대전략 명장면 #11 - 폭격으로 비상출격하는 영국 조종사들 ]
[ 공군대전략 명장면 #12 - He111을 추격하는 스핏화이어 ]
[ 공군대전략 명장면 #13 - 런던 대공습, 그 유명한 템즈강의 S자형 굽이를 볼수있다. ]
[ 공군대전략 명장면 #13 - Bf 109E의 편대 ]
[ 공군대전략 명장면 #14 - 숨막히는 대결전, 영국본토 항공전의 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