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 o'clock high - 1949 ●

◆ This document was updated at 2001. 11. 8

 

B-17이 등장하는 영화중에는 상당한 고전 걸작으로 꼽히는 영화임에도 이제서야 불타는 하늘에 소개를 하게 되었습니다. 본 영화소개는 다음카페에 전쟁영화모임을 운영하고 계시는 권영훈님께서 기고해 주신 글입니다. 아래 주소의 카페로 가보시면 이외에도 굉장한 전쟁영화 매니아들을 만나실수 있습니다. 꼭 방문해보시길....

http://cafe4.daum.net/ lovewar

연이어 걸작 항공영화에 대한 좋은 글들이 불타는 하늘에 올라오게되서 홈지기로서도 그저 기쁠따름입니다. 좋은 글을 보내주신 권영훈님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 감독 : 대릴 재넉

◆ 주연 : 그레고리 팩

..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작품입니다.

2차 대전 유럽 전선에 미군이 개입하면서 본격적인 지상전의 전개에 앞서 폭격기대를 파견해 독일 점령지와 독일의 군사시설 폭격은 잘 아시고 계십니다. 미군이 도착해 도았을 때 영국이 야간 폭격에만 주력하고 있는 사실에 미군은 의아하게 생각합니다. 야간에는 정밀한 폭격을 할 수 없는 까닭에 폭격의 효율성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영국에게는 나름대로의 아픔이 있었습니다. 영국도 물론 전쟁 초기에 주간 폭격을 감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독일 공군의 요격에 참담한 피해를 입고 주간 폭격을 포기합니다. 1회 출격때마다 잃는 폭격기 숫자와 적에게 입힌 피해를 따져 볼 때 도저히 수지가 맞지 않는 장사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전투 경험도 별로 없는 미군이 주간 폭격을 하겠다고 우겨대니 영국은 자존심이 상합니다. 그래 어디봐라...미국의 폭격기대가 주간 폭격을 고집한 건 크게 두가지 이유였습니다. 한가지는 야갼 폭격으로는 그 정밀도가 낮아 목표물의 명중률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하늘의 요새 B-17 폭격기의 대 전투기 화력에 대한 자신감이었습니다. 미군의 폭격기 전략가들은 폭격기가 호위기 없이 충분히 그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대형의 폭격기에 사각없이 기관총, 기관포를 장착하면 공격해 오는 전투기를 물리칠 수 있으며 다수의 폭격기에 의해 편대를 이루어 비행하면 그 방위 효과는 급증된다고 믿고 있었던 것입니다. 전투기 한대가 그 폭격기 편대에 접근해 오면 그 방향에 있는 모든 폭격기의 모든 기관총이 총탄의 비를 퍼부어 적기를 물리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미군의 시도는 참담한 실패를 맞습니다. 기술공학 상 정확한 조준을 하며 날아 오는 전투기 앞에 느린 폭격기는 손 쉽게 밥이 됩니다. 폭격기에서 조준하는 기관총은 조준이 정확하지 않았으며 조준하여 떨어뜨리기에는 전투기가 너무나 재빨랐기 때문이었습니다. 출격기의 상당수가 격추되거나 재기불능한 패해를 입고 돌아옵니다. 항공기의 손실율로 볼 때 도저히 출격을 계속하기 어려울 정도가 되자 영국은 이 가엾은 친구들을 보고 "요놈들아 것 봐라,내가 뭐랬냐?" 라는 심정이었지만 그리 유쾌한 기분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간 폭격을 단념하지 않습니다. 소용없는 폭격은 하기 싫은 미국인의 개척정신과 실용정신이 그 이유였습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참담한 패해를 입고 기지로 돌아오는 미 폭격기의 등장으로 시작됩니다. 21대 중에 5대가 격추되고 나머지만 돌아오는데 돌아 온 폭격기의 피해도 말이 아닙니다. 폭격기대의 대장 키드는 무모한 작전에 부하들을 내모는 사령부에 반항적이 됩니다. 고도를 9,000 피트로 낮추어 더 정밀한 폭격을 시행하라는 사령부의 명령에 그것은 독일 고사포에 무모한 희생을 자초한다며 반대하다 해임되고 맙니다. 그 뒤를 이은 프랭크, 그에게 주간 정밀 폭격의 임무가 주어집니다.
기지에 부임을 하면서 군기를 잡아 나가는 718 비행대대장 (squardron commander- 번역이 맞나요?) 프랭크. 부대 정문의 위병이 검문을 건성건성 하자 여기는 동물원 출입구가 아니다. 라고 질책합니다. 사무실에 들어가자 역시 사령관 책상에 런닝 바람으로 삐대고 앉아 전화를 하는 행정병. 물론 걔도 혼나죠.

술마시고 근무지 이탈한 놈들 다 모아오라고 합니다. 끌려 온 녀석 중에는 장군 아버지 빽을 둔 작전참모 (exec) 도 있는데 부대장은 그를 질책합니다. 부임 후 3번 밖에 출격을 안했으며 근무지 이탈에 음주..이 겁쟁이 같은 녀석아 라고 언성을 높이니 이 친구 "당신의 사적 가혹행위 (personal abuse)에 대해 상부에 보고 하겠다고 합니다. 신임비행대장은 그 자리에서 장군 아버지에게 전화를 겁니다. 부관이 나오자 곧 전화기를 들려 주며 "이 자리에서 하시지"라고 말합니다. 기세에 눌린 장군의 아들..죄송합니다. 취소합니다. 라고하며 꼬리를 내립니다.

바에 가서 실내에서 모자를 쓴 비행대원에게 다가간 신임대대장 프랭크. 실내에서는 모자를 벗으라고 명령합니다. "우리 대부분 원래 안 벗어요"라며 거부하자 규정 상 벗게 돼 있다며 벗게 만듭니다. 프랭크는 그 대원에게 술을 한잔 사겠다고 하자 대원은 그 호의를 사양하지 못한단 규정이 없으니 사양합니다. 라고 게깁니다. 느슨한 규율이 말이 아닌 프랭크 나가면서 바를 폐쇄시키라고 호통을 칩니다.

전 대원의 조회시간, 찬물을 끼얹듯한 엄숙함이 감돕니다. (이 장면에서 미군이라기 보다는 우리나라 군기 팍팍 든 여느 부대와 다를 것이 없다는 느낌) 프랭크는 우리의 존재는 폭격에 있으며 죽을 준비를 하지 집에 갈 날짜를 할 생각이랑은 집어치우라며 부하들을 윽박지릅니다. 임무 후 부하의 잘잘못을 따지는 프랭크..편대를 이탈한 한 폭격기장을 추궁합니다. 자기 각별히 친한 룸메이트가 폭격기대에서 낙오하자 그를 구하려 편대에서 이탈했가고 보고를 합니다. 친구를 구하기 위해 편대와 멀어지는 것은 곧 편대의 화력을 약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고 자기의 사적감정이 전투 시 행위에 개입되서느 안된다며 불 같이 화를 냅니다. 그는 당장 비행대의 모든 룸메이트를 바꾸라고 명령합니다.

전 대대장 키드의 온정주의와는 거리가 먼 프랭크..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대대정의 애정이다. 그들은 이제 겨우 20을 갓 넘은 애송이들 아니냐는 1차 대전 참전용사였던 행정장교의 충고도 물리칩니다. 아니나다를까, 자신들을 소모품 정도로 여긴다고 생각한 비행대원들은 집단 전출을 요구하며 그들의 강한 불만을 표시합니다. 사령부에서마저 이 상황을 심각하게 생각하나 미군이 밀어부치는 주간 정밀 폭격작전은 워낙에 큰 희생을 필요로하고 추진력이 강한 지휘관을 필요로 했기에 사령부에서는 그의 행동을 지지합니다.

그의 이러한 인정사정 없는 리더쉽 덕분인 지 718 폭격대대는 성공적이 되어 갑니다. 희생도 크게 줄고 적에게의 피해를 늘여 독일군은 마침내 폭격기 생산을 전투기로 전환하고 동부전선에서 전투 중인 비행기를 빼오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 됩니다. 드디어 야심찬 독일본토의 폭격도 시작이 되고 독일군의 중추 생산 기지인 시바인프르트(?) 볼베어링 공장도 성공적으로 폭격합니다.

강인하기만한 프랭크..그러나 하루는 이변이 생갑니다. 폭격기에 오르려는 프랭크.갑자기 현기증을 느끼면서 공황에 빠집니다. "우리는 성공할 수 없어 (We can't makeit). 출격을 당장 중지시켜"라며 발악을 합니다. 긴급히 후송이 되고 다른 장교가 그 임무를 맞습니다. 군의관의 진찰결과 과로 등으로 인한 쇼크라는 것이었습니다. 철인 같았던 프랭크도 알고 보니 항상 공포와 긴장에 시달렸고 급기야는 그의 인내심이 바닥이 난 것이었습니다. 폐인과도 같은 얼빠진 모습으로 병상에 누워있는 프랭크의 모습은 수시간의 자신만만한 프랭크의 모습과는 거리가 먼 그것이었습니다. 이러한 프랭크의 모습에 주위에서는 동정을 하고 우리는 해낼 수 있다면서 위로를 합니다. 십수시간 후 비행대대는 큰 피해없이 귀대를 하고 프랭크는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 가며 영화는 긑을 맺습니다.

 

foxmouse : 이 훌륭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보내주신 권영훈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참고로 이 영화가 국내에 개봉했을 당시의 제목은 '정오의 출격'이었습니다. 몇 년전에 EBS에서 한번 방영을 한적이 있는데 그때도 '정오의 출격'이라고 되어 있더군요. 사실 이것은 독일전투기의 공격을 받는 승무원이 "Enemy fighters at 12 o'clock high" - (적기가 12시 방향 위쪽에 있다!) 라고 외치는 대사에서 따온 것인데요... 어떻게 이런 말도안되는 제목을 달게되었는지... 좀 웃음이 나오더군요. 12 o'clock을 정오라고 번역해 놓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