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옥의 외인부대 (AREA 88) - 1986 ●
◆ This document was updated at 2000. 8. 24
◆ 창공을 수놓는 제트전투기들의 공중전, 그리고 멋진 대화를 주고받는 하늘의 사나이들...한마디로 foxmouse가 어렸을 때 완전히 뿅가게 했었던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아마 고3때였던 것 같은데 1989년 KBS에서 현충일날 방영한 덕분에 녹화해 놓고서 한 30번쯤 보고 또 보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당시 국내 방영되었던 제목도 '지옥의 외인부대'...캬 멋지기도 하지!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원 제목은 'AREA88'이었고 주인공으로 나왔던 한국인 '진'의 본명이 '카자마 신'이었고 국적도 일본인이었다니....
그 실망감은 정말 참담한 느낌마저 주었죠. 아마도 대부분의 매니아분들은 이 애니메이션을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작품의 감독은 토리우미 히사유키라는 사람인데 우리에게 기억되고 있는 '독수리 5형제'를 감독했던 사람이죠. 이때부터 공중 전투라는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위치를 다져나가다가 이런 불후의 걸작을 남기게 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일본 특유의 전쟁과 죽음을 미화하는 내용이 작품 전반에 흐르고 있지만 이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하늘에 날아올라 싸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 게 만들죠.
하여간 공중전을 주제로한 내용을 영화에 못지 않은 멋진 화면으로 보여주었던 작품이었습니다. 국내에서 방영되었던 2부작은 실제 4부작으로 구성된 일본원작을 마구잘라서 보여준 것이었구요. 무엇보다 등장하는 기체들이 실전에서 활약했던 F-8, A-4, F-4, F-5, F-14, 미라쥬, 크필, F-105, A-10 등과 적기로 등장한 미그-21, 미그-23, 해리어등이었지요.
마지막회에서는 주인공이 F-20을 타고 나타나서 맹활약하는 바람에 F-20 타이거샤크 붐이 일기도 했었습니다. 애니메이션만이 보여줄 수 있는 황당한 정도의 동적인 공중전이 볼거리구요. 특히 현용기에 가깝게 도색된 각종 기체와 고증에 충실한 내용들을 보면 일본 만화제작자들의 수준이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말도 안되는 공중 기동 장면이 많았지만 이 정도는 작품의 전반적인 구성으로 볼 때 충분히 눈감아 줄 만한 부분 이지요.
특히 줄거리가 탄탄한데 내전으로 혼란한 상황이 된 중동의 한 소국 아스란이라는 나라에서 모자라는 조종사를 고용하기 위해서 외인부대를 모집하게 되고, 계약으로 입대하여 3년간 의무 복부를 하거나 150만달러의 배상금을 내면 제대할 수 있고, 적기 한 대 격추에 2000달러를 준다는 등의 설정이 그럴 듯하기도 하고, 과거를 묻어두고 전장에 뛰어든 여러 가지 사연을 가지고 있는 사나이들... 그리고 그들 사이의 우정, 배신, 사랑 등등 이야기의 전개 과정도 짜임새가 있습니다.
사실 이 작품의 원작자는 2차대전 당시 일본군을 상대로 맹활약한 미국의 용병대 '플라잉 타이거즈'에서 그 영감을 얻었다고 하는데 이 애니메이션에서는 일본인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시대의 아이러니도 느낄 수 있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