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 정찰 비행 (Dawn Patrol) - 1938 ●
◆ This document was updated at 2001. 9. 28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불타는 하늘의 열혈 후원자 이시면서 군사 영화 전문가이신 장경호님께서 보내주신 내용입니다. 계속 걸작 항공영화에 대한 좋은 글을 불타는 하늘에 싣게되서 홈지기로서도 참 기쁘네요. 매번 좋은 글을 제공해 주시는 장경호님께 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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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에드먼드 골딩
- 1915년 프랑스에 주둔한 영국공군 제 59 비행대 -
무엇인가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 비행대장의 모습너머 출격했다가 돌아오는 비행기들의 엔진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하나, 둘, 셋... 그날도 몇 대는 돌아오지 못한 것이었다.
전사한 부하들에 대한 미안함과 자신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다고 자책하는 비행대장에게 그날 출격한 편대장(코트니 대위)이 전과보고를 하러온다.
"적 교량 성공적으로 폭파. 아군 손실 둘!"
담담하게 사무적으로 보고하는 편대장의 모습에 비행대장은 더욱 괴로워한다.
늘 상 반복되는 일과처럼 내일을 기약 할 수 없는 비행사들의 저녁시간은 술과 노래로 흥청 거리며 죽음에 대한 공포를 잊으려 애쓰고 있었다.
그날 전사한 동료를 대신해서 다시 햇병아리 조종사들이 보충되어 오고, 아무 것도 모르는 신참 조종사들은 군가를 부르며 힘차게 전입신고를 했다가는 그 다음날이면 또 그렇게 허무하게 사라져 갔다. 그러던 어느 날 고참 조종사인 "스코트 " 중위가 전투 도중 신참조종사를 보호하려다 격추되고 마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의 절친한 친구였던 "코트니"대위는 너무 갑작스런 상황에 넋을 잃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때 "스코트"중위를 격추시켰다가 자신도 격추 당한 독일군 조종사가 포로로 잡혀 59 비행대를 찾아 오게 된다.
아직 기사도적인 낭만이 남아있던 시절이라 비록 적이지만 포로로 잡힌 독일군 장교에게도 술잔이 권해지는데, 자신의 친구를 격추시키고 포로가 된 독일군 조종사를 바라보는 "코트니"대위는 모든 것이 더 혼란스럽기만 하였다.
포로가 된 독일군 조종사는 아무런 적의를 보이지도 않고 오히려 "코트니"대위가 자신과 그날 하늘에서 서로 총탄을 교환하던 사람이란 걸 알고는 반갑게 악수를 청해 온다. 친구에 대한 미안함을 뒤로하고 독일군 장교와 악수를 나눈 "코트니"대위는 모든 것을 잊어버리려는 듯, 독일군 장교와 술을 주고 받으며 밤새도록 노래를 불러댄다.
그때, 죽은줄 알았던 "스코트"중위가 양손에 샴페인을 들고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그는 격추되었지만 운 좋게 아군 진영에 불시착하여 무사히 기지로 귀대 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스코트"중위를 격추한 독일군 조종사 그리고 그를 격추한 "코트니"대위 세 사람은 한데 어울려 진탕 술에 취해 곤드레가 되어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출격나갔던 영국군비행대가 큰 손실을 입고 돌아오게 된다. 벌집이 된 비행기에서 가까스로 빠져 나온 조종사의 보고로 그들은 강력한 독일군 비행대가 자신들의 경계구역에 나타난 것을 알게 된다.
그 강력한 독일군 항공부대가 바로 "만프레드 폰 리히토펜" 비행대였던 것이다.
동료 조종사의 이야기를 듣고 아연실색하고 있던 영국군 조종사의 머리위로 한 대의 독일군 비행기가 쏜살같이 내달리며 군화 한 켤레를 떨구고 사라져간다. 군화 속에 담겨있는 조롱 섞인 한통의 편지.
"이 군화를 신고 참호 속에나 숨어있어라. 하늘을 나는 것이 두려울테니..."
격분하는 부하들을 만류하며 비행대장은 별도의 명령이 있을 때까지 출격을 금지시키지만 "코트니"대위와 "스코트"중위는 다음날 이른 새벽, 모두가 잠든 사이에 비행기를 몰고 독일군 비행장을 급습하게 된다. 이른 아침이었던 덕분에 대공경계가 느슨한 독일군 진영에 잠입하는데 성공한 두 조종사는 가지고 간 폭탄을 모두 떨구고는 쏜살같이 기지로 귀대한다.
마지막 순간에는 전날 독일군이 떨구고 간 군화와 똑같은 편지를 다시 떨구는 것도 잊지 않고서... 기지로 돌아오다 "코트니"대위의 비행기가 독일군 고사포에 피격 당해 독일군에게 포로가 될뻔하지만 "스코트"중위의 기지로 두 사람은 무사히 영국군 진영으로 탈출하게 된다.
명령도 없이 출격해서 비행기마저 잃어버린 두 사람은 비행대장의 신랄한 비난을 받게되지만 그날 그들의 용감한 출격으로 독일군 비행장이 대파되었다는 정보부대의 전과확인으로 오히려 일약 영웅으로 떠오른다. 그날의 공훈을 인정받아 "코트니"대위는 59비행대의 비행대장으로 영전하지만, 막상 지휘관의 위치에 올라 부하들을 지휘하게 된 그는 지휘관의 고독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새로이 보충되어 온 신참 비행사중에 "스코트"중위의 동생이 포함되어 있었다. 비행시간 겨우 몇시간을 채운 그들에게 출격 명령이 떨어지게 되고, 동생을 염려한 "스코트"중위가 자신의 동생을 출격에서 제외시켜 달라고 친구의 정으로 호소하지만 지휘관으로서 냉정하게 거절하는 "코트니"대위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리고 그날.... 첫 출격에 나섰던 "스코트"중위의 동생은 불귀의 객이 되고 만 것이다. 친구사이의 우정조차 금이 가고 "코트니"대위는 심한 자책감에 빠진다.
몇 일 후, 독일군 물자보급소를 폭격하라는 위험한 임무가 59 비행대에 떨어지게 된다. 부하들에게 이 명령을 전달하지 않고 단신으로 출격한 "코트니" 대위. 목표물에 접근하는 동안 이미 독일군에 감지되어 목표물 상공에 도달하자마자 3대의 독일 비행기가 대형을 유지하고 공격해 오기 시작하였다. 능숙한 비행술로 2대를 격추시키지만 자신도 피탄 되어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추락해간다.
가까스로 고개를 돌려 자신을 추격하는 독일군 비행기를 바라보는 "코트니"대위는 손을 흔들어 더 이상 전투를 할 의사가 없음을 알리고, 이를 바라보던 독일군 조종사는 더 이상의 공격을 멈추고 조용히 경례를 하며 기수를 돌린다.
기지에서 초조히 "코트니"대위의 귀대를 기다리던 동료비행사들 머리 위로 한 대의 독일군 비행기가 나타나더니 "코트니"대위가 착용하던 방풍안경을 떨구고는 조용히 사라져 간다. 이미 불귀의 객이 되버린 수많은 동료비행사들 처럼 "코트니"대위도 다시는 오지 못 할 먼길을 떠나버린 것이었다.
foxmouse : 항상 불타는 하늘에 좋은 글을 기고해 주시고 이 훌륭한 작품을 볼 수 있게 해주신 장경호님께 감사드립니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이 영화는 1938년대에 만들어진 영화 답지 않게 상당한 수작으로 알려져 있더군요. 홈지기도 곧 감상할 기회가 있을 듯 해서 기대가 큽니다. ^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