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쩨펠린 (Zeppelin) - 1971 ●

◆ This document was updated at 2001. 10. 12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도 불타는 하늘의 열혈 후원자 이시면서 군사 영화 전문가이신 장경호님께서 보내주신 내용입니다. 연이어 걸작 항공영화에 대한 좋은 글을 불타는 하늘에 싣게되서 홈지기로서도 참 기쁘네요. 매번 좋은 글을 제공해 주시는 장경호님께 감사드립니다.

◆ 감독 : 에티네 페리어

◆ 주연 : 마이클 요크, 엘크 솜머

- 1971년 영국영화

맥주가 풍성하게 차려진 런던의 선술집. 술에 취해 노래하는 휴가 나온 병사...그리고 구름에 가리워진 어두운 밤하늘... 손님들 사이로 맥주잔을 나르던 여급이 무엇인가 이상한 소리를 듣고 잠시 하늘을 올려다 본다. 몇몇 손님들도 하늘을 올려다보는데..어디선가 들려오는 엔진소리 때문이었다.

하늘은 구름이 잔뜩 끼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점점 다가오는 이상한 소리.... 그리고 순간 사방에서 터지는 폭탄의 굉음....선술집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어 버리고 만다. 독일의 거대한 "쩨펠린 비행선"이 또 한번 영국을 공습한 것이었다.

영국 정보부에 근무하는 "제프리"중위는 멀리서 들려오는 대공포의 포성을 들으며 그날의 일과를 마감하고 퇴근하는 길이었다. 퇴근 도중 마주친 해군정보부 장교에게 근처에 있는 사교클럽에 가는 길이라고 즐겁게 말하고 사라지는 그의 모습너머, 전화기에 대고 조용히 어디론가 전화를 거는 해군 정보부 장교.  

"제프리 중위가 그 아가씨를 만나러 갔습니다"

간간히 이어지는 독일 비행선의 런던 폭격으로 불안에 빠진 시민들을 바라보며 계속된 업무로 심신이 지친 "제프리"중위는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이 영국 정보부에 의해 모두 감지되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근처의 떠들석한 사교클럽에 가서 예전에 우연히 만난 묘령의 아가씨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날 "제프리"중위는 사교클럽에서 만난 아가씨로 부터 자신의 사촌들이 독일육군에 복무하고 있으며 독일로 가는 배편을 알아두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란다.

그녀의 정체는 독일의 스파이 였던것이다. 할머니가 독일인으로 사촌들이 독일에 아직 살고있던 "제프리"중위는 독일에서 교육을 받은적이 있는데다 영국 정보부에 근무하는 그를 독일 정보부는 오래전 부터 예의주시해 왔던 것이었으며 그의 이러한 혈연관계에 의해 영국정보부 역시 그를 지속적으로 감시해 왔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스스로를 자랑스런 영국인으로 생각하는 냉철한 장교였으며 독일 여자 스파이의 제의를 역이용하기로 마음 먹는다. 독일의 쩨펠린 비행선에 대한 정보를 빼내기 위해 독일로 위장 탈출하기에 앞서 자신의 계획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영국정보부로 부터 암호명과 교신방법등을 하달받은 "제프리"중위는 독일로 가는 비밀 배편을 타기위해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한편 영국정보부는 그의 탈출을 좀 더 사실적으로 하기 위해 특등사수를 이용하여 어둠속에서 마치 경비병이 발견하고 총을 쏜 것처럼 위장하고 "제프리"중위의 한쪽 팔을 총으로 쏘아 맞추면서 그의 독일 침투를 지원한다. 독일로 잠입하는데 성공한 그는 독일군측으로 부터 융숭한 대접을 받으며 쩨펠린 비행선에 대한 정보를 켜기 시작하는데, 오랫동안 스코틀랜드에서 살아온 데다 정보부에 있으면서 각종 사진등을 분석해서 얻은 지형 지물에 대한 해박한 지식 덕분에 그는 "쩨펠린비행선"을 이용한 비밀작전에 참가하게 된다. 새로 건조된 "쩨펠린 비행선"은 이전의 모델보다 훨씬 고속이고 정밀한 병기였으며 아직 성능시험 단계였기 때문에 비밀작전은 한참 후에나 가능할 것 같았다. 거기다 큰 고장이 나서 몇 주간은 시험비행도 힘들 것 같다는 정보를 런던으로 보낸후,조용히 숙소로 돌아 가는 "제프리"중위 앞에 한 대의 승용차가 와서 멈춘다.

"타시죠"

차안에는 독일군 정보부 장교가 타고 있었고, "제프리"중위는 잔뜩 긴장하게 된다.

"...나의 정체가 탄로난 것인가?..."

차에 실려 "제프리"중위가 도착한 곳은 놀랍게도 완벽한 출발 준비를 마친 "쩨펠린 비행선 LZ36"DLDJJtEK. 고장이 났다는 역정보를 흘린후 이른 새벽에 기습적으로 "쩨펠린 비행선"을 출격시킨 독일정보부의 치밀한 작전에 "제프리"중위는 "쩨펠린비행선"이 고장이라 수주간은 작전이 없을거라는 마지막 전문을 뒤로하고 비행선에 몸을 싣게된다. 독일의 "프리드리히샤펜"을 출발한 LZ36 쩨펠린비행선은 놀랍게도 노르웨이에서 중간 급유를 받고는 어디론가 사라진다. 노르웨이에서 급유를 받는 틈을 노려 제프리 중위는 영국정보부로 전문을 발송한다.

"LZ36 출격, 노르웨이"

노르웨이를 경유해서 어디론가 사라진 LZ36의 행방에 촉각을 곤두세운 영국정보부는 이 비행선의 목표를 분석하기 시작한다. 한편 대서양으로 향하던 LZ36은 북대서양에서 한척의 독일상선과 접촉을 하고 특별히 훈련된 특공부대원을 승선시킨 채 다시 사라져 버린다.

그리고 그날 저녁. 독일정보부 지휘관의 간단한 작전설명을 들은 "제프리"중위는 경악하고 만다. 독일 비행선의 목표는 군수시설이나 런던의 시민 거주지가 아니었던 것이다. 놀랍게도 작전의 목표는 스코틀랜드의 한 고성에 보관되어 있는 "마그나 카르타(대헌장)"이었던 것이다. 영국의 정신이라는 "마그나 카르타"를 훔쳐내어 영국민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것이 목표였던 것이고 짙은 안개와 어두운 밤하늘을 뚫고 서서히 목적지에 도착하고 있었다.

제프리 중위의 도선으로 목적지에 정확히 도착한 LZ36은 어둠속에서 비행선을 착륙시키고 특공대원들을 하선시킨다. 순식간에 영국군 경비병들을 제압한 독일 특공대는 자물쇠로 굳건히 잠겨있는 지하 문서 보관실을 뒤지며 "마그나 카르타"를 찾기 시작한다. 혼자 독일 특공대원들 사이를 빠져 나온 "제프리"중위는 이 사실을 영국정보부에 알리려 하는데 독일군 소령 계급장을 달고 나타난 그를 영국군 병사들이 신뢰하지 않는 바람에 일은 자꾸 꼬여만 간다. 아슬 아슬하게 영국 정보부에 연락을 한 "제프리"중위의 기지 덕분에 영국군 증원부대가 급파되고, 아직 "마그나 카르타"를 찾지 못한 독일 특공대는 문서보관실의 부서진 문틈 사이로 수류탄을 집어 던지고는 황급히 철수하기 시작한다. 수소 가스의 폭발력을 잘 아는 "제프리"중위는 조명탄을 쏘아 LZ36을 폭파 시키려 하지만 영국군의 오인 사격으로 부상을 입고 쓰러지고 만다.

추격해 오는 영국군과 독일 특공대 사이에 일대 접전이 벌어지고 여러발의 총탄을 맞아 수소가스가 점점 빠져나가는 채로 LZ36은 이륙해서 도망치기 시작한다. 치열한 전투로 기진맥진한 독일특공대원 사이에 부상당한 "제프리"중위도 끼여 있었다. 곧 추격해 올 영국전투기를 피해 높은 고도로 올라가려는 비행선의 둔중한 몸부림도 잠시.

마침내 영국 전투기 편대가 나타나고, 비행선의 방어용 기관총이 불을 뿜으면서 치열한 공중전이 벌어지게 된다. 거대한 덩치와 느린 비행속도로 수십발의 명중탄을 얻어 맞으면서도 LZ36은 조금씩 조금씩 고도를 높여간다. 전사한 전우의 시체까지 바다로 던져 내버리면서 몸부림치던 LZ36은 결국 영국전투기가 도달 할 수 없는 고도까지 올라가게 되고, 영국공군의 추격을 가까스로 따돌린다. 그러나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 버린 LZ36은 도버해협을 벗어나자 서서히 추락하기 시작한다.

가까스로 생존한 "제프리"중위는 중립국 해변에 도달하여 가까스로 뭍에 오르고 바다에 추락한 LZ36은 굉음과 함께 폭발하고 만다. 불타는 LZ36을 바라 보는 "제프리" 중위의 모습 너머 푸른 바다와 푸른 하늘이 끝없이 이어 지고 있었다.

 

foxmouse :  항상 불타는 하늘에 좋은 글을 기고해 주시고 이 훌륭한 작품을 볼 수 있게 해주신 장경호님께 감사드립니다. 1970년데 제작된 영화라니 놀라웠습니다. 홈지기도 장경호님 덕분에 감상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또 감사!)

 

참고로 쩨펠린에 대해서 더 궁금하신 분은 옆의 메뉴에서 Airwarfare를 고르신후 1차대전사란의 '쩨펠린 공습'편을 읽어보시면 영화의 이해에 더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