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lue max

● 운명의 도고리 다리 ●

(The bridges at Toko-ri) - 1954

◆ This document was updated at 2002. 1. 6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항공영화 한편이 새로 소개됩니다.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김진수님께서 보내주신 것입니다. 홈지기도 전혀 보지 못한 영화인데요... 계속 걸작 항공영화에 대한 좋은 글들이 불타는 하늘에 올라오게되서 그저 기쁠 따름입니다. 좋은 글을 보내주신 김진수님께 감사드립니다.

◆ 감독 : 마크 로브손

◆ 주연 : 윌리엄 홀덴, 그레이스 켈리, 프레드릭 마치, 미키 루니

이 영화는 제임스 미캐너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 졌으며 한국전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 중에서 많이 알려진 것이다. 당시의 유명한 배우인 윌리엄 홀덴과 그레이스 켈리가 출연하여 재미를 더했다. 전쟁시 이별의 고통과 폭격시의 조마조마하게 하는 광경을 동시에 느낄 수 있으며 마지막 장면에서 구출되지 못하고 쓰러지는 장면은 안타까움을 더해준다. 우리나라에서는 '원한의 도곡리 다리'의 제목으로 방영되었다.

▲ 스토리

1952년 11월 동해안의 미국 77기동함대. 항공모함에서 훈련 중이던 비행기 한대가 고장나서 바다에 불시착한다. 조종사는 브루베이커 중위(윌리엄 홀덴)로 그는 2차 대전시의 참전자였고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다시 소집되었다. 전쟁이 끝난 후에 법률가였으나 다시 해군 조종사로 복무하게 되었다. 불시착한 조종사를 구하러간 헬리콥터의 조종사는 포르니(미키 루니)로 브루베이커를 무사히 구출해 온다. 이 함대 사령관은 조지 태런트 제독(프레드릭 마치)으로 그는 전쟁에서 아들을 잃었으며 브루베이커의 신상을 잘 알고 있다. 구조된 브루베이커는 태런트에게 자기가 왜 이러한 더러운 전쟁에 참여해야만 하느냐고 물어보지만 태런트는 우리가 여기에 있기 때문에 해야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앞으로 도고리에 있는 다리를 폭격해야하는 힘든 임무를 수행해야한다고 말해준다. 그에 앞서 항공모함은 일본에 들러서 3일간의 휴가를 갖게된다.

항공모함이 일본으로 귀환하자 많은 사람들이 마중 나오는데 그 가운데에는 브루베이커의 아내 낸시(그레이스 켈리)가 있고 그녀는 남편을 만나러 일본까지 왔다. 호텔에서 여장을 푼 그들은 태런트 제독과 같은 자리에서 만난다. 그런데 이야기 도중에 포르니의 동료가 찾아오면서 오붓한 자리를 방해한다. 포르니가 술집에서 사고를 내서 헌병대에 잡혀있다는 것이다. 브루베이커는 할 수없이 같이 가서 갇혀있는 포르니를 꺼내주는데 포르니는 또다시 술집에 가서 사고를 낼 뻔 한다.

한편 낸시는 태런트 제독에게서 남편이 위험한 임무를 해야한다는 얘기를 듣는다. 즐거운 휴가가 끝나고 아쉬움 속에서 헤어지면서 그녀는 남편을 걱정하고 낸시는 배가 멀어질 때까지 손을 흔든다.

도고리의 폭격에 앞서 정찰을 위해서 브루베이커를 포함한 2대가 먼저 나가고 그들은 필름으로 주변을 찍어온다. 다리들은 계곡의 가운데 여러 개가 있고 주위에는 대공포가 많이 설치되어 있다. 이 필름으로 여러 조종사들에게 브리핑을 하는 동안 브루베이커는 공포심으로 그 자리를 나와버린다. 너무 위험하고 두려움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날 밤 편지를 쓰는 동안에도 정찰시의 광경이 떠올라 제대로 쓰지 못한다.

드디어 폭격당일 12대가 출격한다. 1차 목표물인 도고리 다리를 성공적으로 끝내고 2차 목표물을 폭격할 때 브루베이커는 대공포에 맞아 고장을 일으킨다. 얼마 후에 그는 원산근처의 육지에 불시착을 하여 비행기 밖으로 탈출하고 항공모함에서 불시착 소식을 연락 받은 포르니는 구조하기 위해서 헬리콥터로 출동한다. 한편 지상의 공산군들은 브루베이커를 잡기 위해서 비행기 주변으로 모여들다 엄호하던 비행기의 공격을 받아 후퇴한다. 헬리콥터는 비행기 주변에 착륙하다 공산군의 총격을 받아 한 명은 죽고 포르니 혼자만이 브루베이커와 합류한다. 엄호하던 비행기가 돌아가자 공산군이 다시 몰려들기 시작한다. 두 사람은 끝까지 싸웠으나 중과부적으로 마침내는 쓰러진다.

▲ 관련전사

한국전에서 유엔군의 해군부대는 미제7함대와 3개의 독립된 기동부대(제90, 95, 96 기동함대)로 편성되었다. 96함대는 처음에는 소규모 전단이었으나 6항공단, 항공모함 호위함대, 잠수함대, 군수지원 보급단으로 증가되었다. 90함대는 5척의 전함을 주축으로 구성되었으며 인천상륙과 원산상륙작전에 참여하였다. 95함대는 북한의 해상봉쇄와 호위를 위한 함정으로 구성되었으며 다른 유엔 국가와 한국 해군의 함정이 소속되었다. 한국 해역을 봉쇄하고 함포사격과 기뢰제거를 위해서 동해와 황해에 분산 배치되었다.

7함대 산하의 77기동함대는 쾌속 항공모함 함대로 동해안에 배치되었고 두 척의 항공모함에는 각각 5개 비행대대로 구성된 항공단에 총 150대 정도의 항공기를 보유하였으며 같은 7함대 산하의 79기동함대에 의해서 군수지원을 받았다.

foxmouse : 이 희귀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보내주신 김진수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마침 한국전쟁을 연재하기로 기획중이어서 때맞추어 한국전쟁 관련 항공영화로 좋은 정보가 제공된 것 같습니다.

아직 홈지기는 이 영화를 보지 못했는데... 꼭 한번 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전쟁의 항공전이 소재라니... 흥미롭네요.

아래의 글은 2003년 5월, 미르신님께서 이 영화에 대한 또하나의 글을 올려주신 내용입니다. 이런 오래된 영화를 생생하게 기억하시는 분들이 꽤 있으시네요. 계속 놀라고 있습니다. 그럼 내용을 한번 볼까요~

[한국전쟁 영화] 원한의 도곡리 다리

이곳 영화란의 '운명의 도고리 다리'는 우리 나라에서 텔레비전 방영당시에 '원한의 도곡리 다리'로 표기되어 있었습니다. 아마도 우리와 발음구조가 다른 서양의 한계 때문에 '토코리'가 된 것이 아닌가 하고 저는 어린 시절에 생각했습니다. 너무 오래된 영화라서 거의 다 까먹었지만 일기장을 보면 그 영화에 대한 기록이 나올 것이지만, 지금도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미국의 꼬마 배우로 유명한 미키 루니가 함선 간에 연결된 줄에 매달린(정식명칭은 모르고) 조그만 우리에 들어가 다른 배로 옮겨가는 장면이었습니다.

또 하나는, 이 영화는 영웅주의보다는 허무주의 혹은 전쟁의 비참함을 다룬 것 같은데, 당시 미국의 유행이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비슷한 시기에 록 허드슨 주연의 '무기여 잘있거라' 같은 영화도 만들어졌거든요. 마지막으로, 이 영화의 결말은 당시 제가 즐겨 보던 미국영화의 대 독일, 혹은 대 공산권과의 전투와 달리 너무나 허망했다는 기억이 납니다. 추락한 전투기 조종사(주인공)를 구출하기 위해 그와 절친한 구조요원들이 헬리콥터를 타고 나서지만 지상에서 불과 몇 미터 위에 떠 있을 때 중공군의 기관총 사격에 엔진이 멈추고 헬리콥터는 그대로 낙하합니다. 이 대목을 보고 충격을 받은 저는 이후 약간의 날개가 달려서 활공이 가능한 헬리콥터를 나름대로(재미로) 디자인하고는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길게 이어진 교통호에서 중공군과 총격전을 벌이던 미군들... 구조요원은 총에 맞아 죽고 혼자 빠르게 교통호를 따라 달려가던 주인공 역시 멋쟁이 쇼 한 번 못해보고 그냥 총에 맞아 스러져 갑니다. 아! 이 시기에 또 다른 반전영화, 그 유명한 레마르크 원작의 '사랑할 때와 죽을 때'가 만들어졌으니 정말 당시 미국은 한국전쟁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애매한 상황이 되어서인지 몰라도 허무주의 영화가 많았던 듯? 2차 대전 소재의 영화는 승리의 행진, 또한 훗날 베트남전 소재의 영화는 비관적이었던 것처럼 말이죠.

이 영화에서 잊지 못할 기억들 중 하나는 당시 전투기에 눈을 빛내던 저는 미국의 전투기가 다른 영화에서는 거의 볼 수 없었던 F9 쿠거임에 감탄했고, 또 하나의 잊지 못할 전투기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 공산측 전투기로 나온 것이 기본적인 형태는 F86과 매우 닮았는데 흡기구 부분과 수평미익 등에 차이가 있어 의문이 컸죠. 기수 등등 동체는 그럭저럭 개조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수평미익이 수직미익에 붙어 있는 것은 세이버와는 너무 달라서 도대체 저런 개조를 할 정도라면 대단하다! 그렇게 무조건 미국 영화계를 칭송했는데, 얼마 뒤에 우연히 구한 미국의 잡지에서 보니 그것은 F84 Thunderstreak였더군요. 세이버 이전의 과도기(?) 전투기라서 그런지 정말 미그15와 무척 닮았습니다. 다만 몸매(!)의 곡선미는 뚱뚱한 미그기와 많이 다르고 앞서 말한 흡기구와 수평미익의 위치에서 많은 유사함을 보였습니다.

이 글은 인조이재팬에서 어느 일본인이 \"한국전쟁을 다룬 헐리우드 영화는 있는가?\" 하는 비방을 듣고 답변을 하기 위해 검색을 하던 중 이곳에 그 영화 자료가 있지만 실제 영화에 대한 감흥은 전혀 없기에 과거의 기억을 살려서 이곳에도 올려본 것입니다.

"원한의 도곡리 다리" 추가 사항

다음의 글은 어릴 때 제가 텔레비전에서 보고 기록했던 것을 거의 그대로 올리는 것입니다. 이곳 '에어로 미디어' 난의 것과 기본 틀은 비슷한데 가끔 세부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유능한 미 해군 조종사 브루베이커(윌리엄 홀덴)가 바다에 불시착한다. 헬리콥터가 출동하여 두 구조대원이 구출한다. (일부러 재미있게 하려는 듯 한 명은 키다리 배우, 하나는 키가 무척 작기로 유명한 배우 미키 루니를 썼다. 미키 루니의 극중 이름은 \'포니\'). 그 후 항모는 일본에 입항하고 브루베이커는 아내(그레이스 켈리)를 만난다. 얼마 후 브루베이커는 자청하여 도곡리 다리 파괴 임무에 참가한다. 도곡리 다리는 철로 하나와 차도 둘로 이루어져 있다. 드디어 그 날이 되어 출동을 하는데, 이륙 도중 브루베이커의 전투기는 말썽을 일으켜 바다로 추락할 뻔하지만 다시 이륙에 성공한다. 도곡리 다리에는 엄청난 수의 적군 대공포가 배치되어 있지만 미군 전투기들은 모든 대공포를 격파하고 임무를 완수한다. 아직 대지 공격용 로켓이 남아 있어 이번에는 유류 보급창을 공격하는데, 이때 브루베이커의 전투기는 적탄에 맞아 연료가 새기 시작한다.

돌아오는 길, 이제 산 하나만 넘으면 되지만 그것은 불가능했고, 결국 브루베이커는 불시착을 한다. 이를 놓칠세라 북한군의 집중 공격이 시작되고, 동료 전투기들이 엄호해 주는 가운데 브루베이커는 좁은 도랑(교통호?)으로 겨우 몸을 피한다. 그러나 곧 연료가 떨어진 동료들은 모두 돌아가고 만다. 곧 구조대원 포니 콤비가 헬리콥터를 타고 달려오지만 그 구조 헬리콥터마저 적군이 기관총에 엔진을 맞고는 그대로 밑으로 주저앉는다. 지원을 위해 함께 온 프로펠러 공격기들이 적들을 제압하지만 주저앉은 헬리콥터에서 총을 들고 뛰어나오던 키다리 구조대원은 그대로 적탄에 쓰러진다. 하지만 곧 공격기들은 돌아가고 브루베이커와 포니 둘만이 남아 몰려오는 적과 싸우게 된다. 교통호의 이점을 이용한 덕분에 어느 정도까지 견딜 수 있었지만 이내 적군들도 교통호 안으로 들어서고, 곧 수류탄 하나가 날아온다. 포니는 급히 수류탄을 집어 되던지지만 또 하나의 수류탄이 날아오고, 그것을 집으려던 포니는 그대로 폭사하고 만다.

혼자 남은 브루베이커. 더 이상 버틸 수 없기에 교통호를 따라 달아나다가 적군과 마주치고, 뒤돌아 달아나려던 순간 총에 맞아 쓰러지고 만다. 겨우 권총을 뽑아들지만 다시 쏟아지는 총탄에 그는 그대로 숨을 거두고 만다. 구겨진 듯이 쓰러져 있는 그 모습이 무척 비참하게 보인다. 항모에서는 태런트 함장(제독? 프레드릭 마치)이 자신의 아들을 잃은 것처럼 슬퍼한다.

* 특기할 만한 장면 *

(지난번 게시물에 언급한 것은 뺍니다.)

언뜻 보기에 미 해군 전투기가 F9 쿠거와 T-33A 슈팅스타를 섞은 것처럼 생겼다. 자세히 보면 캐노피, 수직미익, 흡기구, 분사구는 쿠거를 닮고 기수, 날개, 몸통은 T-33A를 닮았다. => 훗날 알았지만 F9 팬더입니다. 이륙 도중 물에 빠질 뻔한 전투기를 제 위치로 옮길 때 한쪽 날개에 사람 열 명 이상이 달라붙어 민다. 이륙할 때는 전투기 바퀴 밑에 고임목을 끼웠다가 엔진 출력이 최고에 달할 때 재빨리 빼낸다. 전투기는 순식간에 튀어나간다. 착륙할 때는 전투기를 그물에 걸리게 해서 멈춘다. (이곳에 오시는 분들은 모두가 아시는 일이겠지만 이 기록을 할 당시만 해도 신기해서...)

지난번 게시물에 대한 수정.

1. 그때는 중공군이라고 썼지만 알고 보니 괴뢰군, 즉 북한군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한국전쟁 소재 영화를 여럿 보는 통에 혼란이 생긴 것 같습니다.

2. 공산군 전투기에 대한 기록은 없습니다. 이 역시 비슷한 시기에 방영된 다른 영화와의 혼동이었습니다. 제목은 "비상착륙"이고 미군은 F86 전투기, 그리고 공산군 전투기로 F84가 등장합니다. 추락한 전투기의 동료를 구하기 위해 불시착해서 싸우는 미군 이야기라는 줄거리의 유사점 때문에 혼동한 것입니다. 다만 그 영화는 모두 무사히 귀환한다는 해피 엔딩으로 끝납니다.

- 우주유목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