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15E strike eagle family - 1985, 1990, 1992>

  This document was updated at 2000. 7. 22

때는 바야흐로 1984년, 게임을 너무나 좋아하던 foxmouse는 카이스트에 계시던 작은 아버님의 도움으로 대망의 애플2 컴퓨터를 가질 수 있었지요. 너무 비싼 물건이라고 걱정하시는 부모님께는 집에서만 게임하고 오락실에는 절대로 가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말이죠....(물론 공약은 공약으로 끝났지만...)

그때부터 foxmouse는 주말마다 새로운 게임을 구하러 세운상가를 방황하던 중딩이었습니다. 사실 그당시만해도 게임이라고 하면 오락실에서 유행하던 갤러그나 제비우스등의 아케이드 게임이 전부였고, 컴퓨터 게임도 오락실의 수준에 전혀 못따라가는 그런 작품들이 많았지만 그래도 신작을 구해서 집에서 해보는 재미는 정말 끝내 주었죠.

[ 요것이 바로 미국에서 출시되었던 애플용 F-15 Strke eagle의 박스 아트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었던 박스의 그림은 조잡하게 복사된 흑백이었는데...]

그런데 1985년 가을, 세운상가의 한 상점 귀퉁이에서 그 멋진 F-15가 떡하니 그려진 정품처럼 보이는 패키지가 있었습니다. 이것을 본 foxmouse는 눈이 돌아갔죠. 도대체 이게 뭐다냐? 자세히 봐도 프라모델은 아니고.. 그렇다고 책도 아니고.. 그래서 주인아저씨한테 물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아~ 저거 미국에서 인기끄는 F-15 스트라이크 이글이라는 넘인데, 전투기 몰고 적진에 들어가서 폭격하는 게임이야" 라고 하더군요. 사실 패키지라고 해도 그당시로서는 매우 조악한 인쇄 상태의 불법 복제물이었는데 항상 디스켓에 프로그램을 카피해오던 foxmouse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죠. 게다가 상상도 하지 못했던 F-15가 주인공이라니....

[ 다음의 화면은 애플컴의 화려한 그래픽을 보여주는 화면이예요. 무장 선택할 때 나오던 화면이죠. ]

너무나 가지고 싶었지만 무려 6천원이라는 고가에 혀를 내두르고...그냥 집에 와야 했습니다. 당시 저의 한달 용돈이 2천원 이었거든요. 그런데 눕기만 하면 머리속에 그 멋진 넘의 날아다니고.. 이대로 기다렸다가는 누군가 사가 버릴 것 같고... 도저히 안되겠다고 생각한 foxmouse... 부모님께 꼭 사야할 참고서가 있다고 거짓말을 하고는 4천원을 받아서 남은 용돈이랑 들고 한걸음에 세운상가로 달려갔습니다. 다행히 그넘은 아직 안팔리고 foxmouse를 기다리고 있더군요.

결국 6천원이라는 거금을 들이고, 생전 첨 사보는 정품을 들고 집에 왔습니다. (사실 정품은 아니었지만.. 조그만 박스에 들어있는 이넘은 제게는 완전히 보물1호 였지요.) 이놈이 마로 microprose사의 초기작품 F-15 strike eagle이었습니다. 그런데 열어보니 B5 용지에 복사되서 호치키스로 찍혀있는 매뉴얼... 게다가 영어로 되어있는... 이넘 땜에 할 수 없이 영어공부좀 했죠... 지금은 잃어 버리고 없지만... 언젠가 없어져 버렸는데.. 너무 안타깝더라구요..

[ 왼쪽은 적진을 찾기위해서 지도보는 장면이구요...오른쪽은 레이더를 보는 장면이구요, 정말 이화면을 보고서 흐믓해 하던 기억이...]

이것이 foxmouse와 비행시뮬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정말 미친 듯이 즐겼죠. 첨에 조이스틱을 좌로 기울였을 때 화면이 좌로 스크롤 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옆으로 빙빙 도는데... 정말 이해 할 수 없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롤(roll)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충격 그자체였죠. 사실 애플컴퓨터의 6색 컬러 화면은..그야말로 지금의 기준으로는 액정 게임 수준밖에는 안되었지만 그때 foxmouse에게는 환상의 그래픽으로 밖에는 안보였습니다. F-15를 몰고 중동의 하늘로 날아가서 적의 비행장에 폭격을 한후에 무사히 돌아오는 기분이란.... 정말 환희 그자체였죠.

그러다가 고등학교에 들어가고 ... 하면서 잊혀지게 되었지만요...

[ 드디어 등장한 F-15 strike eagle 2 - 90년 겨울에 용산에서 복사해 왔었지요. 사실 애플시절의 추억때문에 당장 구해와서 해보았는데 멋진 VGA의 화면 때문에 한동안 재미있게 즐겼습니다. ]

그런데 대학교에 들어온후 286을 장만하고 이번에는 용산에서 비행시뮬을 찾아 헤메다가 F-19라는 마이크로 프로스의 비슷한 작품을 접하고 얼마안되서 F-15E strike eagle 2 라는 넘이 나와 있더군요. 오! 바로 애플시절의 추억을 되돌아보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당장 복사해서 집에 들고와서 실행해보니... 정말 옜 추억이 새록새록... 게임의 인터페이스는 애플시절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구요.. 대신 VGA에서 보이는 그 화려한 그래픽은 또다시 foxmouse를 놀라게 했죠. 하지만 공중전 그자체는 너무나 쉽게 되어 있어서.. 많은 실망을 하기도 했습니다. 비슷한 시기의 F-19 stealth fighter와 별로 차이가 없었거든요. 이후 몇 년후에 F-15E strike eagle의 3편이 나왔지만.. 이미 이런 타입의 작품에 식상해 있던 foxmouse는 몇 번 해보다가는 하드에서 지워 버렸죠. 아마 다른 분들도 비슷한 경험을 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 시리즈의 인기몰이를 노렸던 F-15 3탄! 모뎀 플레이를 지원하는 작품이었죠. 그러나 기존 시리즈와 너무 비슷한 콘셉으로 인해서 마이크로 프로즈의 예상과 달리 실패작으로 끝나고 말았답니다. ]

지금 생각해보면..너무나 오래된 기억이지만, 정말 옜날은 좋은 시절이었던거 같습니다. 마침 외국의 홈페이지 웹서핑중에 우연히 이녀석의 이야기가 있는 곳이 있어서 정겨운 옛날 화면들을 캡춰해 놓았지요. 그래서 이렇게 제 홈에 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작품이야말로 foxmouse를 비행시뮬레이션의 세계로 이끌 게 한 장본인니니까 말이죠. 그냥 옛 추억에 사로잡힌 foxmouse가 주저리 주저리 써본 글입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