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ouglas  SBD  Dauntless ◇

This document was updated at 2001. 7. 11

태평양 전쟁의 운명을 결정지은 전투로 평가받는 미드웨이 해전에서 미해군은 일본해군의 주력 항공모함 4척을 수장시켰다. 사실상 개전초부터 이 전투까지 미해군이 보유한 항공기들은 일본의 주력기들에 비해서 대부분 성능이 떨어지고 있었는데, 미해군이 출동시킨 뇌격기들이 대부분 제로 전투기들의 강력한 방어망에 걸려 괴멸되는 사이에 상공에 접근한 SBD 급강하 폭격기들이 운명적인 10간에 일본해군의 최정예 항공모함 기동부대에게 괴멸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었던 것이다.  

불타는 하늘의 Great War Planes... 이번에는 미드웨이의 영웅  SBD 돈트리스 급강하 폭격기를 알아보도록 하자.

 * 바다의 급강하 폭격기  

2차대전의 항공모함들은 크게 3가지 종류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나는 함대를 방어하고 다른 항공기들을 엄호하는 전투기이고, 다른 하나는 어뢰를 탑재하고 적함을 저공공격하는 뇌격기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확하게 목표를 명중시키는 급강하 폭격기였다. 지상작전과 달리 움직이는 함선들을 목표로 한 공격에는 수평 폭격기가 투하하는 폭탄은 명중되기가 어려왔다. 따라서 어뢰가 가장 이상적인 무기로 인정받고 있었으며, 이는 영국군의 소드피시 뇌격기들이 독일전함 비스마르크를 공격해서 큰 손상을 입혔던 것과 이탈리아의 타란토항 기습공격에서 큰 성과를 올린 것으로 증명이 되었으며 일본해군의 진주만 기습에서 일본군의 어뢰에 의한 피해가 가장 컸기 때문에 더욱 뇌격기의 중요성은 높아졌다.

[ SBD의 근간이 되었던 노스롭사의 XBT-1, 훗날 노스롭사가 더글러스사에 합병되면서 기술이 이전되었다. ]

그러나 어뢰공격은 저공으로 적함을 향해 접근해야했기 때문에 대공포화에 노출되는 위험이 높고, 함대를 방어하는 전투기들이 뇌격기를 발견하면 보다 높은 고도에서 강하하면서 무거운 어뢰를 가진 둔한 뇌격기들을 요격하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 

따라서 고공으로 적함에 접근하여 급강하하는 방법으로 폭탄을 정확하게 투하하는 급강하 폭격기도 나름대로의 존재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수평폭격기들에 비해서 폭탄을 적게 탑재하지만 정확하게 폭탄을 명중시키는 것이 가능했고 요격이 어려웠으므로 해상전투에서는 꼭 필요한 존재였던 것이다. 이는 태평양 전쟁이 개전되기 전에 유럽전선의 노르웨이 전투나 영국 본토 항공전의 초기단계에 독일공군의 급강하 폭격기 슈투카에 의해서 연합군 함선들이 많이 격침되면서 함선 공격에는 급강하 폭격기도 뇌격기에 뒤지지 않는 유용함을 가지고 있는 것이 증명되었던 것이다. 

* 겁을 모르는 SBD 태평양에 나타나다. 

1938년 봄, 미해군은 태평양에도 전운이 높아가면서 미래 전장에 적합한 새로운 함재 급강하 폭격기를 제작할 것을 여러 항공사에 의뢰했다. 이중 더글라스사는 노스롭사가 이전에 제작해서 해군에 납품한 적이있는 XBT-1이라는 급강하 폭격기의 성능에 주목하고 있었다. 사실 이 XBT-1은 몇가지 문제점이 있어서 정식 함재기로 채택되지는 모했으나 더글러스사는 이 기체가 매우 정확하게 폭탄을 투하하는 것에 큰 인상을 받았으며 결국 노스롭사가 더글러스사의 자회사로 흡수되는 과정에서 노스롭의 기술자들을 대거 등용하여 XBT-2라는 새로운 급강하 폭격기를 개발하도록 하고 XBT-1에 이용된 기술을 더욱 발전시키도록 했다. 이 기체는 개발과정에서 몇 가지 개량을 거치면서 더글러스사의 기술이 접목되었고 양산이 가능한 단계에 이르러서는 SBD라는 공식명칭을 가지게 되었다.

[ XBT-1의 설계를 더욱 발전시킨 XBT-2, SBD의 전형적인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 ]

원형기는 저익 단엽의 설계를 가지고 있었으며 1000마력의 라이트 싸이클론 공냉식 성형엔진을 장비하고 있었고 우수한 성능의 급강하 브레이크를 가지고 있어 급강하시에 지속적인 안정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동체 하부에는 급강하시에 폭탄이 투하될 때 폭탄이 동체로부터 안전하게 이탈하도록 하는 투하장치가 설치되어 폭탄이 프로펠러나 동체에 충돌하는 위험성을 방지했다. 조종석에는 급강하시에 발생하는 수증기로부터 조종사의 시야를 확보하고 폭격의 정확성을 높이도록 망원경식 조준기가 설치되어 있었다.

1939년 5월 최초로 미해병대에 공급된 SBD-1, 미해병대의 VMB-2 폭격대대의 마킹이 보인다. 신형기로서 최초로 공급된 기체로 화려한 마킹이 돋보인다.

1939년 4월 해군조종사들이 시승해본결과 매우 만족할만한 급강하 폭격기라는 결과가 나와 미해군의 새로운 급강하 폭격기로서 채택되면서 본격적인 양산이 시작되었다. 더글러스사는 이 기체에 '겁을 모른다'는 뜻의 돈트리스 (dauntless)라는 명칭을 부여했다. 최초의 SBD는 미해병대에 배치되었으며 VMB-2 가 최초의 SBD 운영비행대가 되는 영광을 얻었다. 이후 SBD는 미해군의 항공모함에도 자리를 잡아 진주만 기습으로 태평양 전쟁이 시작될 무렵에는 미해군의 주력 급강하 폭격기가 되어 있었다. 

[ VMB-2의 SBD-1 돈트리스, 최초의 실전 보급형으로 위의 일러스트에 설명된 바로 그기체이다. ]

돈트리스는 몇가지 개량형이 있는데 최초 양산형인 SBD-1과 1941년 초부터 연료탱크의 용량을 늘리고 기체의 방호력을 강화한 SBD-2가 있었으며 이에 더해서 방탄유리를 장착하고 피탄시에 연료탱크가 자동 봉입되는 개량을 시행한 SBD-3가 1941년 3월경부터 생산되어 배치되었다. 이후 태평양 전쟁이 시작되면서 내부의 전기장치를 대대적으로 개량한 SBD-4가 생산되었다. 이 SBD-4는 많은 수가 미항공모함의 정찰기로도 개조되어 운용되었다.

[ 망원경식 조준기, 급강하 폭격시에 또는 기수의 기관총 사격시에 사용되었으며 촌스럽게 보이지만 매우 효과적이었다고 한다. ]

이후에는 1200 마력의 R-1820-60 엔진을 장착하고 방어 기총을 강화한 SBD-5가 생산되었다 SBD-5는 가장 주요 생산형으로서 총 2400기 이상이 생산되어 전체 SBD의 절반정도를 차지했다. 이후에는 최종 생산형인 SBD-6가 생산되었으나 이무렵에는 주력 함상폭격기로서 새로 개발된 커티스사의 헬다이버가 대량 생산되어 SBD는 더 이상 생산하지 않기로 함에따라서 소량 생산에 그치고 말았다. 

[ 후방기총좌의 발전과정을 보여주는 일러스트이다. 초기에 1정이던 방어기총이 SBD3부터 2정으로 강화되었다. ]

한편, SBD의 변종중에는 미육군항공대가 운용하던 A-24 밴쉬 (Banshee)가 있는데, 이는 1940년 미육군 항공대가 유럽 전선에서 독일공군의 슈투카가 맹활약하는데 큰 인상을 받아 다급히 급강하 폭격기를 필요로 하면서 새로운 기체를 개발하기에 시간이 모자라게 되자 미해군이 개발한 기체를 육상기지 운용에 맞도록 약간 개량하여 사용하기로 결정하여 생산된 형이었다.

[ 미육군항공대의 A-24 밴쉬, SBD-3 기본적으로는 거의 동일한 기체이다. ]

A-24는 명칭만 다를뿐 기본적으로는 SBD-3와 동일하며 단지 항모 착함용 어레스팅 후크가 제거되고 후미 바퀴가 육상운용에 적합하게 개조된 점만이 차이가 있었다. 미육군 항공대는 A-24로 편성된 급강하 폭격기부대인 제 27 폭격기연대를 편성해서 조종사들을 훈련시켜다.

[ SBD의 조종석, 스틱과 러더를 잘 볼 수 있다. ]

하지만 A-24는 SBD와 달리 유럽과 태평양의 주요 전투에는 얼굴을 내밀지 못했는데 이는 미육군항공대가 우수한 성능의 중폭격기와 경폭격기를 다수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급강하 전문의 폭격기가 예상외로 불필요했던 것과 A-24의 성능이 유럽 항공전의 전투환경에는 생존성에서 부적합한 것으로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항속거리가 짧아 남태평양 전투에서 육상기지를 근거로 활동하는 것조차도 어려웠다. 결국 A-24는 남태평양 전투에 일부가 투입되어 어느정도 성과를 올렸지만 이후의 전투에는 얼굴을 내밀지 못하고 잊혀지면서 해군의 SBD들이 맹활약하는 것을 지켜보기만 했다. 

* 전장의 돈트리스

SBD 돈트리스는 개전초기부터 주요 전투가 벌어지는 때마다 미해군의 항공모함에 실려 전투에 투입되었다. 최초의 항공모함 전투가 벌어졌던 산호해 해전에서 활약하기 시작한 SBD는 태평양 전쟁의 운명을 걸고 양측의 정예함대가 정면 충돌했던 미드웨이 해전에서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일본 해군의 정예 항공모함 4척을 기습하여 항공모함 아까기, 가가, 소류를 수장시켰으며 얼마 뒤 최후의 항모 히류마저도 침몰시켜 버렸다. 이순간이 태평양전쟁의 전체 전세를 정반대로 돌려버리는 운명의 순간이었던 것이다.

[ 항모 엔터프라이즈에서 발함대기중인 SBD 돈트리스들... 미드웨이 해전중의 스냅이다. ]

이후 일본군과 미군이 자존심을 걸고 사투를 벌였던 과달카날 항공전에서도 미항모에서 발진한 SBD에 더불어 핸더슨 비행장을 근거지로 활동한 캑터스 비행대의 SBD는 일본군의 침투를 저지하는데 앞장서게 된다. 특히 지원을 위해서 접근하던 일본해군의 함정들에게는 가장 위협적인 존재였는데 대표적인 사건으로는 일본해군의 중순양함 기누가사가 상륙작전을 지원하던 중 핸더슨 비해장에서 출동한 SBD 편대의 공격을 받아 여러발의 폭탄을 정통으로 맞고 침몰한 것이었다. 이후에도 SBD는 계속 맹활약 하면서 동부 솔로몬 해전에서 일본 항공모함 류조를 격침시키고 산타 크루즈 해전에서 신예 어벤져 뇌격기와 함께 다른 항공모함 여러척을 대파시켰다. 전후 미해군의 자료에 따르면 SBD는 태평양 전쟁중 어떤 항공기보다도 일본해군 함정을 많이 격침시켰다고 한다.

[ 귀환후 후방사수가 조종사와 적전투기를 격추시킨 순간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후방 방어기총인 Cal. 30 기관총 2정이 보인다. ]

사실 SBD는 일본군의 주력급강하 폭격기였던 99식 함상폭격기에 비해서 구식이라는 우려를 받았다. 사실 SBD는 99식 함폭에 비해서 기동성도 떨어졌고 속도도 느렸지만, 막상 전투에 투입되고보니 기체가 매우 튼튼하여 전장에서 생존능력이 보다 강했고 특히 급강하시에는 매우 안정적이어서 일격필살이라는 급강하 폭격기 본연의 임무에서는 오히려 앞서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해군 조종사들 사이에서는 속도는 느리지만 파괴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아 'slow but deadly'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개전초기에 미해군이 보유하고 있던 주력 전투기 F4F 와일드캣이나 주력뇌격기 데바스테이터가 일본의 주력기들에 비해서 성능이 매우 떨어지는 것이 실전에서 증명되고 이로인해 조종사들이 크게 불평을 하여 신예기인 F6F 헬캣이나 TBF 어벤저가 생산되는 즉시 신속하게 교체가 진행되고 있을때도 SBD 돈트리스는 계속 전장에서 맹활약하며 주력 함상 폭격기로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처럼 미해군 조종사들은 SBD의 성능에 매우 만족하고 있었다.

1942년 5월 산호해 해전에 참전했던 항모 렉싱턴의 VS-2 소속인 SBD-3 돈트리스, 산호해 해전에서부터 SBD는 상당한 성과를 올렸다. 이때까지의 미해군의 국적마크를 잘볼 수 있는 일러스트로서 별가운데의 붉은원과 러더의 붉은 스트라이프 마킹은 후에 지워지게 된다.

그러나 아무래도 전쟁전에 설계된 구식기체라는 지적이 제기되어 미해군이 신예기인 커티스 헬다이버를 생산하도록 하면서 SBD는 1943년 말경부터 주력 함재폭격기로서의 지위를 위협받았고, 결국 1944년 중순경에는 함재 폭격기로서는 헬다이버가 SBD를 밀어내기 시작했다. SBD는 1944년 6월 20일에 벌어졌던 필리핀 해전에서 대규모로 투입된 이후에는 전장에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더 강한 출력을 가진 엔진과 새로운 디자인을 가진 헬다이버를 실전에서 운용해본 조종사들은 '아무래도 돈트리스가 더 나은 것 같다'는 의견을 제기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미 주력기로 선정되어 대량 생산이 되고있던 헬다이버는 생산이 중단된 돈트리스를 결국 완전히 대체한 상태였으며 전세는 이미 완전히 기울어가고 있었으므로 돈트리스는 다시 항공모함 기동부대에 나타나지는 못했다. 그러나 미해병대는 돈트리스를 높이 평가하고 종전시까지 운용했다.

1942년 6월 미드웨이해전에 참가한 항모 요크타운 VS-5 소속의 SBD-3이다. 국적마크가 새로 그려지고 러더의 마킹도 지워졌다. 보다 전장의 환경에 알맞는 도색이다.

실제로 이런 조종사들의 의견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전후에 제시된 자료에는 SBD가 주로 활동했던 시기가 더 우세한 일본해군과 막상막하의 격전이 벌어질 무렵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쟁이 끝날때까지 미해군이 운용했던 모든 함재기들중에서 SBD의 손실율이 가장 낮았다고 한다.

1942년 8월 항모 와스프에 탑재되어 과달카날 공방전에 투입된 SBD-3이다. 과달카날에서도 SBD는 엄청난 활약을 했다. 동체의 국적마킹은 야전에서 수정된 것으로 보인다.

돈트리스는 쓸만한 급강하 폭격기가 없었던 영국 해군에게도 성능을 인정받아 영국 항공모함용으로도 제작되어 납품되었다. 유럽전이 시작될 무렵 프랑스도 이 돈트리스를 주문했었는데 독일의 전격적인 진격으로 프랑스가 항복하면서 주문이 취소되었다가 후에 노르망디 상륙작전이후에 자유 프랑스군이 돈트리스를 사용하여 독일군을 상대로 상당한 전과를 올렸다고 한다.

Douglas SBD-5 Dauntless dive bommer

분 류

2인승 함재 급강하 폭격기

동 력

라이트 R-1820-60 공냉식 성형엔진 (1200마력)

최고속도

시속 394km

상승속도

분당 363m

항속거리

1770km

무 장

기수 - 12.7mm 기관총 2정

후방석 - 7.62mm 기관총 2 정

동체하부 - 726kg 폭탄  1발 & 주익- 147kg 폭탄 2발

* 마치면서 

SBD는 1940년 첫 번째 기체가 인도된 이후에 1944년 7월 마지막 기체가 생산될때까지 총 5396기가 생산되었다. 돈트리스 급강하 폭격기는 미해군에게는 승리를 상징하는 기체였다. 태평양 전쟁의 판도를 결정지은 전투가 미드웨이 해전이었다면 미드웨이 해전을 결정지은 항공기는 바로 돈트리스 급강하 폭격기였기 때문이다. 뛰어난 급강하 폭격 능력과 우수한 생존 능력을 과시하면서 태평양을 누빈 돈트리스는 분명히 위대한 항공기로서 항공전사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